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인 오스틴에 대한 일반적인 관념에 있어서 영어 문화권과 우리나라는 비교하기 조차 힘들만큼 커다란 차이를 지니고 있다. 초등학교 때에는 <작은 아씨들>를, 중학교 때에는 <키다리 아저씨>를 읽은 여학생들이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당연히 읽게되는 필수 교양 1순위로 오스틴의 작품들을 접하게 되는 영어권 국가들과는 달리, 우리나라에는 불과 6권에 불과한 오스틴의 소설들 중에서 <오만과 편견>과 <분별력과 감수성> 정도를 제외하고는 번역본 자체가 아예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이런 커다란 차이로 인해 <오만과 편견> 정도를 제외한 제인 오스틴의 작품들은 여학생들에게는 물론, 문학 애호가들 중에서도 제인 오스틴의 모든 작품을 완독한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영어권 국가의 여성들에게 제인 오스틴은 로맨스 문학의 성전과도 같은 절대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여대생들 중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나 요시모토 바나나, 에쿠니 카오리 등의 사소설들을 열심히 읽는 숫자를 모두 합한 것보다도 훨씬 더 많은 퍼센트의 여성들이 제인 오스틴의 열렬한 팬을 자처하는 영어권 국가 여성들 사이에서의 제인 오스틴의 절대적인 위치가 바로 <제인 오스틴 북클럽>을 읽기 전에 반드시 인지하여야 할 전제 상황인 것이다. 우리나라 소녀들이 <작은 아씨들>을 읽은 후 자신이 4명의 자매들 중 누구와 가장 닮았으며, 자신의 주변 형제 자매나 친구들은 또 등장 인물들 중 누구와 비슷한가를 대부분 한 번쯤 심각하게 생각해 보았듯이, 10대 후반 이상의 서양 여성들에게 제인 오스틴의 작품 속에 나오는 등장 인물들은 그녀들이 평생을 살아가며 떠올리거나 비교의 대상으로 삼게 되는 문학적인 전범(典範)인 것이다. <제인 오스틴 북클럽> 역시 이러한 토양 위에서 씌여진 작품이다. <제인 오스틴 북클럽>의 목차를 처음 보았을 때 구입을 망설였던 것은 필자 역시 제인 오스틴의 전체 소설 목록 중에서 아직 읽지 않은 것이 절반이나 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6명의 등장 인물들이 모인 북클럽의 모임 때마다 제인 오스틴의 작품들을 하나씩 골라 토론하는 형식을 취한 작품의 목차와는 달리, 다행스럽게도 본문은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완독하지 않았더라도 책 뒤편에 실려있는 오스틴 작품들의 다이제스트만 읽어보면 대략적인 이해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텍스트로 등장하는 제인 오스틴의 각각의 작품들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기억은 이 소설을 읽는데 절대적인 필수(혹은 장애) 요소가 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작가가 제인 오스틴을 내세운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제인 오스틴이 작품 속에 창조해 내었고, 영어권의 수많은 여성들이 평생 동안 애독서로 가슴에 품고 있는 제인 오스틴 소설의 캐릭터들의 삶과 행동이 현재를 살아가는 미국 여성들의 삶과도 매우 많이 닮아있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함이다. 즉, 작가는 이 작품에 등장하는 나이와 세대, 성격, 취향은 물론 성적 정체성마저 제각각인 5명의 여성과 1명의 남성의 과거로부터 현재까지의 모습들을 그리면서, 각각의 인물의 모습 속에서 제인 오스틴의 소설 속의 여러 등장 인물들의 모습과 닮은 부분을 독자들이 스스로 감지하여 떠올리게끔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여성이 사회적, 경제적 활동의 제한이 심했던 19세기 영국에서의 여성들의 삶과 외견상으로는 성 차별은 물론 성 역할마저 남성과 거의 대등한 정도로까지 향상된 21세기의 미국 중산층 여성들의 삶이 여전히 많은 부분에서 흡사함을 암시하고 있다. 소설은 6명의 등장 인물들이 서로 처음 만났을 때부터 마지막 여섯 번째 모임을 끝으로 헤어질 때까지를 기술할 뿐이지만, 각 등장 인물들의 과거 성장력에서부터 뜻밖의 새로운 관계를 이야기하는 피날레까지 근 두 세대에 걸친 미국에서의 여성들의 삶의 여러 모습들을 다채롭게 그려내 보여주며, 그 속에 시대와 장소를 초월하여 존재하는 (제인 오스틴 소설의 주제인) ‘사랑과 결혼’에 관한 복잡한 감정들을 펼쳐 놓는다. 각 등장 인물들의 과거 이야기나 현재 그들 사이에서 펼쳐지는 감정의 교류만을 놓고 본다면 이 소설의 재미는 그렇게까지 탁월한 수준은 아니다. 그리고 제인 오스틴과 그녀의 작품들에 대한 평론적, 감상적 접근들도 초반부에 비해 후반부로 갈수록 그 비중이 크게 줄어들고 내용도 간소해진다. 하지만 파울러는 제인 오스틴이라는 큰 거울의 틀 속에 6명의 삶을 그린 그림들을 비추어 보여줌으로써 형식상의 멋과 내용상의 다채로움을 동시에 성취해 내는데 성공하였다. 이것이 바로 이 소설이 가장 멋지게 성공을 거둔 부분이다. 맛깔스러운 일러스트레이션으로 꾸며진 커버와 깔끔한 편집, 눈이 피곤하지 않은 종이, 잘 구성된 부록 등 상품으로써의 책의 모양새는 상당히 빼어난 편이다. hajin8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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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명의 북클럽 사람들의 인생은 지금까지 읽어 온 제인 오스틴의 여섯 작품과 다 닮아 있다거나 역할을 바꿔 살아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아니다. 참신한 전개 또한 아니다. 왜 이렇게 익숙할까? 구성이 파격적인 것도 아니고, 베일 듯한 위트가 넘치지도 않는다. 진부함과 늘 보아 온 사람, 사랑, 배신, 재회, 계속되는 삶의 이야기... 그것이 바로 <제인 오스틴 북클럽>사람들이 제인 오스틴을 읽는 이유, 내가 오스틴을 읽는 이유와 꼭 닮았다. 어느 페이지를 읽더라도 늘 거기 있는 친숙한 오스틴 월드!
