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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의 작품다운 중단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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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라즈니씨야 보통 [앰버 연대기]로 제일 유명할 거고, [신들의 사회]같은 것도 상당히 유명한 것으로 알고 있으니 자세한 말은 패스. 보통 slipstream(경계문학..이라던가. 쪽에서는 워낙 유명하신 분인지라. 분명 이건 SF나 환타지인데 그 소설 자체가 워낙 문학적이어서. 그렇다고 재미가 없냐 그것도 아니고. 그리고 그런 매력은 이 중단편집에서, 증폭되었으면 증폭되었지 줄어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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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라즈니씨야 보통 [앰버 연대기]로 제일 유명할 거고, [신들의 사회]같은 것도 상당히 유명한 것으로 알고 있으니 자세한 말은 패스. 보통 slipstream(경계문학..이라던가. 쪽에서는 워낙 유명하신 분인지라. 분명 이건 SF나 환타지인데 그 소설 자체가 워낙 문학적이어서. 그렇다고 재미가 없냐 그것도 아니고. 그리고 그런 매력은 이 중단편집에서, 증폭되었으면 증폭되었지 줄어들지는 않는다.

이 책에 달린 단편들은 다들 하나하나가 예술이다. 그러다보니 꽤 오랜 기간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단편들의 인상이 하나하나 매우 강렬하다. 가장 처음에 있어서 잊을 만도 했지만 섬뜩할 정도로 서늘해서 기억이 선명한 [12월의 열쇠], 흥미진진하고 스피디하면서 재미있는 [그 얼굴의 문, 그 입의 등잔], 스티븐 킹의 느낌이 나는 [악마차], 소설 자체가 매우 아름다웠던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인식의 전환을 통한 반전물의 시작, [괴물과 처녀], 역시나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 [이 죽음의 산에서], '내가 이런 것만 보다 보니 웬만한 반전에는 무감각한거야. 익숙한 거고'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시니컬하면서도 허허실실 웃게 만드는 역시나 인식 전환 반전 기법의 [수집열]과 [완만한 대왕들], 큰 특징은 없지만 깔끔하니 재미있는 [폭풍의 이 순간], 소재만으로도 유쾌한 [특별 전시품], 시간과 앨리스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성스러운 광기], 존재의 정의를 꼬아버리는 스타일이 다시 나오는 [코리다], 젤라즈니의 신화 차용 스타일을 맛 볼 수 있는 [사랑은 허수], 죽음과 사랑에 대한 깊은 성찰이 보이는, 교훈이 나름 기억에 오래 남는 [화이올리를 사랑한 남자], 웬지 나 혼자만 유쾌한듯한 [루시퍼], 너무나도 SF스러우면서 너무나도 '인간적인' [프로스트와 베타], 정말 이런 게 제대로 된 환타지라는 생각이 들었던 성배전쟁의 환상적인 후일담 [캐멀롯의 마지막 수호자]까지.
정말 빼놓을 작품이 없다. 역시 이 정도는 되어야 거장인걸까.

