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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어. 그냥 순리대로 술술 풀리면 미스터리라는 장르를 읽을 필요가 뭐가 있겠어. 내가 생각한 대로 안 흘러가줘야 아, 작가와의 기싸움에서 또 졌구나 하면서 다음에는 꼭 이겨 보겠다고 결심을 하며 또 그 작가의 책을 읽는 거 아니겠어. 그래서 이번에도 나는 장렬히 패하였다고. 사실 책을 읽을 때 작가의 말이나 옮긴이의 말을 읽는 편인데 이렇게 두 권으로 된 경우에는 보통 하권에만 실려 있는 경우가 많아서 하권을 읽기 전 옮긴이의 말을 읽어본다. 그제서야 제목의 의미가 이해된다. 사실 일본 작품의 경우 한자어로 된 것을 보고 대충의 뜻을 맞추는 편인데 이 책는 달랐다. 한자라고는 하나 없이 가타카나와 영어 알파벳 소문자 i로만 이루어진 원제. 주인공 이름이 아이니까 그 아이를 저렇게 표현했나 싶기도 하지만 일본어로 표현하는 방법이 있을텐데 굳이 왜 알파벳을 썼나 싶은 생각도 들고. 한글도 같은 단어가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는 때가 있듯이 일본어에도 그런 단어들이 있다는 것이 잊고 있었다. 주인공 이름인 아이는 영어 알파벳 아이도 될 수 있지만 일본어로 아이시테루 했을 때 그 아이도 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즉 이 원제는 몽환의 아이로 제목이 붙여졌지만 마지막에 나오는 의미도 될 수 있는 거였다. 그 모든 것을 깨닫는 순간 아이의 꿈 속에서 나왔던 등장인물들이 다 이해가 된다. 아이를 향한 사랑. 정신과 의사인 아이는 이레스 환자 세 명을 맡았다. 그 중 두 명은 상권에서 치료가 완료되어 꿈에서 깨어났다. 그 모든 것에는 현대적인 의학적 처치가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마부이구미라는 의식을 통해서 행해졌다. 그대로만 가면 모두 깨어나는 것은 순조롭다고 생각했지만 만만치 않다. 꿈 속에서의 공격으로 인해 일단 후퇴를 선언한 아이와 쿠쿠루. 상권에서 파일럿의 이야기와 변호사의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다루었다면 이번에는 피아노를 쳤던 환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클래식에 집중한 면을 보여준다. 이 이야기를 쓰기 위해서 작가는 얼마만큼의 조사를 한 것인가 대체. 거기다 아직 현직으로 일하고 있는 만큼 전업 작가들보다도 더 적은 시간을 집필에 투자해야 했을 텐데 집중력이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치넨 미키토라는 이름으로 시작했지만 꿈이라는 소재에 살짝은 당황을 했고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님을 알게 되면서 다시금 흥미를 돋우었고 익숙해질 무렵 생각한 것이 전부가 아님을 깨닫고 다시금 집중을 하게 되고 숨겨진 의미를 알게 되면서 작가가 깊숙이 숨겨 두었던 이 작품의 진정한 매력을 깨닫게 되는 몽환의 아이다. 이 작가의 무한한 마력과 변주는 어디까지 계속될지 지켜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