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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회화라면 색과 구도, 인물과 풍경을 따라가며 나름의 이야기를 만들어볼 수 있지만 조각은 사방에서 바라볼 수 있고 공간 속에 실제로 존재하기 때문에 오히려 무엇을 어떻게 보아야 할지 막막하게 느껴질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막막함이 조각의 어려움이 아니라 조각의 매력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방향에서만 볼 수 있는 이미지가 아니라 움직이며 바라봐야 하는 존재이고 작품과 나 사이의 거리까지 작품의 일부가 됩니다. 그래서 조각을 본다는 것은 작품을 바라보는 동시에 내가 작품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발견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을 아주 흥미롭게 열어줍니다.
정정주, 안수진, 배형경, 노준, 박충흠, 박원주, 임선이, 김을, 나점수, 심승욱, 김주호, 신종훈이라는 서로 다른 작가들의 세계를 따라가다 보면 한국 조각이라는 말 하나로 묶어두기에는 그 세계가 너무 넓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빛과 공간, 몸과 존재, 기억과 불안, 물질과 정신, 구축과 해체, 한국적 정서와 동시대적 감각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작품 안에 스며 있습니다.
단순히 이 작가는 이런 작품을 만들었다라고 정리하는 데 머물지 않습니다. 비평가들은 작품을 하나의 질문으로 바라보고 그 질문을 따라 작품 안으로 천천히 들어갑니다. 그래서 독자는 작가의 작품세계를 공부하는 사람이라기보다 작품 앞에 함께 서 있는 한 명의 관객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배형경 작가님의 작품을 바라보며 곧게 선 몸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는 서 있는 몸을 정상적인 상태라고 배워왔고 반대로 웅크리거나 눕거나 구부러진 몸을 무언가 부족한 상태처럼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몸이 사회가 요구하는 자세에 너무 익숙해진 것은 아닌지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똑바로 서고, 경쟁하고, 앞으로 나아가고, 멈추지 말라는 명령에 익숙해진 몸 말입니다. 그렇다면 웅크린 조각은 단순한 신체의 형상이 아니라 하나의 저항이 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몸이 오히려 가장 강한 목소리를 낼 수도 있다는 사실이 인상적입니다. 우리는 늘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배웠지만 때로는 멈추고 주저앉고 자신을 보호하는 것 역시 인간에게 필요한 방식일 것입니다. 세계로 가는 K-조각의 미래라는 제목을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보았습니다. K-팝이나 K-드라마처럼 한국적인 것을 세계에 알리는 일만이 세계화는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가진 경험과 감각을 얼마나 보편적인 질문으로 바꿔낼 수 있느냐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해서 반드시 한국적인 상징을 전면에 내세울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몸, 기억, 불안, 관계, 상실, 공간, 욕망처럼 어느 시대 어느 나라의 인간에게도 닿을 수 있는 질문을 한국 작가만의 감각과 물질성으로 표현한다면 그것 자체가 충분히 가치 있을 것입니다. 한국적이라는 것은 전통적인 문양이나 소재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온 시간과 장소가 작품을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한국 조각을 설명하는 책에 머물지 않는다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조각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를 기록하는 동시에 조각이라는 예술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작가 인터뷰가 함께 수록되어 있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비평가는 작품을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보게 해주지만 작가는 그 작품이 태어나기 전의 망설임과 고민을 함께 들여다보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작품만 볼 때는 완성된 결과물만 보이지만 작가의 말을 듣고 나면 그 결과물 뒤에 수없이 많은 선택과 실패, 우연과 집요함이 있었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됩니다. 이 책은 조각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친절한 입문서가 될 수 있고 현대미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익숙한 장르를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미술관에 가도 회화만 보고 조각 앞에서는 그냥 지나치는 분이라면 특히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조각을 전공하거나 비평에 관심 있는 분, 한국 조각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알고 싶으신 분들에게도 의미있는 책이 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조각에 담긴 자신만의 질문에 천천히 답해보기를 바라는, 조각에 대한 애정이 있으신 분들이 읽어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결국 조각은 물질을 만드는 예술이면서 동시에 관계를 만드는 예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작품은 말없이 서 있지만 우리는 그 앞에서 움직입니다. 작품은 침묵하지만 우리는 질문을 시작합니다. 작품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데 이상하게도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합니다. 어쩌면 예술의 힘은 바로 그런 데 있는 것 같습니다. 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는 생각하지 않았던 질문을 마음속에 남겨두는 것 말입니다. 