제인 오스틴의 여섯 작품을 모두 읽었다. 그러니 북클럽 멤버들이 주고 받는 대화, 플롯, 더 복잡한 플롯, 비꼬기...등등 따라 잡는데 큰 무리가 있지는 않았다. (SF광 그리그가 한 마디 할 때마다 큰 소리로 웃을 수 있을 정도로 눈치도 가지고 있으니.) 한 작품은 정말 좋아하고, 두 편 정도는 싫지 않은 정도고, 한 편은 잊고 싶은 기억이며, 나머지는 읽었지만 그리 기억하고 있지 않은 편이다. 오스틴의 모든 것이 다 숭배의 대상은 아니다. 나의 제인 오스틴은 평범하다. 나의 제인은 늘 그런 세상 이야기를 늘 그렇게 해주는 평범함이다.
조슬린, 결혼한 적 없음. 리지백 품종의 개를 사육, <엠마>(<에머>? 그렇게 안부를랜다!)처럼 중매하는 것을 좋아한다. 심지어 레즈비언인 알레그라에게 좋은 여자를 소개시켜주려고까지...
실비아, 조슬린의 평생지기친구. 30년을 산 남편과 이혼 후 극복하려는 중. 버나데트, 엘리자베스 테일러마냥 수 많은 전남편들이 있는 지긋한 할머니. 프루디, 누가봐도 자신이 행운이 결혼을 한, 멋진 남편을 둔 프랑스어 교사.
알레그라, 실비아의 딸. 레즈비언. 아드레날린을 추구하는 X 스포츠광. 실연극복 중.
그리그, 여자로 태어났어야 마땅할 성품의 SF소설광.
읽는 내내 고개가 갸웃거려졌다. 분명 캘리포니아라고 못 박아져 있는데, 영국 소도시의 티파티...같은 느낌을 받았다. 봄이면 수선화 정원 가꾸기를 즐기고, 정기적인 가든 파티를 개최하고, <미들마치>나 <톰 존스>같은 BBC 드라마는 놓치지 않고 볼 것 같은, 40대 가량의 영국 중산층 부인들의 사교 모임 같다는 느낌... 알레그라의 에피소드마저 그리 신선하지 않은 것은 왜일까? 비밀스럽게 연인에게만 이야기한 내 과거가 몰래 출판사로 보내지는 원고로 탈바꿈한다? 이거 너무 한 거 아닙니까? 4소절 이상 표절한 게 아니면 된다...식인가? 북클럽 사람들의 저마다의 인생이 꽉 짜여져, 오스틴을 읽는 사이사이에 알알이 들어가 있는 것은 정말 하나도 버릴 데가 없을만큼 좋았다. 그러나 그 안의 인생들은 어디서 한 번 쯤은 보아온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제인 오스틴의 연애담들이 매 작품 속에서 변주되고 있는 것처럼. 커렌 조이 파울러는 철저하게 대중을 지향하는 소설을 쓰고자 했고, 성공했다. 상당히 재미있었다.
공감할 만 했고, 읽는 내내 상쾌한 해안도로를 드라이브하는 기분이었다. 그 길이 여러 차례 지나온 길이여서 창 밖을 내다볼 필요가 덜 했다는 것이 문제였나? '조슬린은', '프루디는'... 이라고 전개되던 이야기가 불쑥불쑥 '우리는'으로 시점을 확장한다. 분명 제 7의 북클럽 회원들을 배려한 장치이고 참신했다. 그리그의 "<에머>(끙...)를 읽으면서 협박의 느낌을 주목하게 되었어요" 식의 대사는, 책 속에 몸을 들이밀고 한 마디 던지고 싶은 욕망을 부추기는 떡밥같았다. 하하핫- 무조건적인 숭배의식을 거행하는 팬클럽문화를 우리는 얼마나 많이 보아왔던가. 각자가 이야기하는 좋았던 것, 영 아니올시다, 용서할 수 없는 주인공, 심심한 인물들... 그럼에도 제인 오스틴은 늘 결혼과 연애, 실연과 새로운 사랑, 비밀약혼과 폭로되는 추문들 사이사이에 인생의 많은 것들을 한껏 펼쳐보이는 마법을 부릴 줄 안다. 이 모든 것이 언제나 재기발랄 할 순 없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그래서 한 번쯤 나도 프루디처럼 "제인"이라고 불러보고 싶어지는걸!
