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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이 책을 다 읽은지 며칠이 되었지만 며칠간 계속 곱씹느라 글이 늦어졌다. 읽는 내내, 그리고 다 읽은 뒤에도 나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준 책이었다. 입양이라는 키워드, 그리고 "나는 비행기 옆구리에서 태어났다"라는 강렬한 소개글을 보았을 때, 이 책이 가볍게 읽을 책은 아니겠구나 싶었다. 실제로 받아보니 5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었는데, 길다는 생각도 하지 못하고 계속 읽어내려갔다. 사실 읽다가 중간중간 화가 나고 고통스러워서 책 몇번 덮었다. 에바와 꿀마이의 인생 전체에 걸친 불안과 고통, 상실, 좌절 그 모든 과정을 적나라하게 지켜본 느낌이라 지켜보는 나도 안타깝고 화가 나고, 죄책감마저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포기하지 않고 싸우는 여성들을 어찌 응원하지 않을 수 있을까 작가님은 덤덤하게 쓰셨지만 그래서 그 고통과 허탈함이 더 잘 느껴지는 글이었다. 초반부를 읽을때는 일어나는 사건들과 달리 문장이 건조하게 느껴져서 이질감이 들었는데, 끝까지 읽고 나니 작가님이 이렇게 덤덤하게 이 모든 과정을 쓸 수 있게 된건 많은 시간동안 불완전함과 고통속에서 이 상황을 견뎌왔기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디 전세계에 있는 모든 에바와 꿀마이들이 흔들리지 않고 단단하고 행복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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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해외입양에 대한 성장과정인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성)폭력,인종차별,해외입양아들의 진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다. 우리는 해외입양에 대해 자세히 모른다. 그냥 부모없는 고아들이 해외에 입양된 이야기인줄 안다. 하지만 진실은 돈을 받고 서류를 조작하고 아이들을 팔아넘긴 일이었다. 왜 그런짓을 했을까? 많은 부모와 자식이 헤어지게 만들었을까? 결국 여기에서 큰 피해를 입고 큰 상처를 받는건 바로 해외입양된 아이들이다. 말을 못할때 입양을 당해 선택권 없이 입양을 하고 (성)폭력과차별,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느낌을 받게 된다. 우리는 해외입양에 대해 신기하게 바라볼게 아닌 해외입양에 대해 제대로 알고 숨겨진 진실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난 "민 킴"을 읽고 반성하며 생각하게 되었다. "민 킴"은 옛날 그 시절 두 주인공들의 성장과 아픔 진실을 제대로 알고 옛날해외입양아들에 대해 알게 해주기 위해 썼던 게 아니었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또 지금도 반복되고 있을 해외입양은 과연 제대로 되고 있을지도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비행기 옆구리에서 태어난 그 시절 해외입양에 대해 진실을 듣고 싶으면 "민 킴"을 읽어보늗 것을 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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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도서제공 #민킴 #산지니
📚 『민 킴』 _에바 틴드 💡“나는 과연 입양된 것인가?...나는 단지 입양이라는 일을 당한 인간일 뿐이다.“ 🍙 한줄평: 같은 출생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입양된 두소녀들이 겪은 입양아로서의 상처와 차별, 정체성 혼란을 담은 삶으로 입양신화를 깨뜨리고자 한다. --- 🔍 1970~199년대 부모가 명백히 살아있음에도 불구하고 몇번의 끄적임으로 몇명의 아이들은 ‘고아’로 조작된 서류를 통해 강제 입양이 자행되었다. 이 글을 쓴 ‘에바 틴드’가 바로 그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이 책을 통해 입양의 이면과 모든 입양인들에게는 자신의 뿌리를 알권리가 있음을 계속해서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에바’와 ‘꿀마이’에게 입양과 성장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솔직하고 개방적으로 적어 놓은 글이다. 나에게 ‘입양’이라는 말은 동일선상에 있는 일이 아닌 어딘가 동 떨어진 일이라는 느낌이 든다. 