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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장난 글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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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장난 글공부》 강학종 지음 #오프온북스글이 술술 읽힌다는 말은 이 책을 두고하는 말이다. 어려운 단어나 현학적인 표현으로 문장을 치장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내용이 가벼운 것도 아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말을 하나씩 꺼내놓고 그 말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를 짚어본다. 제목처럼 말장난 같지만 읽고 나면 생각할 거리가 남는다. 글말미마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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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장난 글공부》 강학종 지음 #오프온북스


글이 술술 읽힌다는 말은 이 책을 두고하는 말이다. 어려운 단어나 현학적인 표현으로 문장을 치장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내용이 가벼운 것도 아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말을 하나씩 꺼내놓고 그 말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를 짚어본다. 제목처럼 말장난 같지만 읽고 나면 생각할 거리가 남는다. 글말미마다의 위트가 좋다.


언어는 시대를 가장 빠르게 반영하는 것 중 하나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자연스럽게 사용했던 표현이 지금은 어색하게 느껴지고, 반대로 지금은 당연하게 사용하는 말이 과거에는 없었던 경우도 많다. 언어는 살아 있기 때문에 변한다. 문제는 변화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그 변화를 얼마나 의식하며 사용하는가에 있다. 나는 평소에도 맞춤법이나 단어의 정확한 의미를 신경 쓰는 편이다. 아무래도 독후감을 쓰고 책을 읽기에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몇 번이나 아하하는 순간이 있었다. 익숙하다는 이유로 정확한 뜻을 확인하지 않고 사용했던 말도 있었고,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설명하려니 어려운 표현도 있었다.


말은 생각보다 훨씬 직관적이다. 어떤 단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같은 내용도 전혀 다르게 전달된다. 말 한마디가 사람의 인상을 만들고, 반복해서 사용하는 언어가 결국 사고의 방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무엇을 말할 것인가만큼 어떤 단어로 말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더욱 신중히 말을 내뱉게 되는 이유라고 볼 수 있다.


글도 마찬가지다. 글에는 그 사람이 사용하는 어휘와 문장의 호흡, 사고방식이 그대로 드러난다. 직접 만나지 않은 사람이라도 글을 읽다 보면 어느 정도 그 사람의 성격과 태도를 짐작하게 되는 이유다. 저자의 글에서는 그런 사람이 느껴진다. 올곧은 시선이 있지만 딱딱하지 않고, 정확함을 추구하면서도 위트가 있다. 그저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말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결국 말과 글은 단순한 의사소통의 도구가 아니다. 내가 어떤 단어를 선택하고 어떤 방식으로 말하고 쓰는지를 보면 그 사람의 성품이나 태도가 보인다.


말 잘하는 사람보다 자신의 말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많이 아는 것보다 정확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 정확함 속에 사람에 대한 배려까지 담을 수 있다면 더 좋겠다. 말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 것. 어쩌면 그것이 글을 공부하는 가장 현실적인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독서스타그램 #우리말 #언어 #글공부 #책리뷰