결혼으로 끝나거나 약혼, 오해가 해소되고, (우리에게는 답답해보이지만)진정한 사랑을 재확인하며 끝나는 것이 당연한 오스틴. 해피엔딩이다. 비록 <맨스필드 파크>의 패니와 에드먼드 커플은 만찬에 초대하고 싶지 않은 인물군상이지만, 당당한 해피엔딩의 수혜자들 아닌가. 오스틴은 늘 만족할 만하진 않더라도 해피엔딩을 준비해둔다.
나? 언제부터인지 해피엔딩에 냉소를 보내는 나는 뭐지? 한숨유발 재벌, 악다구니 신분상승, 십중팔구 백혈병, 알고보면 남매, 기억에 남을만한 사별... 등을 준비하는라 '공식'으로 채워진 드라마들에 몸살을 앓다보니, 주인공을 몰살시켜버리는 의도된 새드엔딩이나, 25회 정도까지 홍수가 나다가 26화쯤부터 마구 착해지는 캐릭터와 5분 전 결혼식... 싫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오스틴의 중도적인 판박이 해피엔딩은 참으로 귀여운 면이 있다.
프루디가 이야기한다. "당신은 그렇게 많은 일을 하고 그렇게 많은 책을 읽었는데도 해피엔드를 믿어요?"
해피엔드를 믿어요?-
오스틴의 주인공들은 늘상 잘못된 사랑을 하고, 함부로 속단하며, 바람둥이에게 절친한 친지를 희생당하며, 상당히 속물적인 인생을 살아간다. 그래서 그렇게 면면을 이어져 내려온 것은 아닐까? 어딜봐도 오스틴은 히어로, 히로인들은 완벽하지 않다. (오스틴의 캐릭터가 완벽한 것이 아니다. 오스틴의 변주의 변주의 변주 쯤 되면 옥석으로 만들어져서 그렇지!!!) 늘상 잘못된 사랑과 실연과, 또 다시 후회할지 모를 사랑에 몸을 던지는 북클럽 사람들, 그리고 우리처럼.
해피엔드를 회의하는 나에게 <제인 오스틴 북클럽>은, 상식적인 사람들의 아기자기한 인생들을 양심에 거슬릴 것 없이 펼쳐보였다. 이 책을 읽고나서 꼭 모든 사람이 좋다는 느낌을 가질 것도 없지 않은가. 마치 제인 오스틴처럼. 모든 것이 좋다, 끔찍하다의 상반된 평가 속에서, 평범하면서도 절대적인 멜로드라마에 열광하는 기분 좋은 공감대 정도만 발견할 수 있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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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 그녀의 책을 읽으려고 준비를 해 놓았는데 책으로는 아직 한권도 읽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읽은것처럼 내겐 친숙한 작가이다. <오만과 편견>은 영화로 만나고 그외 <엠마>도 언젠가 영화로 본 기억이 있는데 사실상 다 기억나지는 않는다. 그러니 어쩌면 이 소설속에 나오는 ’제인 오스틴’ 이 그린 인물들을 이해하기란 힘들었을 것이다. 다른 문화권에서 받아 들이는 ’제인 오스틴’의 작가적 가치가 우리보다는 더 하기에 이런 소설이 나오지 않았나 하는데 작가나 작품들이 친근하지 않아 작품은 많이 읽혀지지 않은 듯 하다. 영화로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은듯 한데 영화도 보지 않았으니 작품은 낯설게 시작했다. 제인 오스틴과 같은 역할을 하는 ’조슬린’ 은 북클럽을 만든다. 제인 오스틴의 작품만 읽는 북클럽. 한 작가의 작품만 고집한다는 것은 어쩌면 오류에 빠질수도 있고 편협될 수도 있다. 북클럽의 회원은 여섯명, 모두 여자로 구성하려고 했지만 조슬린이 키우는 개들을 데리고 애견대회에 나갔다가 우연히 만난 그리그라는 남자를 북클럽 회원으로 가입하게 하여 남자가 한사람 들어오지만 그는 누나들 틈에서 자라 지극히 여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순살인 버나데트는 더이상 거울을 보지 않는다. 첫번째 결혼을 한 남자가 정치인으로 자신을 포장하면서 진실을 말하지 못하고 살았기에 그녀는 과감히 그 삶을 벗어나 자신을 찾는 삶을 살기 위하여 자유로운 삶을 산다. 실비아는 조슬린의 어릴적부터 친구로 그들과 함께 했던 남자인 대니얼을 조슬린이 좋아했지만 실비아에게 연결해줘 둘은 결혼후에 삼십년이란 세월을 살지만 이혼위기에 처해 실비아의 삶은 흔들린다. 그녀의 딸 알레그라는 동성연애를 하는 레즈비언으로 그녀와 함께 하던 작가지망생여자에게 자신의 비밀얘기가 활자화 되어 출판사로 향하게 되면서 그녀는 동성연애에 흔들리게 된다. 프루디는 고등학교에서 프랑스어를 가르치지만 그녀의 삶 또한 온전하지 못하다. 그들은 모여서 제인 오스틴의 작품과 그 속의 주인공들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다가 의자를 비워 놓듯 독자에게 나머지 부분을 넘긴다. 오만과 편견이나 엠마 그리고 설득등 작품들을 논의 하다가 그들 자신의 이야기로 돌아가 그들의 지난날의 삶이 나오면서 제인 오스틴이 주변 인물들에 관심을 가진 작가였듯이 작품에서 현실의 북클럽 회원들의 삶이 한 명 한 명 들어나면서 조슬린은 제인 오스틴과 같은 인물이 되어간다. 