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성기담』은 다양한 범죄 이야기를 통해 사건이 발생한 시대적 배경과 인간의 모습을 생각하게 한다. 단순히 자극적인 사건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범죄를 둘러싼 사회의 불안과 권력 그리고 소외된 사람들의 삶을 마주하게 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특히 모르핀과 관련된 이야기는 오늘날의 통증 관리와 연결해 생각하게 했고, 아이의 무덤을 다시 파헤쳐야 했던 부모와 나병환자·노숙인들이 수사 과정에서 겪었을 고통은 누구를 위한 수사였는지 되묻게 했다. 두꺼운 분량에 처음부터 부담을 느끼기보다는 목차를 따라 관심이 가는 에피소드부터 읽어도 좋을 책이다. 한 시대의 범죄를 들여다보는 일은 결국 그 시대를 들여다보는 일이기도 하다. 책을 덮은 뒤에도 계속해서 오늘날에 대한 질문을 남기는 독서였다. ** 본 게시글은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며 글의 내용에 대한 어떠한 요청 없이 주관적 후기로 작성되었습니다. |
|
*** 본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 일단 『경성기담』은 두께가 어마어마한 책이다. 하지만 그만큼 재밌어서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 역사를 읽는 재미가 꼭 위대한 인물이나 거대한 사건에만 있는 건 아니라는 걸 『경성기담』을 읽으며 다시금 느꼈다. 이 책에는 100년 전 신문 사회면을 떠들썩하게 했던 살인, 사기, 도난 같은 사건들이 담겨 있지만, 사건들만 주구장창 파헤치는 그런 뻔한 책은 아니다. 그 사건에 얽힌 사람들의 욕망과 돈, 가족과 사랑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식민지 조선의 일상과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얼굴이 보이는 것만 같다. 읽으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이야기는 ‘이수탁 살부 공판’이었다. 아버지가 남긴 100만 원의 재산을 협잡배들에게 빼앗기고, 자신이 써보지도 못한 20여만 원의 빚까지 떠안은 이수탁은 한순간에 백만장자에서 알거지가 된다. 재산이 사라지자 하이에나처럼 몰려들던 사람들도, 친척들도 거짓말처럼 사라진다. 게다가 이수탁은 아버지를 독살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다. 결국 살부 혐의로 8년 1개월을 옥살이한 뒤에야 협잡배들의 모함 가능성이 제기되고, 무죄가 확정되어 풀려났다는 사실이 너무나 씁쓸했다. 반면 ‘경의선 특급열차 2만 원 도난 사건’은 추리소설을 읽는 것처럼 흥미진진했다. 금고 위에 앉아 졸고 있던 사람에게서 현금 2만 원이 사라졌는데, 열차가 잠깐 멈춘 시간까지 따져도 도난당할 틈이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금고를 열고 돈만 골라 가져갔는지, 정말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사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묘미는 사건을 따라가며 당시의 월급과 쌀값, 화폐 가치 같은 자료를 함께 보여주는 부분에 있다. ‘100만 원’, ‘2만 원’이라는 돈의 무게도 지금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신문 기사 속 한 줄에 불과할 수 있는 사건에 구체적인 생활상이 더해지면서, 100년 전의 경성이 갑자기 멀지 않은 곳처럼 느껴진다. 또 살인범과 피해자, 사기꾼과 부호, 하녀와 노동자, 경찰과 기자까지, 일반 역사책에서는 만나볼 수 없던 그들의 욕망과 실수, 탐욕과 좌절을 따라가는 것 자체도 굉정히 흥미롭다. 거대한 시대의 흐름도 결국 그 안에서 살아가던 수많은 사람들의 선택과 삶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니, 이들의 삶 자체가 하나의 역사라고도 보아야 할 것 같다. 사실 100년 전 사람들의 욕망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다가오면서도 조금 씁쓸하기도 하다. 『경성기담』은 과거의 기이한 사건들을 모아놓은 흥미 위주의 책을 넘어서, 사건을 통해 사람을 보고, 사람을 통해 한 시대를 들여다보게 하는 생생한 역사 르포르타주가 되었다고 하겠다. #경성기담 #전봉관 #더숲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소설보다 논픽션을 좋아한다는 걸 다시 확인한 책이었다. 소재만 보면 요즘 막장 드라마보다 더하다.
‘보험마’ 사건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100년 전 사건이라는 사실을 잊을 만큼 생생하다.
사건 하나하나를 추적하는 재미가 컸다. 평범한 사람들의 욕망과 불안을 들여다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두께를 감수하고도 읽어볼 책으로 강추! #경성기담 #전봉관 #더숲 #역사교양 #한국근현대사 |
|
<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진솔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식민지 조선의 블랙박스. 소설보다 더 소설 같고,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실화의 기록이라는 문구가 눈길을 끌었다. 범죄, 심리, 스릴러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책이었다. 식민지 시대에는 어떤 범죄가 일어났었을까. 그 시기에는 범죄를 어떻게 해결을 했을까. 책을 받고 너무 놀랐다. 두꺼울 것이라고는 생각 했지만 책의 두께가 왠만한 소설책 3권 정도의 두께였다. 양손에 들고 책을 읽기에도 부담스러운 책의 두께였지만, 그만큼 많은 내용들을 담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더 내용이 기대가 되었다. 경성기담은 이 책이 처음은 아니었다. 전봉관 교수님의 2006년 출간된 경성기담도 있었다. 20년에 걸쳐 연구와 사료 발굴을 통해서 완전 다른 책으로 봐도 무관할 정도로 다시 책이 출간되었다고 한다.