l*****7 2026.09.01.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서평] 말장난 글공부 : 일상 속 자주 쓰던 표현들을 통해서 살펴보는 우리 말 이야기!
"[서평] 말장난 글공부 : 일상 속 자주 쓰던 표현들을 통해서 살펴보는 우리 말 이야기!" 내용보기
북유럽(Book U Love) 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오프온북스에서 출간한 '말장난 글공부'입니다. 우리들이 평소에 자주 쓰는 말과 단어, 여러 가지 표현들은 유행에 따라서 계속해서 그 의미나 표현방식이 변화하거나 새로운 표현들이 등장하기도 하는 등 사용하는 사람들의 분위기에 맞춰서 계속해서 진화해 왔다고 할 수 있을 텐데요,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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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Book U Love) 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오프온북스에서 출간한 '말장난 글공부'입니다. 우리들이 평소에 자주 쓰는 말과 단어, 여러 가지 표현들은 유행에 따라서 계속해서 그 의미나 표현방식이 변화하거나 새로운 표현들이 등장하기도 하는 등 사용하는 사람들의 분위기에 맞춰서 계속해서 진화해 왔다고 할 수 있을 텐데요, 내가 젊은 시절만 하더라도 나를 보다 세련된 세람으로 보이게 만들었던 언어 표현들이 지금에 와서는 구세대의 진부한 표현으로, 그 사용 빈도가 줄어들고 만약 사용하더라도 웃음거리로 전락하게 되는 경우를 보고 있자면 한편으로는 씁쓸함마저 느껴질 때도 종종 있을 테죠. 그런 점에 있어서, 이 책은 우리에게 익숙했던 말들이나 현재 사용 중인 일상 속의 여러 표현들을 중심으로 그에 엮인 여러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정리해서 들려주고 있어서 말에 담긴 역사와 교양 지식들에 대해서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을 담아냈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말장난 글공부'의 강학종 저자는 매사에 별 신경 안 쓰고서 살아가지만 단어를 사용하는 것에 있어서 만큼은 유난히 까다롭게 반응하며 살아간다고 본인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TV 등의 매체에서 잘못된 표현이 사용될 때마다 화를 내던 버릇과 경험들이 쌓여서, 말이란 것이 단순히 입 밖에 내뱉고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단어를 선택하고 말속에 담겨 있는 문단의 구성이나 표현, 말하는 사람의 리듬과 억양, 표정 등의 모든 것들이 복합적으로 담겨져 있다는 점을 독자 여러분들에게 알려주고 저자 본인의 인문학적 통찰을 통해서 말과 글 속에 살펴볼 수 있는 여러 이야기들을 담아내어 이번에 한 권의 책으로서 출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책의 목차를 살펴보니, 다양한 이름과 발음을 쓰이곤 하는 여러 단어들에 대한 내용들을 시작으로 같은 의미를 담은 단어임에도 쓰는 사람마다 다르게 표현되기도 하는 알쏭달쏭한 말의 신비, 말속에 담겨 있는 역사와 흥미로운 이야기들에 대해서 차례대로 들려주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들이 평소에 사용하는 속담이나 관용적 어구들은 그 표현이 정확히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그 유래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고 있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냥 대화의 맥락에 맞춰서 대충 이런 의미가 있으니 상대방도 그렇게 알아듣겠거니 생각하면서 대화를 이어 나가는 것이죠. 이는 말을 꺼낸 스스로와 그 말을 듣게 되는 상대방이 서로 다른 의미로 표현을 이해하고 대화가 어긋나게 만드는 불상사로 이어 지기도 하는 요소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말장난 글공부'에서도 별생각 없이 사용하던 우리의 말과 단어들이 지금의 표현방식으로 쓰이게 된 여러 고증과 숨겨진 이야기들을 여러 사례들을 들어가며 소개하고 있어서 꽤나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가 있었습니다. 알아두면 쓸 데가 있을지 모르겠는 엉뚱한 상식들이지만, 우리 말을 사랑하고 더 나은 표현으로 더 고급지게 대화를 이어 나가고 싶은 분들에게는 충분히 참고가 될만한 지식들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인 일제강점기 시절에 한글 사용을 억제하고 일본의 말만을 쓰게 강요했던 것처럼 그 나라의 언어는 단순히 대화의 수단이 아니라 나라를 대표하는 수단이자 사람들의 사고방식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도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어려우면서도 헷갈리는 우리 말의 여러 표현들일지라도 한 번쯤은 그 내용들을 살펴보고 애정 어린 시선으로 그에 담긴 역사나 표기법 등과 같은 글공부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죠. 저도 이번 기회에 그동안 항상 쓰던 표현만 반복하면서 좁은 범위의 말만 하는 것에서 벗어나 우리 말에 이렇게나 다양하면서도 재미있는 표현들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 보다 재미있는 시간을 가질 수가 있었습니다.


