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장본이 아니라고 성토하신 분이 계셔서 몇자 적으려 합니다. 태클거는게 아닙니다.;;;; 저도 책을 구입할 당시 답답한 점이 있었거든요. 책은 보급판,양장본 (외국에선 ''paper''와 ''hardcover'') 으로 나뉘는 데요. ''보급판''은 말 그대로 싼 값에 사람들에게 널리 보급하기 위해서 만든것이 구입하신 재생지 재질의 책을 말하는 거구요. 두고두고 보관할수있는 양질의 책이 하드커버 즉, 양장본입니다. (구입하실때 제목옆 가로안에 양장본, 보급판 이런 말이 있을거에요.) 요즘은 거의 대부분의 책이 양장본으로 나와서 사실 좀 아끼고 싶다 싶은 책들이 가지고 다니다가 상처입는 경우가 많아서 좀 그랬고 휴대하기 무거운 책도 있었는데 이런 보급판이 나와서 여러 단점이 보완되는건 좋은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미국같은 경우도 꼭 두 판본으로 나오지요. 그거 부럽더군요) 문제라면 보급판치곤 너무 가격이 비싸다는 겁니다. 양장본과 거의 차이가 없으니 잘못사신 분들은 화가 나는게 당연하시죠. 가격책정부터 다시 해야할거 같습니다. (저도 이 책의 보급판을 사려했었는데 집에 양장본이 있는데 뭘 굳이 사나싶어 아직도 망설이고 있거든요. 양장본이랑 가격 차가 없는게 가장 큰 이유구요. 한 2~3000원대 정도면 괜찮을듯한데 7000원씩이나 하는건 진짜 =ㅁ=) 보급판과 양장본의 상세 설명도 예스24에서 붙여주었으면 좋겠구요. 사실 저도 도박하는 기분으로 책을 구입했었거든요. 정확히 페이퍼 북인지, 판형이 작다는것인지 그런걸 명시해주었으면 합니다. 그 정도 배려는 힘든게 아니잖아요. 답답스런 마음에 몇자 적어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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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들은지도 참 오래되었다. 베스트 셀러여서 지하철에서도 이 책을 읽는 사람을 본 적이 있었는데 한번 밀려버린 책은 기억속에서 잊혀졌다가 우연히 눈에 띄어 발견되어 이번에야 읽게된 결과를 낳았다. 사실 개인적으로 '향수'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나갈 때마다 뿌리지도 않는다. 향에 민감한 지라 향수로 떡칠을 한 사람을 만나면 '우와~ 좋다!'라는 생각보다는 먼저 재채기가 앞서 나온다. 화장품 또한 향이 짙은 것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나에게 아무런 향도 나지 않는다면 어떨까. 식물은 물론이거니와 동물도 자신들만의 특유의 냄새가 있다. 인간도 예외는 아니다. 자신이 쓰고 있는 바디제품들과 화장품들이 자신의 몸에서 나오는 땀과 섞여서 사람들마다 고유의 향이 있다. 그 향은 때로는 그리움을 불러 일으킨다. 엄마 옷장을 열었을 때 옷에서 나는 엄마냄새 같은 그런 그리움. 우리 엄마만의 냄새. 여기 갓 태어난 아기가 있다. 시장통에서 태어난 아이기는 생선을 자르는 칼로 탯줄이 잘렸다. 그리고 그저 땅에 버린바 되었다. 엄마는 아이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다. 다른 아이들처럼 버려두었을 뿐이다. 죽기를 바랐을까. 그 아이의 운명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아기는 엄마가 처형을 당한 후 갈 곳을 잃었다. 유모에게 맡겨지긴 했지만 유모는 냄새가 없는 아이는 이상하다고 다시 성당으로 돌아와 신부에게 맡겼다. 냄새가 없는 아이라. 아기 냄새는 좋다. 어느 아기라도 마찬가지다. 젖내가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그 위에 살포시 얹어진 아기들만의 냄새. 그런 아기들 냄새가 나는 향수도 좋을 것 같다. 커서 가죽을 취급하는 일을 하던 아이는 자신이 바라는 대로 향수를 만드는 곳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다. 자신이 누구보다도 냄새를 잘 맡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아이의 선택이었다. 자신의 몸에서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은 모른채 그저 누구보다도 향을 더 잘 구별하는 능력만으로 인생을 살아가려는 아이. 