꼭 제인 오스틴에 국한되어야 할까. SF소설을 즐겨 읽는 그리그가 조슬린을 만나고 제인 오스틴으로 옮겨 왔듯이 그리그를 만나고 조슬린은 우연하게 SF로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책은 문자화된 단어의 견고성이라는 측면에서 위대하다. 당신은 변하게 되고, 그 결과로 읽는 것도 변할 수 있다. 그러나 책은 언제나 그대로다. 좋은 책은 처음에는 놀랍다. 두 번째는 덜하다.’ 소설은 책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말해 나간다. 작가와 작품에서 국한되었던 북클럽회원들이 다른 류의 소설을 접하게 될 수도 있고 읽는 것도 변하지만 삶도 변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제인 오스틴이라는 인물처럼 조슬린은 그리그란 인물에 대하여 탐색을 하듯 관심을 가지게 된다. 자신의 관심이 별것이 아니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리그의 누나를 만나면서 그가 조슬린을 좋아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는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게 된다. ’버나데트, 당신은 그렇게 많은 일을 하고 그렇게 많은 책을 읽었는데도 해피엔드를 믿어요?’ 책을 읽으며 혹은 자신의 삶에서 해피엔드를 믿어야 할까. 해피엔드를 믿으면 그대로 실행이 되듯 조슬린은 그리그를 만났고 실비아는 대니얼과 관계가 다시 회복되었으며 버나데트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 새로운 사랑을 이루었고 알레그라도 또한 동성연애자와 관계를 회복했고 프루디도 그녀의 남편과 좋은 관계로 돌아갔다. ’우리는 오스틴을 우리 삶에 받아 들였고,이제 모두 결혼했거나 데이트하는 중이었다.’ 제인 오스틴은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습관이야말로 진짜 중요한 것이다.’ 라고 말했듯이 이 소설은 제인 오스틴을 빌어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하는 소설’ 이다. 그저 책이라는 문자화된 견고성으로 만났던 그들이 제인 오스틴을 받아 들임으로 하여 그들의 삶은 변했다. 아니 다른 책을 읽었어도 변했겠지만 오스틴의 말처럼 그들은 사랑하는 습관을 북클럽을 통해 배우듯 하여 더 나은 ’해피엔드’ 로 거듭나기 위하여 변신을 꾀하였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모두 읽었다면 좀더 재밌게 읽었을 소설인데 그녀의 작품을 아직 읽지 않고 얇팍한 지식으로 읽어서일까 처음엔 별 재미를 못 느끼다가 읽어나갈수록 빠져든 소설이었다. 어느 한 작가나 책에 국한되어 독서를 하기 보다는 폭넓은 독서를 하는것이 더 낫다는 것으로 해석을 하며 이 기회에 ’제인 오스틴’ 의 작품들을 더 늦추지 말고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
| 오스틴을 좋아할 수 밖에 없다고 소리치는 매니아들의 북클럽 ''제인 오스틴 북클럽'' 우아한 독신인 조슬린, 남편이 이혼을 요구하는 실비아, 미모의 동성애자 알레그라, 절대 거울을 보지 않는 버나데트, 한번도 프랑스에 가보지 않고도 프랑스를 동경하는 프랑스어 선생님 프루디, 조슬린이 어떤 목적으로 데려 왔는지 모를 sf 소설팬인 그리그. 이들이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읽으면서 자신을 삶을 한꺼풀씩 풀어가는 형식이다. 뭔가 특별한 것을 기대해서일까. 제인오스틴의 작품을 읽지 않아서일까(오만과 편견을 50페이지쯤 읽다 말았다--;;) 오스틴의 작품으로 집중할 수도 북클럽맴버들의 이야기로도 집중을 할수 없었다. 한 가지 드는 생각이라면 이런식의 북클럽을 만든다면 어떤 작가를 선정할 것인가에 잠시 생각이 머물뿐... 또 한 가지 조슬린의 말처럼 책을 선물하고 물어보는 것은 실례가 될까? 종종 책을 선물하게 되는데..그 책선물이라는 것이 도대체가 깜짝선물을 할 수가 없다. 그 사람이 읽은 것인지 아닌지, 그 사람의 취향에 맞는지.. 읽고 나서는 선물 받은 이가 만족했을지 아닐지... 아무튼 조슬린은 책을 선물하고서는 물어보지 않는다던데 아마도 내가 그렇지 않을까^^ 마지막에 책에 대한 토론으로 각자의 질문들이 있는데 그 질문들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도 흥미있다. |