그 밖에도, '말장난 글공부'에서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도 자연스럽게 변화해 온 말의 변천 과정과 한글과 빼놓을 수 없는 관계를 가진 한자어의 중요성과 쓰임, 일상 속에서 줄곧 쓰이던 단어나 표현 중에서 우리들이 잘못 사용하고 있었거나 이상한 말에 대한 이야기들도 수록하여 들려주고 있는 점도 우리 말과 글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그와 관련된 지식들을 쌓아나가는 데에 있어서 여러모로 큰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요, 얼핏 들으면 단순한 말장난처럼 느껴지는 표현들일지라도 그 안에는 대충 흘려들을 수 없는 깊이와 멋이 담겨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최고의 책이었습니다!



북유럽(Book U Love) 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북유럽 #말장난글공부 #강학종 #오프온북스

7*****u 2026.09.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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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장난 글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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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손에 쥐어 보니 두께도 판형도 부담 없는 쪽입니다. 가방에 넣고 다니며 틈틈이 펼치기 좋은 정도예요. 표지에는 민트색 언덕 위로 책을 펼쳐 든 아이가 웃고 있고, 아래쪽 분홍 띠에 이 한 권이 담은 것들이 숫자로 적혀 있습니다. 27가지 일기 작성법, 엄마의 마음 준비 11가지, 읽기 독립을 도와주는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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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손에 쥐어 보니 두께도 판형도 부담 없는 쪽입니다. 가방에 넣고 다니며 틈틈이 펼치기 좋은 정도예요. 표지에는 민트색 언덕 위로 책을 펼쳐 든 아이가 웃고 있고, 아래쪽 분홍 띠에 이 한 권이 담은 것들이 숫자로 적혀 있습니다. 27가지 일기 작성법, 엄마의 마음 준비 11가지, 읽기 독립을 도와주는 그림책 110권. 겉은 학습서의 얼굴인데 정작 문을 열면 아이들의 연필 자국이 먼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일기로 배우는 초등 그림책 인문학>은 박향의 작가와 두 딸 김나연, 김다은이 함께 쓴 도서입니다. 나연이의 일기장이 스물여덟 권, 다은이의 것이 여덟 권. 그 분량이 이 책의 재료 전부라고 해도 틀리지 않습니다.


제1부에서 조금 놀랐습니다. 아이에게 뭘 시킬지를 말하기 전에 옆에 앉는 어른의 태도를 먼저 손보자고 나오거든요. 처음부터 혼자 잘 쓰는 아이는 없음을 받아들이라는 항목이 첫 번째고, 일기 쓰기가 어른에게도 쉽지 않은 창조적 활동임을 알아주라는 항목이 그다음입니다. 맞춤법은 지적하지 않는다, 일기장은 처음엔 다섯 줄이 넘지 않는 것으로 사 준다, 필명을 만들어 준다. 특히 필명 이야기가 오래 남았습니다. 숙제를 검사받는 사람 대신 이름을 가진 필자로 아이를 대우하는 장치인 셈이죠. 저자는 두 딸도 습관이 붙기까지는 일주일에 두세 번만 썼다고 담담하게 적어 둡니다. 매일 쓰기를 요구하지 않는 실용서라는 점에서 신뢰가 갔어요.


