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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만든천재들 #마리오데라피에드라월터 #흐름출판 #인문학 #뇌과학 #예술 #광기 #천재성 @nextwave_pub
출판사로부터 도서제공을 받아 읽고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독서 동기
책의 출간을 알고는 천재들은 정말 탁월한 뇌를 타고난 사람들일까? 그런 그들의 뇌를 우리도 특훈으로 모방해낼 수 있을까? 뇌 가소성이 그들의 생활을 모방한 습관들을 지속하는 것으로 그들과 유사한 뇌로 닮아가게 해줄까? 궁금함이 일게 되었다. 다만 본서를 읽고 보니 천재들의 천재성과 광기 사이의 연결 관계를 돌아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를 통해 천재를 닮아가자는 내용의 책은 아니란 걸 알게 되었다.
+ 저작 빛깔
: 저자에 대하여 저자는 학술 연구를 바탕으로 의학과 인문학의 접점을 탐구하는 의사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라고 한다.
: 저서에 대하여
본서는 부제가 [광기와 창조성은 어떻게 연결되는가]로 천재들 중 광기나 이상이 감지되었던 인물들의 경우 그들의 뇌를 현대의 뇌과학으로 분석하며 천재성과 광기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돌아보는 책이다. 다만 천재들에게는 모두 광기가 있다 거나 천재성은 광기의 소산이라는 낭만적 신화를 거부하면서도 신경의 다양성을 보여주며 신경학적 이상과 천재성이 만난 특별한 경우를 보여주고 있다.
병적으로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고 싶어하는 증상인 하이퍼그라피아나 과도한 종교적 열광, 이례적인 성욕, 비선형적 사고, 강렬한 감정 반응 등을 보이는 게슈빈트 증후군 등이 뇌의 이상과 연관된다고 의심되는 예를 전하며 이런 경우를 도스토옙스키나 반고흐도 보였다고 서술하기도 한다.
공감각이 발달해 예술적 재능으로 승화된 리스트와 칸딘스키의 예도 있으며 편측 무시의 경우도 제시하기도 한다. 도스토옙스키처럼 뇌전증 전적이 있거나 프리다 칼로처럼 트라우마를 승화한 경우, 버지니아 울프처럼 과거의 경험을 승화하지만 무너져버린 경우를 보여주기도 한다.
뇌와 천재성이라기보다는 다양한 예술가들의 삶과 그들의 상처를 보여준다고 다가오기도 하는 서술이다. 향정신성 물질과 AI까지 논하기도 하는 본서는 작은 분량에 비해 깊이를 담고자 한 저자의 의식을 엿보이게 해주는 책이기도 하다. 이 시대는 많은 이들이 자기만의 문제를 각기 가지며 그럼에도 삶에 분투하는 시절이다. 그런 각기의 문제를 가진 이들이 자기 문제에 매몰되기보다 삶의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질 계기가 되어줄 수도 있는 책이 본서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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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예술과 질병, 뇌의 양면성 뇌가 만든 천재들
우리 아이가 천재였으면, 혹은 특별한 재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 부모라면 한 번쯤 해보지 않았을까? 나 역시 그랬다. 내 아이가 천재 같아 보였고, 무언가 남다른 재능이 있는것 같고, 다른 아이들과는 다른 특별한 능력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뇌가 만든 천재들"이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천재는 무엇이 다를까? 정말 특별한 뇌를 가지고 태어나는 걸까? 마리오 데 라 피에드라 월터의 "뇌가 만든 천재들"은 이런 궁금증을 예술가들의 창작과 뇌의 작동 방식, 인지과정, 신경학적 특성을 연결해 설명하고 있다. 천재를 단순히 타고난 재능으로 설명하지 않고 그들이 세상을 어떻게 경험하고 인식했는지를 예술과 뇌과학이라는 서로 다른 영역을 연결해서 새롭게, 좀 낯설게 바라보게 했다.
