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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명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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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때 점심시간 짬짬이 수필을 한 편씩 읽었는데, 이게 그렇게 재미있을 수 없었다. ㅎㅎ 특히 양주동 작품을 좋아했는데 애석하게도 이 책에는 가장 좋아하는 '몇 어찌'가 없네. 조금 안타깝다. ㅎㅎ 아무튼 그래서 수필을 좋아하게 되었고, 방에 사 놓은 수필모음집이 꽤 있다. ㅋ제목이 '한국의 명수필'인데 진짜 명수필이 많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수필들이 꽤 포진해 있어 참 마음
"한국의 명수필" 내용보기
고3때 점심시간 짬짬이 수필을 한 편씩 읽었는데, 이게 그렇게 재미있을 수 없었다. ㅎㅎ 특히 양주동 작품을 좋아했는데 애석하게도 이 책에는 가장 좋아하는 '몇 어찌'가 없네. 조금 안타깝다. ㅎㅎ 아무튼 그래서 수필을 좋아하게 되었고, 방에 사 놓은 수필모음집이 꽤 있다. ㅋ

제목이 '한국의 명수필'인데 진짜 명수필이 많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수필들이 꽤 포진해 있어 참 마음에 든다. 그 중에서도 '백설부', '권태', '냉면기'를 참 좋아하는데 멋진 수필의 매력이란 실로 대단한 듯 하다. 몇 번이고 되풀이하여 읽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ㅎㅎ

머리말에 어떤 기준에 의해 수필을 골랐는지 엮은이의 설명이 있는데 참으로 명쾌하고 마음에 드는 기준이다. 여기에 한 번 옮겨본다.

한국 현대 문학의 역사를 100년으로 잡는다면 한국 현대 수필의 역사도 통상 그렇게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문학다운 문학으로서의 수필'이라는 면에 초점을 맞춘다면 한국 현대 수필의 역사는 훨씬 짧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엮은이의 생각이다.
개화기에 발표된 유길준의 「개화의 등급」이나 그 후에 나온 신채호의 「조선 혁명선언」같은 글을 지금 수필이라고 부를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애국심이나 계몽 사상을 논설체의 문장으로 쓴 것이어서 거기에는 문학적 감동이 없다. 따라서 신문 사설을 수필이라고 부를 수 없듯이 그것을 수필이라고 부를 수 없다. 만약 앞에서 언급한 작품들이 수필 선집에 실린 경우가 있다면 그것은 엮은 이가 서구의 용어인 '에세이'와 '수필'을 혼동한 데서 나온 결과라 하겠다.
단적으로 말해서 '수필'은 '에세이'가 아니다. 서구의 에세이와 우리의 수필은 분명 다른 개념의 용어이다. 에세이를 '문학적 에세이(literary essay)'와 '비문학적 에세이(nonliterary essay)'로 구분하는데, 수필은 통상 전자, 즉 '문학적 에세이'에만 국한된다. 수필이 문학의 하위 개념이라면 문학성을 획득하지 않은 글을 수필이라고 부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같이 문학성의 유무에 초점을 맞춘다면 한국 현대 수필의 역사는 1920년대 후반으로 봐야 옳다는 이야기다.
나도향의 「그믐달」은 20년대 후반에, 김진섭의 「백설부」는 1939년에, 그리고 이양하의 수필은 40년대에 나왔다. 한국 현대 수필이 예술성을 획득하여 수필로서의 확고한 자리를 굳힌 것은 1959년에 나온 피천득의 「금아 시문선」에 이르러서다.
수필이 에세이와 다른 것처럼 생활 수기와도 다르다. 최근 수필이 저변 확대 되면서 이 두 개념에 대한 혼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생활 수기가 자기 체험을 '기술'한 것이라면 수필은 체험을 '표현'한 것이다. 즉 기술과 표현의 차이만큼 다르다. 다시 말해서 생활 수기가 자기의 체험을 사실대로 옮겨서 쓴 실화라면, 수필은 자기의 체험을 재구성과 형상화라는 과정을 거쳐 예술적 감동을 획득한 글이다. 같은 소재인 신변 잡사를 단순히 기록하면 '신변 잡기'가 된다. 하지만 같은 신변 잡사라 하더라도 언어적 형상화를 통하여 문학성을 획득하면 수필이 된다.
수필은 가치 있는 체험을 아름다운 언어로 '표현'하여 직접적으로 독자에게 감동과 쾌락을 주는 소재 중심의 문학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철학적 또는 사회학적 주제를 논술한 논설문과 신변 잡사를 단순히 기술 또는 서술한 생활 수기나 신변 잡기 같은 글들은 제외 되었다는 것을 밝혀둔다.
(후략)


아무튼 생의 고개 한 구석에 앉아서 다른 이의 인생의 이야기를 한 번 들으며 쉬어가는 것도 험난한 인생 가운데 체득할 수 있는 재미 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z*****i 2008.07.14. 신고 공감 2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