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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총점 종이책
작가님이 독자에게 보내는 한 권의 파도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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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환호성 #문학과지성사구소현 소설집 『환호성』 🎆🔖 “이 파도는 너를 위해 박수 치고 있는 거야. 너에게 보내는 환호성이야.“ 도망치고 싶을 때가 있다. 상황도 사람도 마주하고싶지 않고, 어떤 거대한 감정이 나를 짓누르고, 고통에 눈물 흘리는 때는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죽음이라는 소강상태의 유혹과 죽는 순간에만 느껴질, 한번도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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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환호성 #문학과지성사

구소현 소설집 『환호성』 🎆


🔖 “이 파도는 너를 위해 박수 치고 있는 거야. 너에게 보내는 환호성이야.“ 


도망치고 싶을 때가 있다. 상황도 사람도 마주하고싶지 않고, 어떤 거대한 감정이 나를 짓누르고, 고통에 눈물 흘리는 때는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죽음이라는 소강상태의 유혹과 죽는 순간에만 느껴질, 한번도 느껴본 적 없을 고통의 두려움 사이에서 언제나 후자에 지고 말았기에 여전히 나는 살아있고 이 책을 읽게 됐다.


이 책의 인물들 또한 산다는 것에 대해, 살아있다는 것에 대해 질려버린 듯했다. 희망을 찾으려 하지도 행복을 바라지도 않고 그저 피로가 묻어나는 발걸음으로 자신을 힘겹게 이끌어갈 뿐이었다. 삶은 그렇게 쉽게 내쳐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었으므로 마음이 닳아버린 채로 살아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그들에게도 책을 읽고싶은 마음, 허상을 믿어서라도 살아가고싶은 마음, 누군가를 살려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건 정말 이상한 마음이었다. 


상황이 나아진 것도 아니고, 앞으로 나아지겠다는 희망이 보인 것도 아니었다. 그들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았지만 자신이 무엇인가를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여전히 무엇인가를 선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선명하게 느낀 순간이 불현듯 찾아왔다.


그러한 그들의 의지는 너덜너덜한 삶을 이끌던 것만큼이나 큰 힘을 가지고 있어서 회복되지 않은 고통도, 닳아버린 마음도 그대로 품은 채 긴 인생에 있어 유의미한 걸음을 내딛게 할 것이다.


작가님의 첫 소설집에 담긴 여덟 편의 이야기는 마치 별을 보러 온 아이가 새카만 하늘에 실망하면서도 끝내 그 하늘을 뚫어져라 바라보거나, 실망한 채 집으로 돌아가려던 아이가 길을 잃어 다시 한번 하늘을 올려다보았을 때, 아주 찰나의 순간 희미하게 빛나는 별 하나를 발견하는 것 같기도 했다. 어쩌면 이 책은 그 찰나를 이야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누구에게나 있을 삶의 찰나에 작가님이 독자에게 보낸 파도가 우리를 위해 박수쳐주길. 열렬한 환호를 이 책과 함께 보냈음을 알았기에 진심으로 감동받았다.


*이 책은 서평단 활동을 위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





a******s 2026.09.0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결말에 대한 해석을 타인과 공유하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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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작가님에 대한 정보도, 이 단편집이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도 전혀 모른 채 읽기 시작했다. 오히려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읽었기 때문에 작품을 하나씩 만날 때마다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것이 더 재미있었다.가장 먼저 인상 깊었던 작품은 첫 번째 단편인 '시트론 호러'였다. 첫 문장부터 강렬해서 처음에는 미스터리나 공포 장르의 단편인가 싶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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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작가님에 대한 정보도, 이 단편집이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도 전혀 모른 채 읽기 시작했다. 오히려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읽었기 때문에 작품을 하나씩 만날 때마다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것이 더 재미있었다.


가장 먼저 인상 깊었던 작품은 첫 번째 단편인 '시트론 호러'였다. 첫 문장부터 강렬해서 처음에는 미스터리나 공포 장르의 단편인가 싶었지만, 막상 읽어보니 일상적이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가 전개되어 오히려 더 인상적이었다. 다른 작품들도 비슷하게 평범한 일상처럼 시작하지만, 그 안에 독특하고 낯선 소재가 등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익숙한 듯하면서도 전혀 익숙하지 않은 분위기가 이 책만의 매력이라고 느꼈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점은 대부분의 단편이 모든 이야기를 명확하게 설명해 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그래서 결국 어떻게 된 거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책을 읽을수록 오히려 이런 열린 결말이 작품의 재미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가 끝났는데도 등장인물의 이후 모습이나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계속 생각하게 되었고, 다른 사람들은 이 결말을 어떻게 해석했을지도 궁금했다.