"뇌가 만든 천재들"은 한 사람의 이야기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전기 형식이라가보다 여러 예술가와 그들의 독특한 인지적 특성을 사례별로 보여준다. 각각의 이야기가 독립적이긴 하지만, 읽다 보니 하나의 질문에 닿는다. '사람마다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이 이렇게 다르다면, 결국 그 차이가 창작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여러 인물이 기억에 남지만 그 중 칸딘스키와 관련해 소개되는 공감각 내용이 마음에 남는다. 색을 듣고 소리를 보다니! 처음에는 꽤 특별한 능력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책에서 문자-색채 공감각이 100명 중 한 명꼴로 나타난다는 내용을 읽고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100명 중 한 명이면 생각보다 주변에 많지 않을까?' 이 단순한 생각 하나 때문에 천재가 조금 가까워졌다. 사실 이 부분에서 자연스럽게 내 아이를 생각하게 됐다. ‘천재적인 재능이 있는가’를 찾는 것보다 ‘이 아이는 세상을 어떻게 다르게 보고 있는가’를 살피는 것이 먼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에게서 부모가 기대하는 특별함과 실제 아이가 가진 강점은 다를 수 있다. 부모 눈에는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관심이나 감각이, 아이에게는 세상을 이해하는 특별한 방식일 수도 있다. ‘우리 아이에게 특별한 재능이 있을까?’보다 ‘우리 아이는 무엇을 유난히 좋아하고, 어떤 것을 남들과 다르게 바라볼까?’ 천재성을 찾는다는 것도 결국 아이를 남들과 비교하는 데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모습을 발견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아방가르드 예술가 닐 하비슨(Neil Harbisson) 출처_매일경제 2017.06.05 칸딘스키의 사례가 인상적이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음악을 들으며 색을 떠올렸고, 이러한 경험은 자신의 회화 세계와 연결되었다. 책을 읽기 전에는 그림은 당연히 ‘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 그림은 소리일 수도 있고, 색은 음악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예술가에게는 우리가 하나의 감각으로 받아들이는 경험이 여러 감각이 겹쳐진 형태로 다가올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니 창의성도 조금 다르게 보였다. 이런 사례들을 보다 보니 창의성이란 꼭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만은 아닌 것 같다. 남들과 조금 다르게 보고 느낀 것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연결하는 것, 그것도 창작의 중요한 출발점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뇌의 특성과 경험, 환경이 서로 영향을 주면서 각자의 독특한 인지 방식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 책을 공감각에 관한 책으로만 생각하면 곤란하다. 환각제의 효과, 기억과 망각의 메커니즘, 꿈의 기원, 우울증과 자살과 관련된 뇌 과정, 뇌전증, 조현병, 조울증, 뇌졸중,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까지 다양한 신경학적 주제를 다룬다. 예술가들에게 질병은 단순한 고통만이 아니라 때로는 예술의 소재가 되기도 하고, 창작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이 되기도 하는 양날의 검으로 표현된다. 예술과 뇌의 관계를 폭넓게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이다. 관심 있는 예술가나 궁금했던 뇌과학 주제부터 골라 읽어도 좋다.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어야 한다는 부담이 적다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부모로서 아이의 특별함을 남들보다 뛰어난 능력에서만 찾고 싶지는 않다.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에 유난히 반응하며,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지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뇌가 만든 천재들"은 천재에 관한 책이면서 동시에 사람마다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경험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책이었다. 예술과 뇌과학의 관계가 궁금한 사람, 특정 예술가의 창작 세계가 궁금한 사람, 그리고 아이의 ‘특별함’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싶은 부모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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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뇌는 처음부터 모두 다르다. 감각의 민감도도, 기억하는 방식도, 집중하는 방식도 제각각이다. 어떤 사람에게 소리는 색으로 경험되고, 어떤 사람은 특정한 영역의 정보를 놀라울 만큼 오래 기억한다. 사회가 정해놓은 평균에서 멀어질수록 그 차이는 재능보다 먼저 이상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런데 평균은 능력의 기준이 될 수 있을까. 많은 사람이 그렇게 한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이 더 온전한 방식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천재를 특별한 뇌의 소유자로 보는 관점에는 이 모순이 따라붙는다. 남들과 다르기 때문에 천재라고 부르면서, 다른 사람의 차이는 병리나 결핍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한쪽에서는 차이를 숭배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교정하려 한다. 신경다양성을 천재성의 증거처럼 소비하는 태도 역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어떤 뇌가 특별하다는 사실과 그 사람이 특별한 예술을 만들어낸다는 사실 사이에는 수많은 삶의 경험이 놓여 있기 때문이다. 