아이는 자신의 장점을 이용해서 좋은 향수를 마구 만들어낸다. 아이가 만든 그 향들을 직접 맡아보고 싶다. 강렬하지 않다면 충분히 내 마음에도 들것 같은 그런 향들이다. 동물중에서 가장 냄새를 잘 맡는 것은 개가 먼저 생각난다. 하지만 개는 냄새를 잘 맡을 뿐 그 향들을 구분해 내는 재주는 없다. 이제 제대로 자신만의 향을 만들어 내게 된 아이는 어떻게 살아갈까. 조선시대 조향사를 주인공으로 한 [모란꽃향기가 모랑모랑 피어서]라는 책을 생각나게 한 작품. 향을 소재로 한 책은 흔하지 않기에 낯선 소재를 가지고 이토록 이야기를 촘촘히 꾸려나간 작가의 재주가 놀랍도록 부럽다. 한 사람의 인생을 통해서 향기를 부소재로 삼아서 이야기를 착실히 끌어가고 있다. 어디 한군데 느슨해지지 않고 이야기의 맥락을 끊이지 않고 이어간다. 약간 느슨해졌다 싶으면 강력한 사건 한방으로 주의를 회복시킨다. 역시 베스트셀러였던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늦게라도 책을 읽어서 다행이다 싶다. 물론 저자의 이름은 익히 알고 있으니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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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로 가격 맞추기 하다가 천냥 주고 구매한 '향수'.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배우가 등장해 보지 않았던 영화가 진작에 흥행된 바는 알고 있었지만, 천재니, 살인마니 하는 뻔해보이는 스토리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나보다 빨리 세상에 나온 이 책을 나는 정말 순수하고 무지하게, 아무 동기없이 고작 천원이라는 중고가격 하나만 보고 구매해 읽었다. 책을 읽고 난 후에 나는 쥐스킨트 작품을 모조리 장바구니에 쓸어 담았다.
주인공 그르누이는 냄새로 모든 사물을 꿰뚫어 보는 특별한 재능을 갖고 있지만, 정작 자신에게는 아무런 체취가 없다. 그는 괴물같은 외모와 악마같고 섬뜩한 느낌을 주는 존재로 어딜가나 환영받지 못한다. 태어나자마자 엄마에게 버림받고, 보모의 손을 떠돌아다니다가 여덟살에 무두장이에게 팔린다. 그러던 어느 날, 지금까지 맡아본 적 없었던 냄새가 아닌 향기의 존재를 알게 되고, 향기를 소유하고 지배하고 싶은 욕망을 처음으로 느낀다. 우연히 파리 최고의 향수 가게에 가죽을 배달할 기회가 생긴 그르누이는 향수 가게 주인에게 자신의 재능을 보여줌으로써 본격적으로 향수 일을 배우기 시작한다. 그는 모든 재료들로부터 향기를 얻는 법을 터득하게 되고, 가장 좋은 체취를 얻기 위해서라면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다. 마침내 그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향수를 만드는데 성공한다.
그르누이에게 냄새는 자신의 정체성과 같다. 그는 냄새의 미세한 입자로 사물을 구분하면서 말을 배웠다. 그러나 도덕, 감사, 양심, 희로애락과 같은 냄새가 없는 추상적인 단어 학습에 어려움을 느꼈다. 그는 냄새를 조합해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거나 하는 상상으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르누이는 인간과 사회에 큰 관심이 없다. 감정이 없다고 해야하나. 괴물같은 외모와 달리 도발적이거나 공격적인 편도 아니고, 오히려 순종적이고 남의 기분을 거슬리게 하지도 않았다. 냄새와 세상을 소통하던 그의 내면세계에 불을 붙인 것은 어떤 소녀의 향기였다. 소녀의 향기는 그르누이에게 욕망, 괴로움, 흥분, 공포, 그리고 처음으로 느끼는 행복, 인생의 의미와 목적, 목표, 살아있음을 느끼게 했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쥐스킨트는 눈에 보이지 않는 냄새로 인간의 본질을 이야기한다. 냄새로 존재를 기억하는 자신에게 아무런 체취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된 그르누이는 인간의 냄새를 직접 제조한다. 동물의 배설물, 썩은 음식물로 시체 냄새같은 악취 위에 식물의 향기를 섞어 완성한 인간의 향수를 뿌린 그르누이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이때까지 아무도 의식하지 못했던 자신의 존재를 사람들이 의식한다는 것이다. 