특히 '완치'는 읽으면서 상당히 충격적이었던 작품이었다. 사랑과 이기심, 그리고 누군가를 살리고 싶다는 마음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였고,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전개되어 기억에 오래 남았다.


책 제목과 같은 '환호성'도 기대했던 만큼 인상 깊었다. 파도 소리를 박수와 환호처럼 받아들이는 설정이 특히 좋았다.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나이가 들고 어른이 될수록 누군가에게 박수와 환호를 받을 일은 오히려 줄어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래서인지 파도 소리를 좋아한다는 말이 더 와닿았다.


'험악한 세상' 역시 마지막까지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 작품이었다. 이 책의 단편들은 전체적으로 '정답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기보다는 독자가 직접 생각하고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많이 남겨주는 것 같았다.


사실 나는 원래 이렇게 결말이 열려 있는 단편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짧은 이야기 안에서 기승전결이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작품을 더 선호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오히려 완전히 설명되지 않은 결말이 주는 여운도 재미있다는 것을 느꼈다. 책을 덮고 나서도 '이건 무슨 의미였을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하고 계속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환호성'은 읽고 끝나는 책이라기보다 읽은 뒤에 다른 사람과 결말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은 책이었다. 같은 작품을 읽어도 사람마다 다른 해석을 할 것 같아서, 다른 사람들은 각각의 단편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도 궁금했다.


평소와는 조금 다른 단편집을 읽어보고 싶거나, 책을 읽은 뒤에도 이야기의 의미를 계속 생각해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d******9 2026.09.0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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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의 소리를 자기 안으로 번역해낸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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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믿는 일은 생각보다 위태롭다. 거짓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믿을 수 있고, 아무도 믿지 않는 곳에서 혼자 믿음을 키울 수도 있다. 그렇다면 진짜와 가짜를 가르는 것은 무엇일까. 사실일까, 진심일까, 혹은 그것을 믿고 살아낸 시간일까. 구소현의 『환호성』은 이 불안정한 믿음의 지형 위에 세워진 소설집이다. 『환호성』에는 쉽게 믿을 수 없는 세계가 펼쳐진다. 유령과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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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믿는 일은 생각보다 위태롭다. 거짓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믿을 수 있고, 아무도 믿지 않는 곳에서 혼자 믿음을 키울 수도 있다. 그렇다면 진짜와 가짜를 가르는 것은 무엇일까. 사실일까, 진심일까, 혹은 그것을 믿고 살아낸 시간일까. 구소현의 『환호성』은 이 불안정한 믿음의 지형 위에 세워진 소설집이다. 


『환호성』에는 쉽게 믿을 수 없는 세계가 펼쳐진다. 유령과 최면, 사이비 종교와 폐쇄된 방, 멸망을 향해 달려가는 지구 같은 비현실적인 장치들이 등장하지만, 기묘한 것은 그 모든 것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이 소설집에서 비현실은 현실을 벗어나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현실의 작동 원리를 과장해 드러내기 위한 장치로 기능한다. 죽은 자와 산 자의 경계를 넘나드는 유령, 삶의 시간을 건너뛰게 하는 최면, 이미 무너진 세계를 향해 달려가는 종말은 모두 지금의 현실이 품고 있는 어떤 감각을 극단까지 밀어붙인다. 너무 빠르게 흘러가고, 너무 많은 것과 연결되어 있으며, 그만큼 쉽게 잊히고 버려지는 세계. 현실이 충분히 기묘하기에 소설은 현실보다 더 기묘한 장치를 빌려 현실을 보여준다.


그 세계에서 믿음은 삶을 지탱하는 사적인 질서가 된다. 믿을 만한 근거가 사라진 자리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살아남기 위한 작은 세계를 만든다. 한 사람과의 관계일 수도 있고, 방 한 칸일 수도 있으며, 종교나 신념처럼 거대한 형식을 취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크기가 아니라 바깥의 불확실성을 견디기 위해 내부에 확실성을 구축한다는 사실이다. 구소현의 인물들에게 이러한 확실성은 자주 고립의 형태를 취한다. 외부의 판단과 규범에서 자신을 떼어내고 자기만의 감각과 논리를 보존하려는 행위. 그래서 고립은 자기보존의 기술인 동시에 자기폐쇄의 기술이 된다.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난 자리는 존엄을 지킬 수 있는 장소가 되지만, 바깥을 차단한 세계는 타인을 자신의 질서 안으로 편입시키거나 지워버릴 가능성까지 품는다. 고립이 깊어질수록 세계는 작아지고, 세계가 작아질수록 그 안에서 통용되는 믿음은 강해진다.