프리다 칼로의 그림을 그녀의 고통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녀가 겪은 사고와 수술, 반복되는 통증은 분명 작품의 중요한 배경이 되었지만, 고통이 곧 예술을 만들어낸 것은 아니다. ‘고통받은 예술가’라는 이미지는 너무 매력적이어서 오히려 위험하다. 상처가 작품을 낳았다는 설명이 반복될수록 그 상처를 가진 사람의 삶은 작품을 위한 재료처럼 취급되기 쉽다. 도스토옙스키의 뇌전증 역시 마찬가지다. 질병은 그의 삶에 실제로 영향을 미쳤지만, 그것을 문학적 천재성의 비밀로 만들어버리는 순간 질병은 인간의 경험에서 떼어져 하나의 낭만적인 장치가 된다. 예술가의 정신적 고통을 바라보는 방식은 여성에게서 더욱 복잡해진다. 버지니아 울프나 실비아 플라스, 앤 섹스턴의 삶에는 오래도록 ‘광기’라는 단어가 따라다녔다. 그들의 고통을 병리적인 개인의 문제로 기록하는 동안, 그들이 어떤 시대를 살았고 여성에게 무엇이 요구되었는지는 상대적으로 덜 이야기되었다. 한 사람의 고통을 설명하면서 그 사람이 놓여 있던 세계를 지워버리는 것이다. ‘광기’라는 이름은 그래서 중립적인 단어가 아니다. 누군가의 경험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나누는 순간 그 기준을 가진 쪽에 해석의 권한이 생긴다. 푸코가 광기의 역사를 살핀 것도 이러한 분류의 역사였다. 한 시대가 정상이라고 정한 범주에서 밀려난 사람들은 치료되거나 격리되거나 기록되었다. 시간이 흐른 뒤 그들 가운데 일부는 천재로 다시 불렸다. 과거의 광인이 오늘날의 천재가 되는 이 역설 앞에서, 천재와 광기를 처음부터 서로 다른 본질로 생각하기는 어려워진다. 더구나 천재라는 이름은 때때로 예술가의 고통을 아름답게 포장한다. 칼로의 상처, 도스토옙스키의 발작, 울프의 정신적 고통이 작품의 위대함과 한데 묶이면 고통은 예술가에게 주어진 운명처럼 보인다. 하지만 질병은 누구에게나 잔인한 현실일 뿐이다. 그것이 작품의 가치 때문에 아름다운 경험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예술가를 존중하는 일은 그의 고통을 찬양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고통이 작품과 삶 가운데 어떤 자리를 차지했는지를 구별해서 바라보는 데 있을 것이다. 결국 ‘천재의 뇌는 무엇이 다른가’라는 물음은 그리 오래 남지 않는다. 더 오래 붙잡게 되는 것은 인간의 뇌를 하나의 기준으로 나누어도 되는가 하는 문제다. 평균에서 멀어진 감각을 가진 사람에게 이상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그 사람이 뛰어난 작품을 남기고 나서야 천재라는 이름으로 다시 불러주는 일. 그 과정에서 바뀐 것은 그 사람의 뇌가 아니다. 사람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다. 인공지능이 글을 쓰고 그림을 만드는 지금은 이 문제를 다른 방향에서도 바라보게 한다. 계산하고 기억하고 패턴을 찾아내는 능력만으로 천재성을 설명한다면 인간의 독점적인 영역은 빠르게 줄어든다. 그렇다고 인간의 창작이 단순한 능력의 결과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인간은 몸으로 세계를 겪고, 어떤 경험은 오래 기억하고 어떤 경험은 잊으며, 관계 속에서 자신을 만들어간다. 같은 사건을 겪은 두 사람이 전혀 다른 작품을 만들어내는 이유도 그곳에 있다. 천재를 특별한 뇌를 가진 사람이라고 정의하는 순간, 우리는 인간을 능력의 차이로만 바라보게 된다. 반대로 인간마다 다른 뇌와 몸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서 출발하면 천재라는 말의 의미도 달라진다. 누군가의 특별함은 정상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졌는지를 보여주는 숫자가 아니다. 그 사람이 자신에게 주어진 감각으로 어떤 세계를 경험했고, 그 경험을 어떤 형태로 남겼는지가 중요하다. 천재의 비밀을 특별한 뇌에서 찾으려는 시선은 결국 인간을 분류하는 방식으로 되돌아온다. 평균에서 벗어난 감각에는 이상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뛰어난 성취가 확인된 뒤에는 같은 차이를 천재성이라 부른다. 달라진 것은 그 사람의 뇌가 아니다. 달라진 것은 그 차이를 바라보는 사회의 언어다. 정상이라는 이름으로 너무 많은 차이를 지워왔고, 천재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차이를 지나치게 미화해왔다. 천재와 광기 사이의 선은 생각보다 단단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 선의 두께가 아니라, 누가 그어놓은 선인가 하는 데 있다. 한 사람의 머릿속에는 그가 살아온 세계가 얼마나 많이 들어 있을까. 감각의 차이, 기억의 방식, 몸에 남은 고통과 설명하기 어려운 정신의 움직임까지. 《뇌가 만든 천재들》은 천재를 특별한 능력의 소유자로 세워두기보다 그 능력이 태어난 자리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신경과학과 예술의 접점을 따라 천재성과 창의성의 본질을 궁금해하는 독자, 프리다 칼로와 도스토옙스키, 버지니아 울프처럼 작품만큼이나 삶의 궤적이 강렬한 예술가들을 다른 각도에서 만나고 싶은 독자에게 특히 어울린다. 그리고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는 기준, 광기라는 이름으로 누군가의 삶을 규정해온 방식에 의문을 품어본 사람이라면 책의 여러 사례가 한층 복잡한 표정을 보여줄 것이다. 인간의 뇌가 모두 다른 방식으로 세계를 받아들인다는 사실 앞에서 천재라는 이름도 조금 낯설어진다. 특별한 사람을 찾아내는 책을 기대했다면 그보다 더 깊은 곳에서, 인간을 특별함과 평범함으로 나누어온 우리의 시선까지 마주하게 될 것이다. ✏️흐름출판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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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우리가 오랫동안 '천재'라는 단어에 얼마나 낭만적인 안개를 씌워왔는가 하는 것이었다. 도스토옙스키의 뇌전증, 반 고흐의 정신질환, 칸딘스키의 공감각, 실비아 플라스의 우울증. 이런 이름들을 나열하면 자연스럽게 '광기와 천재성은 한 뿌리에서 자란다'는 오래된 통념이 떠오른다. 그러나 저자는 이 신화를 정면으로 반박한다. 그들의 천재성은 질병 '덕분에' 생긴 것이 아니라, 질병에도 '불구하고' 발현된 것이라는 것이다. 이 미묘하지만 결정적인 구분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축이라고 느껴졌다. 오랫동안 품고 있던 어떤 죄책감 비슷한 감정을 되짚어보게 되었다. 우리는 흔히 고통받는 예술가의 이야기를 소비할 때, 그 고통 자체를 미화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정신병을 앓았기에 그런 걸작이 나왔다'는 식의 서사는 듣는 사람에게는 매혹적이지만, 실제로 그 고통을 살아낸 당사자에게는 폭력적일 수 있다는 걸 이 책은 계속 상기시킨다. 