단편이나 소설이나 SF쪽을 너무나도 싫어하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한 번쯤 읽어봐도 괜찮을 책. 경계문학이니 SF니 환타지니 작품성이니 다 뛰어넘어서, 무엇보다 재밌으니까. 정말 매력적인 단편집이다.
c*****e 2007.07.1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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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로저 젤라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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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생일선물로 주었던 <신들의 사회>로 처음 만났던 로저 젤라즈니의 단편집. 조금 두껍긴 하지만 페이퍼백이라 가벼워서 들고 다니며 읽기엔 안성맞춤이다. 타이틀 단편이라 할 만한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나 '그 얼굴의 문, 그 입술의 등잔'을 비롯한 많은 작품들이 거친 남성상(어찌 보면 마초이즘이라고 할 수도 있을만한)을 주된 줄기로 잡아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는데, 결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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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생일선물로 주었던 <신들의 사회>로 처음 만났던 로저 젤라즈니의 단편집. 조금 두껍긴 하지만 페이퍼백이라 가벼워서 들고 다니며 읽기엔 안성맞춤이다. 타이틀 단편이라 할 만한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나 '그 얼굴의 문, 그 입술의 등잔'을 비롯한 많은 작품들이 거친 남성상(어찌 보면 마초이즘이라고 할 수도 있을만한)을 주된 줄기로 잡아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는데, 결코 부담스럽지도 않고 진중하면서도 흡인력있게 다가온다. 오래전 TV에서 방영되었던 <어메이징 스토리>나 <환상특급>의 한 꼭지래도 곧이 들릴만한 '캐멀롯의 마지막 수호자'나 '특별 전시품'등매력적인 단편들로 가득 차 있는 책인데, 그 중에서도 '프로스트와 베타'는 2006년에 읽었던 텍스트 중에서 가장 흐뭇했달까 하는 느낌 때문에 아주 좋아한다. 집에서 지하철로 신사역 정도 갈 일이 생기면 종종 이 책을 챙겨들고 그 부분의 책갈피를 열어보곤 한다.
e***6 2008.02.0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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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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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제목만 보고 움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 같은 역사추리소설인 줄 알고 샀는데, 첫 장을 읽고 나서 느꼈던 당혹감이란! 하지만 그 당혹감은 첫 단편인 '12월의 열쇠'를 읽고 곧 경이로움으로 바뀌었다. 예전에 아이작 아시모프 단편선을 읽고 195,60년대에 지금의 최신기술로도 따라가기 힘든 이런 범우주적인 상상을 했었다니, 하고 감탄 했었는데 로저 젤라즈니의 글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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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제목만 보고 움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 같은 역사추리소설인 줄 알고 샀는데, 첫 장을 읽고 나서 느꼈던 당혹감이란! 하지만 그 당혹감은 첫 단편인 '12월의 열쇠'를 읽고 곧 경이로움으로 바뀌었다. 예전에 아이작 아시모프 단편선을 읽고 195,60년대에 지금의 최신기술로도 따라가기 힘든 이런 범우주적인 상상을 했었다니, 하고 감탄 했었는데 로저 젤라즈니의 글들은 과학의 진일보를 보여주는 것뿐만이 아니라 거기에 철학적이고 문학적인 메시지까지 담고 있다. 인간의 생활 무대가 지구라는 좁은 땅덩어리를 벗어나 감히 상상하기도 힘든 만큼 광활한 우주 공간으로 확장되면서 겪는 사고체계의 전복, 인간 존재 자체에 대한 회의, 그럼에도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사랑, 희망, 도전과 용기 같은 오래된 가치들. 이 모든 것들이 기발한 발상과 매끄러운 문장들로 이루어진 17개의 단편에 녹아들어 있다. 외계 생물체를 주인공으로 한 알레고리를 통해 신(神)이 탄생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12월의 열쇠’, 금성판 백경인 ‘그 얼굴의 문, 그 입의 등잔’, 영화 <트랜스포머>의 근원을 보는 것 같은 ‘악마차’, 쇠퇴한 화성 문명 위에 꽃핀 어느 영문학자의 사랑이야기가 아름다운 문장으로 펼쳐지는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도전과 정복에 대한 끝없는 인간의 야망과 그 끝의 허무함을 보여주는 ‘이 죽음의 산에서’, 고품격 발상의 전환 ‘특별 전시품’, 인간성에 대한 철학적인 고찰 ‘프로스트와 베타’ 등 어느 작품 하나 빠지지 않고 SF소설은 문학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가볍다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인식을 심어줄 것이다.

n*****e 2009.08.2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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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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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작가 중에 손에 꼽히는 로저 젤라즈니-   이 책을 읽고 왜 이사람이 이리도 유명하고 휴고상 네뷸러 상을 휩쓸었는지 알것 같더군.   마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무를 조금 더 무게감 있고 아름다보 전문적으로 그려놓은 듯하다고 해야할까?   일단 단편으로 모아져 있는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에서-   12월의 열쇠, 이 죽음의 산에서, 프로스트와 베타   요 세 작품은 잊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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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작가 중에 손에 꼽히는 로저 젤라즈니-

 

이 책을 읽고 왜 이사람이 이리도 유명하고 휴고상 네뷸러 상을 휩쓸었는지 알것 같더군.