여기서 『환호성』의 ‘진짜’와 ‘가짜’가 뒤틀리기 시작한다. 거짓임을 알면서도 믿을 수 있고, 가짜인 것을 진심으로 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진심은 사실 여부를 보증하지 않으며, 행위의 정당성도 보증하지 않는다. 사랑이 진심이라는 사실과 그 사랑이 타인에게 가한 결과는 별개의 문제다. 자기 자신을 구하기 위해 만든 세계가 다른 사람의 삶을 파괴한다면, 그 세계의 진실성만으로 행위까지 정당해질 수는 없다. 이때 믿음의 문제는 자연스럽게 윤리의 문제로 이동한다. 사적인 확신은 어디까지 개인의 자유로 남을 수 있는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세운 세계가 타인을 배제하기 시작할 때, 그 세계를 여전히 존엄의 공간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 작품은 이 순간에서 피해자와 가해자, 정상과 비정상, 선과 악이라는 익숙한 분류를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상처 입은 사람의 선택이라고 해서 모두 정당한 것도 아니며, 비정상으로 분류된 감각이라고 해서 모두 거짓인 것도 아니다. 인간의 선택은 언제나 타인의 삶과 맞닿아 있고, 바로 그 접점에서 진심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책임이 발생한다.


그래서 이 소설집에서 ‘닿음’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화면을 통해 연결되는 세계에서 타인의 존재는 정보와 이미지의 형태로 가벼워진다. 손가락으로 넘길 수 있는 관계와 저장할 수 있는 기억, 빠르게 소비되고 폐기되는 이미지 속에서 인간은 서로에게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서로의 무게를 경험하지 못한다. 반대로 몸과 몸이 부딪히고, 목소리를 듣고, 한 사람의 속도에 맞춰 무언가를 읽는 순간에는 추상화된 타인이 다시 하나의 몸으로 돌아온다. 이 소설집에서 감각은 단순한 분위기의 장치가 아니다. 정보와 이미지로 납작해진 세계에 맞서 타인의 실재를 복원하는 방식이다. 믿음이 내면에 세계를 만드는 힘이라면, 닿음은 그 세계 바깥에 타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되돌려놓는 감각이다.


표제작에서 파도 소리는 박수 소리처럼 들린다. 실제로 누군가가 보내는 환호는 없는데도, 바깥의 소리를 마음속에서 박수로 번역할 수 있다. 파도는 계속 밀려오고, 우리는 그 소리를 제멋대로 해석한다. 박수라고 믿을 수도 있고, 경고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며, 아무 의미 없는 소음으로 흘려들을 수도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파도가 정말 박수였는지를 판별하는 일이 아니다. 세계가 보내는 신호에 의미를 부여하는 인간의 능력, 그리고 그 의미가 삶을 견디게 하는 힘이면서 동시에 현실을 왜곡하는 힘이 될 수 있다는 이중성이다. 누군가의 환호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아도 그것을 환호로 받아들이는 순간, 세계는 잠시 다른 얼굴을 갖는다. 그 믿음은 구원이 될 수도 있고 착각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환호성』에서 믿음은 진실의 반대편에 놓인 개념이 아니다. 믿음은 진실이 완전히 주어지지 않은 세계에서 인간이 삶을 구성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믿음의 가치는 그것이 얼마나 강한가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그 믿음이 어떤 세계를 만들고, 그 세계 안에 누가 들어오며, 그 바깥에서 누가 밀려나는지까지 함께 보아야 한다. 강한 믿음이 반드시 더 나은 삶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확신이 단단해질수록 그것을 의심하고 수정할 능력은 약해질 수 있다. 『환호성』의 인물들은 독자가 쉽게 편을 고를 수 없는 자리에 놓인다. 각자의 세계 안에서 지나치게 일관된 인물들의 태도는 때로 삶을 버티게 하는 힘이면서 동시에 타인을 밀어내는 폭력이 된다. 구원이라는 이름으로 건네지는 간편한 해답 역시 이 경계 위에서는 힘을 잃는다. 누군가의 삶을 살게 하는 믿음과 누군가의 삶을 파괴하는 믿음 사이에는 선명한 경계가 그어져 있지 않다.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보다 어려운 것은, 믿고 있는 자신을 어디까지 의심할 수 있는가를 견디는 일이다. 『환호성』은 그 불편한 자리에서 멈춘다. 진실을 보장하지 않는 믿음과, 믿음 없이는 버틸 수 없는 인간 사이. 그 사이에서 울리는 환호성은 세계가 인간에게 보내는 축하가 아니다. 아무도 박수를 보내지 않는 곳에서 스스로 만들어낸 박수, 무너지는 세계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바깥의 소리를 자기 안으로 번역해낸 소리다. 그것은 아름답지도 온전하지도 않다. 때로는 자신을 살게 하고, 때로는 타인을 다치게 하며, 때로는 허상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붙잡게 한다. 그럼에도 인간은 의미 없는 파도 앞에서 계속 의미를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 『환호성』이 보여주는 것은 바로 그 불온하고 필사적인 믿음의 형식이다. 살아남기 위해 무언가를 믿어야 하지만, 그 믿음이 만든 세계까지도 의심해야 하는 인간. 멀리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를 박수라고 번역하면서도, 그 박수가 정말 자신을 향한 것인지 끝까지 확인할 수 없는 존재. 어쩌면 이 책의 환호성은 그런 인간이 세계를 향해, 그리고 자기 자신을 향해 보내는 가장 위태로운 생의 신호일 것이다.