신경학자인 저자가 임상에서 매일 마주하는 것이 '거의 뇌졸중 환자들'이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나는 예술사 속 인물들이 실험실의 표본이 아니라 실제로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낸 사람들이었다는 사실을 다시 실감했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안톤 레더샤이트와 오토 딕스처럼 편측무시(반측 공간 무시) 증후군을 겪은 화가들의 이야기였다. 뇌졸중으로 인해 세계의 절반을 인식하지 못하게 된 사람이, 그럼에도 계속해서 그림을 그렸다는 사실은 예술이 단순히 재능의 산물이 아니라 '세계를 다시 구성하려는 의지'의 산물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뇌가 인식하는 현실이 왜곡되었을 때, 그 왜곡된 현실을 그대로 캔버스에 옮기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증언이 된다. 예술이 현실을 '복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현실을 '어떻게 지각하는지'를 드러낸다는 저자의 관점은, 뇌과학과 미학을 잇는 가장 설득력 있는 다리였다. 마틴 라미레스의 이야기 또한 오래 마음에 남았다. 정신병원이라는 고립된 공간에서, 어떤 미술 교육도 받지 못한 채로, 오직 표현하고자 하는 근원적인 충동만으로 방대한 작품을 남긴 사람. 그는 멕시코 예술의 전통에도, 미국 예술계의 어떤 흐름에도 속하지 못한 채 홀로 존재했다. 이 '아웃사이더 아트'라는 개념을 접하면서 나는 예술을 평가하는 우리의 기준이 얼마나 제도와 계보에 의존하고 있는지를 새삼 깨달았다. 라미레스의 그림은 어떤 미술사조에도 속하지 않기에 오히려 더 순수하게 '인간이 표현하려는 원초적 욕구'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저자가 강조하듯, 이런 주변부의 예술을 이해하는 일은 결국 신경다양성을 가진 사람들을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 보르헤스와 기억, 망각에 대한 장 역시 깊은 여운을 남겼다. 실명이라는 절망 앞에서 그는 오히려 기억과 시어(詩語)로 도피하지 않고 맞섰다. 그에게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 심지어 굴욕과 불행조차 예술의 재료로 삼아야 한다는 태도는 단순한 긍정주의가 아니라, 한계를 다루는 하나의 방법론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흔히 한계를 극복의 대상으로만 생각하지만, 보르헤스는 한계를 '재료'로 바라보았다. 이 관점의 전환이야말로 이 책 전체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LLM 생성형 인공지능의 시대에, 인공지능과 창의성에 관한 논의도 개인적으로 가장 시의적절하게 다가왔다. 저자는 인공지능이 예술가를 대체하기보다는 그 존재만으로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더 날카롭게 만든다고 본다. 콜링우드의 미학 이론, 즉 창작이란 감정을 명료하게 하고 형태를 부여하는 과정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사용자가 원하는 이미지를 언어로 묘사하는 행위만으로는 진정한 발견에 도달하기 어렵다는 지적은 곱씹을 만하다. 인간과 도구의 경계가 비교적 명확했던 과거와 달리, 생성형 인공지능 앞에서는 그 경계가 흐려진다. 그러나 저자는 이것을 위협이 아니라 하나의 '틈'으로 본다. 사진의 발명이 회화를 죽이지 않고 오히려 회화를 재현의 의무에서 해방시켰듯, 인공지능도 예술가들에게 기계가 다다를 수 없는 영역, 즉 신체화된 고통과 결핍, 구체적인 생애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표현으로 더 깊이 파고들 여지를 열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을 덮으며 나는 '결핍'이라는 단어를 다르게 보게 되었다. 우리는 보통 결핍을 채워야 할 구멍으로 여긴다. 그러나 이 책에 등장하는 예술가들은 그 구멍을 메우려 하기보다, 그 구멍의 모양 자체를 작품의 형식으로 삼았다. 뇌전증이 만들어낸 도스토옙스키의 숭고함에 대한 감각, 공감각이 만들어낸 칸딘스키의 색채 언어, 편측무시가 만들어낸 딕스의 왜곡된 구도. 이들은 모두 자신의 뇌가 세상을 인식하는 고유한 방식을 부정하지 않고, 그 방식을 그대로 언어화했다. 정신질환은 낭만화될 대상이 아니라 이해받고 치료받아야 할 고통이며, 동시에 그 사람이 세상을 지각하는 고유한 방식은 존중받아야 할 다양성이라는 것.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지니는 균형 감각이야말로 신경다양성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태도가 아닐까. 나 역시 앞으로 누군가의 '다름'을 마주할 때, 그것을 결함으로 재단하기 전에 그 사람만이 가진 지각의 결을 먼저 궁금해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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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모든 영역에서 우리 종을 정의한다." 예술가들.. 특히, 역사에 길이 남을 탁월한 예술가들의 정신세계는 일반인과는 다른 신의 영역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런 천재적인 예술가들이 뭔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아아~ 어쩐지.."하며 이유를 알 수 없는 수긍을 하게 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의사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인 저자는 이 책 1장에서 바로 이런 생각을 "고통받는 천재 신화"라고 단호박처럼 말한다. 창의성과 정신질환 사이에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고 말이다. 그것은 오히려 정신질환을 이상화한다. 물론 정신질환으로 드라마틱하고 비극적인 삶을 살지 않아 덜 유명한 천재 예술가들이 덜 천재인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통해 만나는 여러 예술가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그들의 창작에 뇌과학이나 신경학적 질환이 어느정도 상관관계는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 등장하는 예술가들 대부분이 어쩌면 "고통받는 천재 신화"에 해당할만한 인물들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다.