그토록 고독한 환경에서 자란 그가 향기라는 가면을 썼더니 사람들에게 존재감을 인정받은 것이다. 향수의 종류에 따라 사람들의 반응도 달랐다. 이제 냄새를 이용하는 법도 터득하였다. 자신의 능력과 재능을 인식한 그르누이는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최고의 인간 냄새를 만들겠다는 욕망에 사로잡힌다. 어떤 물질로부터 향기는 얻는 일은 영혼을 빼앗는 것과 같다. 꽃, 과일, 나무로부터 정성들여 순수한 향유를 얻고나면 신선했던 재료들은 아름다움과 향을 잃은 껍데기, 즉 찌꺼기가 되었다. 열을 가하지 않고 향을 얻는 냉침법을 익힌 그르누이가 살아있는 생명체의 향을 체취하기 위해 동물에게 접근했을 때에도, 동물들은 자신의 냄새를 탈취당하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저항한다. 그러나 인간은 다르다. 최고의 향기를 만들어 자신을 치장하고 싶어한다. 사람들은 화려한 껍데기로 연출한 분위기에 진실을 분간못하며 이성을 잃는다. 책의 후반부에는 그르누이가 세상에서 가장 좋은 향수의 가면을 쓰고 사람들의 숭배와 찬양을 받지만 역겨움을 느끼는 장면이 등장한다. 사랑받지 못하고 늘 고독했던 그는 단 한 번만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고 싶었지만, 그곳에서 그르누이는 진짜 자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책을 다 읽고 난 뒤 유투브의 영화 리뷰와 다른 사람이 쓴 리뷰들을 읽어 보았는데, 저마다 다양한 해석을 갖고 있었다. 정답에 익숙한 나로써는 한 작품에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는 것은 정말로 재밌는 일이다. 이래서 김영하 작가가 자신의 소설을 교과서에 싣는 일이 거부했구만. 책에는 향수라는 소재의 특유함, 영화를 보지 않아도 눈에 그려지는 문장, 인간의 내면과 외면에 대한 물음이 향기롭게 퍼져있다. 잘 연출된 외면은 눈으로 하여금 진실을 왜곡시키고 믿음을 바꾸게 한다. 그래서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에 가려진 진실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진정한 아름다움을 얻으려면 내면을 가꾸어야 한다. 지금의 나는 악취나는 사람일까, 향기로운 사람일까. (살아있는 걸 보니 향기로운 사람이 아닌 듯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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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리크 쥐스킨트는 사장 좋아하는 작가 중 한명입니다. 그의 책들은 몇번씩은 읽은 듯 합니다. 간만에 다시 한권 꺼내서 읽어 보기로 합니다. <비둘기>와 <향수>중에서 고민합니다. <향수> 꺼내어 침대로 옵니다. 출판사 열린책들은 믿을만한 출판사입니다.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좀머씨 이야기>로 이름이 알려진 작가입니다. 이후 <깊이에의 강요>,<비둘기>,<콘트라베이스>등의 소설을 써왔습니다. 은둔형 작가입니다. 사람을 만나기 싫어해서 상 받는 것도 마다하고 인터뷰도 거절한다고 합니다. 전세계 매스컴의 추적을 받으면서도 좀처럼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작가입니다. 최근에 나온 작품인 <사랑을 생각하다>,<사랑의 추구와 발견>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괴짜는 좋습니다. 평범한 사람보다는 인간적입니다. <향수>는 1985년 발간 된 소설입니다. 한국에서는 2000년에 발매 되었습니다. 발매 2년 만에 30여개국에서 200만부나 팔려나간 작품입니다. 지금 읽는 것은 4번째정도 되는 듯 합니다. 그래도 책의 첫 페이지를 여는 일은 새롭습니다.
나쁜일은 안들키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더 좋은 일은 나쁜일을 안하는 것입니다. 나쁜일인 줄 알면서도 한다는 것은 더 나쁜일입니다.
인간으로서 어쩔수 없는 비열한 모습들을 담담하게 그려냅니다. 문장의 흐름이 좋습니다. 죽죽 읽어나가게 됩니다. 중간에 책을 덮고 화장실을 못 갈정도 입니다. 큰일입니다.