   

✏️도서출판 문학과지성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s******6 2026.09.0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환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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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호성>은 제20회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구소현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여덟 개의 작품은 서로 독립적이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작년에 성해나 작가의 <혼모노>가 있었다면 올해는 구소현 작가의<환호성> 이 아닐까 싶다.진짜와 가짜, 선과 악의 미묘한 경계를 섬세하게 그려낸다.좋은 질문이 담긴 소설을 보면 바로 독서모임을 하고 싶어 지는데 이 책이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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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호성>은 제20회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구소현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

여덟 개의 작품은 서로 독립적이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작년에 성해나 작가의 <혼모노>가 있었다면 올해는 구소현 작가의

<환호성> 이 아닐까 싶다.

진짜와 가짜, 선과 악의 미묘한 경계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좋은 질문이 담긴 소설을 보면 바로 독서모임을 하고 싶어 지는데 이 책이 바로 그렇다.

사이비종교나 사기에 당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어떻게 믿을 수 있지라는

말을 하곤했다. 

속도 있다는 것을 믿고 있다는 마음으로

자신을 속이는 인물들을 만나고 나니 이제는 그들을 함부로 폄하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소설들엔 소외당하거나 폭력을 당한 약자들이 나오고 그들을 도와주는

또 다른 약자들이 등장한다.

절박한 심정을 누구보다 아는 이들이기에 그 손을 놓지 못하는 것이다.

기도원에서 함께 자란 승현과 재원은 사이비종교의 교주를 따라 부모가 죽자 고아가 된다.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되었으나 승현도 재원도 둘 다 사회에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 의심이 들 때마다 말이야. 속고 있다는 기분을...... 

믿고 있다는  기분으로

바꿔서 생각하면 가능해. 나는 지금 속고 있는 게 아니야. 믿고 있는 거야. 이렇게.

 지금 이 순간을 믿을 건지

속았다고 생각할 건지는 내가 선택할 수 있으니까. 끝까지, 정말 끝까지 가보면 돼." p.51


회사에서 투명인간 취급을 받고 있던 승현은 누군가 자신을 망쳐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재원을 만난다.

재원은 교주의 죽음으로 해체된 사이비종교를 다시 부활시켜 놓았던 것. 

자신의 부모가 교주에게 그랬던 것처럼 사람들이 재원을 아무런 의심 없이 믿자

 재원은 스스로 자살을 선택한다.  


보육원에서 함께 자란 조와 도르마무의 이야기인 <완치>를 보면 승현과 재원의 

또 다른 버전을 보는 듯하다. 암에 걸린 도르마무를 위해 무엇이든 해야 했던 조는

 신약 사기에 걸리고 그 마음을 이용해 다시 사기를 친다. 암환자가족을 상대로

 가짜 약을 판매하는 것은 너무도 쉬웠다. 바로 자신이 그 심정이었기 때문에.

<화이트데이>의 재원과 <완치>의 조는 믿을 수 있는 것이 하나밖에 없는 사람들을

 대변하는 동시에 그들을 속인 자들이다. 스스로에게 벌을 내린 재원과 다르게 

 <완치>에서는 그 벌을 도르마무가 받는다. 


<환호성>의 세경은 회사에서 투명인간 취급을 받는 승현과 꼭 닮아 있다. 생일자 명단에서도, 

문서에서도

사람들은 세경을 상습적으로 누락시킨다. 일곱 개의 소행성이 지구를 향해 날아오는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왕따를 시키고 누구는 그 사실 때문에 울적하다. 

스스로 생일을 자축하던 세경은 기차역에서 우연히 만난 동창 콘을 따라 부산으로 향한다. 

6년 전 고졸에 무직자였던 세경은 콘을 못 본 척했는데 오늘 생일이라는 말에 콘은 선물까지 사서 안긴다.

인류 역사의 마지막 챕터일 수도 있는 시기, 테러를 앞둔 콘은 세경에게 파도소리를 녹음해 들려준다. 