| 무엇보다도 책이 너무 이뻤다..그리고 책이 요즘 유행하는지.. 재질이 가벼운 책으로 되어 있어서 쏙 마음에 드는 책이다 제목은 제인 오스틴 북클럽 그렇지만...내 생각에는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 정도 근사한 제목을 생각해 내고 싶지만.. 쥐어 짜낸 결과는...결국 이 책은 제인 오스틴 보다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이 책은 조슬린을 중심으로 그녀가 아는 사람들 6명이 모여서 한달에 한번씩 제인 오스틴의 6개의 소설에 대해 자신들의 생각과 의견을 풀어놓는 내용에 관한 소설이다 막상 이렇게 써놓으니 제인 오스틴에 대한 많은 의견들이 오고갈 것 같으나 실상..한달에 한번씩 북클럽이 열리는 집에 사는 사람의 이야기다... 그가 그녀가 어떻게 살았고 그리고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나처럼 제인 오스틴의 소설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나올것이라고 그리고 그에 얽힌 에피소드들이 재미있게 쓰여지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약간은 실망스런 책일 것이다 솔직히 책을 손에 잡게 되면 앉은 자리에서 2시간에서 3시간 정도 걸려 한권을 다 읽는 편인데... 제인 오스틴 북클럽은 일주일 내내 걸려서 간신히 읽었다 나에게는 지루했다고나 할까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 중 정상인은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어느 때는 이 책은 선문답이 아닌가... 뭔가 생뚱맞게 던져놓기는 하는데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번역체를 견딜 수 없었다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지만..원서를 읽기 시작한 이후로 번역체가 주는 어색함 때문에 그 책을 더 멀리하게 된다 우리글의 구수함과 맛깔스러움을 어찌 다른 언어로 옮길 수 있겠으며 그리고 그 언어가 갖는 맛을 아무리 한글로 옮긴다 해도 결코 100% 느낄 수 없는 것이다.. 작가는 ''그들''이란 표현보다 ''우리''라는 표현을 썼다 글을 내내 읽으면서 내가 직접 북클럽에서 그들과 함께 있는 것 같았다 함께 숨쉬며 나에게 직접 조슬린이, 실비아가, 그리그가 이야기 해주는 듯 했다 6명이 아니라 7명의 제인 오스틴 북클럽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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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살에서 60대까지의 남녀 6명이 제인오스틴의 작품을 읽기위한 북클럽을 만든다. 에마 우드하우스처럼 짝짓기가 취미이고 개농장을 운영하는 미혼의 조슬린, 그리고 그녀의 베프이자 최근엔 남편 다니엘과 결별하게된 실비아, 그리고 독립적인 동성애자 딸인 실비아의 딸 알레그라, 60대에 들어서 거울을 보지않게된 예의바른 버나데트, 유일하게 결혼한 프랑스어교사 푸루디, 그리고 유일한 남자회원인 그리그. 이들이 읽은 제인 오스틴은 동일한 작품에 동일한 문장이지만, 각각이 바라보는 면모는 다르다.
3월엔 [에마 (Emma)]를 시작으로 4월엔 [분별력과 감수성 (Sense and sensibility)], 5월엔 [맨스필드 파크 (Mansfield park)], 6월엔 [노생거사원 (Northanger Abbey)], 월엔 [오만과 편견 (Pride and prejudice)], 그리고 8월엔 마지막으로 [설득 (Persuasion)]을 읽으며, 그들의 현재는 씨줄로, 그리고 그들의 과거의 이야기는 읽는 작품이나 인물들과 직접적, 간적적 연관 - 조슬린과 [엠마], 알레그라와 [분별력과 감수성], 푸루디의 [설득], 그리그와 [노생거사원], 버나데트와 [오만과 편견], 실비아와 [설득] - 을 갖으면서 보여지면서 날줄처럼 이들을, 그리고 작품을 이야기하면서 과거의 죄책감, 변모해가는 관계, 그리고 제인 오스틴을 읽었고 앞으로 읽고 기억할만큼 오래갈 소중한 애정을 보여준다.
(요런 느낌!)
그러나....단어들로서는 정확하고 직역에 가까운지라 원문은 은유라도 번역문은 직유로 풀어써야 더 자연스러울텐데, 한문단과 이야기를 엮는데 있어서 따로 도는 문장들 때문에 잡고나서 후회했다. 원문들이 어떠했을지 대강 보일 정도인데 시치미를 떼는 듯 귀여운 비유들이나 원문은 정말 재치있을듯 하다. (아마존에서 미리보기로 앞페이지를 읽었는데) 원서로 읽는게 나았을듯 싶다. 아마존으로 원서의 안을 들여다보았는데, 6개의 서로가 다른 의자들이 모아져있는 일러스트레이션이 너무나 상징적으로 등장인물들을 보여준다 ('홈스토리'란 인테리어 프로그램에선 광고대신 가끔 고전적인 의자디자인과 그 디자이너, 탄생배경, 역사 등을 보여준다)
(사놓고 까먹고 있었는데, 최근에 에밀리 블런트에 대한 급관심으로 영화를 찾아보다가 원작을 알았다. 사진왼쪽부터, 버나데트, 푸루디, 실비아, 알레그라, 조슬린, 그리그. 현재와 제인오스틴의 작품줄거리가 과연 어떻게 영화로 보여졌을지 궁금하다.
맨오른쪽 딸기표지는 아마도 [에마]에서 속물적인 엘턴부인이 언급한 딸기 얘기를 버나데트가 인용한 장면에서 연유한 것같다.아, 딸기먹고싶다, 갑자기)
p.s: 1) 토론을 위해 던지는 질문 (p.353~356)에 대해서...
