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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희곡을 책으로 읽는 것이 다소 불편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책은 읽기에 아주 편했다 번역도 좋았고 책의 편집이나 구성도 깔끔했다. 체호프의 희곡은 참 희한하다. 비극이라기엔 너무 일상적이고, 희극이라기엔 씁쓸하기 짝이 없다. 대단한 결말이 나는 것도 아니고, 인물들은 여전히 삶의 수렁 속에서 허우적대며 끝이 난다. 등장 인물들은 다들 하나씩 불만이 가득해서 징징대거나 엉뚱한 소리만 해 댄다. 그런데 책을 덮고 며칠이 지나도 묘하게 머릿속을 맴돈다. 생각해보면 <갈매기> 속의 인물들은 참 이상하다. 다들 자기를 사랑해 주는 사람은 눈길조차 주지 않고, 엉뚱하게 자신을 아프게 하는 사람이나 닿을 수 없는 상대를 향해 목을 맨다. 40대인 내가 볼 때 젊은이 들의 아픔이 안타깝다가도 생각해보면 나도 저랬었지... 하는 생각이 스친다.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감사함 보다는 늘 가질 수 없는 것들과 나를 상처 입히는 것들에 마음을 쏟으며 아파했던 것 같다. 이제는 그렇게 하지 않는 다기 보다는, 그런 열정조차 잃어버린 게 아닌 가 싶다. 해피엔딩도 아니고 통쾌한 구석도 없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위로가 된다. 인생이란 게 원래 완벽하게 풀리지 않고, 다들 사랑이든 꿈이든 하나씩 엇갈리며 엉성하게 살아가는 거니까. "그래, 우리 다 이렇게 서툴고 찌질하게 살아가고 있지" 하고 슬그머니 어깨를 툭 쳐주는 것 같은, 그런 묘한 여운을 남기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