 

마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무를 조금 더 무게감 있고 아름다보 전문적으로 그려놓은 듯하다고 해야할까?

 

일단 단편으로 모아져 있는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에서-

 

12월의 열쇠, 이 죽음의 산에서, 프로스트와 베타

 

요 세 작품은 잊혀지지가 않는다-

 

특히 프로스트와 베타의 인간에 대한 연구는 참으로.

 

기준이 없는 것이 인간이 맞지 암.

 

기계가 차갑다는 말을 어떻게 이해하겠어 ㅎㅎㅎㅎㅎ

 

악마차와 괴물과 처녀는 별로 였지만,

(솔직히 악마차는 번역이 엉망이잖냐 ㅋㅋㅋㅋ)

 

이거 읽어볼만한 책이다 >ㅁ<

o********5 2009.03.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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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젤라즈니란 작가의 진수가 담긴 멋진 단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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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젤라즈니란 작가를 처음 접한 것은 십 년도 전에 번역되어 나온 <신들의 사회>였다. 당시는 어려서 그냥 철학적인 소설이구나란 생각을 하고 이 작가에 대한 건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다. 두번째로 접한 것은 지인이 <앰버연대기>를 추천해줘서였다. 당시에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지름신의 부름을 종종 받던 나는 번역되어 나온 책을 전권 샀지만 한 권 넘어가는 장편물은 여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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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저 젤라즈니란 작가를 처음 접한 것은 십 년도 전에 번역되어 나온 <신들의 사회>였다. 당시는 어려서 그냥 철학적인 소설이구나란 생각을 하고 이 작가에 대한 건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다. 두번째로 접한 것은 지인이 <앰버연대기>를 추천해줘서였다. 당시에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지름신의 부름을 종종 받던 나는 번역되어 나온 책을 전권 샀지만 한 권 넘어가는 장편물은 여간해선 잘 읽지 않는 나쁜 습성 탓으로 사기만하고 책장에 콕 박아두었다.

 세번째는 출판사의 이벤트에 넘어가서 산 것으로 바로 이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다. 그런데 앞에선 별 감흥을 받지 못했으면서 이 작품집 하나로 로저 젤라즈니란 작가에게 반해버렸다. 

 로저 젤라즈니의 중단편집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에는 서정적이고 애잔한 느낌을 주는 소설이나 인간성에 대한 진지한 고찰, 인식의 전환 등을 다룬 소설들이 실려있다. 다양한 세계들의 모자이크화. 어떤 세계, 어떤 가치관으로 인물들이 움직이고 있는지 추리해가면서 하나하나 풀어갈때마다 추리소설을 읽을 때와 비슷한 감각과 흥분을 불러 일으켰다. 결말을 예측하기 힘들어 오히려 그 결말을 상상하는데서 짜릿함을 느끼게 한다. SF를 읽는 즐거움이 이런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도 했다.

 그리고 로저 젤라즈니가 의외로 로맨스물에도 강하다는 걸 알았다. 한때 로맨스물도 탐독한 사람으로서 꽤 즐거웠고 아릿한 독서경험이었다고 할까. 표제작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에선 주인공의 안타까운 사랑의 결말에 같이 좌절하고 말았다. 특히 로맨스물 성격이 강하다고 내 나름대로 생각한 작품 중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폭풍의 이순간>이다. 항성간 이동에 냉동수면을 이용할때 일어나는 일들을 감성적으로 다루면서 시간과 공간축에 의해 결정지어지는 인간의 존재에 대해 말해주고 있다. 시간의 큰 흐름과 그것이 한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이란 테마는 젤라즈니 작품의 주요테마이자 소재인 듯 하다. 내가 만약 그라면 나는 현재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버리고 항성간 이동을 하려고 할까. 인간의 고독함. 그 고독함은 죽을 때까지 인간에게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게 아닐까 하는 철학적인 문제까지 생각하게 만든다. 좋아해서 그런지 이 작품에 대해 말이 잘 안나온다. 어중간하게 괜찮다고 생각하면 말들을 끌어내기가 더 쉬운데 내 어줍잖은 말로 흠집을 낼까 두려워서 손을 대기가 어렵다. 화자의 절절한 심정을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는데 그 담담함이 더 애절하다. 어쩌면 몇 백 년에 걸친 항성간 이동은 주위에 자신을 붙드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느껴질 때만 실행할 수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나는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애착을 가지고 있어서 만약 지금 항성간 이동 여행을 하겠냐고 누군가가 묻는다면 대답은 `아니오`다. 사람은 관계에 의해 존재한다. 또한 그런 관계 안에서도 사람은 고독하다. SF 배경에 인간이라는 존재의 의의라는 인류가 시작할때부터 계속된 질문을 던지고 그 해답을 추구하고자 하는 작품이었다.  