- 조슬린의 1)번: 에마나 조슬린까지는 아니어도 난 예전에 매치메이킹을 워낙에 좋아했는데, 글쎄 내가 보기엔 어울린다고 생각하여도 사람이 다른 이를 안다는게 참 어려운지라 언제나 복병이 숨어있다. 인위적인 매치는 그닥 동의하지않는다, 이젠.
3)번: 좋아하는 책을 주고 난뒤엔 솔직히 매우 궁금하지만, 답변듣기는 포기한다. 그만큼 좋아한다고 해도 다른 느낌이 들고 그렇지않다면 당연 실망할테니까.
- 일레그라의 1)번: 뭐 무도회는 마치 동화속의 결혼식장면처럼 모든게 다 행복하게 마무리되는 거라는 고정관념이니까. 근데 요즘 영화엔 뭐 무도회에서 살인도 일어나더만.
- 푸루디의 3번): 딘은 미랜다보단 사만다에 더 가까운거 같은데. 딘이 표시한것처럼 사만다가 짧은 치마로 남자에게 근육을 보여달라는것을 상상할 수 있을까?
- 그리그의 1번): 마크 트웨인과 에머슨의 반응이 놀랍지는 않아. [브리짓존스의 일기]를 보고서 아직도 [오만과 편견]의 정신이 변화하지않았다니 하고 정말 질색했는걸.
2번): 추리소설 팬들도 만만치않을걸. 그건 뭐랄까 하나의 관심사에 많이 투자한만큼 더 많이 보이게 되는것이니까.
3번): 내가본 중에 제인 오스틴을 좋아하고서 SF도 같이 좋아하는 인물을 본 적이 없어.
버나데트의 1번) : 정말 화날 일이지. 진실된 평가가 더 낫지 가린다고 가려질까?
2번) 작가와 작품은 절대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을껄. 작가를 알고서 작품을 더 이해하게 되니까.
3번) : 난 언제나 해피엔드가 좋고 그걸 믿어.
2) 킴 윌슨의 요 책도 괜찮다 (제인 오스틴과 차를 마시다 ). 그리고보면 영미문화권에선,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정말 좋아하는구나 (거의 10위 이내 베스트셀러 에 들어야겠건만, 다른 작가에 비해 작품수가 적어서 그런가?). 그걸 전공으로 배울때엔 그런걸 몰랐는데..
3) ..앤 엘리엇은 이들과 합류하기에 앞서 결혼한
[설득]에서 엘리엇집안의 딸들은, 엘리자베스, 앤, 그리고 메리이다. 메리는 가장 나이가 어린 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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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하다는, 喪妻, 즉 결혼한 아내를 잃음이지만 벤윅은 결혼을 약속한 약혼녀를 잃었다.
4) 제인 오스틴의 여섯작품은 죽기전까지 읽으면 좋은 작품들, 재미는 확실하니까 (작품 속 인용된 문장을 보니까, 아아아아, 다음엔 꼭꼭 씹어가면서 읽고싶다는 생각이 든다) + 이 책 안에서 읽고싶다고 느낀 작품들 :
어슐러 르귄의 [어둠의 왼손]과 [하늘의 물레 (p.174에는 원제나 한문없이 선반이라고 되어있는데, 대개 선반이라고 하면 shelf를 짐작하지않나? 이 선반은 공작기계, 즉 물레를 의미한다)] 그리고, Anne Redcliff의 [The mysteries of Udolpho] |
| 제인오스틴의 팬에게 강추하고픈 책입니다. 저처럼 딸랑 한 권 읽은 이에게는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은 책이었어요.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제인오스틴 소설의 인용구때문에 어찌나 힘들던지요. 그것이 어느 경우 어떤 인물이 한 것인지 알 수가 없는 저에게는 차라리 없었으면 싶었습니다. 조슬린이 에마와 비슷한 인물이라는 것도 알 수가 없었꼬 내가 읽은 오만과 편견의 리자와 닮은 사람도 찾을 수 없었거든요. 단지 그냥 느낌에 그리그가 사랑하는 모습이 다아시랑 닮아 보였다는 것만.... 하지만 그리그가 선택한 책이 오만과 편견이 아니었으니 것두 아니겠지요. 그리고 다른 책을 읽을 때와는 달리 오만과 편견은 인용구조차 없어 어찌나 날 실망시켰는지 모릅니다. 왜 시험보기 전날 열심히 공부한 것이 시험에 출제되지 않는 것같다고 할까요? 암튼 독특한 소재였던 것은 사실입니다. 저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북클럽이란 것 처음 들어봤거든요. 재미있을 것 같아요. 내 주의 사람들과 북클럽을 만든다면 누구로 해야할까? 박완서? 아님 박경리? 조정래는 힘들겠지?? 등의 생각도 부질없이 해봤습니다. 요즘 제가 그림책 작가를 많이 읽으니 그것도 괜찮겠네요. ㅋㅋ 삼천포입니다. 6명의 인물이 어느 하나에 치우침 없이 각자의 이야길 합니다. (사실 조슬린에게 치우쳐있습니다. 약간의...) 그 중에서 제가 가장 끌린 사람은 알레그라였어요. 저랑 가장 비슷한 것 같아서...감수성이 풍부해서 너무 깊게 생각하는 버릇... 혼자서 불행을 만들기도 하고 행복을 만들기도 하고 잘하지는 못하지만 저도 손으로 그리고 만지고 노는 것 좋아하구요. 여성을 성 상대자로 사랑하지는 않습니다. 오해마시라~^^* 오스틴에게 물어봐요...도 기똥차지 않습니까? 거기에 나온 말들이 혹 오스틴 소설속 문구이지 않을까도 생각해봤는데 역시 딸랑 한 권 읽은 저에게는 알 수 없는 일이지요. 당연 그럴꺼라 생각코있습니다. 제인오스틴을 사랑하고 그녀의 이야기가 하고 싶은 사람들이 클럽 멤버가 되어 같이 읽으면 좋은 책입니다. 오스틴의 소설을 다 읽기 전에 그냥 읽겠다는 분들.... 정중히 그러지 말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