사실 다른류의 소설과는 틀리게 어려운 단어나 격언 같은 것이 없습니다. 최대한 쉬운 문장과 단어들로 글을 써내려 갔습니다. 옮겨주신 강명순씨의 정성도 보입니다.
재미있습니다. 웃음이 납니다.
작가의 위트가 보입니다. 절제된 위트가 좋습니다.
인간은 이기적입니다. 종교적으로도 이기적이고 배타적입니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10명이 죽어야 한다면, 모든 기독교인들은 하나님께 기도할 것입니다. -하나님. 제발 저희 가정만은 살려주세요.- 다른이를 위해 자신이 죽을 수 있는 종교인이 되었으면 합니다.
공포를 인정하면 마음이 편해지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공포를 인정하기란 어렵습니다.
돈이라는 것은 내가 벌면 누군가는 손해를 보기 마련입니다. 지금은 자본주의 사회입니다. 대안은 없습니다. 답답합니다. 시원시원한 문장의 흐름덕에 짧은 시간에 모두 읽었습니다. 다시 읽어도 재미있는 책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담담하게 인간을 비판하는 파트리크쥐스킨트의 글이 매력적입니다. 최근작이 나오고 나서 지금까지 활동이 뜸합니다. 새로운 소설이 나오기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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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는 각자의 향기가 있다. 이제 막 피어나는 아름다운 소녀들에게는 거부 못 할 사랑의 향기가 있다.
온갖 더러운 냄새들로 가득찬 18세기 프랑스 파리..신생아를 방치해 죽인 혐의로 사형된 생선장수 엄마.. 어떤 향내도 없는 악마같은 아이 그르누이. 그는 자기 자신의 향기는 어떤것도 갖지 못했지만 모든 냄새를 맡고 분리하고 섞을 수있는 마술같은 능력을 지녔다. 세상으로 뻗어 있는 자신의 증오를 사람들이 알아주길 바란 그는 사랑스런 소녀 25명을 죽여 그녀들이 가진 향기를 얻고 사형도 벗어났다. 자신의 사형집행장에서 향수의 위력으로 군중들이 사랑의 감정에 복받쳐 서로 뒤엉킬 때 그는 알았다. 그는 향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자신이 그 향에 영향받지 않음을..그래서 또 외로움을... 결국 태어난 파리의 가장 역겨운 냄새가 가득한 묘지에서 향수를 쓴다. 모여있던 온갖 종류의 천민들은 그르누이에 대한 갈망으로 그르누이를 찢어 뱃속으로 삼킨다.
한 번 잡고 다 읽을 때까지 내려놓기 어려운 책이다. 향수 제작과정도 흥미롭고 그르누이의 우울하고 외로운 소외된 인간상도 향수와 무척 잘 어우러져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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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겐 5가지 감각. 즉, 신체의 눈, 코, 입, 귀, 피부의 각각 대응하는 시각, 후각, 미각, 청각, 촉각이 있다. 이와 같은 오감은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인간이 삶을 살아감에 있어 1차원적 생존유지 임무에서부터 고차원적인 고상한 생활에 이르기까지(고상한 일이라 함은 가령 미각을 이용해 음식의 우수 도를 판별하는 미식가, 명작을 인식하는 화가의 눈, 그리고 아름다운 선율을 지휘하는 지휘자의 청각이 아닐까?) 인간 유지 활동에 전반적인 일을 관장한다. 만일 이러한 5가지 감각중 하나라도 부실하거나 상실되었다면? 그는 인간적인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커다란 불편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로 5가지 감각중 하나 혹은 몇 가지가 범속한 인간들보다 월등히 뛰어나다면? 이에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향수’라는 소설을 통해 앞서 제기한 질문에 대해 하나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이 소설은 남들보다 후각이 월등히-가히 신비하다할 정도로-뛰어난 어느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불행했던 그에게 보통 인들은 결코 따라갈 수 없는 경지의 후각을 지닌 것이 과연 그를 위한 신의 축복 인가?란 의문으로 시작한 나의 궁금증은 소설 중반을 읽고, 후반을 읽을 때 까지도 도통 풀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었다. 그러다 이 소설의 주인공 ‘그르누이’가 25명의 소녀를 살해한 죄로 사형을 언도 받았다가 그가 제조한 지상 최대 향수의 힘으로 풀려나는 기적을 행하고도 자기 자신의 정체성에 절규하는 대목을 보며 뛰어난 그의 후각을 신의 축복이나 은총만으로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뛰어난 후각을 지닌 대신 정작 자기 자신의 향기는 가지지 못한 모순적인 설정의 ‘그르누이’ 그것이 향기였든 악취였든 간에 그는 모두가 지닌 자기 자신만의 냄새를 얻지 못한 것이다. 