 작가가 최소한 이십 년은 더 살아있었더라면 더 다양하고 아름다운 글들을 많이 내놓았을텐데 안타깝다. 그래도 아직 읽지 못한 젤라즈니 책들이 많으니 그 책들을 읽으면서 이 아쉬움을 달래봐야겠다. 사놓고 묵혀놓은 <앰버연대기>가 그사이 여러번 책정리를 했는데도 살아남은 건 계속 내 뒤통수를 잡아끄는 느낌이 들어서였는데 이번 기회에 마음잡고 다 읽고, 오래전에 읽어서 줄거리를 제외하곤 세부사항은 다 까먹은 <신들의 사회>도 다시 사고 말이다.

 

감명깊은 구절

 나는 배를 탔고, 떠났다. 차가운 잠을 다시 한번 자기 위해.

 별들 사이를 가는 배의 환각-

 아마 몇 십 년이 지났으리라고 짐작된다. 나는 더 이상 햇수를 세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생각만은 자주 하곤 한다. 혹시 언제, 어딘가에 나를 위한 황금시대가, 르네상스가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어딘가에 존재하는 나의 시대가 단 한 장의 티켓, 단 하나의 비자, 단 한 장의 일기장 너머 어딘가에 있다고. 언제, 어디가 될지는 모른다. 누가 그런 것을 알 수 있겠는가? 어제 내렸던 비는 모두 어디에 있는 것일까?

 보이지 않는 도시 속에?

 나의 내부에?

 우주 공간은 차갑고 조용하며, 지평선은 무한에 가깝다. 이동감각은 전혀 없다.

 달은 보이지 않고, 별들은 눈부시게 불타오른다. 부스러진 다이아몬드이다. 모두가.

P260~261 <폭풍의 이순간>에서 발췌

a****o 2009.02.2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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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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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로저 젤라즈니 저/김상훈 역 | 열린책들 | 2006년 02월   6월에 일본에 잠깐 들렀다가 한국으로 들어갔으니, 나에게는 거의 2달만에 일본에 다시 온 것이 되는 셈이다. 화창했던 한국에서의 날씨는 일본으로 접어들자, 칙칙한 날씨로 변해가고 있었다. 하네다 공항에 착륙하는 비행기의 창문에는 빗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Tokorozawa로 향하는 버스를 타면서,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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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로저 젤라즈니 저/김상훈 역 | 열린책들 | 2006년 02월

 

6월에 일본에 잠깐 들렀다가 한국으로 들어갔으니, 나에게는 거의 2달만에 일본에 다시 온 것이 되는 셈이다. 화창했던 한국에서의 날씨는 일본으로 접어들자, 칙칙한 날씨로 변해가고 있었다. 하네다 공항에 착륙하는 비행기의 창문에는 빗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Tokorozawa로 향하는 버스를 타면서, 비행기에서도 끝마치지 못했던 책을 꺼내 들었다. 로저 젤라즈니의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였다.

 

로저 젤라즈니, 내가 그의 책 '신들의 사회 (Lord of Light)'를 읽고 느낀 감정은 아마도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일 것이다. 그것은 단순한 SF소설이 아니라, 많은 의미를 내포한 고도의 상징적인 책이었던 것이다. 그의 의도가 어떻든 그 책을 접하는 사람들이 가지는 느낌과 해석은 무척이나 다양하고 깊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오히려 내 자신의 해석은 무기력하고 감정적인 것처럼 보여 부끄러워진다.