이 파도는 너를 위해 박수 치고 있는거야. 너에게 보내는 환호성이야. 힘들 때 들으면 힘이 좀 될걸.:) p.151


세경과 콘의 이야기는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다 살인을 저지른 복현과 그녀를 잠시

 가르쳤던 입시학원 선생 은호이야기로 연결된다. 복현은 살인을 저지르고 바로 은호를 

찾아오는데 은호는 뿌리치지 못하고

숨겨준다. 이 책에 나오는 인간관계들은 툭하고 건드리면 끊어질 것처럼 미약하지만

 그래서 더 상처를 받고 더 위로를 받는다. 

은호가 자수를 앞둔 복현에게 아이돌 콘서트 티켓을 구해주는 장면을 보며

 이런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순간 바로 헌것이 되어버리는 광고계에서 일하는 지한이 

살기 위해 선택한 '18개월의 최면'은 가장 공감이 되는 부분이었다.

죽은 것도 아니고 산 것도 아닌 상태로 삶을 견디는 지한은 

존재하고 있지만 살아 있지는 않다는 것을 매번 실감하는 유령 공선을 보는 듯했다. 

10년 차 유령인 공선이 하루를 꽉 찬 느낌으로 사는 걸 보면서 왜 죽어서도 쉬지 못하는지,

애잔하기만 하다.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시간이 오래 걸려도 틈틈이 끝까지 다 읽는

독서메이트를 좋아한다고 하니 공선을 위해서라도 그래볼까 한다. 


 그 짧은 찰나의 선행들이 마음속에 콕콕 박혀 폭죽을 터트리고 싶은 소설,

<환호성>이었다. 





#환호성 #구소현 #소설집 #문학과지성사

#자몽커피 #서평단 #진짜가짜 #선과악 #사이비

#지구종말 #가정폭력 #유령 


e*****0 2026.09.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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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어두움을 간직한 사람에게 건네는 위로
"내면의 어두움을 간직한 사람에게 건네는 위로" 내용보기
총 8편의 단편 중 세 편[시트론 호러, 환호성, 오토매틱 블루베리] 위주로 서평을 작성하고자 한다.[시트론 호러]공선은 유령이다. 유령이라 아직 떠오르지 않는 호수의 시체를 볼 수 있었고 사람들이 뭐 하는지도 볼 수 있었다. 공선은 다시 살아 있을 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 했으나 책을 보고 싶었고 비눗방울도 불고 싶었고 무엇보다 소설을 써보고 싶어 했다. 대학생 효주는 직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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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8편의 단편 중 세 편[시트론 호러, 환호성, 오토매틱 블루베리] 위주로 서평을 작성하고자 한다.


[시트론 호러]

공선은 유령이다. 유령이라 아직 떠오르지 않는 호수의 시체를 볼 수 있었고 사람들이 뭐 하는지도 볼 수 있었다. 공선은 다시 살아 있을 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 했으나 책을 보고 싶었고 비눗방울도 불고 싶었고 무엇보다 소설을 써보고 싶어 했다. 대학생 효주는 직접 쓴 소설의 강령술을 지민과 함께 실행해 보고자 한다. 사람인 두 친구와 유령인 공선은 당연히 이 강령술이 성공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순간적으로 갑자기 강령술이 성공하는데...

: 흔하게 유령을 생각하면 겁을 먹게 마련이지만 이 유령은 어쩐지 애잔하다. 외로워 보이고 그저 책 읽기를 좋아하고 소설을 써보고 싶어 하는 어떻게 보면 순수한 유령 같다. 한 번도 유령의 시선에서 사람을 바라보는 걸 상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 시트론 호러가 첫 번째 단편으로 보여주면서 구소현만의 소설의 세계로 들어가 보는 막의 시작임을 보여줬다. 누군가의 관심 혹은 온길이 필요한 것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만든다.


[환호성]

세경은 회사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있는 직장인이다. 회사 직원들은 세경과 점심을 같이 먹지 않고, 세경이 중간에 나가도 어디를 가는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마치 세경은 외로운 섬 같다. 기차역에서 학창 시절 ‘콘’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던 현주를 우연히 만난다. 현주는 세경과 달리 모범생이었으며 대기업에 다니고 있었다. 세경은 즉흥적으로 현주를 따라 기차 타고 한 지방을 도착했다. 알고 보니 현주는 마약 한 전적이 있었고, 지금은 한 모임에서 서울 고급 주거를 폭파하려고 준비한 상황이었다. 이를 안 세경은 현주를 어떻게 할까?