작중에서 이러한 사실은 자신의 정체성 상실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주인공의 끊임없는 번뇌와 맞물린다. 자신을 휘감는 안개 속에서조차 결코 맡을 수 없는 자신의 존재성을(냄새)인식하는 순간 그는 몸서리치는 공포에 휘말린다. 나에게 있어 자아 정체성의 발견은 유년기를 거쳐 청소년기를 보내는 내내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었다. 단순히 ‘윤리’라는 과목에서 제시한 ‘자아정체성의 확립’이라는 거창한 목적에서가 아니라, 자신의 살아가는 의미조차 알지 못한다면 나의 삶은 무의미하고, 일순간 사라져 버린다 해도 어떠한 제기조차 거론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고등교육을 받는 지금에 이르러서도 확정 지을 수 없는 내 자신을 보며 작중 ‘그르누이’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인정해야 했다.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은 하나같이 고독하고, 비극적이며 읽는 이에게 무한한 우울증을 유발 시키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이는 작가의 문학적 성향과도 관련 있지만 그보다 작가 개인 자신의 삶과 깊게 연관되어 있다. 이는 작가의 발표하는 작품마다 독자를 사로잡으며 대대적인 성공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문학상 수상도 거부하고 사진 찍히는 일조차 거부하는 은둔자적 성향이 그이기에 ‘향수’와 같은 소설을 쓸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작중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모두 비극적인 말로를 겪게 되는데 이는 주인공 ‘그르누이’도 벗어 날수 없었다. 자칫 지독한 잔인성으로 인해 독자로 하여금 거부감을 생기게 할 수 있음에도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독특한 위트 넘치는 재치로 마치 악취로 찌든 ‘그르누이’가 지상 최고의 향수로 만인의 사랑을 얻어내듯 기존에 갖고 있는 감정자체를 까맣게 잊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그의 능력에 몸서리 쳐지는 전율을 느꼈다. 아니, 그건 아마 감동이라 불리는 감정이었을지도 모른다. 최근 ‘페로몬향수’라 하여 이 향기를 맡는 이성에게 하여금 호감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제품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이것이 어느 만큼의 효력을 지녔는지 알 길은 없으나 인간은 누구나 ‘향기의 추억’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페로몬’이라 하는 인공적으로 추출하여 상대에게 욕정을 느끼게끔 하는 향기가 아니라 해도 말이다. 나는 가끔 어머니께서 세탁 후 말려 놓으신 옷을 입을 때면 가만히 코에 대고 옷에서 나는 향기를 맡는 경우가 있다. 물론 세제에 함유된 향기가 난다. 하지만 단지 그러한 향기만이 남아 있는 건 아니었다. 세제의 향기보다 더욱 짙게 다가오는 어머니의 내음.... 만일 향기에도 ‘온도’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면 아마도 따뜻한 사랑의 향기가 아닐까? 싶다. ‘그르누이’의 향기에 대한 천부적인 감별능력과 기억력...비록 평범한 보통사람인 나이기에 미쳐 따라갈 수는 없지만 나 같은 사람에게도 향기에 대한 추억은 있다. 어머니의 따스한 향기, 아버지 손에서 나던 구수한 담배냄새, 동생 녀석에게 나던 순진무구한 향기들...그리고 만나는 첫 순간 부터 나를 어느 누군가에게 빠지게 만들었던 사랑하던 그녀의 향기.... 이만하면 나도 ‘그르누이’의 최상의 향수에 버금갈 아름다운 향기의 소유자가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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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코로 세상을 만나는 주인공에게는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한 방법, 그리고 그로 인해 향수를 찾는, 자신이 원하는 향수를 만들기 위한 살인, 결국 세상을 지배하게 되는 자신의 향수 그러나 코로 세상을 만나는 것이 아닌 , 눈으로 세상을 만나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악마처럼 보였습니다. 벌거벗은채 살인을 당한 소녀들의 죽음 그러나 그런 악마의 향수에 매료당하는 그들 둘 중 누가 더 악마에 가까울까요? 둘 중 누가 더 본능에 가까울까요? 둘 중 누가 더 본능에 충실한 걸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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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우리나라에 출간된지는 10년이 넘었다.