이 책은 총 12장으로 이뤄졌는데, 각 장별로 주요 예술가와 그들이 가졌던 뇌과학적 혹은 신경학적 질환에 대해 함께 다룬다. 예술 책 같으면서도, 스토리텔링이 있고, 또 과학적인 지식이 함께 곁들여있는 마치 "예술"을 주제로 한 호텔뷔페 같은 책이었다. 개인적으로 재미있었던 부분은 3장, 피아니스트 프란츠 리스트에 대한 부분이었는데, 리스트는 음악을 시각화하는 청각-시각 공감각의 소유자였다고 한다. 리스트가 가지고 있었던 색청공감각 외에도 단어를 듣고 맛을 느끼는 공감각, 문자와 숫자와 같은 기호에 인격을 부여하는 현상, 소리를 들으면 촉각을 느끼는 공감각 등 예순 가지가 넘는 공감각이 있다고 하니 너무나도 신기할 따름이다. 이런 공감각을 가진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도 놀라웠다. 리스트는 작곡이나 연주실력 뿐만이 아니라, 기존 피아노 공연의 틀 자체를 바꾸는 정말 혁신적인 인물이라는 생각을 줄곧 해왔는데, 이런 공감각이 그의 혁신성에 영향을 미쳤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어진 4장의 '책'에 대한 이야기도 마음에 와닿았다. 저자는 문학을 일컬어 모든 예술 표현 가운데 우리를 가장 가깝게 이어주는 예술이라고 말했다. 또한 "책이 인간이 마법을 부릴 수 있는 증거다"라는 칼 세이건의 말도 인용했다. 이 장에서는 우리가 문학 작품에 깊이 공감하는 것을 '거울 신경 세포'를 통해 설명한다. 거울 신경 세포를 통해 문학에 등장하는 타인의 삶이나 타인의 생각을 함께 경험하는 효과를 갖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문학 속에서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삶을 만들어낸 작가 중에 도스토예프스키를 소개하는데, 그가 앓았던 다양한 질병과 특히 '뇌전증'이, 그가 문학작품을 통해 너무나도 넓은 스펙트럼의 인물을 그려내는 데 작용했을 것이라고 한다. 그가 평생 겪었던 극심한 고통과, 찰나의 황홀경이 그의 문학 속 인물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그의 천재성은 그의 질병에서 비롯한 것이 아니라 고통 속에서도 작품을 밝힐 소재를 발견하고 써내려갔다는 것에 있다. 5장에서 소개한 멕시코 여성 화가인 프리다 칼로와 6장에서 등장한 버지니아 울프, 실비아 플라스, 앤 섹스턴 등 여류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도 트라우마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장이었다. 글이 길어져 소개하기는 어렵지만 작가의 이 문장은 꼭 전하고 싶다. "세상이 칼로에게 끊임없이 부여한 희생자 이미지는 모두의 상상 속에서 지워져야 한다."
이어서 조금은 새로웠던 내용은 11장의 AI와 예술에 대한 내용이었다. 제인슨 앨런이 미드저니를 활용해 제작하고 출품했던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이라는 작품에 대해, 그것이 '창의성이 있는' 예술인지에 대한 논쟁이 붙었다. 앨런은 결국 부정행위 혐의로 기소당했다고 한다. 이 장에서는 무엇이 예술이고, 무엇이 예술이 아닌지에 대한 오래된 논쟁부터 시작해서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이 과연 '의식'이 있는지에 대해서까지 탐구한다. 결국 '의식'있는 인공지능으로부터 인간이 지배당하는 영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시나리오와 같은 세상이 펼쳐질까?
의대의 대학 교수들 사이에서는 출처도, 분명한 의미도 모르는 말이 전해진다고 한다. "의학은 과학 중 가장 인문학적이고, 인문학 중 가장 과학적인 학문이다.".. 아마도 의학이 '인간'을 다루는 과학이기 때문이지 아닐까 싶다. 이 책에서 소개된 여러 천재 예술가들은 각각 다른 뇌과학적 혹은 신경학적 질환을 앓았지만, 그들의 천재성은 그 질환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그 질환을 이겨 내고 나온 것이라 더 위대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뇌가만든천재들 #마리오데라피에드라월터 #흐름출판 #광기와창조성 #예술가 #천재 #정신질환 #창의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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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솔직 후기입니다>
우리가 만나는 예술가의 이야기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그의 천재성과 더불어 그들의 정신질환에 관한 이야기들압나다. 천재성이 있는 이들은 마치 심각한 정신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설명되는 현실, 정말 천재성이 있는 예술가들은 모두 광기에 가까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인가? 천재성이 이러한 정신질환으로 나온 것인가? 우리는 이러한 의문을 품게 됩니다.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해답이 이 책에 있습니다.