나와는 관련없는 일이라는 생각에 더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도 같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한 개인과 개인들의 이야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한 개인의 이야기와 개인과 개인 그리고 개인과 국가와 관련된 이야기로서 우리가 알아야만 하는 이야기였다. 이야기의 두 주인공은 같은 출생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입양되었기에 성장하는 과정에서 펜팔로 소통하며 연락을 계속 이어 나갔다. 하지만 에바가 16살이던 시절 연락은 끊어지고 말았다. 시간이 많이 흐르고 성인이 된 뒤 에바는 꿀마이와 연락이 닿게되어 두 사람은 다시 만나게 된다. 이야기의 저자 ‘에바 틴드’이자 ‘김남숙’은 자신을 덴마크인으로 또 백인으로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과 같은 검은 머리와 검은 눈동자의 동양인을 마주칠때마다 의도적으로 눈을 피하고 외면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다는 고립감을 느낀다. 백인으로, 덴마크인으로서 살아왔지만 그녀의 마음 속 뿌리는 이곳이 아님을 몸소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같은 출생지, 같은 배행기를 타고 입양되었던 ‘꿀마이’이자 ‘김미인’은 성장과정에서 오빠와 삼촌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폭력과 상처로 얼룩진 성장과정이었음을 에바에게 고백하게 된다. 꿀마이를 만나고 온 이후 에바는 우리의 이야기를 책으로 적어내려가기로 결심하게 된다. 그 이야기가 바로 이 책이다. 이야기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에바는 자신을 처음 만난 사람들이 내가 어디서 왔는지 궁금해하며 마치 알 권리가 있다는 듯 대놓고 개인적인 가족관계를 묻는다고 말이다. 하지만 에바 자신이 자신의 뿌리가 어디인지 아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 권리라 말하면 사람들은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치부하며 배은망덕하다고 한다. 나는 이 부분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는 입양인들을 보고 명백히 우리와 다름을 인지하고 그것을 꼬집지만 입양인들 자신이 그 뿌리를 알아내는 것은 입양한 사람을 배신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우리 은연 중에 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의 입맛대로 쓰인 입양동화의 서사가 에바와 다른 입양인들을 옥죄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에바가 자신의 뿌리인 엄마와 아빠를 만난 이후 엄마와 아빠의 호적은 받을 수 있었지만 엄마의 호적에 에버가 등재되는 것이 불가능 하다는 것을 알게되는 장면이다. 이 장면에서 끝내 에바가 지치고 좌절하며 우는 장면에서 어떻게든 그녀를 위로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법적, 행정적 절차가 에바를, 입양인들을 우리가 아님을 선 긋는 장면에서 많은 감정이 교차하는 장면이었다. 🙋♀️ 입양과 관련 있거나 없는 사람들! 입양의 이면을 알고자 하는 사람들! 우리나라가 반성해야 하는 과거를 알고자 하는 사람들! ‘에바’와 ‘꿀마이’에 대해 알고싶은 사람들!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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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소설이라고 믿고 싶은 소설이다. 전체가 허구일 수 있는 소설이지만 독자의 입장에서 소설임을 망각하게 만드는 글이었다. 그리고 허구이기를 바라고 싶은 아픈 진실이 함께하고 있는 글.
이 소설은 한국에서 덴마크로 입양되어진 ‘에바 또 다른 이름 민킴’의 이야기다. 친모를 만나 오열하며 서툰 한국말로 ‘어움마’를 부르짖는 감동의 상봉스토리는 아니다. 그렇다고 기저에 그런 감정이 전혀 배제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조금 다른 모양의 감정으로 표현하고 있을 뿐.
민킴이 ‘도’라는 책을 출간하고 여성지에 인터뷰를 한 직후 한 입양인 여성이 이런 편지를 보낸다.
“나는 줄곧 내가 정신병을 앓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어쩌면 나는 그저 입양되었을 뿐일지도 모른다고.” 민킴이 이라는 주인공이 이 책을 통해서 일관되게 하고 있는 이야기다.
민킴은 함께 입양되었던 친구 꿀마이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그 내용으로 소설을 이어간다. 그런데 그 중간 한 대목. 내 목구멍에 콱 걸려 숨 막히는 대목이 있었다.
배정받았던. 가족.
