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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부제를 붙이자면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가 좋겠다.
뼈대는 일종의 로맨스 소설과 같다.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 자알~생긴 상류층 남자가 신비한, 그러나 명예롭지 못한 과거를 가진 한 하층계급 여자와 사랑에 빠져 약혼녀도, 부도, 명예도 버린다.
그러나 그녀는 사라져 버리고 그는 수년간 폐인이 될 지경으로 그녀를 찾아 헤멘다. 드디어 만난 두 사람. 결말은?
결말은 바로 그대가 바라고 예상하는 그대로다. 분명 그렇다. 장담하건대 틀림없다.
왜냐하면 이 발칙하고 건방진 존 파울즈라는 인간은 작가라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마구 휘둘러 결말을 몇가지나 만들어놓았기 때문이다!
덕분에 내가 원하는 결말도 맛볼 수 있었지만 왠지 상당히 불쾌하고 찜찜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다.
존 파울즈는 줄곧, 귓가에 앵앵거리는 파리처럼(!) 꽤나 독자와 등장인물 사이를 간섭한다. 당시 이것은 파격적인 기법으로 주목받았다고 한다.
파격이라는 건 늘 그렇듯이 안티를 만드는 가장 쉬운 길이 아닌가. 간섭하기 좋아하는 만큼 간섭받기 싫어하는 나 또한 존 파울즈의 안티임을 선언하는 바이다!
그에 대한 내 느낌을 말하자면 사랑을 나누는 두 남녀 사이에 끼어든 방정맞은 제삼자 정도? 독자와 등장인물은 책장이 넘겨지는 내내 사랑을 나누는 연인과 마찬가지다. 그런데 툭하면 자신을 드러내며 그들을 정신없이 휘저어대는 작가는 건방지기 그지없다.
더우기 나를 경악하게 한 것은 '요렇게 끝날 줄 알았다면 오산이지. 조렇게도 끝낼 수 있지롱~' 이런 식으로 결말을 가지고 놀았다는 데 있다. 아니, 날 가지고 놀았다는 데 있다.
그러나 이같은 작가의 월권(?)에 대한 거부감은 잠시 잊자.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을 대충 적용해서, 작가는 재수없지만(이말이 딱이다) 소설은 흥미롭다.
표면에 드러난 내용은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이다. 그러나 책을 덮은 후 남는 것은 피가 끓어오르는 벅찬 가슴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의 실체를 발견하고는 싸늘히 식어가는 심장이다.
물론 결말은 '핑크빛? 잿빛? 취향대로 골라 잡아'...지만 어떤 결말이라도 '이게 정말 사랑일까' 하는 의문은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 남는다.
그건 나의 현실에서도 마찬가지다. 나는 사랑을 많이 한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고, 또 그들을 무척 사랑한다. 하지만 에로스, 즉 이성간의 사랑에 대해선 참...뭐랄까...확신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내가 한때 힘들게 경험했던 짝사랑. 그게 정말 사랑이었을까? 감정적 스토킹, 또는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욕심이 아니었을까?
내가 이루었다고 생각해온 지금의 사랑. 이건 정말 사랑일까? 안정에의 지향, 또는 심수봉이 정이라고도 부르는 매너리즘은 아닐까?
이런 끊임없는 의문 때문인지 남녀간의 사랑을 다룬 책이나 영화를 요즘 많이 보는데 암만 봐도 허구의 사랑과 현실의 사랑은 점점 동떨어지게 느껴질 뿐이다.
로맨스 소설에 나오는 사랑을 나는 모르겠다. 첫눈에 반하는 게 뭔지 알지도 못하고 사랑에 미친다는 말에는 냉소만 나온다.
그래서 사랑에 관한 한, 나란 사람은 아이러니 그 자체다. 가상의 로맨스에 열광하지만 현실의 로맨스는 믿을 수 없다고 코웃음치니까...
하지만 누군들 자신있게 답을 줄 수 있을까. 내 반쯤은 장담할 수 있는데 자신이 사랑이라고 믿었던 그 감정의 폭풍을 지나온 사람들 중 대부분은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라는 의문을 평생 지니고 살지 않을까 싶다.
이 점에 관해서만은 존 파울즈와 공감대가 형성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내 멋대로 형성했음...^^)
이외에도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이라는 매력적인 배경을 섬세하게 다뤘다는 것 또한 이 책의 가치를 높인다.
참고로 제목은 <프랑스 중위의 여자>이지만 그 문제의 프랑스 중위는 절대로 중요한 인물이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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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후 영국이 낳은 최고의 포스트모더니즘 소설이라는 찬사에 어울릴만큼 혈란한 작가의 서술과 묘사가 놀라웠다. 기존의 소설 작법과 형식을 떨쳐버리고 소설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작가가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가가 궁금해진 소설이다. 영국의 산업과 문화가 한창 융성하던 "빅토리아 시대"를 사는 고생물학에 관심을 가진 귀족집안의 자손 '찰스', 신흥 부르주아 계급을 상징하는 프리먼의 딸이자 찰스의 약혼녀 '어니스티나' 그리고 그시대의 여인이라기엔 믿기 어려울만큼 자신의 자아를 찾아 방황하는 프랑스 중위의 여자 '사라' 가 겪는 애증과 로맨스. 다윈의 진화론부터 프랑스 실존 철학의 세례까지 근대 유럽의 과학과 철학을 중간중간 소재로 다루며 빅토리아 시대에 대한 이해를 풍성하게 한다. 그리고 각장의 서두에 소설의 배경이 되던 시대에 이룩된 그들의 정신 세계를 보여주는 각종 구절들이 읽는 이의 마음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었다. 다만 이걸 이렇게 한번 읽은 걸로는 내가 얼마나 제대로 이해했을지 의문부호를 남기고 언젠가 기회가 딘다면 다시 한번 책장을 펼치고 싶은 마음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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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급판이라서 그런지..일단 편집이나 그런 상태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책을 읽은 후에 소장을 생각한다면, 몇천원 더 주더라도, 양장판을 사는 것이 좋을 듯 싶다.
각설하고, 유명한 소설임에도 불구하고...500여페이지의 여정을 마치고 났을때의 여정은..좀 황당했다. 찰스라는 캐릭터는 다분히 이해가 갔으나, 사라와의 사랑에 대한 연관성, 개연성..그런것이 많이 부족했던것 같다.
그래서 마지막 부분에 어니스티나와 헤어지고, 사라를 찾기위해 애를 쓰는 모습이 공감하기가 조금 난감했고, 그러다 보니 마지막 까지 읽었을때의 느낌이 개운하지 않았다.
굳이 제목이 프랑스 중위의 여자,이어야만 하는 이유 역시 공감이 가지 않았고,뭐랄까...이야기가 초반에 잘 나가다가 막판에 김새버리는...좀 그런 느낌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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