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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패한 사람은 왜 끝내 다시 영화를 꿈꾸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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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_ 영화감독이라고 하면 흔히 작품의 성공과 실패, 흥행 성적이나 작품성 같은 결과를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감독실격 시즌 3》가 흥미로운 지점은 ‘영화를 만드는 사람’의 화려한 모습보다 영화를 만들지 못한 채 오랫동안 주변을 맴도는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본다는 데 있다.최 감독은 데뷔작의 실패 이후 10년이라
"- "실패한 사람은 왜 끝내 다시 영화를 꿈꾸는가."" 내용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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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이라고 하면 흔히 작품의 성공과 실패, 흥행 성적이나 작품성 같은 결과를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감독실격 시즌 3》가 흥미로운 지점은 ‘영화를 만드는 사람’의 화려한 모습보다 영화를 만들지 못한 채 오랫동안 주변을 맴도는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본다는 데 있다.


최 감독은 데뷔작의 실패 이후 10년이라는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그 10년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시간이 아니다. 계속 시나리오를 쓰고, 미팅을 하고, 작품을 고치고, 다음 기회를 기다린다. 그럼에도 외부에서 보이는 것은 ‘10년 동안 작품이 없는 감독’이라는 한 줄짜리 이력이다.


그래서 이 작품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폭망 감독’이라는 표현이다. 웃기고 우스꽝스러운 말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한 사람의 자존감이 서서히 깎여나가는 과정이 들어 있다.


🔖“경력 단절 10년이라니.. 감독의 필모그래피가 비어 있다고 아무 일도 한 건 아니다.” 


사회에서는 결과가 없는 시간을 쉽게 ‘공백’이라고 부른다. 취업을 준비했지만 취직하지 못한 시간, 책을 썼지만 출간되지 않은 시간, 작품을 만들었지만 세상에 나오지 못한 시간처럼 말이다. 그러나 당사자에게 그 시간은 결코 비어 있지 않다. 수없이 고민하고 실패하고 다시 시도했던 시간이기 때문이다.


최 감독의 비참함은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 자신은 분명 계속 무언가를 하고 있는데, 세상은 그것을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한다.


그런데 《감독실격 시즌 3》가 재미있는 이유는 이 인물을 불쌍한 사람으로만 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 감독은 찌질하다. 허세도 있고, 질투도 많고, 자기합리화도 심하다. 다른 사람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하지 못하면서도 자신은 좋은 사람이고 싶어 한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고, 자신을 대단한 감독으로 봐주기를 바라면서도 스스로 자신의 작품을 부끄러워하기도 한다.


그 모순이야말로 이 인물을 살아 있는 인간처럼 느끼게 만든다.


책 속에서 자신을 롤모델로 삼았다는 시나리오 속 감독이 사실은 “찌질하기 짝이 없는 폭망 감독” 으로 묘사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자신이 생각하는 ‘나’와 타인이 바라보는 ‘나’가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를 아주 잔인하고 우스운 방식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더 재미있는 것은 최 감독이 그 사실에 분노하면서도 쉽게 화를 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감독이라는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체면과 기회를 지키기 위해 불쾌한 감정마저 삼킨다.


영화판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영화를 잘 만드는 것만의 문제가 아니다. 

누가 누구를 필요로 하는지, 누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누가 어떤 말을 할 수 있는지까지 끊임없이 계산해야 한다. 그래서 이 작품을 읽다 보면 ‘영화계의 민낯’이라는 말보다 '사람이 인정받고 싶어 하는 방식의 민낯'이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최 감독에게 영화는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수단에 가깝다.

그래서 그는 계속 묻는다.

내가 다시 영화를 찍으면 무엇이 달라질까.


흥행하면 행복할까.

유명해지면 인정받을까.

젊고 능력 있는 사람들에게 존경받으면 내가 덜 초라해질까.


그런데 🔖“그렇다면 나는 지금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 험한 꼴을 견디고 있는 걸까?”라는 문장에 이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처음에는 감독으로서의 재기를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최 감독이 붙잡고 있는 것은 영화 한 편보다 더 근본적인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증명.

그래서 영화 한 편이 이렇게까지 중요해진다.


이 작품에서 욕망은 하나의 얼굴만 가지고 있지 않다. 작품을 만들고 싶은 욕망, 성공하고 싶은 욕망, 인정받고 싶은 욕망, 돈을 벌고 싶은 욕망, 누군가에게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욕망이 서로 뒤엉킨다. 그리고 욕망이 커질수록 자기합리화도 함께 커진다.


그래서 최 감독은 점점 자신이 무엇을 위해 행동하는지조차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워진다. 이 지점에서 《감독실격 시즌 3》는 영화감독 이야기에서 창작자 전반의 이야기로 확장된다.