: 파도 소리가 박수소리 같다고 말한 게 인상적이었다. 바다의 파도는 보기만 해도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주는데, 이를 박수소리 같다고 하니 수고했다고 인정해 주는 것 같았다. 소설 환호성은 판타지적 요소가 없는 지극히 현실적인 사람들을 모아놓았다. 뉴스만 틀어도 나오는 외톨이 청년과 시위 현장들. 이 사회 안에서 우리는 그 사람들을 위해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만든다.


[오토매틱 블루베리]

지한은 무려 일 년 동안 최면에 걸려있었다. 이는 유정의 추천을 받아 시작한 일이었다. 트렌드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 광고대행사에서 살아남기, 남자친구와의 갈등에서 살아남기, 자신의 우울증과 점차 악화되는 어머니의 치매 속에서 살아남기. 지한에겐 살아남아야 할 게 산더미였다. 살려면 최면을 걸 수밖에 없었다. 지한뿐만이 아니라 유정도 마찬가지였다. 유정은 학창 시절 자살을 시도했지만 나무에 걸려 살아남았다. 이 장면을 지한이 보고 신고하며 유정은 살았다. 지한은 유정을 보고 “너 정말 운이 좋았어. 너는 죽으면 안 되는 사람이야.”라고 외쳤다. 성인이 된 지금은 유정이 지한에게 말한다. “너 정말 운이 좋았어. 너는 죽으면 안 되는 사람이야.”

: 내면의 어두움을 간직한 사람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어둡지만 약간의 희망을 빛을 주고자 했던 소설 ‘오토매틱 블루베리’다. 현실을 잊고 싶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지한과 유정 역시 현실을 잊고 싶었고 그럼에도 억지로 살아가야 했기에 무감각해질 수 있는 장기간 최면을 택했다. 살기 위해 무의식으로 들어가야 함을 선택한 게 안쓰럽다. 세상은 왜 이리 버거운 것일까. 그 버거움을 우리는 건강하게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어두운 내면을 솔직하게 꺼내면서 한 마디의 위로를 건네주고자 했던 저자의 간절한 마음이 돋보인다.


*해당 도서는 문학과지성사 출판사로부터 서평 작성을 위해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주관적이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s*******6 2026.08.3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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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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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하고 아름답고 지독한 소설집. 이야기 하나하나가 가슴에 콕콕 박히는 기분이 들었다. 단편임에도 모든 내용이 머릿속에서 떠나가질 않았던 책이다.이 책에는 어떤 경계도 없는 이야기들이 마구잡이로 튀어나온다. 유령이지만 살아있는 사람처럼 독서를 즐기기도 하는 주인공이 나오기도 하고, 자신의 평생을 옭아맨 종교의 교주가 된 주인공이 나오기도 한다. 과연 상상할 수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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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하고 아름답고 지독한 소설집. 이야기 하나하나가 가슴에 콕콕 박히는 기분이 들었다. 단편임에도 모든 내용이 머릿속에서 떠나가질 않았던 책이다.


이 책에는 어떤 경계도 없는 이야기들이 마구잡이로 튀어나온다. 유령이지만 살아있는 사람처럼 독서를 즐기기도 하는 주인공이 나오기도 하고, 자신의 평생을 옭아맨 종교의 교주가 된 주인공이 나오기도 한다. 과연 상상할 수 없는 것들을 현실적으로 풀어낸 매력이 있어 오싹하고 흥미롭다.


내가 좋아하는 단편은 <완치>이다. 보는 내내 숨막히는 스릴러 호러 영화를 보는 느낌이 났다. 꿉꿉하고 습하고 기분이 더러우면서도 그 매력에 빠져 더 깊숙한 구석을 파고들어 책을 읽고 있었다. 몰입감 있고 깨어나기 어려웠다.


이건 아무리 상상에 상상을 더하더라도 나올 수 없는 짜임을 보여준다. 작가가 나와 같은 사람이 맞나 의심이 될 정도로 소름이 돋는 글들이 빼곡하다. 밤이 길어지는 겨울에 한 번 더 꺼내보고 싶었다.


*도서제공



1*******s 2026.08.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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닿음이 주는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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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살고 있는 한 세상은 계속돼야 해. 아무리 끔찍한 세상이라도 말이야.”누군가의 눈에 띄지 않고 싶다는 상상을 종종 한다. 내 모습이 초라하게 느껴질 때 그런 생각을 하곤 한다. 그리고 그런 생각이 깊어지면 세상 속에서 사라져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시트론 호러> 속 주인공인 10년차 유령 공선은 어디로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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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살고 있는 한 세상은 계속돼야 해. 아무리 끔찍한 세상이라도 말이야.”