경성기담은 스무 편의 사건들이 나온다. 사건들은 연결되지 않고 각각으로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되고, 흥미를 끄는 제목부터 골라서 읽었다. 각각의 사건들을 읽어보면서 그 시대의 삶을 엿볼 수 있었고, 지금이나 그때나 사람의 삶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각 편마다 마지막에는 교수님이 조사하셨던 신문과 자료들이 수록되어 있어서 그 시대를 더 잘 이해하고, 사건의 흐름을 읽어나가는데 도움이 되었다. 왠지 그 시대는 핍박받으며 사람들이 서로 협조하고 도우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었을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사기꾼은 어디에나 있고, 패륜아도 있었고, 완전범죄를 꿈꾸는 사건도, 어디에서건 현재에도 일어나는 일이었다. 다만 지금처럼 과학이 발전하지 않았던 시기에 사건을 해결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증거로 삼을 수 밖에 없었던 상황들은 안타까움도 들었다. 지금이라면 단번에 해결이 되었을 법한 사건들도 있었지만 10년 가까이 이어지는 사건들도 있었다.
현재도 과학은 발달했지만 사람으로 인한 사건들은 그 때나 지금이나 비슷하고, 억울한 사람도 있고, 괘씸한 사람도 있고 우리의 생활 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내용들이었다. 어떻게 이런 자료를 찾아서, 연구하고 그 시대를 반영해서 이런 책을 엮으셨다는게 작가님의 노고가 느껴지는 책이었다. 흥미로 재미로 읽기 시작했지만 독립군도 나오고 식민지 시대의 우리의 역사를 한번 더 생각하게 하는 내용들이 있었다. 우리의 아픈 기억들과 흥미진진한 사건들로 책은 두껍지만 읽는 내내 다른 내용이 궁금하고 기대되는 책이었다. 이 두꺼운 책을 다 읽었다는 자부심과 함께! #식민지조선 #살인사건 #역사스토리텔링 #역사르포르타주 #실화의기록 #경성기담 #리뷰어스클럽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감상입니다*
‘기담’이라는 제목을 보고 무섭고 신비로운 이야기를 생각했다. 하지만 경성기담은... 책에는 일제강점기 경성을 중심으로 실제 신문에 보도됐던 사건들이 담겨 있다. 사건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의 시대상과 인물들의 사정, 대사와 묘사까지 엮어 보여주기 때문에 역사책보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만든 사극을 보는 기분에 가까웠다. 정사보다는 야사를 읽는 재미도 있었다. 특히 ‘경의선 특급열차 2만 원 도난 사건’은 결말까지 기막혔다. 당시 월급이 30~50원 정도였는데, 고급 주택 두 채를 살 수 있는 2만 원을 훔친 범인은 7년 동안 잡히지 않았다. 그사이 훔친 돈으로 토지를 사고팔고 공장까지 운영하며 재산을 불렸고, 결국 잡힌 뒤에는 원금과 이자까지 갚고 풀려났다. 돈을 잃은 쪽은 이자까지 돌려받고, 경찰은 장기 미제 사건을 해결하고, 범인은 갚고도 재산이 남았다. 읽는 독자만 어이없고 모두에게 해피엔딩인 셈이다. 지어낸 소설이었다면 결말이 너무 편한 것 아니냐고 했을 것 같다. 반대로 ‘부산 마리아 참살 사건’에서는 웃을 수 없었다. 조선인 하녀 마리아 변흥례가 죽었지만 자백과 번복, 재판 끝에 사건에 얽힌 사람들은 무죄로 풀려났다. 마리아는 죽었는데 그 죽음을 책임지는 사람은 남지 않았다. 재판이 끝났다는 사실이 억울함까지 풀렸다는 뜻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 사이에 실린 당시 신문과 사진도 흥미로웠다. 글로 읽던 사건이 실제 기사로 남아 있다는 걸 확인하는 재미가 있었고, 한자를 잘 몰라도 읽을 수 있도록 기사 내용을 한글로 풀어준 점도 좋았다. 다만 잘 읽힐수록 어디까지가 기록이고 어디부터가 저자의 해석이나 재구성인지 궁금해졌다. 사건이 끝날 때마다 관련 기사나 자료를 조금 더 모아 보여줬다면 오래된 사건철을 뒤지는 느낌이 더 강했을 것 같다. 800쪽이라 만만한 책은 아니었다. 그래도 사건마다 결이 달라 지루하지 않았고, 어떤 이야기는 황당해서 웃었고 어떤 이야기는 부조리해서 화가 났다. 실화라는 사실 때문에 더 어이없고, 더 오래 남는 이야기들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