<뇌가 만든 천재들>은 멕시코 태생 의사 마리오 데 라 피에드라 월터가 시대를 앞서가는 예술가들이 인간적 나약함을 어떻게 극복하고 천재성을 발휘하는 위대한 인물로 성장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는 의학과 인문학의 접점을 탐구하는 의사이자 과학커뮤니케이터이기 때문에, 예술가의 천재성을 신경과학의 학문과 연결지어 파헤치려 노력했습니다. 이 책에는 천재적인 작품을 남긴 예술가들의 다양한 삶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광기에 가까운 특이한 삶을 살았지만 그들의 뇌가 우리와 다르지 않음을 저자는 강조합니다. 저자는 이 책을 '예술을 다루는 신경과학도서'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인지과정과 예술에 대한 우리의 이해에 재미를 더하고, 독자의 시야를 넓히려는 목적에서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합니다. 이 책은 총 12장에 걸쳐, 다양한 천재성을 보이는 예술가들이 등장합니다. 정신병원에 갇혔던 천재에서부터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졌던 앤디워홀, 뇌전증을 가진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트라우마를 가진 프리다 칼로 등등 우리가 천재예술가라고 칭하는 많은 이들이 그의 천재성 뒤에 뇌의 문제들을 안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창의성과 정신질환 사이에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고 주장합미다. 정신병이 있다고 해서 창의적인 직업을 추구할 가능성이 커지지 않고, 정신병이 창의성을 만들어낸다는 주장은 고통받는 천재 신화를 만들고 정신질환을 이상화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정신질환과 천재성의 상관관계를 '가용성 휴리스틱'으로 설명합니다. 가용성 휴리스틱이란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해 결정을 내리는 심리 매커니즘으로, 경험에 따라 발생가능성이 크다고 해석하는 것입니다. 이는 단지 우리가 예술 또는 과학 분야 천재를 떠올릴 때 생각나는 이름이 비극적인 삶으로 명성을 얻은 인물이기에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 책은 수만년전 동굴벽화에서부터 현대 미술에까지 창의력을 가진 수많은 예술가들의 천재성을 이야기 하며, 창의력을 광기로만 해석하지 않고, 그들이 창작을 위해 겪어야만 했던 용기라는 것을 이 책은 깨닫게 해줍니다. 저자는 그간 뇌과하의 성과를 바탕으로 예술가의 천재성을 다시 살펴보고, 과학과 예술을 통해 그들의 삶과 업적을 재평가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책. <뇌가 만든 천재들>을 통해 천재적인 예술가들의 창조력을 편견 없이 바라보게 하는 힘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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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 마리오 데 라 피에드라 월터 ● 제목 : 뇌가 만든 천재들 ● 역자 : 성소희 ● 출판사 : 흐름출판 ● 출판 연도 : 2026.07 ● 페이지 : 304면
신경과학 분야로 학위를 취득한 저자는 의사이면서 인문학과 과학에 대한 관심도 지대해 이를 다루는 연구를 많이 해 왔다. 이 책 역시 현재까지 발견된 뇌과학의 이론들로, 천재라고 불린 예술가들의 마음과 생각을 읽어냈다. 특히나 고대 동굴 벽화에서 시작해 AI까지, 창조의 영역을 담당하고 있는 많은 예술의 범주가 다루어진다. 우리가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예술 분야는 문학이 맞다. 저자의 생각도 이와 일치한다. 우리는 책을 통해 미처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을 알게 되고, 저자가 끄는 호흡에 이끌려 새로운 세상에 빠지기도 한다. 그리고 그 한 권이 지닌 거대함을 모두가 알고 있다. 나 역시 책이 주는 즐거움과 도움을 잘 알기에 쉼없이 책을 읽어온다. 이에 대해 정독이라든지 다독이라든지의 의미는 없다. 내가 이 책을 읽는 이 순간에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이 내 삶을 이룬다. 그 이후 크게 변화는 없을지라도, 또 눈에 띄는 나의 성장은 없을지라도 괜찮다고 생각해왔다. 읽는 그 순간의 내가 사고하고 있었으므로. 내 뇌가 바뀌고 있었으므로.
반면 미술의 영역은 내게 달리 보인다. 일단 스스로의 기능적인 역할이 그다지 훌륭하지 않기 때문에 흥미가 없고 보는 눈도 없다. 특히나 현대 미술의 추상성은 거의 와닿지 않는다. 그에 대한 이해와 감상의 글을 읽을 때면 도무지 나의 미천한 예술감이 드러나 당혹스러웠다. 하지만 본질은 여기에 있었다. 내가 그것을 이해하려고 했다는 것, 글자처럼 모조리 해석하려고 했던 점이 나의 미술 감상을 가로막았다. 음악의 이야기로 넘어와 리스트의 경우는 음악의 공감각적 의미를 두루 널리 알린 인물이었다 한다. 그 외 우리 입에 오르 내리는 수 많은 작곡가들의 곡 역시 천재성이 발휘되지 않고는 어렵다. 가만히 곱씹으면 인간이 예술을 향유한 그 순간이 문화의 시작이라고 보았을 때, 그 원시와 가장 닿아있는 경계에는 음악이 있다. 이는 인간의 감각 발달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아기가 엄마의 뱃 속에서 가장 먼저 발달하는 감각은 청각이다. 그리고 우리는 글자가 있기 전에, 또는 무언가를 그려내기 전에 음악과 비슷한 것을 시작했다. 새들의 노래나 동물들의 울음소리 같은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 책은 그렇다. 우리가 흔히 천재라고 부른 도스토예프스키나 프리다 칼로, 버지니아 울프, 고흐 등 이들이 겪은 정신병적인 현상들을 상세히 이야기하며 이들이 예술가가 될 수 밖에 없던 근거를 찾아낸다. 앞서, 천재와 광기를 구분해 두었기에 독자는 작가가 끌어가는 삶 속으로 함께 걸어들어가 그들의 뇌 현상을 지켜보게 된다. 결국 이들이 만들어낸 것들은 어찌 보면 그 무엇보다 원시의 것을 담고 닮은 모습이다. 평가나 타인에게 전하려는 마음은 뒤의 이야기이다.
