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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맥도널드의 또다른 동화 『황금 열쇠』는 황금빛의 책 제목과는 대조적으로 은은한 색감이 마음을 고요하게 어루만져 주는 특이한 동화입니다.
음영으로 표현된 단색 삽화들 사이로 가끔씩 들어가 있는 파스텔톤의 색감은 신비감을 더해주는 느낌이네요. 특히 위 사진의 오른쪽 삽화처럼 커다란 무지개보다, 아래쪽 삽화의 오른쪽 구석에 있는 작은 무지개가 그 보일 듯 말 듯한 아련함으로 책의 분위기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이야기 자체가 동화라고 하기에는 살짝 어려운 감을 주는 구도(求道)의 여정이라, 활자 크기가 큼직큼직한 것에 비해서는 초등학교 저학년에게 권하기 어려운 책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물론 아이들을 염두에 둔 동화이기는 하기에 중간중간 교훈이 될만한 에피소드와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묘사가 들어가 있기는 하죠.
...숲에서 새들과 짐승들과 기어다니는 것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어요. 동물들마다 저만의 언어가 있었어요. 숲 속 모든 동물들은 비슷한 마음을 갖고 있었죠. 말이 달라서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요...(p.46)
...꿀벌들은 자기만 생각하며 두 사람에게 못되게 굴었고요. 꿀벌들은 헝클이와 이끼가 여왕벌의 백성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달았어요. 또 남보다 자기 가족을 사랑하는 게 먼저라고 변명도 했죠. 하지만 사실 꿀벌들은 가난한 수벌 한 마리도 돌보지 않았답니다....(p.56)
...에어란스는 날개를 펴고 좁고 긴 굴을 날아갔답니다. 헝클이는 이와 비슷했던 옛날 기억이 떠올랐어요. 에어란스가 물고기였을 때 헤엄치며 헝클이를 할머니 오두막으로 데리고 갔던 일 말이에요. 에어란스가 흰 날개를 움직이는 순간, 날개에서 온갖 빛깔이 퍼져 나왔어요...(p.67)
선명하게 보이는 부분보다, 살아가는 방식과 삶의 의미, 그리고 진리에 대한 이런저런 묘사가 여운을 많이 남기기에 『어린 왕자』처럼 곁에 두고 함께 성장해가는 책의 느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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