 

한 작가의 인생은 다양한 색깔을 함유한 스펙트럼일 것이며, 그 개별의 작품들은 그러한 인생의 다양한 시기를 담을 것이다. 따라서, 그가 혹은 그녀가 쓴 작품들이 언제나 같은 감명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어쩌면 실망할 수 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대개 나에게는 전자의 경우가 많았는데, 그것은 내가 누군가에 대해서 인지했을 때, 보통은 대표작부터 먼저 읽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로저 젤라즈니가 쓴 책들은 많지는 않지만 번역된 것들이 있기에 관심이 가는 책들을 골라서 찾기 시작했다. 단편집. 아마도 나는 그 하나하나의 단편들이 그의 스펙트럼을 다양하게 투영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선택한 것이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였다.

 

13편의 단편들은 대부분이 그의 가장 왕성한 저술활동이 있었던 1960년대에 씌여준 작품이었고, 그의 글들은 하나같이 많은 의미들로 해석될 수 있었다. '12월의 열쇠'에서는 '신들의 사회'의 모티브를 발견할 수 있고, 그곳에서 젤라즈니 자신의 테마 중 하나인 불멸성과 신화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얼굴의 문, 그 입의 등잔'은 수성에 사는 어룡을 사냥하는 사나이의 이야기를,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는 화성의 무희와 지구에서 온 사나이의 사랑을, '폭퐁의 이 순간'은 시간을 어긋나는 우리의 정체성에 대한 고찰을 읽을 수 있다.

 

비록 번역이라고는 하지만, 나는 로저 젤라즈니의 아름다운 문체와 비유를 발견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리고, 어쩌면 SF라는 장르를 빌린 그의 폭넓은 상상력으로 씌여진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더 큰 감명을 받을 지도 모르겠다. 비록 '신들의 사회'처럼 커다란 반향을 주지는 못했더라도, 한번쯤 그의 짧은 이야기들에 귀 기울이라고 권해주고 싶다.

 

다음은 본서에 수록된 작품들의 목록이다.

 

1. 12월의 열쇠
2. 그 얼굴의 문, 그 입의 등잔
3. 악마차
4.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5. 괴물과 처녀
6. 이 죽음의 산에서
7. 수집열
8. 완만한 대왕들
9. 폭풍의 이 순간
10. 특별 전시품
11. 성스러운 광기
12. 코리다
13. 사랑은 허수
14. 화이올리를 사랑한 남자
15. 루시퍼
16. 프로스트와 베타
17. 캐멀롯의 마지막 수호자

s****t 2009.01.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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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Fi 소설의 글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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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책입니다. 장편(掌篇)소설도 있구요, 조금 긴 단편도 있어요. 참 멋진 책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문장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나요? 저야 뭐 Zelazny 광팬이니 그 분의 작품은 무엇이나 다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만, 이 단편집을 읽으면서 문장이 너무 아름다워서 우와!!!! 라는 말을 몇번이나 내뱉었습니다.   <특별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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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책입니다. 장편(掌篇)소설도 있구요, 조금 긴 단편도 있어요. 참 멋진 책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문장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나요? 저야 뭐 Zelazny 광팬이니 그 분의 작품은 무엇이나 다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만, 이 단편집을 읽으면서 문장이 너무 아름다워서 우와!!!! 라는 말을 몇번이나 내뱉었습니다.

 

<특별전시품>

 

[사자가 슬금슬금 다가오자 스미스는 글로리아를 자신의 등 뒤에 숨겼다. 포럼 쪽을 흘끗 보니 이미 아무도 없었다. 가죽으로 만들어진 비둘기 무리가 파닥거리는 듯한 소리가 멀리서 들려왔고, 점점 사라져갔다.]

 

 

사자가 다가오자 원로의원들이 두 사람을 남겨두고 도망가는 모습입니다. 그들이 신었던 가죽신발이 내는 소리를 저렇게 표현했어요

 

 

 

 안녕 내 사랑

 안녕. 죽기 전에 키스를 한 번, 부탁해요

사자는 높이 도약했다. 건강한 기침소리, 형형하게 빛나는 녹색 눈.