경계에 있는 자들에 관한 이야기라고 읽어도 좋겠다. 특별함이라는 것은 대단함이기도 하지만 남과 다름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이들이 사회에서 그리고 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은 우리의 상상 그 이상일 것이다. 이를 예술의 측면으로 한정하면 그들은 창조성이 대단한 인물이 되고, 현실에서 경계를 사는 이들은 범인의 범주에 들지 못해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특히 예술가로 한정해 뇌과학의 이야기를 했으므로 훨씬 편히 읽힌다. 대부분이 살아서든 죽어서든 칭송을 받은 예들이기 때문이다. 사실, 뇌과학에서 병적으로 또 이론적으로 연구하는 대부분의 질병을 가진 이들의 성공담은 많지 않기에.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이를 풀어낸 작가 역시 무척 경계에 머무는 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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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뇌가 만든 천재들』 마리오 데 라 피에드라 월터 (지음)/ 흐름출판 (펴냄) 사람들은 천재에 관한 이야기를 좋아한다. 어떤 사람의 머릿속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기에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들리지 않는 것을 듣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세계를 해석할 수 있을까. 특히 예술가들의 삶을 들여다보다 보면 그런 궁금증은 더욱 커진다. 위대한 작품을 남긴 사람들 가운데에는 유난히 예민한 감각을 지닌 사람도 있었고, 평범한 사람과는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경험한 사람도 있었다. 때로는 극심한 고통이나 불안, 불면과 싸우면서 작품을 만들어낸 이들도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천재는 뭔가 다르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 책은 ‘다름’을 뇌과학의 관점에서 들여다보는 책이다. 그런데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천재를 특별한 사람으로 규정하는 방식이 아니었다. 오히려 사람마다 세계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얼마나 다를 수 있는가를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이었다. 물론 우리는 모두 같은 세상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각자의 뇌가 만들어내는 세계는 조금씩 다르다. 같은 음악을 들어도 누군가는 멜로디를 기억하고 누군가는 가사를 기억한다. 같은 그림을 보아도 어떤 사람은 색을 먼저 보고 어떤 사람은 형태를 본다. 어떤 사람에게는 아무 의미 없는 냄새 하나가 다른 사람에게는 아주 오래된 기억을 불러오기도 한다. 그렇다면 예술가의 특별함은 단순히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남들과 다르게 들어온 세계를 자기만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천재성에 대해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된 부분이다. 책의 흥미로운 점은 내가 좋아하는 다양한 예술가들의 사례가 등장한다는 점이다. 도스토옙스키의 뇌전증도 언급되고 책소개글에서 도스토옙스키의 얼굴만 봐도 왠지 모를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그 외에도 조현병, 양극성 장애와 같은 정신적·신경학적 특성을 가진 사람들의 삶도 살펴보고, 기억과 감각, 공감각, 꿈과 예술의 관계도 언급된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경계하게 된 것은 오히려 ‘질환이 있으니 천재적인 예술가가 될 수 있었다’는 식의 단순한 결론이었다. 그렇게 생각해버리면 너무 많은 것을 놓치게 된다. 질환은 질환이고, 예술적 재능은 예술적 재능이 아닐까 싶어서... 어떤 사람이 고통스러운 경험을 했다고 해서 그것이 자동으로 예술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경험 때문에 삶이 무너질 수도 있고,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을 관찰하고 기억하고 해석하면서 그것을 작품의 재료로 사용한다. 나는 바로 그 과정이 흥미로웠다. 고통 그 자체가 특별한 것이 아니라 경험을 바라보는 방식이 특별해지기 때문이다. 결국 창작에는 감각뿐 아니라 관심과 관찰, 기억, 훈련과 표현이 함께 필요하다. 책의 후반부에서 인공지능과 창의성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는 것도 그래서 의미 있게 다가왔다. AI가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만들고 글을 쓰는 시대에 우리는 인간의 창의성이 무엇인지 다시 묻게 된다. 그림을 잘 그리는 것만으로 창의성을 설명할 수 있을까. 새로운 문장을 만드는 능력만으로 충분할까. 그렇다면 인간과 AI의 차이는 어디에 있을까. 한 사람의 작품에는 그 사람이 살아온 시간이 들어간다. 기억이 들어가고, 관계가 들어가고, 실패와 상실이 들어가고, 자신만 알고 있는 아주 사소한 경험도 들어간다. 그래서 똑같은 기술을 가지고 있어도 완전히 다른 작품이 나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의 뇌는 같은 세계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방식으로 다시 만들어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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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천재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많다. 그들의 업적이 남아서 지금의 우리는 기술 가득한 세상에서 편안하게 살고 있지 않는가. 이런 천재성이라는 것이 예술의 영역에서는 조금 다른 것 같기도 하다. 창조성으로 빗어진 예술 작품은 약간의 광기가 있어야 가능할 것 같은 그 무엇인가가 필요할 것 같으니 말이다.