그동안 세 번이나 표지를 탈바꿈 해가며 아직까지 사랑받는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작품이다.
정말 기괴한 이야기다. 쥐스킨트답지 않은 글이라 깜짝 놀랬다. 쥐스킨트 답하고 할 것까지는 없겠는데 이전 <좀머씨 이야기> <콘트라베이스> 만 읽은 나로서는 놀라운 것도 이상할 일이 아니지. 앞서 말한 두 작품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니까.
후각에 관해서는 가히 천재로 칭송받을만한 그르누이. 그르누이가 발디니 앞에서 향수를 만들어 보이는 모습은 아, 정말 대단했다. 믿기 힘들 정도로 완벽하게 해내는 그의 천재적인 면모는 독자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아 후에 있을 그의 살인에 대해서도 관대해지게 만든다. 개인적으로는 발디니 앞에서 향수를 만들어 보이는 대목이 가장 재미있었다. 그런데 그르누이가 만든 향수에 모든 사람들이 미친듯이 열광하며 칭송하는 장면은 어쩐지 자연스럽지 못했고 우스꽝스러웠다.
향수. 확실히 사람의 기분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는 것이긴 하다. 가끔 향수를 사용하지만 나는 내 몸에서 좋은 향이 나도록 하기위해 사용하는 경우보다는 그 향기를 맡는 나 자신이 즐겁기 위해 뿌리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몇 향수는 진짜 진짜 기분이 좋아진다. ^^ 그런데 향기로 정말 생면부지의 사람들을 다수의 사람들을 사로잡는 일이 가능할까? 글쎄, 그르누이가 만들었다는 그 대단한 향수를 직접 맡아볼 수 없음이 안타까운 일이긴 하다. 이성을 끌수 있는 페로몬 향수라는 것도 있다지? 그런 것이 효과가 있는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제품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향수는 향기를 담은 물 이상의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이 소설에서 작가의 상상력은 정말 칭찬할 만하다. 어떻게 눈에 보이지 않는 '냄새' 라는 것을 소재로 글을 쓸 생각을 했을까? 이 책에서 가장 매력적인 것은 천재적인 후각을 가진 그르누이가 아니라 향기와 같은 후각적인 개념의 것을 마치 시각적인 것처럼 능란하게 묘사하는 것이다. 후각에 국한된 냄새를 다감각적으로 끌어들이다니.
책을 읽는 내내 드는 의문이, 이것을 과연 어떻게 연기로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영화가 궁금하다. 사실 개봉 당시부터 영화는 그리 끌리지 않았다. 그런데 대체 영화에서는 그르누이의 기상천외함을 어떻게 담았을지 궁금하다. 영화를 한 번 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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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프랑스에 한 남자가 살고 있었다. 이 시대에는 혐오스러운 천재들이 적지 않았는데 그는 그 중에서도 가장 천재적이면서 가장 혐오스러운 인물 가운데 하나였다. 이 책은 바로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그루누이는 역겨운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생선 좌판대에서 태어나 냄새를 지니지 않는 인간 괴물로 살아간다. 냄새에 대해서 천부적인 능력을 타고난 그루누이의 엽기적 살인 행위는 애정 결핍이 원인이었는지도 모른다. 소설의 첫 부분은 매우 강렬하고 인상적이다. 썩은 좌판대에서 몰래 아기를 낳는 여자, 낳은 아기를 바로 생선 내장과 함께 버리는 잔혹한 엄마, 그런 엄마마저 형장으로 사라지고, 버려진 그루누이는 세상의 멸시와 냉대 속에 짐승같은 대접을 받으며 살아간다.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좀머씨 이야기>와 <콘트라베이스>를 통해서 알고 있었다. 그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처럼 쥐스킨트 역시 세상을 등진 은둔자로 살아가고 있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이 책의 초판이 1991년이며 꽤 유명한 작품임에도 이제야 읽게 된 것은 그의 두 소설에서 받은 느낌 때문이었다. 동화처럼 순수하면서도 철학적 깊이를 지닌 두 작품 <좀머씨 이야기>와 <콘트라베이스>와 같은 소설은 잔잔한 영화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향수>는 온통 냄새로 가득하다. 수많은 꽃과 나무 냄새는 기본이고 돌맹이나 유리처럼 생명이 없는 것, 심지어는 바람과 바다, 도시와 사람에 이르기까지 주인공 그루누이가 맡지 못하는 냄새는 없다. 그는 후각 기능으로 냄새를 인식하는 것 외에 냄새의 밀입자까지 분쇄하여 근원적인 재료를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으니 냄새에 관한한 어느 인간도 그를 따라갈 수 없다.
