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원이라는 폐쇄적이고 기만적인 공간을 통해 현대 사회의 은밀한 감시 체계와 인간의 타락한 엿보기 심리(관음증)를 날카롭게 파헤친 소설로 실종된 아내를 찾는 서사 속에서 타자화된 육체와 물화된 인간 관계를 목격하며, 도구화된 현대 문명 속 소외와 실존적 허무를 깊이 성찰하게 됨. |
|
아베 코보의 『밀회』는 줄거리만 놓고 보면 꽤 단순하다. 어느 날 새벽, 멀쩡하던 아내가 구급차에 실려 사라지고, 남편은 아내를 찾기 위해 거대한 병원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그곳에서부터 이야기는 우리가 알고 있던 현실의 규칙을 하나씩 벗어나기 시작한다. 읽으면서 가장 기묘했던 건 ‘아내를 찾는 이야기’인데 정작 찾으러 갈수록 무엇을 찾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게 된다는 점이었다. 병원은 치료를 위한 공간이라기보다 감시와 통제가 뒤엉킨 거대한 미로처럼 느껴지고, 의사와 직원들의 행동도 하나같이 어딘가 어긋나 있다. 심지어 자신이 말(馬)이라고 생각하는 인물까지 등장한다. 현실적인 사건으로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악몽 속을 걷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래서 이 책은 ‘재미있다’는 말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웠다. 불쾌하고 기괴한 장면들이 계속 등장하는데도 이상하게 다음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이해되지 않는 상황 앞에서 주인공과 함께 당황하고, 도대체 이게 무슨 세계인가 싶어 헤매다 보면 어느 순간 나 역시 이 병원의 규칙에 길들여지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섬뜩한 생각이 든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감시와 시스템이 사람을 압도하는 방식이었다. 아내를 찾으러 온 남자는 자신의 의지로 움직이는 것 같지만, 병원이라는 거대한 조직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점점 그곳의 질서에 편입된다. 찾는 사람에서 어느새 조직의 역할을 부여받은 사람이 되어버리는 과정이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섬뜩하다. 『밀회』는 친절하게 의미를 설명해주는 소설은 아니다. 오히려 독자를 낯선 공간에 던져놓고 ‘당신이 정상이라고 믿는 세계도 정말 정상인가?’라고 묻는 쪽에 가깝다. 읽고 나서 깔끔하게 정리되는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현실이 조금씩 뒤틀리는 불안감, 이유 없이 감시받는 듯한 답답함, 그리고 그 속에서도 계속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인간의 모습. 역시 아베 코보답다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이다. |
|
리뷰 잘 안 남기는데 책 뒷면이 접혀져서 아쉽네요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택배도 막 뜯었거든요 다음에 주문 할 때는 언박싱 영상이라도 남겨놔야지 되나 싶네요 그래도 책은 잘 읽었습니다 예스이십사에서 반품을 한 적 전혀 없고 주문할때 빳빳한 새 책 온다고 품질만큼은 좋다고 긍정회로 돌리며 생각하는데 이번 건 흐린눈 하겠습니다 꼼꼼한 검수 부탁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