 기꺼이 해주지 

그들은 포옹했다.

[사자 모양으로 절단된 달이, 희디흰 짐승이, 머리 위에 떠 있었다. 높이 위협적으로 언제까지나]

 

두 연인을 덮치는 사자를 저런 식으로 표혔했어요.

 

<폭풍의 이 순간>

 

[괴물은 전광석화의 속도로 물보라에 휩싸인 보도 위를 질주했다. 그러자 아까 보았던 눈이 그 뒤를 쫓아 내려왔고, 쏟아지는 빗방울 소리에 납으로 된 우박의 난타를 덧붙였다.]

 

티에라 델 시그누스라는 행성의 상공에 떠서 도시를 감시하는 130개의 눈(일종의 보안로봇)입니다 . 이 눈에는 45구경의 <눈썹>이 각각 여섯 개씩 달려있다. 괴물을 향해 45구경 총(?)을 발사하는 모습을 납으로 된 우박이라고 표혔했네요.

 

<이 죽음의 산에서>

 

[아마 죽을 운명에 처해있는 자는 자기 자신에 대한 도전을 받아들였을 때 불사(不死)의 존재에 가장 가까워지는 것인지도 모르겠군. 위험을 극복할 때 말이야. 승리의 순간은 바로 구제의 순간이기도 해. 내겐 그런 순간이 많이 필요하고, 마지막 순간은 그 중에서도 가장 긴 것이어야 해. 남은 인생은 그것 하나로 버텨야 하기 때문에]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라는 단편도 언어에 대한 예민한 감각을 유감없이 보여줍니다. 이 사람은 언어라는 것에 굉장한 흥미를 가지고 있어요. 무릇 글 쓰는 사람들은 다 그렇겠지만, 산문을 시의 수준으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스테판 킹이라면 두 권으로 표현했을 것을 다 한 페이지로 표현하는 작가라는 말이 과언이 아닙니다.

정말 SF 가 이리도 아름다울 수 있나요?

z******y 2008.03.2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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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 있는 SF 단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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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는 예전에 양장판으로 구입했습니다. 모 만화가분의 블로그에서 처음 이 책을 알게 되어 호기심에 구입했는데, 한동안 손을 대지 않았다 마땅히 읽을 책이 없어 손을 댄 것이, 며칠간 지하철에서 즐거운 시간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이전까지 SF라고는 집에 있는 옛날 단편집 한 권이 전부였고 영화는 볼 지언정 소설은 굳이 찾아 읽지 않았습니다. 기실 저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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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는 예전에 양장판으로 구입했습니다. 모 만화가분의 블로그에서 처음 이 책을 알게 되어 호기심에 구입했는데, 한동안 손을 대지 않았다 마땅히 읽을 책이 없어 손을 댄 것이, 며칠간 지하철에서 즐거운 시간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이전까지 SF라고는 집에 있는 옛날 단편집 한 권이 전부였고 영화는 볼 지언정 소설은 굳이 찾아 읽지 않았습니다. 기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도 로저 젤라즈니가 SF문학에서 어느 정도 위치를 차지하는지조차 몰랐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 실린 단편 중 꽤 여럿이 인식의 변환이라늦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양한 장르의 SF단편이 실려 있는데, SF문학을 그저 그런 심심풀이용 공상 소설 정도로 치부하셨던 분이라면 분명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이 품은 주제의 철학성에 놀라실 겁니다.

 

책을 읽고 나서 로저 젤라즈니의 다른 작품을 비롯, 차근차근 SF문학 쪽도 파고 들어가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책 말미에 로저 젤라즈니의 작품 연보와 자세한 작품들 소개가 실려 있어 저처럼 로저 젤라즈니를 모르는 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최근 열린책들에서 양장판 절판 이후 보급판을 속속 내놓고 있는데, 그리하여 이번에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보급판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 외에도 여러 권을 굳이 양장판 있음에도 다시 보급판으로 구입했는데요. 보급판은 마치 외국 페이퍼북을 연상케 합니다. 하지만 책이 매우 가벼워 들고 다니며 재독하기엔 참 편리합니다. 저는 양장판, 보급판 모두 마음에 듭니다. 가격도 더 저렴하고 편집도 깔끔한데다 표지는 양장판과 똑같은 디자인입니다. 열린책들의 책 디자인은 늘 마음에 드네요. SF나 판타지라면 질색하는 친구에게 인식의 변환을 위해 한 권 슬쩍 선물해줄까 생각중입니다.