더 이상 설명이 필요할까. 그래서 그런 얘기를 했었다. 제발 이 소설이 허구이기를. 하지만 안다. 허구가 될 수도 되어서도 안된다는 것을.
비행기를 타고 덴마크로 보내진 아이들. 황새가 아니라 비행기가 데려온 현대적인 아이들. 그 아이들이 정신병처럼 앓고 살았을 상처와 아픔을 이제는 마주해야 한다.
아무도 몰랐을 그리고 앞으로도 절대 전부를 이해할 수 없을 그들의 아픔을 함께 읽어 내려가고 많은 사람들과 나누는 것으로 나의 첫 마음을 전한다.
소설 중간 민킴이 엄마를 부르는 장면이 있다. 번역가는 번역하는 대신 ‘OMA’라고 썼다. 그 말을 소리 내 따라 읽으면서 어설프게 엄마를 부르는 민킴의 모습이 떠올라 미안하게도. 가슴이 아팠다.
그리고 소설 「민킴」이 온라인 서점에서 북유럽소설로 분류되어질 수밖에 없는 당연하지만 이상한 현실이 소설과 닮아 있어 그것조차 오늘은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민킴 #산지니 #에바틴트 #해외입양 #불법입양 #소설 #팔여나간아이들 #도서협찬_출판사(산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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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_
📌“나는 비행기 옆구리에서 태어났다.” 이 문장은 《민 킴》이라는 책을 받아 읽기 전부터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한 사람이 자신의 출생을 이렇게 표현한다는 것은 낯선 나라로 보내졌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태어나자마자 자신의 삶의 출발점에서는 분리되고, 자신의 이름과 가족, 언어와 기억까지 다른 체계 속에서 다시 부여받아야 했던 한 인간의 감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1975년, 김남숙과 김미인은 다른 여덟 명의 아이들과 함께 한국에서 덴마크로 입양된다. 남숙은 에바가 되고, 미인은 꿀마이가 된다. 같은 날 같은 비행기를 타고 떠난 두 아이였지만, 두 사람이 살아온 삶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어린 시절 서로 편지를 주고받던 두 사람은 열두 살 무렵 연락이 끊기고, 무려 30년이 지나 다시 만난다. 그리고 그 만남은 보통의 재회가 아니었다. 한 사람은 자신이 겪어온 삶을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다른 한 사람은 그 이야기를 듣고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두 여성의 기억은 한 권의 책이 된다. 🤔 “왜 입양인의 삶을 하나의 이야기로만 말해왔는가?” 이 책에서 느낀 것은 ‘입양’이라는 단어 하나로 너무 많은 삶을 단순화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었다. 입양을 이야기할 때 흔히 사랑, 새로운 가족, 새로운 삶, 구원 같은 단어를 먼저 떠올린다. 물론 실제로 입양을 통해 사랑과 안정된 삶을 얻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모든 입양인의 경험을 대표할 수는 없다. 누군가에게는 가족을 얻은 일이었지만, 누군가에게는 가족과 뿌리를 잃은 일이었고, 또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가족 안에서조차 폭력과 학대를 경험해야 했던 일이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감사해야 한다’는 말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 겉으로 보면 선의에서 비롯된 말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말을 계속해서 들어야 하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고통을 말할 권리를 빼앗는 말이 될 수도 있다. 새로운 가족을 얻었으니 감사해야 하고, 다른 나라에서 살게 되었으니 감사해야 하고, 경제적으로 더 나은 환경에서 자랐으니 감사해야 한다는 논리는 그 사람이 실제로 어떤 일을 겪었는지를 묻지 않는다. 더 나은 환경을 제공받았다는 사실과 상처받지 않았다는 것은 전혀 같은 의미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민 킴의 이야기는 이 책을 입양 에세이나 성장담으로만 읽을 수 없게 만든다. 입양 가족 안에서 경험한 폭력과 학대, 그리고 그것을 말할 수 없었던 시간은 ‘새로운 가족을 얻었다’는 한 문장으로 절대로 지워질 수 없다. 더 아픈 것은 아이를 국경 너머로 보내는 과정에는 여러 기관과 서류와 절차가 존재했지만, 그렇게 보내진 아이가 그곳에서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를 지속적으로 지켜보는 장치는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이를 보내는 시스템은 있었지만 아이를 보호하는 시스템은 부족했다는 문제의식은 무겁게 다가온다. 그리고 또 하나 오래 생각하게 된 것은 이름이었다. 