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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에 안주하는가, 현실에 적응하는가..
"그리움에 안주하는가, 현실에 적응하는가.." 내용보기
인민군 출신으로 월남한 이호철 스스로의 이야기를 어느 정도 담고 있는 등장인물 네 명은 북한에서 중공군을 피해 무작정 부산으로 내려온 20세 전후의 젊은이들이다. 화찻간에서 위태롭게 살아가는 이들은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꿈꾸고 있다. 하지만 이들 사이에서 조금씩 갈등이 생기기 시작한다. 반원들과 친해져 적응해나가는 광석과 그것을 못마땅해 하는 두찬의 다툼이다. 두찬
"그리움에 안주하는가, 현실에 적응하는가.." 내용보기
인민군 출신으로 월남한 이호철 스스로의 이야기를 어느 정도 담고 있는 등장인물 네 명은 북한에서 중공군을 피해 무작정 부산으로 내려온 20세 전후의 젊은이들이다. 화찻간에서 위태롭게 살아가는 이들은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꿈꾸고 있다. 하지만 이들 사이에서 조금씩 갈등이 생기기 시작한다. 반원들과 친해져 적응해나가는 광석과 그것을 못마땅해 하는 두찬의 다툼이다. 두찬 뿐 아니라 화자와 하원이도 광석을 탐탁찮아 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 남한에 머무는 현 상황에 적응하는 광석보다 두찬과 일행을 두둔하는 듯한 작가의 목소리는 이호철이 스스로 월남한 작가라는 것으로 볼 때 쉽게 이해가지 않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북한 특유의 경직된 사고가 아닌 적당히 대처하는 조금은 유연한 방식을 가지고 있는 광석을 반어적으로 손 들어 주고 있는 것 같이 보였다. 광석은 화차에서 뛰어내리다 크게 다쳐 죽게되는데 두찬은 광석이 죽은 것에 동요하지 않는 듯 하다가 결국은 광석을 부르며 눈물을 흘린다. 다음 날 두찬은 행방을 감추는데 그가 어떻게 된 것인지에 대한 언급은 없다. 다만 전날 한 반원이 광석의 행방을 물었을 때 두찬은 죽은 광석에 대해 '좋은 곳'에 갔다고 말한 것으로 보아 두찬은 이미 가능성이 희박한 꿈을 가지고 마음의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자신보다도 희망을 가진 채로 편하게 떠난 광석을 부럽게 느꼈던 것임을 알 수 있다. 하원은 차라리 잘 되었다며 돈 벌어서 집도 짓고 고향에도 가자면서 중얼거린다. 하원의 그 마지막 말들은 오히려 절망의 표현 같았다. 소설 속 화자가 별안간 마음속으로 자신도 하원을 버릴 것임을 깨닫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왠지 모르게 찡한 느낌이었다. 항상 말하곤 했던 '우리가 떨어지면 죽는 거야.' 라는 말을 떠올린 것은 아닐까. 나는 실향의 아픔은 겪어보지 않아 모르지만 이 소설의 마지막 장면은 말로 설명하기 힘든 하나의 이미지로 다가오는 느낌이다. 눈송이가 그리워 눈이 보고 싶다고 울면서 중얼거리는 화자와 하원의 모습은 결국에는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타지에서 살아가야 하는 스무살 청년들의 방황과 혼란, 그리고 슬픔을 나타내는 단면인 듯하다.
r*****k 2002.05.27.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