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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테슬라의 팬덤은 어마어마하다. 내가 즐겨 보는 자동차 유튜버들도 대부분 테슬라의 FSD를 높게 평가한다. 오토파일럿부터 FSD까지, 적어도 자율주행 분야에서 테슬라가 가장 앞서가는 회사 중 하나라는 생각을 나 역시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킬 스위치』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완벽하지만은 않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위험한 기술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책에서는 FSD가 완성되기 전부터 유료 옵션으로 판매되어 왔다는 점을 지적한다. 완전자율주행이라는 이름과 달리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에는 여러 제한이 있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감독형 FSD(FSD Supervised)'라는 명칭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FSD를 둘러싼 소비자들의 불만과 소송 이야기도 다룬다. 오토파일럿과 관련된 사망사고 이야기는 더욱 무겁게 다가왔다. 테슬라 차량에는 일반적인 사고기록장치(EDR)에 담기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주행 데이터가 기록된다고 한다. 책에서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이러한 정보를 누가 가지고 있고, 어디까지 공개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한다. 책을 읽으면서 일론 머스크와 테슬라가 시대의 흐름을 정말 잘 이용한 기업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개척했고, 막대한 자본과 기술을 투자하면서 '테슬라가 곧 미래 자동차'라는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그 과정에서 정부 정책과 규제, 각종 지원을 둘러싸고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도 책의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그렇다고 이 책을 단순히 '테슬라는 나쁜 회사다'라고 비난하는 책으로만 읽고 싶지는 않았다.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을 지금의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자율주행 기술에 엄청난 자본과 노력을 쏟아부었다는 사실까지 부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양쪽 말을 다 들어봐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동안 테슬라와 FSD의 놀라운 기술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접했지만, 그 반대편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은 상대적으로 접할 기회가 적었다. 나 역시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테슬라가 최고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이 책이 더 흥미로웠다. 책의 주장에 모두 동의하느냐를 떠나서,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테슬라와 자율주행을 조금 다른 시선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읽어볼 만한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