| 사랑 없이 결혼하는 것보다 참지 못할 일은 없다. Written by Jane Austin 영국의 한 평론가는 이런 말을 했더랬다. “조지 엘리엇의 <미들마치>를 영화화하기는 코끼리를 가방에 넣는 것처럼 어려운데 비해,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은 스위스 시계처럼 잘 맞아 떨어진다.” 그칠지 모르고 유난히도 불어대는, 오스틴 열풍을 단적으로 꼬집는 글이라 난 한참을 박장대소 했더랬다. 정말 그렇다. 제인 오스틴 소설의 소설을 한마디로 평하자면 “패보고 치는 고스톱”이랄까? 그만큼 빤한 공식이 있다는 얘기다. 이미 레시피가 다 공개되어 있는 음식을 굳이 <제인 오스틴>이라는 레스토랑까지 가서 돈 주고 사먹을 이유가 어디 있느냐라는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은 “응! 사먹을 만 해.”라는 것이다. 멋지고 돈 많은 남자를 향한 지극히 속물스런 구애와 약간의 유머와 위트, 그리고 행복한 결혼으로 이어지는 오스틴의 공식은 속이 환히 들여다보이지만, 그 속에 넘쳐나는 위트와 맛깔스런 대사를 음미하는 것만으로도 지독한 즐거움을 안겨다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오스틴을 읽는다. 제인 오스틴 북클럽 또한 오스틴의 이런 글쓰기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소소한 일상들, 짜증나는 이웃과 친지들, 적당히 착한 남자와의 결혼으로 이어지는 구성은 작가가 괜히 제인 오스틴을 전면에 내세운 게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뭐 굳이 비꼬자면 ‘나 오스틴처럼 쓸 거니까 팬 북이라 생각하고 읽어!’랄까. 따분한 일상들과 누구나 한번 씩은 겪었을만한 얘기들로 무려 300페이지에 이르는 소설을 굳이 써야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건 대부분의 우리가 고대의 서사시에나 등장하는 장엄하고 위대한 영웅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우리는 따분하고 지루한 반복되는 일상들 속에서 고만고만한 이웃들과 요모조모 부대끼며 살아가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약간의 편견과 분별력과 감수성을 조금씩 갖춘 우리는 꽤 오만한 이웃들과 요모조모 부닥치며 때로는 설득하기도 하고 때로는 설득당하기도 하면서 나름대로는 괜찮다고 생각되어지는 배우자들과 행복한 결혼을 꿈꾸고 있는 사람들이기에 작가는 분명 오스틴처럼 쓰면 팔릴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 그래서 우리는 <제인 오스틴 북클럽>을 읽는 것이고! 언제나 오스틴을 읽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기 마련이니까. 그곳이 서울이든 뉴욕이든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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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위의 꿈, 카니발
난 난 꿈이 있었죠.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내 가슴 깊숙히 보물과 같이 간직했던 꿈.
혹 때론 누군가가 뜻 모를 비웃음
내 등뒤에 흘릴 때도
난 참아야 했죠, 참을 수 있었죠.
그 날을 위해
늘 걱정하듯 말하죠. 헛된 꿈은 독이라고. 세상은 끝이 정해진 책처럼 이미 돌이킬수 없는 현실이라고.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 나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나를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나 웃을 그날을 함께해요. 고등학교 3학년 때, 이적과 김동률이 부른 <거위의 꿈> 가사가 적힌 참고서를 푼 적이 있었다. 그 참고서가 언어인지 외국어 영역인지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으나, 수리 영역이 아니라는 것은 확신할 수 있다. 수리 영역은 일찌감치 포기한 채 수능은 400점 만점이 아닌, 360점, 혹은 350점 만점이라고 최면을 걸고 있던 참이었으니깐. 여튼, 참고서의 책장 사이에 <거위의 꿈>이라는 가사를 끼워넣은 것은 받아들이기에 따라서 꽤 낭만적인 상술로 비춰질 수도 있었다. 믿음이란 단어처럼 간절한 희망, 축제가 부르는 긍적적인 화음. 잠시나마 삼엄한 현실에서 벗어나 대학이 아닌 꿈이라는 글자를 하늘에 띄워볼 수 있을 만큼 축제의 목소리도 가사도 나무랄 데 없이 아름다웠으니깐. 하지만 당시의 나로서는 정말이지 결정타를 맞은 기분이었다. 내 속의 날을 세울 대로 세운 가위는 저 가사를 이렇게 오려냈다.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 헛된 꿈은 독, 세상은 끝이 정해진 책,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이 무거운 세상, 내 삶의 끝> 축제인지 숙제인지 모르는 그들의 목소리 또한 애석하게도 함께 편집되고 말았다.
