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심히 일하지 않는 직원이나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 상대는 계속 관계를 맺고 싶지 않다. 그들은 일반적인 기대를 벗어나서 실망시키고 상대방을 불편하게 만든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들의 권리도 잘 지키지 못하고, 남에게 민폐를 끼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사람들이 가난하다면 그것은 자신들이 노력하지 않고 잘못 살아온 결과라고 판단하기 쉽다. 하지만 저자 스즈키는 이러한 자기책임론에 대하여 실제 그들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면 쉽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스즈키 또한 이전에는 그러한 입장이었지만 자기가 겪은 뇌경색 이후의 고차원적 뇌기능 장애를 겪은 후에는 생각이 달라졌다. 스즈키는 빈곤 전문가이다. 이전의 책인 '집 없는 소녀들'과 '집 없는 소년들'을 통해 성매매여성과 조폭에 가담하는 남자들이 어떻게 불법적인 생활을 통해 가난해지는지 현장에서 분석하고 책을 썼다. 대부분 아이들이 학대를 당하거나 돌봄이 없어서 나쁜 길에 들어선 것을 발견한 저자는 그들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우선 그들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겪는 일을 못하고 약속을 잘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도 일종에 뇌에 문제가 있다. 저자는 이를 '불편한 뇌'라고 한다. 뇌의 기능 이상으로 인하여 단기 기억력이 떨어지고, 복잡한 문제를 이해할 수 없게 됨으로 인하여 일상 생활에 장애가 생긴다. 시킨 일도 잘 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과 약속을 쉽게 어기고, 자신이 할 일을 잘 잊어버리게 된다. 저자는 뇌경색 이후에 자신도 이러한 증상을 겪으면서 그들이 겪었을 사회적 차별과 자신감 추락에 대하여 이해하게 되었다고 한다. 단기 기억력 감소는 아주 짧은 기억, 다시 말해 생각이나 계산을 하기 위해 단시간 동안 잡아두는 머리속 노트와 같은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단어나 숫자를 듣자 말자 잊어버리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증상으로 인해 주의기능이 저하되고 주의력이 없어지게 된다. 이러한 증상은 발달장애, 뇌경색, 사고로 인항 후유증으로 생기게 되고, 조기 치매에서도 발견된다. 이러한 불편한 뇌를 가지게 되면 뇌의 인지기능과 정보처리기능이 저하된 상태로 살게 되어 필연적으로 가난해지게 된다. 가난은 이러한 뇌의 이상으로 인한 결과이지 그들의 잘못은 아니다. 그들이 가난에 대한 도덕적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고, 우리 사회가 이들을 이해하고 돌보아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불편한 뇌를 가지면 '뇌성 피로' 상태에 빠진다. 이것은 뇌의 기능이 떨어져서 조금만 뇌가 더 일하게 되면 머리가 하애지고 다른 사람들의 말이 들어오지도 이해되지도 않는 상황에 빠지는 것을 말한다. 말할 때에도 단어가 잘 생각이 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간다. 이러한 정신적 질환을 가지고 있게 되면 사회 생활은 어려움에 처하게 되고, 정상적인 일을 할 수 없게 된다. 정상적인 사람의 일 정도를 따라가려고 하면 뇌가 너무 힘들어서 그들은 일을 놓게 된다. 특히나 후발적인 사유로 이러한 상태가 되는 경우, 뇌경색이나 치매로 인한 경우에는 자신이 일했던 경험을 알기에 이러한 상태에 이르면 자존감이 많이 추락한다. 다른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사회 생활을 중단하게 된다. 저자는 이러한 상태에 이른 사람들이 일을 하지 못하게 되어 빈곤에 처한다고 하여도 그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왜 불편함을 느끼는지 이해하고, 그렇게 일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비난하지 말고 도와야 한다고 말한다. 그들을 섣불리 질책하거나 실망하기 보다는 그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그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는 방법도 제시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11가지 방법은 불편한 뇌를 가진 사람에게 불안이라는 심리가 가장 큰 적임을 이해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편한 뇌가 아무것도 할 수 없게 하는 증상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는 점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들이 상실된 기능을 회복하는 훈련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현재의 기능이라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당사자가 해야 할 일을 주변인이 대신 해 주는 것이 아니라 부분적으로 도움을 주거나 때로는 그저 동행하거나 자리를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지원이 될 수 있다. 저자는 부인이 있어서 모든 저작행위나 행정행위에는 동반하면서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다. 누군가 옆에 있는 것이 불편한 뇌를 가진 사람에게 중요하다. 저자는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불편한 뇌를 가진 사람들이 사회가 제공하는 기본 복지서비스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본에서는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이 어렵지 않음에도 그러한 공적 서비스를 받는 것이 낙인 효과가 있거나 통제한다는 생각에 신청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 그러한 서비스가 어려움에 빠진 사람들을 구제하고, 그들이 회복하는데 필요한 시간을 제공하므로 적극 신청하여 도움을 받아야 하고, 그렇게 하는 사람들이 어려움을 극복한 사례를 보여준다. 가난의 문제를 국가가 다 해결할 수는 없지만, 사회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불편한 뇌를 가진 자들에 대한 이해를 높히고 그들도 우리의 이웃으로서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주변 사람들이 도울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우리 사회에도 있을 경제적 사회적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저자가 뇌경색 이후에 불편한 뇌를 가지고도 열심히 작가활동을 하는 것은 대단하다. 특히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들을 의사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뇌경색 환자 지원 가이드'라는 책까지 내어서 일본의학저널에서 주는 대상도 받기도 했다. 뇌가 불편해져도 사회적 역할을 다 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주는 것이다. 가난의 문제는 개인의 문제라기 보다는 사회 안에서 그들을 어떻게 보호하고 지원할 지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 저자는 이전에 자신이 가난한 사람들에 대하여 가졌던 편견을 자신의 경험으로 극복하고 그들에게 미안하다는 말로 이 책을 마무리하고 있다.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2026. 11. 1. 걷는 변호사 조용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