YES마니아 : 로얄 d**e 2007.03.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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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단편들의 모음. 기분 좋은 구성.
"멋진 단편들의 모음. 기분 좋은 구성." 내용보기
모두 1960년대 중반 무렵의 작품들로, 배경은 지구 혹은 지구가 아닌 공간과 현재가 아닌 시간들이고, 등장인물들 역시 인간이거나 인간이 아닌 무엇들이다. 하나하나의 작품 모두가 기막힌 재미와 함께 기묘한 체험을 하게 하는 내용들로 꽉 차 있고, 아마도 성경에 바탕을 두거나, 성경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듯한 내용들로 꽉 차있지만, 종교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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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1960년대 중반 무렵의 작품들로, 배경은 지구 혹은 지구가 아닌 공간과 현재가 아닌 시간들이고, 등장인물들 역시 인간이거나 인간이 아닌 무엇들이다. 하나하나의 작품 모두가 기막힌 재미와 함께 기묘한 체험을 하게 하는 내용들로 꽉 차 있고, 아마도 성경에 바탕을 두거나, 성경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듯한 내용들로 꽉 차있지만, 종교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느껴진다. 풍자, 희극, 사랑, 슬픔, 과학적 성찰, 관찰... 등등을 한 권의 책에서 모두 경험 가능하고, 이런 훌륭한 단편들이 한 권으로 엮여 나온 것이 정말 좋다. 정가의 몇 배의 가치는 있는 책.
e****7 2006.11.09.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깊은 성찰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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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시나리오를 쓰는 지인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구매하게 되었다. 두껍지만..가벼워서 손안에 쏙 들어오는 디자인..   책의 두께만큼 다양한 소품들이 들어있는데... 읽다보니 내가 이전에 읽은 '내 이름은 콘래드'의 작가다. 그 때 너무나 진중한 문체와 깊이감에 정말 감동받았었는데... 이 책은 그것보다 조금은 가벼운 느낌.. 하지만 역시 읽어나가면서 작가의 무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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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시나리오를 쓰는 지인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구매하게 되었다.

두껍지만..가벼워서 손안에 쏙 들어오는 디자인..

 

책의 두께만큼 다양한 소품들이 들어있는데...

읽다보니 내가 이전에 읽은 '내 이름은 콘래드'의 작가다.

그 때 너무나 진중한 문체와 깊이감에 정말 감동받았었는데...

이 책은 그것보다 조금은 가벼운 느낌..

하지만 역시 읽어나가면서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의 폭과 치밀함에 고개를 숙이게 된다.

 

보통 SF소설 하면 허무 맹랑하다고 생각하지만..

이 작가의 책은 일반 SF소설과 차원이 전혀 다르다.  마치 일반인과 다른 제5의 이성이 있는 것처럼 기존의 생각의 틀을 뛰어넘는 다른 차원의 생각에.. 그러면서도 맞아떨어지는 합리성에 ..전격적으로 수긍하게 된다.

뭐랄까!..이미 삼라만상을 꿰뚫고 모든 것을 통찰하고 나서 쓰는 글인것 같아서... 읽는 내내 사실 나의 생각의 가벼움과 얕은 지식이 드러나는 것 같아  낮은 세계에 있음을 부끄럽게 한다.

 

지금보다 한 세대 전의 작가임에도 현재의 그 어느 누구보다 범 우주적인  세계를 그리고 있다.

그래서 점점 궁금증이 일기 시작해 이 작가의 책을 하나씩 읽어내리고 있다.

좀더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딜비쉬'도...

 

s******e 2008.03.2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