그루누이의 냄새 분석 능력의 탁월함은 작가 쥐스킨트의 예리하고 화려한 문체와 구성력으로 빛을 발한다. 작가는 냄새 천재이자 희대의 살인마 그루누이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우리가 한없이 존경하며 사랑하는 인간들, 작가는 그 이유를 그가 지닌 냄새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는 여자든 남자든 향기를 지닌 사람을 매력적으로 생각하지만 그 냄새가 어떤 냄새인지는 정확히 분석할 수 없다.
우아한 인품, 강렬한 불꽃, 천박한 어릿광대, 가볍고 단순함, 차디찬 유리, 봄날의 개나리, 고유하고 푸른 호수, 넓은 아량과 위엄 등의 냄새를 어떻게 분석할 수 있단 말인가. 다만 느낄 수 있을 뿐이다.
그루누이는 최상의 냄새를 얻기 위해 소녀들을 죽인다. 그에겐 죽은 소녀에 대한 동정심이나 양심의 가책 따윈 없다. 그에게 필요한 건 오직, 최상의 냄새, 향수 뿐이다.
그루누이는 태어나 자라는 동안 단 한 번도 선한 마음을 갖지 못했지만, 그가 자란 환경 역시 단 한번도 선하지 못했다. 그 곁에는 언제나 악인들이 넘쳤다. 선이란, 절로 갖추어지는 것이 아니라 배우고 익혀야 하는 것이다. 그루누이가 타고난 능력은 냄새에 대한 감각이며, 그를 행복하게 한 것도 오직 냄새 뿐이었다. 그런 그에게 선이란, 냄새 그 자체이다.
그루누이는 인간의 냄새를 더럽고 추악하게 느꼈다. 도시에 가득한 인간의 냄새를 참을 수 없었던 그는 산 속으로 달아나 동굴 속에서 7년이나 산다. 인간으로 태어나 인간을 멀리하고, 인간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는 것이 그의 잘못이기만 한 걸까. 그루누이에게 내려진 형벌은 인간에게 살점을 뜯기고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이었다.
우리가 사람에게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것은 후각 기능이 아니라 정신적인 기능과 관련한다. 아무리 평범한 사람이라도 그 사람을 이루는 고유의 냄새가 있다. 그 냄새를 맡을 수 있고, 인정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 사람에게 애정을 보일 수 있다.
그렇다면 그루누이에게도 연민의 눈길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작가 쥐스킨트가 은둔자로 살아가는 이유는 그 어떤 곳에서도 냄새를 풍기고 싶지 않아서가 아닐까.
세상에는 온통 거짓의 냄새가 난무하고 있다. 최고의 향기를 제조한 그루누이를 사람들은 사랑했지만 그는 사실 무취의 인간이었다. 그러니 그가 만든 신의 향기는 가짜이다. 그저 제조된 향기일 뿐이다. 냄새란 가까이서 맡지 않고도 느낄 수 있다. 허상에 쌓여 거짓의 냄새를 맡지만 않는다면.
쥐스킨트는 어떤 사람일까. 우리는 그를 그의 작품을 통해서만 알 수 있고, 그의 향기 역시 작품 속에 깃들어 있다.
내게도 진실의 향기가 깃들어 있기를. |
| 파트리크 쥐스킨트...이 글의 작가이다. 그의 다른 작품인 '콘트라베이스','좀머 씨 이야기'등에서도 굉장히 독특한 작품세계를 볼 수 있었다. 역시나 이 작품도 다른 소설과는 많이 달랐다. '체취가 없는 사람, 하지만 비상한 두뇌와 후각을 가진 사람'이라는 독특한 인물설정부터, 그의 출생부터 죽을때까지의 과정을 상세하고 재미있게 그려낸 그 문체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난 이 소설을 제목만 알고 잘 모르고 있다가, 영화로도 나오고, 사람들이 이 책이 참 재미있더라는 말을 해서 관심을 갖고 읽게 되었다. 오랜만에 재미있게 읽은 장편 소설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