이 책을 통해 많은 분들이 우리의 조각과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고, 더 깊은 애정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K-SCULPTURE4 #세계로가는K-조각의미래3 #K-SCULPTURE #고충환 #김성호 #김정락 #김종길 #김진하 #류병학 #박춘호 #이선영 #임성훈 #정영목 #정하윤 #채길원 #아이리치코리아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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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목차 내용 요즘 한국의 화가들과 전시인기가 매우 높은데요 이 책은 한국 현대 조각의 현주소와 미래를 담아낸 도록 <K-SCULPTURE Ⅳ: 세계로 가는 K-조각의 미래 3>입니다. 한국 조각을 조명하는 'K-SCULPTURE' 시리즈의 네 번째 로 매년 12명의 조각가를 선정하고 평론가들의 깊이 있는 글을 더해 출간해왔다고 하는데요, 이번 권까지 총 36명의 작가의 예술 세계를 기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동시대 한국 조각의 가장 생생한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매우 큽니다. 평소 미술, 특히 조각에 관심이 있다면 분들 여기 소개된 작가들의 뜨거운 열정과 작품의 의미에 대해 깊이 이해할수 있습니다. 작품을 나열한 도록을 넘어, 앞으로의 미래와 문화적 기록물로서도 가치가 충분합니다. 책 표지 조형물은 건물 외벽처럼 보이기도 하고, 기하학적인 패턴이 돋보이는 거대한 조각 작품이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습니다. 작품 제목은 박중흠 작가의 <산-하늘문> 으로 스테인리스ㅠ스틸로 난지 하늘공원에 설치되 있습니다. 특히 이 책을 전국의 미술대학에 기증하여 미래의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고자 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조각이 공간을 채우는 조형물이 아니라, 시간과 문화를 이어가는 예술이라는 점을 생각하게 합니다. 이 도록에는 선정된 작가들의 작품 사진과 함께 평론가들의 심도 있는 해설을 담고 있어, 작가의 의도와 예술 철학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 정정주 작가: '빛'을 매개로 건축적 구조물과 미디어, 영상이 결합된 독특한 조각 세계를 선보입니다. 가상과 현실, 내부와 외부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들이 흥미롭습니다. * 신상호 작가: 과거의 기억과 역사를 담은 조형물들을 통해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 안수진 작가: '움직임(kinetics)'을 통해 시간의 흐름과 예술의 역동성을 표현하며, 감상자에게 시각적 즐거움과 함께 깊은 사유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 배형경 작가: 무력해 보이는 인간의 신체를 통해 역설적으로 삶의 무게와 존엄성을 이야기합니다. * 김홍식 작가: '상자'라는 모티프를 통해 도시의 기억과 개인의 서사를 연결하는 독특한 시도를 보여줍니다. * 노준 작가: 귀여운 동물 캐릭터 같은 조각들로 '행복'이라는 주제를 따뜻하고 유쾌하게 전달합니다. * 심승욱 작가: '대립과 양립 사이'라는 주제로 상반된 개념들이 공존하는 세상을 조각으로 표현하며 평론가와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눕니다. 이 책에는 한국 현대 조각이 얼마나 역동적이고 다채로운지, 그리고 세계 무대에서도 통할 충분한 저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도록 곳곳에 담긴 QR코드를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게 한 세심함도 돋보입니다. 조각가, 미술계 관계자뿐만 아니라 예술을 사랑하는 일반 대중에게도 한국 조각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발견하는 시간기 될것입니다. #K-SCULPTURE #정정주외11인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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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CULPTURE Ⅳ 세계로 가는 K-조각의 미래 3 책리뷰 한국 현대 조각의 가치와 독창적 예술 세계를 탐구하다 고충환, 김성호, 김정락 등 12명의 저자가 쓴 K-SCULPTURE Ⅳ 세계로 가는 K-조각의 미래 3을 읽어보았습니다. 이 책은 동시대 한국 조각을 대표하는 12명 작가의 작품 세계와 예술 철학을 미술평론가들의 깊이 있는 비평으로 담아낸 문화적 기록집이에요. 세계 미술 시장에서 우리 조각이 가진 독창적인 가치를 재조명하고, 현대 미술이 전하는 묵직한 조형적 울림을 느끼고 싶어 이 책을 펼치게 되었어요. 마흔이라는 나이를 지나며 바쁜 사회생활 속에서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때로는 일상의 입체감을 잃어버린 채 평면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그런 저에게 이 책은 공간을 점유하고 시간을 품어내는 조각 예술의 묵직한 존재감을 일깨워주더군요. 묵묵히 흙을 빚고 돌을 다듬으며 시대의 정신을 담아내는 작가들의 열정과 이를 기록으로 남기려는 시도들이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특히 12명의 작가 중 정정주 조각가의 미디어와 건축을 결합한 작품 세계가 무척 인상 깊게 남았습니다. 얇은 모형 공간 내부를 기계의 눈으로 포착해 투사하는 과정에서 '보는 자'와 '보이는 자'의 위치가 뒤바뀌는 정정주 작가의 조형 장치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초상을 그대로 반영하는 듯했어요. 단순한 관람을 넘어 내 삶의 좌표와 주체성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숭고한 지각의 경계선이 페이지마다 펼쳐졌지요. 한국 조각은 오랜 석조와 불교조각의 전통을 잇고 있으면서도, 현대에 이르러 영상과 빛, 공간을 융합하는 실험적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었습니다. 예술이 단순히 작가 개인의 창작물로 남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담론이 축적되고 연구와 기증을 통해 지속 가능한 생태계로 확장되어야 한다는 책 속 메시지에도 깊이 공감했어요. 세상을 바라보는 미학적 시선이 나이가 들수록 얼마나 소중한 자산이 되는지 다시금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공간과 사물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고 싶은 직장인들이나, 동시대 한국 현대 미술의 깊숙한 흐름과 미래 가능성을 읽어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정교하게 기록된 평론과 화보를 따라가다 보면, 잊고 지내던 감각의 세포들이 다시 깨어나고 우리 문화 예술이 지닌 자랑스러운 깊이를 온전히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