과연 우리의 편집실은 뇌가 아닌, 마음이나 기분의 층에 달려 있는 게 분명한가 보다. 가득 쌓인 참고서의 책장이나 모의고사 시험지, 성적표 등에 마음을 베이는 게 일이었던 당시로서는 저게 정상 아닌 정상이었을 테니. 만약, 새벽까지 잠을 설쳤던 어제의 나였다면 이런 편집증적인 편집도 가능할 것 같다. <혹 때론 누군가, 나를 지켜봐요, 그 벽을 넘어서> 또, 쑤시는 팔목에 파스를 붙이고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의 나라면 이런 격려의 가사만을 뽑아냈을 것이고.<난 참아야 했죠, 참을 수 있었죠> 커렌 조이 파울러의 <제인 오스틴 북클럽>이라는 책에 이런 구절이 있다. <책은 문자화된 단어의 견고성이라는 측면에서 위대하다. 당신은 변하게 되고, 그 결과 읽는 것도 변할 수 있다. 그러나 책은 언제나 그대로다. 좋은 책은 처음에는 놀랍다. 두 번째는 덜하다.>
읽을 때마다 거듭 놀랍고 새로운 마법의 책을 알고 있는 누군가는 이 구절에 물론 고개를 가로저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그것도 턱이 쇄골에 닿을 정도로 아주 깊고 느리게. 사실 생각보다 별로라며 건방 떨며 읽고 있던 책이었기에, 저 구절을 만났을 때의 감동은 더했다.
내가 '읽은 것'은 변할 수 있고, '나'역시 변할 수 있다. 하지만 '책'은 그대로다. 그 시절의 <거위의 꿈>이라는 필름들이 고스란히 남아, 나의 가위 앞에 또다시 제 몸을 내맡기는 것처럼. 내 마음이 야멸차게 잘라냈던 구절들이, 자신들은 영원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고, 걱정하지 말라며 밝게 인사한다. 좋은 책을 두 번째로 읽는다는 것은, 그러니까, 같은 책을 두 번 읽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닐지도 모르겠다. 단지 그것 뿐이라면 두 번째는 정말 '덜'하거나, 좋은 책인줄 알았던 그 책이 사실은 좋은 책이 아니거나, 아니면 그 둘 다 일지도 모르니깐.
하지만 정말 좋은 책은 다르다. 그 책은 변해버린 내가 다시 다가와 자신을 처음으로 만나는 것처럼 호들갑을 떨 때, 나를 위해 슬그머니 시치미를 떼주고 있다. 자신이 처음부터 가지고 있었으면서도, 몇 년전 내가 눈을 감고 읽어버렸던 문장들을 새롭게 읽어내려갈 때면 날 위해 처음처럼 똑같이 감동해준다. 날 위해 모든 것을 품고 있다. 그리고 나의 변덕과 시간과 슬픔이 원하는 것들을 언제나 조용히 내어준다. 내가 토막낸 자신의 감동을 늘 처음처럼 채워놓고 기다린다. 열 번이고, 십년이고.
<우리들 각자에게는 자신만의 오스틴이 있다.>는 구절로 시작하는 이 소설 역시, 사실 그런 뻔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좋은 책은 자신을 펼치는 모두를 위해 항상 그대로 있으며, 서로 다른 편집실에서 자신을 맞이하는 모두를 변하게 하는 무한대의 마법을 품고 있다는 것. 그들의 '좋은' 책은 제인 오스틴의 것이었고, 그것을 읽었던 그들은 그래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변하고 말았다. 나는 그들이 모두 행복하다고 믿고 있다. 적어도 그들은 좋은 책을 가지고 있으니깐.
나도 나만의 좋은 책을 찾고 싶다. 10권이고 100권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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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게 제인오스틴은 '무'다. 그녀가 오만과 편견의 작가라는 것이 내가 아는 그녀의 전부였다. 표지와 제목이 역시나 날 끌었다. 여기에선 여섯명의 제인 오스틴의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나온다. 그들에게 제인 오스틴은 나에게 무라카미 하루키 같은 존재인 거 같다. 제인 오스틴을 빼곤 그다지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그들이 북클럽을 만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잘 모르지만, 이 책을 읽고 오만과 편견을 비롯 꼭 두권 이상을 읽어보기로 결심했다. 난 이런 신파스러운 애정 위주의 소설을 좋아하진 않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제인 오스틴이란 사람이 꽤, 엄청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이 여섯명의 사람들이 북클럽으로 모일 때마다 각자의 이야기를 독자에게 이야기 해주는데, 난 그 하나하나 소소한 이야기가 참 재밌었다. 별로 대단하게 느껴지는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뭔가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인게 마음에 들었다 나도 한 20년쯤 지나서,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북클럽을 꼭 만들고 싶다. 그때쯤 되면, 인생도- 책에 쓰인 진정한 의미도 알게 되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