글을 쓰는 사람도, 그림을 그리는 사람도, 음악을 만드는 사람도, 어떤 분야에서든 자신의 이름을 걸고 무언가를 만들어내려는 사람이라면 비슷한 감정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창작은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기가 어렵다. 열심히 했다는 사실만으로 작품이 세상에 나오는 것도 아니고, 좋은 작품을 만들었다고 해서 반드시 인정받는 것도 아니다. 그 과정에서 사람은 쉽게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한다.


그래서 최 감독의 질투와 허영은 누구나 한 번쯤 마음속에서 해봤을 법한 생각을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진다. 누군가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하지 못하는 마음,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타인을 은근히 낮춰 보는 마음, 인정받고 싶어서 관계를 계산하는 마음까지도 숨기지 않는다.


특히 🔖“감독님이 본인 영화를 부끄러워하면 배우들은 뭐가 되나요”라는 목차의 문장은 작품 전체의 아이러니를 압축해서 보여주는 듯했다. 창작자는 자신의 작품을 평가하고 부끄러워할 권리가 있지만, 그 작품에 자신의 시간과 노력과 얼굴을 걸었던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 작품이 또 다른 의미를 가진다.


창작물은 창작자의 소유이면서 동시에 여러 사람의 시간이 쌓여 만들어진 결과이기도 하다. 그래서 창작자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욕망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바라보는 능력일지도 모른다.


또 하나 인상적인 부분은 영화판이라는 공간을 통해 드러나는 권력의 방향성이다. 창한이라는 인물이 서비스직 종사자들을 대하는 태도를 바라보는 장면은 ‘성격 나쁜 사람’에 대한 묘사로 끝나지 않는다. 사람은 자신보다 강한 사람에게는 공손하면서 자신보다 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함부로 대할 수 있다는 불편한 현실을 보여준다.


이런 장면들이 들어가면서 《감독실격 시즌 3》의 블랙유머는 인간의 허영과 위선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그리고 작품 속에서 반복되는 ‘감독’이라는 단어도 재미있다. 감독이라고 모두 같은 감독이 아니다.


필모그래피가 있는 감독과 없는 감독, 성공한 감독과 실패한 감독, 투자받는 감독과 투자받지 못하는 감독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서열이 존재한다. 


‘감독’이라는 직함만으로는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폭망 감독에서 긁지 않은 복권 같은 감독으로 업그레이드" 라는 표현은 꽤 날카롭다.  


사람 자체가 달라진 것이 아니다. 그런데 타인의 시선은 달라진다.

그렇다면 우리가 누군가를 평가할 때 정말 그 사람 자체를 보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그 사람이 앞으로 우리에게 얼마나 가치가 있을지를 계산하고 있는 것일까.


특히 딸 세미가 아빠가 감독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싶어 한다는 설정은 최 감독에게 꽤 잔인한 장면이다. 사회에서 인정받고 싶은 사람이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는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밖에서는 ‘감독’이고 싶지만 집에서는 그저 한 사람의 아버지일 뿐이다.

더구나 그 아버지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성공하지 못한 사람이라면 그 간극은 더욱 커진다. 이 부분에서 최 감독의 외부적 욕망과 내부적 외로움이 맞물린다.

그는 영화를 찍고 싶은 것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존재를 다시 인정받고 싶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인정 욕망은 끝이 없다. 한 번 인정받으면 더 큰 인정을 원하고, 한 번 성공하면 다음 성공이 필요하다. 그래서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라는 문장이 최 감독의 삶을 설명하는 동시에 인간 자체를 설명하는 문장처럼 느껴졌다.


이 작품에서 가장 오래 남는 것은 웃음보다 씁쓸함이다.

최 감독을 보며 웃다가 문득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나 역시 다른 사람의 성공을 보며 마음속으로 질투한 적은 없었는지, 인정받고 싶어서 필요 이상으로 애쓴 적은 없었는지, 실패한 시간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시간’이라고 스스로 평가한 적은 없었는지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최 감독은 우리가 감추고 싶은 모습을 조금 더 크게 확대해 보여주는 인물에 가깝다. 무언가를 이루고 싶지만 현실은 뜻대로 되지 않고, 포기하면 편해질 것 같으면서도 막상 포기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성공이 부러우면서도 그런 자신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람.


그런 사람이라면 누구나 최 감독의 어딘가를 이해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후반부의 🔖“차라리 잘 됐다. 어차피 극장은 망했고 영화는 끝났다.”라는 대목은 앞선 욕망과 묘한 대비를 이룬다.


그토록 원했던 것을 포기하면 편해질 수 있다는 생각. 하지만 정말 포기할 수 있을까.


《감독실격 시즌 3》의 여운은 ‘그래서 최 감독이 성공했는가?’ 결과에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은 왜 실패하면서도 다시 같은 꿈을 꾸는가라는 질문으로 남는다.


