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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의 정글만리를 감동적으로 읽어 기대를 많이 했는데 조금 실망했습니다. 주인공의 내면을 너무 반복적으로 읽어서 불편했고 스토리도 평범하게 흘러가서 계속 읽는게 맞는지 의문이 들었네요. 다른 작가들의 탄탄한 스토리를 많이 읽다보니 더 그렇게 느껴지는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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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의 해후. 너무도 간절한 이재이와 윤소인의 인연이지 싶다. 물론 큰 눈송이들은 봄바람에 흩날리는 꽃잎들처럼 함박눈이 펑펑 내리던 겨울밤 이라니, 얼마나 운치 넘치는 삶의 풍경인가! 그렇게 이 소설이 전개된다면 조정래의 작법이 아니라는 걸 안다, 독자는. 수술로 기력이 떨어져 후반으로 갈수록 사흘거리 몸살을 앓아 예정보다 두 달이나 늦게 소설을 끝낸 작가에게, 이 소설은 결코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님도. 그리고 그 둘이 주인공임도 다들 알겠지. 인생이란……. 뭐냐고?, 이런 질문을 기어코 작가는 던지고 있다. 재이는 대학 시절 시를 쓰는 철학도이다. 사업가인 아버지의 반대에도 자신이 원하는 철학과를 선택해 졸업 직전, 아버지의 요구에 따라 미국으로 경영학을 공부하러 떠났다. 하지만 경영학이라는 학문은 여전히 흥미와 매력이 없다. 1년 만에 철학으로 전공을 바꾸어 공부하고는, 5년 만에 서울로 돌아온다. “재이야, 인사해. 여긴 내 아내 정은하. 저분은 친구 윤소인 씨. 기억하지? 시화전 때 우리 시에 그림 그리신 분들이니까.” 그들 모두는 동아리의 시화전을 위해 함께 작업한 인연이 있었고, 그 와중에 태석은 은하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해 사랑을 이루었다. ‘근데, 그 윤소인이 왜 저렇게도 변했어?’ 청초했던 예전의 아름다움을 잃은 소인을 마주한 재이는 그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혼란스럽다. 소인은 미술대학 2학년 때 시화전에 참여해 재이의 시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별이 명멸하면서 밤하늘은 끝도 한도 없이 넓게 펼쳐져 나아가는, 그런 그림을 그린 여학생이다. 소인은 분명 반 고흐식으로 별들을 그리고 있었다. 그러나 전체의 그림은 반 고흐와는 달랐었다. 재이의 유학 생활은 철학의 숲에 깊이 잠겨 있으면서 시 쓰는 것과는 멀어 졌다. 다만 윤소인이라는 미술 학도만이 외롭고 삭막한 외국 생활에서 의지 할 수 있는 유일한 위안이었고 빛이었다. 그 소중하고 그리웠던 소인의 아버지는 전자제품을 제작하는 중소기업 경영자였다. 텔레비전 화면 투명도와 색감을 획기적으로 개선 시킨 신기술을 발명했고, 특허까지 낸 기술이었는데, 공동생산 계약을 맺은 대기업에 의해 도용당했고, 오랜 소송에 매달려야 했으나, 결국 소송에서 패하고 만다. 가족들에게 남겨진 어마어마한 빚만 남긴 채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고, 소인 그녀는 지난 5년간 밤낮없이 일해왔다, 빚을 갚기 위해. 재이는 어떻게 해서든 소인을 도와야 하는데, 그녀의 눈에서 슬픔과 근심을 걷어내 지난날의 그 맑고 아름다운 눈을 찾아주고 싶은데 자신에겐 아무런 힘이 없다. 재이는 무심하게 시간이나 빨리 가기를 바라며 책을 빼 든다. <현대문명과 철학> 며칠 전에 산 것이다. 그 해괴망측한 기계 스마트폰을 넘어 인간의 기능을 능가하는 기계 AI가 설치기 시작한 것이 현대문명이었다. 이런 얄궂고 황당한 시대에 철학이란 것이 존재할 수 있는가? 가난……. 그것은 1차로 생명을 위협하고, 2차로 생애를 구속한다. 그 막대한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철학은 아무런 응답도 대안도 마련하지 못한다. 철학의 무능이고 한계다. 소설의 주인공 입을 빌어 작가 조정래는 스마트폰과 AI라는 괴물을, 심하다 할 정도로 비판하고 있다. 재이에게 사실은 실행이 문제였다. 그건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니까. 그 실행 앞에 나타난 세 장애. 아버지, 어머니, 형, 그들이 잠을 잘 수 없게 만들었다. 그들을 상대로 소인을 살려낼 수 있는 돈을 구해내야 한다. 자그마치 2억 5천만 원이다. 아니, 그보다 더 많아질 수 있다. 형을 만나기 전 국립중앙도서관에 들른 재이는 반 고흐 화집을 대출했다. “딴 방법 없다. 무조건 많이 봐라. 많이 보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눈이 뜨이게 된다. 누구에게 묻지 마라. 들어봐야 옳은 답이 없고,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 보고 보고 또 보고, 많이 보면 피카소도 이해하게 된다. 그게 미술이다.” 고등학교 때 미술 선생의 말이 떠오른다. 그리고 그 선생은 말했다. “많이 보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그려라.” 뒤늦게 알고 보니 그분은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들에게 관심이 많았던 것 같았다. 반 고흐는 그 뒤를 이었던 후기인상파였다. 소인의 밝은 모습을 찾을 수 있다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치리라 다짐 하며 재이는 상속권 삼십 퍼센트를 포기하는 대신 가맹점 하나와 오억 원을 형에게 요구하고, 공증 절차까지 해준다. 오 퍼센트를 포기하는 대신 가맹점 하나를 더 얻어내 친구 태석이를 어려움 에서 구하게 되고. 하지만 재이의 지원으로, 남은 빚을 갚고 가족의 생계까지 마련해 한숨 돌린 소인 앞에는 다시 고난이 찾아온다. 왼쪽 폐 절반 가까이를 잘라내는 수술이라니. 앞으로 소인에게 필요한 건 ‘맑은 공기, 밝은 햇볕, 영양 식사, 스트레스 차단…….’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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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작가님 특유의 인물 하나하나의 삶에 차갑게 서린 한과 열망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시련과 상처 속에서도 삶을 이어가는 모습이 마치 차가운 계절을 견뎌내는 서리꽃을 닮았다. 깊이 있는 역사적 통찰과 묵직한 감동을 전해주는 훌륭한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