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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갸, 직업이 뭐이가?
"[서평]갸, 직업이 뭐이가?" 내용보기
이 제목이 대배우이신 장민호 선생이 연극, 드라마, 뮤지컬, 오페라도 모자라 악극과 마당놀이에 행사 이벤트 기획, 연출까지 해내는 표재순 선생을 두고 던진 질문이라고 한다.이럴 때 신이 공평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다재다능한 달란트를 한 사람에게만 주셨다고?아마도 장민호 선생은 이북이 고향이었던 것 같다. 딱 우리 아버지의 사투리였다.그 분의 연기모습이 떠올랐다
"[서평]갸, 직업이 뭐이가?" 내용보기

이 제목이 대배우이신 장민호 선생이 연극, 드라마, 뮤지컬, 오페라도 모자라 악극과 마당놀이에 행사 이벤트 기획, 연출까지 해내는 표재순 선생을 두고 던진 질문이라고 한다.

이럴 때 신이 공평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다재다능한 달란트를 한 사람에게만 주셨다고?

아마도 장민호 선생은 이북이 고향이었던 것 같다. 딱 우리 아버지의 사투리였다.

그 분의 연기모습이 떠올랐다. 단정한 선비같은 인상이었는데 무대에 서면 천상 배우였던 분이다.

이 분을 기억하는 것만 봐도 내 나이가 짐작이 되지 않을까.



'표재순'이란 이름은 내가 즐겨보던 수많은 드라마의 타이틀에서 봤기 때문에 너무 익숙하다.

성씨도 특이하니 잊을 수가 없다. 부자는 아니었는데 꽤 일찍 우리집에 TV가 있었다.

당시 최고의 인기작 '여로'가 시작되면 동네사람들이 우리집으로 몰려들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러니 내가 아주 일찍 드라마에는 통달한 팬이 될 수밖에 없었다.

'수사반장'이니 '전원일기'같은 드라마는 말할 것도 없고 '교동마님'이나 '새아씨'도 본 사람이다. 이미자가 불렀던 주제곡도 부를 수 있다.



이런 어마무시한 인기몰이의 드라마를 제작했다는 것 외에도 대한민국 거의 모든 축제나 행사를 기획하고 연출한 분이었다니..그래서 그렇게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장면들이 탄생된 것이었구나.

그 뒤에 작가로만 기억했던 이어령선생도 있었다니 너무 그리운 이름을 또 이렇게 만났다.

이순재, 오현경의 이름을 보는 것만으로도 코끝이 시큰해진다. 그리고 부고 보도가 뜨면 마음이 덜컥한다. 너무 늙어버린 스타들의 이름이 올라왔을까봐. 그래서 검색을 하고 나이를 확인하고 제발 오래오래 우리곁에 머물러 계시기를 기도하곤 한다.

왜 그런 분들이 먼저 세상을 떠나면 이렇게 허전하고 그리운 것일까.

음향효과의 대가이신 김벌래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TV가 대중적이지 않던 시절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그의 수많은 명작들을 듣곤 했었다.



김혜자 선생도 오래오래 뵈었으면 싶은 분이다. '눈이 부시게'를 보면서 이게 혹시 마지막 작품이 되면 어쩌나 하는 조바심이 일었다. 그리고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라는 드라마속 대사를 수상소감으로 말하는 장면에서 눈물이 솟구쳐 올랐다.

도대체 이런 글은 누가 쓸 수 있을까. 글 한 줄이 대사 한줄이 누군가에게는 내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다시 힘내서 살고 싶어지게 하는지를 알고 있는 사람만이 쓸 수 있는 대사가 아닌가.

역시 표재순 선생도 이 장면이 꽤 마음에 드셨던 것이다.



나는 보광동에서 태어나 근처를 죽 돌며 자랐고 지금은 금호동에 살고 있다. 왕십리가 꽤 가까운 동네이다.

과거 미나리밭이나 배추밭이 많았다고 들었다. 이 분이 왕십리 출신이시구나. 

그런데 왕십리만의 독특한 사투리가 있었다니, 문득 '서울 뚝배기'라는 드라마에서 주현이 쓰던 대사가 떠올랐다. '그랬걸랑요' 땅의 지기가 분명 대단한 모양이다. 유명한 예인들이 많이 태어나고 사신 곳이라니.



자꾸 이 책을 쓰다듬게 된다. 당신의 지나온 이야기들을 쓴 것뿐만이 아니라 자신과 함께 건너온 시간을 내게 선물하신 것 같았다. 이제는 아련한 스타들을 만나고 숨겨졌던 일화들을 들으니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한 기분이다. 아 그런데 이런 이야기들을 얼마나 더 많이 들을 수 있으려나.

구순이시니 건강은 하시려나. 120세 시대가 되었다니 다시 힘내셔서 작품하나 올려주셨으면 좋겠다.

이 책에는 내가 잠시 머물렀던 공간과 같이 했던 분들과도 만날 수 있었다.

마당세실의 이영윤대표-무척 엄격했던 분이다-와 인자하시면서도 천상 예술인이었던 김지일 선생님.

한 분은 이미 먼나라로 떠난 것으로 알고 있고 한 분의 소식은 알 수가 없다. 

꼭 한 번 만나뵙고 싶었는데 이렇게라도 만날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다.

우리 시대를 이끌어오신 수많은 예능인들과 기획한 분들...대한민국 K컬처의 원조님들!  수고많이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h********5 2026.09.1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