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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사회에서 변화의 속도는 무척 느렸다. 자연과 교감하며 그 속에서 가치를 찾았고 그러한 가치는 할아버지, 할머니에서 어머니와 아버지로 또 나에게로 흘렀다. 그러나 산업사회로의 변화는 짧은 시간에 사회를 변화 시켰으며, 우리의 의식과 생활방식을 바꾸어 놓았다. 그러나 생활을 편하게 바꾸어 놓은 유기화학물질이 환경호르몬이 되어 인체에 위협이 된다는 사실은 다시금 우리에게 자연친화적인 가치들이 육체는 물론 정신까지 건강하게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단추와 단춧구멍」은 바로 변화하는 삶 속에서 우리들이 잊어버리는 가치에 대해 말하고 있는 듯하다. 어머니께서 차려주시는 맛있는 밥상이 어린이들을 튼튼하게 한다는 작가의 말처럼 이 동화는 어머니께서 차려주신 건강한 밥상의 맛깔스런 음식과 같습니다. 우리가 늘 사용하는 사물은 호흡을 같이하는 생명이 만들어져 있을 지도 모릅니다.
9개의 동화 속에서는 다양한 일상의 사물들이 나옵니다. 모두 드러나지 않고 묵묵히 겸손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선인장, 소나무도 나오며 마음씨 고운 봄 아가씨와 심술 맞은 겨울 아저씨도 나옵니다. 이 동화책의 사물들은 모두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주인에게 버림받고 어쩔 줄을 모릅니다. 도시 아파트로 이사 가면서 버려지는 밀짚모자, 깨진 화분, 할머니가 끝까지 아끼지만 아파트 옥상에 버려지는 큰 항아리등. 이야기를 읽으면서 아이들은 이 친구들이 왜 외로워지는지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작가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것입니다.
깨진 화분에서 자라난 강아지 풀에서 권정생 선생님의 강아지 똥이 떠오르는 것은 단지 단어가 같아서가 아니라 생명은 모두 소중하다는 따뜻함이 느껴져서 일 것입니다. 겨울 아저씨가 무섭게 봄 아가씨에게 싸움을 할 때 용기 있게 맞선 봄 아가씨, 차가운 눈보라를 봄비로 만들어 버리는 대목에서는 이러한 따뜻함이 승리한다는 통쾌감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작지만 묵묵히 우리의 일상생활을 도와주고 있는 우리 주변의 사물들. 우리가 돌아보며 이름을 불러주면 모두들 반갑게 인사하며 수다를 떨며 올 것만 같습니다. [인상깊은구절] ''깨진화분에 담긴 사랑''에서 추운 겨울을 보낸 화분들이 저 마다 품은 예쁜 꽃들을 서로 서로 축하해 주며 수다는 떠는 장면. "오, 마침내 꽃이 피었구나!" "축하해, 얼마나 기쁘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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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보물을 캐듯 내게로 온 책이다. 아파트 분리수거함 폐휴지함에서 얻었기 때문이다.을 통해서이다. 누군가 버린 것을 주웠던 것이다. 어린이가 있는 어느 집에서 이사를 가면서 아동 도서를 수십 권을 버렸는데, 그 중에 한 권이 이 책이다.
거의 새책 수준에 깨끗한 외모도 마음에 들었지만 특히 나의 눈길을 끄는 것이 '작가정신'이라는 출판사이다. 바로 어제 서평단 이벤트에서 당첨된 이신조 작가의 『우선권은 밤에게』를 흥미 있게 읽었는데, 그 출판사의 책이라니? 마치 어떤 인연인 듯 느껴졌다.
저자인 한상남 선생은 1979년에 한국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발을 딛은 이래, 1995년에 MBC창작동화대상을 받으며 동화작가로도 등단했다고 한다. 한 분야에서 등단하기도 힘든데, 시와 동화 두 분야에서 등단하다니, 저자의 문학적인 저력은 입증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시인의 눈으로 쓴 동화인 탓일까, 시적인 차분함 속에 독자를 향한 따스함이 담겨 있는 듯했다.
이 책에는 '단추와 단춧구멍'을 비롯한 아홉 편의 동화가 실려 있다. 그 작품들의 공통점은 사람과 사물에 대한 따뜻한 사랑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어린이의 눈으로 책을 느끼고, 내 손자들이 자라면 다시 함께 읽자, 라는 마음이 담겨 있어서 일까? 나는 시종 편안한 마음으로 친구를 대하듯 책장을 넘겼다.
어린이를 위한 동시나 동화를 읽을 때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매력은 풍부한 삽화가 담겨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책은 그림이 마음에 들었다.
봄비오는 날 (54~55쪽) 다섯 번째 작품인 '봄비 오는 날'의 삽화이다. 아직도 자리를 내주지 않으려는 겨울을 향해 봄의 여신이 설득하러 가는 장면이다. 나는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느꼈다. 작가가 말하지 못한 부분까지 담겨있는 듯한 삽화를 볼 때는 더욱 즐겁다.
이런 책을 아이들에게 들려주면 아이는 물론 어른의 마음도 너그러워질 듯하다. 나의 아들과 딸에게는 그렇게 할 기회를 놓쳤지만, 앞으로 만나게 될 손자와 손녀에게는 그렇게 해주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