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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옳음'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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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가짜 과학, 유사 과학을 경계하고 그 허상을 파헤치는 책이라 여겼다. 물론 리센코의 유사 과학을 비판하고, 우생학을 경계한다든지, 당연히 가짜 과학과 유사 과학의 해로움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읽다 보면 약간 당혹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과학적으로 옳다’라는 인식과 주장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핏 과학의 상대주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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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가짜 과학, 유사 과학을 경계하고 그 허상을 파헤치는 책이라 여겼다. 물론 리센코의 유사 과학을 비판하고, 우생학을 경계한다든지, 당연히 가짜 과학과 유사 과학의 해로움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읽다 보면 약간 당혹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과학적으로 옳다’라는 인식과 주장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핏 과학의 상대주의를 설파하는 것은 아닌지 경계하게 된다. 


그러나 지바 사토시가 이야기하는 것은 과학적 진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허무주의와는 분명히 다르다. 과학은 끊임없이 의심하면서 타당한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란 것을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그렇다면 ‘과학적 옳음’에 대한 경계, 비판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그건 ‘과학적 옳음’의 폐해에 대한 예가 리센코의 과학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니까 과학적으로 옳다는 것을 미리 정해놓고 다른 것들을 부정하는 행태에 대한 경계인 것이다. 그것은 우생학도 마찬가지다. 과학을 판단 기준으로 삼는 것은 타당하지만, 과학적 옳음 자체로 모든 것을 해결해 버리려는 과학 지상주의에 대한 비판이기도 하다. 


과학자들도 쉽게 언급하지 못하는 것도 언급하고, 질문하고 있다. 이를테면, 도킨스의 우생학에 대한 접근이라든가, 캄브리아기 폭발, 여섯 번째 멸종(론)에 관한 비판이 그렇고, 생물 다양성 자체가 옳은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그렇다. 그냥 질문 없이 옳다는 것을 전제로 한 과학은 위험하다. 


그는 측정, 즉 숫자로 평가되는 과학도 비판한다. 가치관에 매몰되어 과학적 사실을 평가하면서도 자신의 과학이 가치중립적이라고 주장하는 과학자도 비판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학문적 계보를 까고, 정치적으로 어떤 신념을 지녔는지 등도 밝히고 있다. 과학자들, 전문가들은 과학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의 가치관을 공개해야만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야 사람들이 과학에 관한 이야기를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나는 이 부분을 읽으며 생각을 꽤 했다. 지금까지 책을 쓰면서 나는 내 이야기를 좀 하긴 했다. 하지만 거기에는 내 사회적, 정치적 가치관은 전혀 노출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그게 오히려 잘못된 태도라는 것이니 말이다. 좀 더 생각해 봐야겠다). 


과학자가 자신에 대한 성찰을 강조하는 책이다. 그래서 과학자로서의 자의식이 가득 찬 책이다. 과학에 대한 비판이기도 하면서, 과학에 대한 찬사이기도 한, 묘한 책이다. 모든 걸 동의할 수 없을 것 같으면서도 여기의 모든 논의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불편하지만, 불편함이 혐오로 이어지지 않는다. 기분 좋은 불편함이다. 

YES마니아 : 로얄 n*****m 2026.09.1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