누군가의 눈에 띄지 않고 싶다는 상상을 종종 한다. 내 모습이 초라하게 느껴질 때 그런 생각을 하곤 한다. 그리고 그런 생각이 깊어지면 세상 속에서 사라져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시트론 호러> 속 주인공인 10년차 유령 공선은 어디로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볼 수 있지만 동시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유령이다.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고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공선은 아무런 존재감이 없다. 처음에 공선은 그것이 좋았지만, 이제 공선은 만질 수도 없고 느낄 수도 없는 것에 슬픔과 허무를 느낀다.


닿고 싶어하는 유령을 보면서 '닿음'이 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품에 안는 것, 손을 맞잡는 것, 과일과 그 밖의 맛있는 음식들의 맛을 맛보는 것, 계절의 바람과 온도를 느끼는 것.. 많은 것들이 닿아야만 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이 닿음들은 기쁨을 주고 위로가 되기도 한다. 서로의 온도를 전하는 것, 그게 사람이건, 공장에서 찍어낸 상품이건, 혹은 자연이 주는 것이건간에 서로의 온도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소중한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어디로든 갈 수 있고, 볼 수 있고,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는 유령도 닿지 않음에 우울해하고 슬퍼하는 모습을 보면서, 공선에게는 미안하지만 닿음을 느낄 수 있음에, 살아있음에 새삼 감사를 느꼈다.



"나는 항상 글을 쓰며 '이들을 끝없는 절망에 갇혀 있게 두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 p.361 '작가의 말' 중에서


사람과 닿기를 소망하는 영혼, 사이비 종교를 이끌면서도 사실은 믿지 못하는 사람, 생일 날 누구의 축하도 받지 못하는 사람, 최면을 통해 '정신적 안락사'를 택하는 사람들...


소설 속에는 수 많은 이들이 나온다. 대부분 슬프고, 외롭고, 아프다. 괴로운 상황들을 견디고 있다. 그러나 죽음에 이르지 못하고, 다시 하루를 살게 되는 것은 이러한 닿음들에 있는 것 같다. <환호성>의 주인공이 파도 소리를 들었던 것처럼, <요술 궁전>에 선우와 환이 서로의 곁에 있기에 살아있는 것처럼.


앞으로 작가님이 또 어떤 글을 써나가며 사람들에게 '파도 소리' 같은 환호성을 들려주실 지 기대해본다.



p. 26. <시트론 호러>

상대방의 하자에서 고유한 사랑을 발견하고 고유한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건 사람과 유령이 똑같았다.


p. 29. <시트론 호러>

다시 살고 싶은 건 아니었다. 절대로 살아 있을 때로 돌아 가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닿고는 싶었다.

책도 직접 넘겨 보고, 잔디도 손으로 쓸어보고 싶었다. 호수 밑에 가라앉아 있는 시체도 더 훼손되기 전에 서둘러 끌 어 올려주고 싶었고, 잔디밭에 한가로이 누워 있는 저기 저 사람이 범인이라고도 말하고 싶었다

비눗방울도 터뜨려보고 싶었고, 시고 달고 씁쓸한 아이 스크림도 맛보고 싶었다. 친구도 만들어보고 싶었고 소설도 써보고 싶었다.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건 무엇보다도 공선은 이런 소설과 이런 장면을 굳이 쓴 작가를 한번 끌어안아보고 싶어졌다.


p. 80 ~ 81. <완치>

그녀는 죽음을 향해 걸어가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고, 그 충동을 왜 억눌러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죽음에 대한 충동보다 더 큰, 죽기 직전에 견뎌야 할 두려움과 삶에 대한 미련을 이기지 못해 결국 죽지 못하는 자신에게 실망했다. 바다는 늘 도르마무를 기다렸다. 그녀는 자신을 기다려 주는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p. 198. <험악한 세상>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살고 있는 한 세상은 계속돼야 해. 아무리 끔찍한 세상이라도 말이야.”

p***d 2026.08.2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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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라고 믿고 싶은 것을, 정말 믿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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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으면서 눈이 땡그래지는 전환들이 참 많았다. 작가는 "잘 따라오고 있지? 이제 재미있는 걸 보여드릴게요..." 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이야기로 읽는 사람을 쑥 끌어들인다. 너무나 유려한 필법이라고 생각하며 독자의 입장에서 맛있게 즐겼다. 사건을 사건이라 여기지 않고 빠르게 지나가는 열차처럼 바라보는 시선이 아주 매력적이었고 소설에 완결이라는 딱지를 붙이지 않고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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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으면서 눈이 땡그래지는 전환들이 참 많았다. 작가는 "잘 따라오고 있지? 이제 재미있는 걸 보여드릴게요..." 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이야기로 읽는 사람을 쑥 끌어들인다. 너무나 유려한 필법이라고 생각하며 독자의 입장에서 맛있게 즐겼다. 사건을 사건이라 여기지 않고 빠르게 지나가는 열차처럼 바라보는 시선이 아주 매력적이었고 소설에 완결이라는 딱지를 붙이지 않고 완전히 열어버리는 방식으로 끝맺는 것이 좋았다. 어떤 사건에 대해 생각하고 인물을 바라보는 것은 오로지 독자의 몫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투명하게 그려지는 인물들의 미래가 기억 속에 오래 남을 것 같다.


