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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아시아로』
우리가 학창 시절에 배운 ‘세계사’나 지금 매일 접하는 국제 정세를 떠올려보면, 늘 서양의 이야기들이 중심을 차지하곤 해요. 민주주의, 인권, 인류의 연대, 또는 ‘보편적 가치’라는 단어들조차 마치 유럽과 미국이 만들어내서 아시아에 전파해 준 전유물처럼 여겨지곤 하죠.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약 100년 전, 제국주의의 압제 속에서도 우리 아시아의 지식인과 예술가들은 서구의 틀을 뛰어넘는 훨씬 더 깊고 인간적인 세계 질서를 이미 스스로 꿈꾸고 있었다’면 어떨까요? 세계적인 아시아사 학자인 수가타 보스의 『유럽에서 아시아로』는 바로 그 잊힌 거대하고 아름다운 지적 역사를 뜨겁게 복원해내는 책이에요.
20세기 동안 세계의 권력 균형은 아시아의 경제적·정치적 부상과 함께 급격하게 이동했어요. 하지만 저자는 단순한 경제 지표나 거시적인 국가 간 정치를 나열하는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아요. 대신 식민지라는 장벽과 국경의 통제를 넘나들며 끊임없이 교류했던 아시아의 지식인, 예술가, 혁명가들의 생생한 미시적 삶에 조명을 비추죠.
1905년 러일전쟁 승리와 초기 아시아 연대 유색인종 국가가 서구 열강을 이겼다는 사건은 아시아 전역에 큰 충격을 주었어요. 이를 기점으로 단순한 반서구주의를 넘어 ‘아시아성’을 바탕으로 한 연대의 징후들이 싹트기 시작해요.
세계대전과 아시아적 보편주의의 만남 제1차 세계대전의 비극 속에서 윌슨의 민족자결주의와 볼셰비즘의 혁명 사상이 밀려왔을 때, 아시아의 선각자들은 이를 수동적으로 수용하지 않고 ‘아시아적 보편주의’라는 자신들만의 혁명적 협력 틀로 재해석했어요.
대공황, 제2차 세계대전, 그리고 탈식민 국가의 탄생 전쟁과 탈식민화라는 참혹한 파도 속에서 수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결국 유럽식 ‘국가(Nation-State)’ 모델로 흡수되었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경을 넘어 인류 전체의 평화를 도모하려 했던 아시아적 보편주의의 열망은 전후 시대까지 끈질기게 이어졌어요.
오늘날 아시아는 여전히 국경 분쟁, 민족주의적 적대감, 그리고 깊은 종교적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어요. 그러나 저자는 서구식 이성이나 차가운 국가주의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아시아 정치사상만의 위대한 잠재력과 가치’가 우리 역사 속에 분명히 존재한다고 강조해요.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가슴이 뭉클하고 인상 깊었던 점은, 100년 전 아시아의 선각자들이 단순히 ‘서구 문물을 부지런히 따라잡자(근대화하자)’는 수준에 머물지 않았다는 사실이었어요. 그들은 제국주의의 억압을 받던 가장 어두운 시절에도 ‘서구의 오만함과 폭력성을 극복하고, 인류 전체를 껴안을 수 있는 또 다른 차원의 연대와 평화’를 치열하게 고민했죠.
특히 저자가 거대한 담론으로 독자를 압도하려 하지 않고, 이름만 들어도 흥미로운 인물들의 드라마틱한 미시적 삶과 구체적인 텍스트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가기 때문에, 자칫 어려울 수 있는 사상사가 마치 한 편의 오디세이처럼 생생하게 다가왔어요.
오늘날 동아시아와 남아시아를 둘러싼 갈등과 대립을 보며 ‘결국 우리도 서구처럼 국가 이익만을 다투는 서글픈 현실로 돌아왔나’ 하는 씁쓸함이 들 때가 많았어요. 하지만 이 책은 ‘우리에겐 이미 서구 중심의 세계와는 전혀 다른 평화로운 질서를 상상해 낸 훌륭한 사상적 자산이 남아있다’는 울림을 주며, 미래를 바라보는 새로운 희망의 시각을 열어주었답니다.
이런 분들에게 적극 추천해요. ✔ 서구 중심의 일방적인 역사를 넘어, 진정한 ‘아시아의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싶은 분 ✔ 20세기 초 아시아 지식인, 예술가, 사상가들의 국경을 넘나든 지적 교류와 서사가 궁금하신 분 ✔ 오늘날 아시아가 안고 있는 치열한 갈등의 뿌리를 이해하고, 이를 넘어설 지적 영감을 얻고자 하는 독자 및 연구자
세계사의 들러리가 아닌, ‘새로운 세계 질서의 창조자’로서 아시아가 품었던 거대하고 아름다운 이상을 만나보고 싶다면 꼭 일독해 보시길 강력히 추천해요.
😍 에코리브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