갈등 일기 부분은 사례가 먼저 나옵니다. 다은이의 '슬픈 날'은 네 줄입니다. 예나가 먼저 놀자고 했다가 안 논다고 해서 슬펐고, 서아까지 안 논다고 해서 더 슬펐다는 기록. 슬펐다에서 더 슬펐다로 한 칸 올라가는 것만으로 그날의 온도가 다 적힌 셈입니다. 나연이의 '듣기 싫은 엄마의 잔소리'는 거의 전부 그림이에요. 화난 얼굴 위로 책 봐, 유두브보지 마, 게임은 5분 해가 말풍선으로 떠 있고, 그 아래엔 '착한 말'이라는 제목으로 사랑해, 최고야, 고마워, 괜찮아, 멋져가 나란히 적혀 있습니다. 듣기 싫은 말과 듣고 싶은 말을 아이가 스스로 갈라 놓은 지면입니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아홉 살이면 다 혼자 하라고 한다는 고민, 9살이 무슨 고등학교 3학년 같다는 비유, 그리고 엄마는 많이 안 그러는데 아빠가 많이 그런다는 관찰이 나옵니다. 아이 일기에 '아빠'라는 단어가 이런 자리에 들어앉아 있는 걸 읽는 일은 생각보다 조용한 경험이었습니다.


방법론은 그 뒤에 붙습니다. 사건을 육하원칙으로 차갑게 적어 열기를 내리고, 감정의 온도를 시시각각 남기고, 비유로 무게를 표현하고, 상대의 입장에서 딱 한 문장을 써 보고, 진짜 원했던 것을 질문으로 던지고, 억울함에 발언권을 주고, 마지막엔 자신을 안아 주는 한마디로 끝냅니다. 앞에 실린 두 편의 일기가 이 일곱 단계의 예시로 그대로 회수되는 구조라 설명이 겉돌지 않았습니다. 이 챕터에서 가져가고 싶은 문장은 이거였어요.


"일기장은 세상에서 가장 입이 무겁고 다정한 나의 편입니다."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순간 그것이 나를 흔드는 무언가에서 차분히 들여다볼 수 있는 것으로 바뀐다는 설명도 붙어 있습니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정서 명명과 겹치는 대목이라, 아이용으로 쓰인 문장이지만 어른이 읽어도 유효합니다.


뒷부의 질문 일기는 성격이 좀 다릅니다. 나연이의 '방귀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는 음식을 먹고 내려가 가스를 만든다는 나름의 설명으로 시작해서, 엄마는 뿡, 아빠는 뿡뿌룽, 동생은 뽕, 자기는 뿡 ㅋㅋㅋ으로 가족별 소리를 분류하고는 이렇게 닫힙니다. "역시 방귀는 no." 또 한 편은 사진이 왜 네 컷일까를 묻다가 손님들이 기다려서일 거라고 스스로 답을 내고, 동생은 아직 배울 게 많다고 정리한 뒤 꼭 대학 잘 가라는 말을 붙이고, 끝에는 엄마 아빠 다은이 사랑해로 마무리합니다. 저자가 이 챕터에서 당부하는 건 간단합니다. 검색창이나 AI를 열기 전에 머릿속에서 나온 첫 생각을 먼저 적어 보라는 것. 방귀의 원리는 기계도 알지만 우리 아빠 방귀 소리가 뿡뿌룽이라는 관찰은 그 집 아이만 쓸 수 있는 정보라는 설명이 뒤따릅니다.


읽으면서 걸린 점도 있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 문장 써 보기, 내가 진짜 원했던 핵심 찾기 같은 항목은 여덟 살, 열 살 아이가 혼자 해내기엔 난도가 꽤 높아 보였어요. 결국 옆에서 어른이 얼마나 잘 물어 주느냐에 달린 일인데, 그 질문을 어떻게 건네야 하는지에 대한 안내는 상대적으로 얇습니다. 구성도 그렇습니다. 일기 예시, 정의, 작성법 일곱 가지, 그림책 두 권, AI 시대의 세 가지 힘. 이 틀이 스물일곱 갈래에 똑같이 적용되다 보니 찾아 쓰기엔 편한데 처음부터 끝까지 통독하면 뒤로 갈수록 비슷하게 읽히는 구간이 생깁니다. 사전처럼 필요한 갈래만 펼쳐 보는 쪽이 이 도서를 제대로 쓰는 방법 같아요.


