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통의 리더십 책들은 언술적으로 풀어낸다. 리더십 자체가 철학적, 심리적 또는 인간적 문제를 다루는 분야이기에 당연한 접근 방법이겠지만 읽고 나서도 뭔가 애매함이 남음은 감출 수 없었다. 반면에 실패를 설계하는 사람들은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명쾌하게 제시하며 수치화하기 어려운 정성적 문제를 수리적으로 풀어내었다. 잠깐의 낮잠 후에 느끼는 개운함을 책을 읽고 경험함은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글은 불안으로 시작한다. 불안에는 2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 번째 불안은 학습 불안이다. 세상은 변하기에 사람과 조직도 반드시 변해야 한다. 그러나 인간은 익숙함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배울 때 불안을 느낀다. 두 번째 불안은 생존불안이다. 지금 배우지 않고 변하지 않으면 뒤처지다 결국 더 큰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인간은 이 두 가지 불안을 모두 경험하는데, 변화와 학습은 생존 불안이 학습 불안보다 클 때에만 일어난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조직은 생존불안을 키워 변화를 유도하지만 이는 학습을 부정하고 회피하게 만드는 부작용도 일으킨다고 한다. 따라서 조직과 리더는 학습 불안을 낮추는데 포커스를 맞추어야 한다. 그렇지만 학습에는 필연적으로 비용이 수반된다. 이 비용이 낮아지면 그에 따라 학습 불안도 낮아질 것이고 이를 통해 학습 민첩성은 높아질 것이다. 책에서는 학습 비용을 낮추어 학습 민첩성을 높이는 방법을 백분율 개념으로 제시한다. 민첩한 학습이 숫자 “1” 즉 100%이라고 가정 할 때, 분모가 가능한 한 작으면 분자는 100%에 가까워진다. 분모의 값은 학습 비용이다. 학습비용에는 실패단가, 탐지지연, 손상도 3가지가 있다. 작게, 빨리, 먼저 틀리면 실패 단가가 낮아진다. 실패를 더 빨리, 더 정확히 발견하면 탐지 시간이 빨라진다. 안전하게 틀리면 덜 손상된다. 이를 위해 리더는 실패를 설계하여 치명적 손실을 줄일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완전히 색다른 접근이었다. 이렇게도 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저자의 탁월함에 연신 감탄하였다. 더불어 여러 독립적인 실패 설계 이야기가 담겨 있어 첫 장부터 목차 순서대로 읽을 필요가 없었다. 출퇴근 지하철에서도 알차게 시간을 보내며 읽는 재미, 배우는 재미를 얻은 값진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