김미인이라는 이름을 떠나 꿀마이라는 이름으로 살아야 했던 한 사람이 다시 자신의 이름을 찾는 과정은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타인이 붙여준 정체성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신의 존재를 정의하는 일이었을 것이다. 이름은 생각보다 훨씬 깊은 곳에 있다.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나를 누가 불렀는지, 어떤 기억 속에서 자라났는지를 모두 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 킴이 자신의 옛 이름을 되찾고 스스로를 새롭게 명명하는 과정은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 중 하나처럼 느껴졌다. 빼앗겼던 이름을 되찾는다는 것은 자기 삶의 서술권을 되찾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못생긴 아이에서 특별한 사람으로 변해 가는 시절을 맞았다.” 하지만 이 문장을 읽으며 오히려 뒤에 이어지는 생각이 더 아프게 다가왔다. 외모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고, 모델로 활동하고, 사람들이 자신을 예쁘다고 말해주어도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은 쉽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어린 시절 반복해서 ‘다르다’고 느꼈던 경험. 즉, 피부색과 얼굴 생김새, 언어와 문화가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다는 것은 매일 자신의 존재가 주변과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는 “동양적으로 예쁘다”는 칭찬이었을 말조차 그 사람에게는 자신이 여전히 ‘다른 사람’이라는 사실을 확인시키는 말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씁쓸했다. 또 하나의 장면은 아이와 함께 금발의 공주가 등장하는 그림책을 읽다가 결국 그 공주의 머리카락을 검은색으로 칠해버렸다는 부분이다. 🔖“나는 매직펜을 들어 그 금발 공주의 머리칼을 검은색으로 칠해버렸다.” 이 짧은 행동에는 생각보다 많은 감정이 들어 있다고 느꼈다. 어린 시절의 자신에게는 세상의 아름다움이 언제나 금발과 하얀 피부, 자신과는 다른 모습으로 표현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자신의 아이와 함께 책을 읽는 순간, 그 세계를 직접 바꾸어버린 것이다. 금발의 공주를 검은 머리의 공주로 바꾸는 작은 행동. 그것은 “우리의 모습도 이야기 속에 있어야 한다”는 선언이 아니었을까. 나는 이 장면을 읽으면서 책이나 미디어 속에 등장하는 ‘평범한 얼굴’이 과연 누구를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는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어린아이가 자신과 닮은 사람을 이야기 속에서 만나는 것은 ‘나도 이 세계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감각과 연결될 수 있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민 킴의 이야기를 읽으며 마음이 무거웠던 부분은 폭력으로 인해 한 사람이 점점 말을 잃어가는 모습이었다. 🔖“점점 더 희미해지고 긴 문장으로 말하기를 멈추고 느리게, 더 느리게 말하기 시작했다.” 이 문장은 폭력의 결과를 굉장히 조용하게 보여준다. 폭력은 반드시 몸에 남는 상처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사람이 자신의 목소리를 잃어가는 과정 역시 폭력의 흔적일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과 연결해서 생각하면 더욱 의미가 깊어진다. 말하기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 누군가에게 자신의 경험을 말한다는 것은 때로 다시 그 기억 속으로 들어가는 고통스러운 일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말한다는 것은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없었던 일로 만들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에바와 민 킴의 이야기는 상처를 상처라고 부를 수 있게 되는 과정에 가깝다. 🔖“제 서류에는 제가 고아라고 적혀 있었어요.” 한 사람의 신분을 기록하는 서류에서 ‘고아’라는 단어 하나가 붙는 것은 그 사람의 가족관계와 과거, 자신의 존재를 이해하는 방식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출생과 가족에 관한 진실을 알고 싶어 할 권리가 있다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입양인은 자신의 출생에 관한 가장 기본적인 정보조차 다른 사람의 결정과 제도, 기록에 의해 가려질 수 있었다. 그 사실이 이 책을 읽고 난 뒤에도 마음을 무겁게 했다. ‘뿌리’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의 문제다. 