그림책 목록은 꽤 성실합니다. 갈등 일기에는 난주 작가의 <잔소리의 최후>가 놓여 있는데, 잔소리꾼 엄마를 둔 고슴도치가 반격을 시작하는 이야기라 아이와 부모가 같이 웃게 되는 책이라고 소개합니다. 함께 붙은 레오 리오니의 <까마귀 여섯 마리>는 밭을 지키려는 농부와 먹이를 찾는 까마귀가 서로를 향한 비난에만 열을 올리는 우화로, 갈등이라는 주제에 잘 맞는 선택이었습니다. 질문 일기 쪽에는 이상교 작가와 밤코 작가의 <싫다는 건 뭘까?>, 조안 M. 렉서와 알리키의 <좋은 걸까? 나쁜 걸까?>가 들어 있어요. 싫다는 감정을 들여다보는 법과 작은 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여유. 질문이라는 갈래에 이 두 권을 붙인 감각이 좋았습니다. 부록의 110권 목록까지 있으니 읽기 독립 시기에 뭘 골라야 할지 막막한 집에서는 이 부분만으로도 값을 합니다.


AI가 정답은 찾지만 먼저 궁금해하지는 않는다는 문장이 책 곳곳의 뼈대입니다. 요즘 도구들의 작동 방식을 아는 분이라면 이 진술에 토를 달 여지도 있겠지만, 저자가 겨누는 건 기술 논쟁이 아니라 아이가 자기 물음을 갖는 습관 쪽이라 무리한 주장으로 읽히지는 않았습니다. 부제에 걸린 AI 시대라는 말이 장식으로 그치지 않고 각 챕터 끝에서 매번 회수되는 점도 성실하게 느껴졌고요.


서평단 책을 받다 보면 읽고 덮으면 끝나는 것과 책상에 남겨 두게 되는 것이 갈리는데, 이 한 권은 후자였어요. 저녁에 아이 일기장을 펼쳐 놓고 뭐라고 말해 줄지 막막해지는 분들, 일기를 검사하는 손과 읽어 주는 목소리 사이에서 헷갈려 온 분들에게 실질적인 참고가 될 겁니다. 초등 저학년 아이를 곁에 둔 집이라면 목차만 훑어봐도 오늘 밤에 써 볼 일기 한 종류는 건질 수 있을 테고요.


가을로 넘어오면서 해가 짧아졌습니다. 저녁이 길어진 만큼 아이가 공책 앞에 앉는 시간도 조금 앞당겨질 텐데, 그 옆자리에 어떤 얼굴로 앉아 있을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삐뚤빼뚤한 글씨를 고쳐 줄 사람보다 먼저 읽어 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 이 책이 하는 말은 결국 그 한마디로 모입니다.


아이의 일기장을 검사 대상에서 읽을 거리로 옮겨 놓는 안내서, 스물일곱 갈래의 작성법과 그림책 110권 목록이 든 실용적인 한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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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 2026.09.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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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장난 글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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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과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으로 작성한 내용입니다. ‘말장난 글공부’는 우리가 평소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는 말과 글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언어 인문 에세이다. 국어 교과서를 백 번 넘게 읽으며 말글의 재미에 빠졌다는 저자의 관심이 책 곳곳에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어려운 국어 이론이나 문법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어린 시절의 기억과 일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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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과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으로 작성한 내용입니다.

‘말장난 글공부’는 우리가 평소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는 말과 글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언어 인문 에세이다. 국어 교과서를 백 번 넘게 읽으며 말글의 재미에 빠졌다는 저자의 관심이 책 곳곳에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어려운 국어 이론이나 문법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어린 시절의 기억과 일상에서 만나는 표현, 단어의 유래와 변화 등을 따라가며 우리가 사용하는 말의 뿌리를 찾아간다.