성공 가능성이 높아서가 아니다. 돈이 많이 벌려서도 아니다.

어쩌면 너무 오랫동안 그것을 원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꿈을 포기하는 순간 실패를 인정해야 할 것 같고,  

지금까지 버틴 시간이 모두 무의미해지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은 꿈을 포기하지 못했던 자신의 시간을 지키기 위해 다시 꿈을 좇기도 한다.


사람은 정말 성공하기 위해 무언가를 하는 걸까.

아니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증명하기 위해 계속하는 걸까.


영화 한 편을 만들고 싶다는 최 감독의 욕망은 한 사람의 존재 증명에 대한 욕망으로 읽힌다.


그래서 《감독실격 시즌 3》가 남기는 묵직한 여운은 실패했음에도 끝내 포기하지 못하는 인간의 이상한 끈질김이다.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웃기면서도 가장 슬픈 순간은 바로 그런 때인지도 모르겠다.


이미 충분히 지쳤고, 그만두는 편이 편할 것 같은데도 

마음 한구석에서 여전히 ‘한 번만 더’를 외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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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0 2026.08.2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현실과 혼동하시면 더욱 재미납니다
"현실과 혼동하시면 더욱 재미납니다" 내용보기
책의 시작에 이런 글이 쓰여 있다.“이 글은 픽션이오니현실과 혼동하시면 더욱 재미납니다.” 이 글은 『감독실격』 시즌 3의 076 “이건 어디까지나 픽션이니 논픽션과 혼동하지 말자.”와 이어졌다.원래 사람이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진다.그래서 이 문장을 읽자마자 ‘혼동하지 말라니, 오히려 혼동해 보라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사실 시즌1,2를 지나면서 픽션과 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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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시작에 이런 글이 쓰여 있다.


“이 글은 픽션이오니

현실과 혼동하시면 더욱 재미납니다.”



이 글은 『감독실격』 시즌 3의 076 “이건 어디까지나 픽션이니 논픽션과 혼동하지 말자.”

와 이어졌다.

원래 사람이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진다.

그래서 이 문장을 읽자마자 ‘혼동하지 말라니, 오히려 혼동해 보라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시즌1,2를 지나면서 픽션과 논픽션이 섞여 버린 지 오래다.

이래서 오토픽션인가 싶다.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넘나드는 ‘오토픽션’이라.


※오토픽션(autofiction)은 자서전(autobiography)과 허구(fiction)를 결합한 용어로, 저자의 실제 삶과 소설적 상상력을 섞어 쓰는 글쓰기 장르를 뜻한다.



시즌1의 시작.

이 장면이 내가 최감독을 명확히 그려낸 부분이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감독님... 잘 지내셨죠?”

“그게 아니고 이런 말씀드려서 죄송한데 재미가 없어요.”

“아, 네?”

“캐릭터가 별로고 전개도 산만하고 무슨 이야기인지도 모르겠고요. 왜 이렇게 하신 거예요?”


그런데 전화 한 사람은 누구지?

내가 누구랑 통화 중인건지 알 수가 없었다. 시나리오가 별로라고 욕을 먹는 것까진 알겠는데 무슨 시나리오로 누구한테 욕을 먹고 있는 건지 사태 파악이 되질 않았다.


꿈이었지만 누구한테 무엇 때문에 욕을 먹는지 모르면서도 욕을 먹는 사람. 그 사람이 주인공 최감독이다.

『감독실격』은 영화감독이라는 직업과 영화판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다.



성공을 꿈꾸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최 감독을 중심으로 사람들의 욕망과 허세, 질투와 자기 합리화가 이어진다. 누군가는 기회를 잡기 위해 애쓰고, 누군가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 한다.

이상한데 묘하게 현실적이다. 그래서 등장인물들을 바라보다 보면 ‘설마 실제로 이런 사람이 있을까?’라는 생각과 ‘어쩌면 정말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사이를 오가게 된다.



솔직히 말하면 이 책의 유머가 내 취향과 꼭 맞았던 것은 아니다. 비슷한 상황과 감정이 반복된다는 느낌도 있었다. 하지만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보면 그 반복 역시 최 감독이라는 인물을 보여주는 하나의 방식인지도 모른다. 실패하고, 좌절하고, 허세를 부리고, 다시 기대하는 사람. 그는 그렇게 계속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 같으면서도 끝내 영화라는 세계를 떠나지 않는다.



작가는 분명 허구라고 말한다. 그런데 책을 읽은 나는 자꾸 현실을 떠올린다. 어쩌면 좋은 픽션이란 현실과 철저하게 분리된 이야기가 아니라, 허구라는 안전한 거리를 두고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


#감독실격 #9월의햇살 #Zinn #영화감독 #오토픽션


#도서협찬_출판사(9월의햇살)

b******8 2026.08.2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