빈센트 반 고흐는 오래도록 정신질환을 앓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안과 심한 우울증 등을 겪으면서도 때로는 폭발적이고 격렬하게 강박적으로 작업하고 지금 찬사를 받는 많은 작품을 탄생시켰다. 버지니아 울프는 불안에 시달리고 어린시절의 충격과 불안한 감정을 지닌채로 써내려간 글이 지금도 호평을 받는 작품이 되었다. 이들과는 사뭇 다르지만 프리다 칼로는 평생을 신체적 고통속에 살면서도 창작의 욕구와 의지를 불태우며 그림을 그려냈고 멕시코의 혁명의 아이콘이자 대중의 아이콘으로 거듭났다. 창의력을 폭발적으로 지니기 위해서는 이렇게도 뇌의 신경학적인 이질감이나 나를 불편하게 하는 고통, 어려움이 동반되어야 가능한 것인가 싶기도 하지만 결국은 인간이 남긴 훌륭한 결과물 앞에서 그 결과물을 보통 사람이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인지? 하는 그런 의구심이 이런 의문을 갖게 한 듯 하다. 어떻게 하면 한 사람에게서 이런 폭발적인 창의력이 나오는지 뇌를 연구하는 과학자라면 궁금해질 것 같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도 예술작품과 그 창작자의 뇌 과학적인 부분을 연구하고 글로 쓰지 않았을까. 결국은 저자의 작업도 인간의 뇌가 갖는 궁금증과 창의적인 사고력 확장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연구 결과이고 이런 연구를 한 저자도 꽤 창의적이다. 사고의 흐름을 이렇게 펼쳐내는 것은 쉽지 않으니 책을 읽는 내내 대단하신 분이라고 생각했다. "의학은 과학 중 가장 인문학적이고, 인문학 중 가장 과학적인 학문이다." 이 가르침이 저자를 지금에 있게 했다고 하는데, 결국은 모든 문학작품, 예술 작품은 인간이 스스로에게 갖는 관심으로 출발한게 아닐까 내가 생각하는 바를 표현하고 더 잘 표현해내기 위해서 다시 나를 연구하고 사유하는 그런 과정이 예술작품도 만들고 그런 예술작품을 만든 사람과 그 안의 뇌과학을 들여다보게 한게 아닌가 한다. 책의 마지막에는 창의력이라는 것이 내 뇌안에서 일어나는 퍼포먼스와 내 신체로 한정해야하는지 AI라는 도구를 사용하는 것은 어디까지 창의력으로 인정되어야 하는 것에 대해서 언급되고 있는데, 생각해볼 문제다. 뇌과학 책을 읽으며 예술을 좀 더 들여다보게되고 뇌과학 책을 읽었는데, 버지니아 울프가 왠지 모르게 가슴에 남는 책 뇌가 만든 천재들
#뇌가만든천재들 #광기와창조성 #흐름출판 #마리오데라피에드라월터 #인문학책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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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가 만든 천재들 - 광기와 창조성은 어떻게 연결되는가> 마리오 데 라 피에드라 월터, 흐름출판 🧠 '광기와 천재성은 종이 한 장 차이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 것 같다. 지나치게 예민하거나 한 가지에 기이하게 집착하는 예술가들, 혹은 반 고흐나 도스토옙스키처럼 지독한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겪은 이들의 서사를 접할 때면 우리는 이 오랜 클리셰를 별 의심 없이 수용하곤 한다. 마리오 데 라 피에드라 월터의 『뇌가 만든 천재들』은 예술가들의 삶과 뇌를 낭만적으로 덧칠해 온 이 익숙한 연결고리를 신경과학의 정교한 시선으로 풀어내는 놀라운 책이었다. 👁️ 책에는 도스토옙스키의 뇌전증부터 바실리 칸딘스키와 프란츠 리스트의 공감각, 프리다 칼로의 신체적 트라우마, 버지니아 울프와 실비아 플라스의 정신적 고통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거장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이 책의 미덕은 이들의 병력을 추적해 "그러니까 이런 질환 때문에 천재가 되었다"는 식의 손쉬운 결론을 내리지는 않는다는 점에 있다고 생각했다. 우울증을 겪는다고 해서 모두가 위대한 시를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뇌전증이 도스토옙스키의 위대한 문학을 거저 만들어낸 것도 아닐 것이다. 유독 예술가의 고통 앞에서 원인과 결과를 뒤집어 해석하곤 했던 우리의 관성에 책은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듯 했다. 중요한 것은 거장들이 고통 때문에 위대해진 것이 아니라, 지독한 고통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예술로 바꾸어냈다는 사실이다. 그들에게 특별했던 것은 상처 그 자체가 아니라 자신에게 일어난 비극을 자신만의 언어로 전환해 낸 능력이었던 것이다. 🧠 공감각이나 편측 무시처럼 뇌가 현실을 수용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지는 대목들은 특히 흥미로웠다. 칸딘스키에게 음악과 색채가 분리된 감각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그의 추상화는 이전과 전혀 다른 인상으로 다가왔다. 정신병원에서 주변의 사소한 재료들을 모아 끊임없이 자신만의 세계를 그려냈던 마르틴 라미레스의 일화 역시 인상 깊었다. 우리는 모두가 완벽히 같은 현실을 공유한다고 믿지만, 실은 각자의 뇌가 감각과 기억을 선별하여 저마다의 현실을 재구성해 낼 뿐이다. 예술이란 어쩌면 뇌 내부에서 일어나는 은밀하고 독특한 차이를 바깥 세계로 꺼내어 보여주는 통로일지도 모르겠다. 👁️ 책의 후반부에서는 기억과 망각, 꿈과 환각을 지나 AI의 창의성에 이르기까지 다루는 내용의 폭이 과감하다 싶을 정도로 넓어진다. 다루는 스펙트럼이 워낙 넓어 다소 급하게 지나간다는 느낌도 살짝 받았지만 기계가 사람보다 더 예쁜 그림과 아름다운 음악을 단숨에 만들어내는 시대에 인간의 창의성을 다시 정의하려는 책의 흐름은 매우 자연스럽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책을 다 읽고나니 천재란 결함 없는 완벽한 뇌를 선사받은 특별한 존재가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다(물론 그런 사람도 있을지도 모르겠다마는). 자신에게 들이닥친 고통과 상처를 끝내 자기만의 정직한 방식으로 표현해낸, 무척이나 다정한 사람들의 다른 이름이 '천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 이 책은 흐름출판(@nextwave_pub)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뇌가만든천재들 #마리오데라피에드라월터 #흐름출판 #서평단 #북스타그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