책을 읽다 보면 평소 익숙하게 사용하던 말도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같은 발음이지만 뜻이 다른 말,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쓰임이 다른 말, 시대가 변하면서 의미가 달라진 말 등을 하나씩 살펴보기 때문이다. ‘계란과 달걀, 낙엽과 가랑잎’, ‘껍질과 껍데기’, ‘경우와 경위’, ‘임대료와 임차료’처럼 일상에서 자주 접하지만 정확한 차이를 설명하기 어려운 표현들이 등장한다. 단어 하나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평소 사용하던 언어가 조금 다르게 보인다.

1장에서는 특히 말 자체가 가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이야기들이 눈에 띈다. ‘난다 긴다 하는 사람’, ‘조바심’, ‘바늘방석’, ‘흥청망청’, ‘완벽과 쌍벽’ 등 익숙한 표현을 통해 말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의미를 품게 되었는지 살펴본다. 같은 발음이 전혀 다른 의미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우리가 별다른 의문 없이 사용하던 표현에 생각보다 흥미로운 배경이 숨어 있기도 하다.

2장 ‘알쏭달쏭 애매모호’에서는 말의 미묘한 차이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같은 의미처럼 보이는 단어라도 실제 쓰임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반대로 서로 다른 말이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아는 만큼 보입니다’라는 제목처럼 언어 역시 알고 있는 만큼 더 많은 것이 보이는 영역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자 해석 원칙’, ‘적(的)의 유무’, ‘좌우의 불평등’ 같은 이야기도 단순한 어휘 공부를 넘어 언어를 바라보는 기준을 생각하게 한다.

3장에서는 언어가 시대에 따라 변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말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사용하는 방식과 사회의 변화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본래 뜻, 변한 뜻’, ‘마음에 안 드는 표준어’, ‘일제 잔재’, ‘강제 개명’, ‘남녀평등을 위하여’, ‘신작로-새로 만든 길’ 등의 이야기를 통해 단어 하나에도 시대의 모습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지금 당연하게 사용하는 말이 과거에도 같은 의미로 사용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얼마나 단순한 것인지 돌아보게 된다.

4장 ‘이의 있습니다’에서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표현을 다시 점검한다. ‘피로 회복과 원기 회복’, ‘난이도’, ‘잘 사는 사람과 잘사는 사람’, ‘짜장면과 닭도리탕’, ‘초록색·푸른색·파란색’ 등 제목만 보아도 한 번쯤 생각해본 적이 있는 표현들이 많다. 특히 언어는 단순히 맞고 틀리는 문제로만 볼 수 없다는 점도 함께 생각하게 한다. 시대에 따라 언어가 달라지고 사람들의 사용이 쌓이면서 새로운 표현이 자리 잡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재미는 ‘정답을 하나 더 알게 되었다’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단어 하나를 통해 그 말이 사용되었던 시대와 사회, 그리고 그 말을 사용했던 사람들의 생각까지 살펴볼 수 있다는 데 있다. ‘언어의 무게’, ‘실종된 본질’, ‘배경의 차이’ 같은 제목을 보면 저자가 단어의 표면적인 의미만 설명하려는 것이 아니라 언어가 사람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함께 이야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말은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이 아니다. 우리가 어떤 말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상대를 존중할 수도 있고 상처를 줄 수도 있으며, 특정 시대의 가치관이나 사회적 인식이 말 속에 남아 있기도 하다. 그래서 언어를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단어의 뜻을 많이 아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말장난 글공부’는 국어 공부를 어렵게 느끼는 사람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한 편의 글이 비교적 독립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되고, 제목이 재미있어 관심이 가는 부분부터 펼쳐 읽어도 좋다. 평소 자주 사용하는 말의 정확한 의미가 궁금했던 사람, 우리말에 관심은 있지만 딱딱한 국어책은 부담스러운 사람이라면 재미와 공부를 함께 얻을 수 있는 책이다.

#북유럽 #말장난글공부 #강학종 #오프온북스 #BOOKULOVE

r******r 2026.09.1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