<환호성>을 다 읽으면 이 모든 인물들을 마주하고 그들에 대해 오래 생각했을 작가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구소현이라는 빛나는 소설가를 만나게 되어 기쁘다. 앞으로 그가 그려낼 세계들이 기대된다.


#환호성 #구소현소설집 #환호성_서평단 #문학과지성사 #소설추천

l*******g 2026.08.2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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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소현 소설집 <환호성>을 읽고 -환호할 준비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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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성에 대해 생각한다. 현실의 법칙에 국한되지 않고 그 이상의 상상력이 삶 속에 가까이 닿아 우리의 깊은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순간을 만든다. 판타지와 다른 점은 환상성의 경우가 보다 우리의 인간적인 삶과 면밀하게 붙어있다는 점이다.구소현 작가의 환상은 각각의 단편마다 한 줄기 빛처럼 묻어난다. 주인공은 귀신이기도 하고, 사이비 교주이기도, 치밀한 범죄에 연루되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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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성에 대해 생각한다. 현실의 법칙에 국한되지 않고 그 이상의 상상력이 삶 속에 가까이 닿아 우리의 깊은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순간을 만든다. 판타지와 다른 점은 환상성의 경우가 보다 우리의 인간적인 삶과 면밀하게 붙어있다는 점이다.


구소현 작가의 환상은 각각의 단편마다 한 줄기 빛처럼 묻어난다. 주인공은 귀신이기도 하고, 사이비 교주이기도, 치밀한 범죄에 연루되었다가 오랜 최면에 걸린 뒤 깨어나기도 한다. 일련의 이야기들 사이에서 인물들은 각자의 결핍과 공허를 가진 채 일상을 지낸다. 그들이 가진 허무는 반드시 치료되지 않는다. 그러나 나아지리라는 암시 정도는 존재한다. 대단한 위로나 올바른 믿음이 아니더라도 인물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다음을 기약한다.


진은 속도를 좀더 냈다. 가장 바쁜 시기에 굳이 영화를 보러왔기 때문에 회사에 가면 처리해야 할 일이 아주 많았다.

_<험악한 세상> 200p 


“나도 이 세상이 너무 좋다거나, 막 너무 살고 싶다거나 한 건 아니야. 그냥 예전보다는 힘들고 재미없는 게 나아졌어.”

_<오토매틱 블루베리> 263p


그들은 조용하고 평화로운 휴가를 보냈다. 웃어주는 일과 침묵이 많았다. 서로의 고민과 결정을 서로에게 털어놓지 않았다. 둘은 오랜만에 솔직했다

 _<요술 궁전> 287p


이는 적어도 희망을 가지게 한다. 소설 내에서 일어나는 담백하고 순간적인 죽음(그러나 분명한 충격이 존재하는)에 보호막을 입게 해준다.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비윤리에 가깝다. 뾰족한 완결보다 뭉툭한 연속에 초점을 맞추고 나아간다.


“같이 갈 거지?”

“응.”

파도가 모든 것을 다 삼킬 것처럼 무섭게 치고 있었다. 소리가 굉장했다. 조심하지 않으면 휩쓸려 갈 것 같았다. 사실 그건 박수 소리처럼 들리지 않았다. 환호성도 아니었다. 하지만 마음대로 생각하게끔 했다. 착각하게 만드는 소리였다. 그건 박수 소리가 되기도 하고 환호성이 되기도 했다

 _<환호성> 158p


당신이 한번쯤은 자신만을 위한 환호성을 들었으면 했다. 귀가 먹먹해질 만큼, 우레와 같이 쏟아지는 박수 소리를 말이다. 내가 느꼈던 것을 당신에게도 주고 싶었다. 당신은 받았을까? 두렵고 궁금하다

 _작가의 말 359p


우리가 언젠가 들었을지도 모르는 박수 소리를 상상해 보라. 그것이 환호성이 되어 돌아오는 순간은 가히 환상적일 것이다. 구소현의 소설은 공기층을 계속 마찰하는 두 손처럼 켜켜이 쌓인 거대한 소리다. 선악, 믿음, 죽음, 삶의 안팎에서 다가오는 한 줄기의 현실적인 환상이다.

l*****a 2026.08.3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