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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희극적일 수밖에 없는가
"인간은 희극적일 수밖에 없는가" 내용보기
어제 추천 받은 이승수 선생의 <생의 이면>을 빌리러 도서관에 갔다가 어디선가 들은 <리빠똥 장군>이라는 타이틀이 보이길래 같이 빌려왔다. 김용성 선생의 중편 소설집으로 문이당에서 나온 동명의 제목에 모두 5편의 소설이 실린 소설집이다. 엉뚱하게 원래 목표했던 책보다 다른 소설부터 먼저 읽게 됐다.   리빠똥 장군은 장군이 아니다. 어느 연대의 패튼 장군을 연상시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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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추천 받은 이승수 선생의 생의 이면을 빌리러 도서관에 갔다가 어디선가 들은 리빠똥 장군이라는 타이틀이 보이길래 같이 빌려왔다. 김용성 선생의 중편 소설집으로 문이당에서 나온 동명의 제목에 모두 5편의 소설이 실린 소설집이다. 엉뚱하게 원래 목표했던 책보다 다른 소설부터 먼저 읽게 됐다.

 

리빠똥 장군은 장군이 아니다. 어느 연대의 패튼 장군을 연상시키는 연대장이자 대령인 김수진을 장사병들이 부르는 별명이다. 그도 어느 장군 희망자처럼 장군이 되기를 희망한다. 그를 조롱하는 장사병들은 나폴레옹 휘하의 어느 작전 참모였던 리빠똥(실제는 거꾸로 읽으면 바로 무슨 뜻인지 알 수 있다)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낸다.

 

평범하지 않은 그의 휘하에 월남전에서 막 귀국한 정호영 중위가 정훈장교로 부임하면서 갖가지 사단이 연달아 터지기 시작한다. 그는 도대체 왜 장군을 상징하는 별을 달고, 연대를 휘젓고 다닌 걸까. 리빠똥 장군은 정 중위를 정신 이상으로 몰아 정신 병동에 넣지만, 이상 없음을 판정받고 부대로 복귀하는 고릴라 정 중위. 장군 진급을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지만,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장군 진급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장군은 깨닫는다.

 

입만 벌리면 조국과 군 조직을 위해 충성심 하나로 20년 군생활을 해왔다고 하지만 사실일지 궁금하기만 하다. 진급 실패 후, 시작된 훈련에서 대대장 송 중령 대신 직접 지휘에 나서 사사건건 말썽을 부리는 장군의 활약은 정말 눈뜨고 볼 수가 없을 정도다. 송 중령을 일개 선임 하사관 정도면 될 관측 업무에 파견하고, 원활한 지휘가 되지 않는 것을 모두 그에게 뒤집어 씌운다. 물론 그럴수록 자신의 무능함을 만천하에 알리는 꼴이다. 결국, 정 중위까지 추가 파견해서 닦달을 해대지만 불가능한 일이 가능하게 될 리가 없다. 모든 것이 자기 뜻대로 돌아가지 않자, 결국 장군은 송 중령과 정 중위가 위치한 관측소로 포사격할 것을 명령한다. 상황은 완전히 통제에서 벗어나 미쳐 돌아간다. , 이제 리빠똥 장군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김용성 선생은 상명하복과 복종을 절대 가치로 생각하는 군대라는 특수한 조직 원리의 은밀한 내면을 리빠똥 장군이라는 희극적인 인물을 등장시켜 해부한다. 장군이 메인 캐릭터라고 한다면, 고릴라 정 중위는 자기에게 주어진 조역 역할에 충실하다. 총탄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별을 달고 장군 행세를 하던 초급 장교의 진급에 대한 욕망의 전염병은 고릴라 중위가 귀국해서 장군의 연대에서 벌이는 희극으로 발화된다.

 

매우 합리적인 지휘관이라고 생각되던 송 중령이 실제로는 어떤 면에서 장군의 유력한 후계자일 지도 모르겠다고 정 중위는 의심한다. 장군의 사후 모든 것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마냥 덮고 지나가려고 했다는 점에서 불합리의 확대 재생산 구조의 씁쓸한 단면을 엿볼 수가 있다. 물론 정 중위도 장군의 진급 심사를 위한 은밀한 로비의 도구로 사용되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것 같다. 진짜 장군, 국회의원 그리고 재벌에게 청탁 편지와 함께 묘령의 여인에게 자금을 전달하는 과정이 별다른 일이 아닌 것처럼 그렇게 그려진다.

 

리빠똥 장군과 고릴라 정 중위가 빚어내는 희극적인 이야기가 결말에 가서는 비장미로 흐르면서 분위기가 자못 숙연해진다. 군을 풍자적으로 다루면서도, 일말의 희망을 기대하게 만드는 작가의 솜씨가 인상적이었다.



h******1 2011.10.17.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