처음에는 뿌리를 찾는다는 것이 자신의 친생가족이나 출생지를 확인하는 문제라고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면 그것이 훨씬 넓은 의미를 갖는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나는 한때 나의 입양이 다행스러운 사건이었고 사랑의 행위였으며 하나의 모험이었다고 들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그러나 이제 나는 그것이 결코 온전한 진실이 아님을 안다”는 고백은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처럼 느껴졌다. 입양이 누군가에게 사랑이었을 수 있다는 사실과, 동시에 다른 누군가에게 상실과 폭력의 경험이었을 수 있다는 사실은 서로 배타적이지 않다. 중요한 것은 어느 한쪽의 이야기를 지우고 다른 하나만을 ‘진실’이라고 부르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민 킴》은 입양을 둘러싼 단 하나의 완성된 서사를 의심하게 하는 책이라고 느꼈다.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이야기가 사실은 누군가가 정리해준 이야기일 수도 있다. ‘버려진 아이가 좋은 가족을 만나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 안에는 아이가 잃어버린 이름, 가족, 언어, 문화, 기억, 그리고 말하지 못했던 감정이 존재할 수 있다. 진실은 때로 아름답지 않다. 불편하고 복잡하며 받아들이기 어렵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진실을 지워도 되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에도 입양이 여전히 합법적 관행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지금도 누군가는 자신의 출생에 관한 진실을 찾고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자신이 모르는 가족의 역사를 찾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는 자신의 부모가 말하지 않는 과거 때문에 설명할 수 없는 공백을 안고 살아갈지도 모른다. 한 사람의 삶을 다른 사람이 대신 정의할 권리가 있을까. 그리고 그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말하고 자신의 이름과 뿌리를 다시 선택할 권리를 우리는 얼마나 존중하고 있는가. 두 아이가 같은 비행기를 타고 한국을 떠났지만, 그 비행기가 데려간 곳은 서로 달랐다. 그리고 3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두 여성은 다시 만나 각자의 삶을 이야기한다. 한 사람은 자신이 살아온 삶을 기록하고, 다른 한 사람은 자신의 옛 이름을 되찾으며 스스로를 다시 명명한다. 그 모습이 참 오래 남는다. 누군가에게 이름을 붙여주는 것과, 스스로 자신의 이름을 선택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일 것이다. 《민 킴》은 그 차이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책을 읽고 나니 ‘뿌리를 찾는다’는 말이 조금 다르게 들린다. 뿌리는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무엇을 잃었는지를 스스로 말할 수 있게 되는 것. 그리고 그 이야기를 다음 세대에게 더 이상 침묵으로 물려주지 않는 것. 그것이 이 책이 말하는 가장 깊은 의미의 ‘돌아감’일지도 모르겠다. 《민 킴》은 입양이라는 제도 속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가 얼마나 쉽게 사라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동시에 말하기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지워진 이름과 기억도 다시 불러낼 수 있다는 가능성 역시 보여준다. 한 사람의 과거를 대신 써주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자신의 과거를 직접 말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것. 이것이 입양과 입양인을 바라볼 때 가장 먼저 배워야 할 태도일지도 모르겠다. 진실은 훨씬 더 거대하고 훨씬 더 감당하기 어렵다. 하지만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누군가의 진실을 대신 지워줄 수는 없다. 《민 킴》이 끝까지 말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것인지도 모르겠다. 당신의 삶을 설명할 권리는 당신에게 있다고. 당신의 이름을 부를 권리도, 당신의 뿌리를 찾을 권리도, 당신에게 일어난 일을 당신의 언어로 말할 권리도 결국 당신에게 있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 자신의 이름을 되찾는다는 것. 그리고 자신의 뿌리를 스스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 그 모든 일은, 비로소 자신의 삶으로 돌아오는 과정이었다. _ #민킴 #산지니출판사 #에바틴드 #신간 #신간소개 #신간도서 #북유럽소설 #소설 #소설책 #소설추천 #소설책추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