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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위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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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집』은 재일조선인과 이주여성의 삶을 따라가며 오늘날 사회가 누구를 ‘우리’로 인정하고 누구를 경계 밖으로 밀어내는지를 묻는다. 특별영주자격과 조선적, 재외동포의 시민권 문제에서부터 일본의 혐한과 역사수정주의, 한국의 난민·이주민 혐오, 재일여성이 겪어온 인종차별과 여성혐오까지,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실제 사건과 역사를 촘촘하게 연결한다. 그 과정에서 재일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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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집』은 재일조선인과 이주여성의 삶을 따라가며 오늘날 사회가 누구를 ‘우리’로 인정하고 누구를 경계 밖으로 밀어내는지를 묻는다. 특별영주자격과 조선적, 재외동포의 시민권 문제에서부터 일본의 혐한과 역사수정주의, 한국의 난민·이주민 혐오, 재일여성이 겪어온 인종차별과 여성혐오까지,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실제 사건과 역사를 촘촘하게 연결한다. 그 과정에서 재일조선인이나 이주민을 단순히 보호받아야 할 소수자가 아니라 여러 국가와 언어, 기억 사이에서 스스로 삶의 자리를 만들어온 주체로 바라보게 한다.


인간은 자신이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 끊임없이 경계를 만든다. 국민과 외국인, 정상과 비정상, 우리와 그들을 나누는 구분은 사회를 이해하고 제도를 운영하는 데 필요하지만, 그 경계가 절대적인 것이 되는 순간 차이는 쉽게 배제의 근거가 된다. 타자를 우리와 전혀 다른 존재로 규정할수록 서로의 거리는 멀어지고, 그 사이를 메울 이해와 연대의 가능성도 좁아진다.


이 책이 지금 더 의미 있게 읽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치적 양극화와 경제적 불안이 깊어질수록 구조적 문제에 대한 불만과 두려움은 특정한 타자를 향하기 쉽다. 일본의 혐한과 한국의 난민·이주민 혐오는 서로 다른 역사와 맥락을 가지고 있지만, 불안을 타자에게 투사하고 배제를 ‘상식’과 ‘안전’의 언어로 정당화한다는 점에서는 닮아 있다. 노골적인 혐오가 사라진 자리에서도 타자화는 훨씬 세련된 언어로 계속될 수 있다는 사실을 책은 보여준다.


물론 모든 경계를 없앨 수는 없다. 국적과 시민권, 거주와 권리의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는 현실적으로 계속 논의되어야 한다. 모든 제도적 차이를 곧바로 차별이라고 부를 수도 없다. 그러나 경계가 필요하다는 사실과 그 경계 때문에 실제로 상처받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동시에 참일 수 있다. 이 책의 힘은 어느 한쪽을 쉽게 정답으로 제시하는 데 있기보다,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인 기준이 누군가의 삶에서는 얼마나 복잡한 문제로 작동하는지를 보게 하는 데 있다.


정보와 확신이 넘쳐나는 지금, 필요한 것은 자신의 판단을 절대적인 진실로 굳히는 태도보다 다른 위치에서 세계를 바라볼 수 있는 유연함일 것이다. 내가 겪어보지 않은 고통은 쉽게 과장되어 보이고,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선택은 쉽게 비상식적인 것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타인에게도 나만큼 복잡한 이유와 역사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상상할 수 있다면 판단과 분노 사이에 이해의 틈이 생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타인의 삶을 상상할 수 있는 마음이다. 내가 가진 고유함만큼 타인에게도 그만의 고유함이 있다. 내가 나로 존재할 권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누군가 역시 그 사람답게 존재할 권리가 있다는 데까지 생각이 이어져야 한다.


『낯선 집』은 재일여성만의 이야기에 머물지 않는다. 국적과 민족, 젠더와 이주의 문제를 지나 더 넓은 ‘타자’의 문제로 나아간다. 우리는 누구를 우리라고 부르고 누구를 ‘그들’로 바깥에 세워왔는가. 모든 불만을 분노와 혐오로 바꾸기 전에 다른 사람의 삶을 상상하고 이해의 지점을 스스로 만들어보는 것. 정치적 양극화와 사회적 분열이 깊어지는 지금, 이 책이 건네는 질문은 그래서 더욱 현재적이다.


#낯선집 #여성학 #사회학 #도서추천 #북스타그램 


*도서증정 @sakyejul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했습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s****7 2026.08.1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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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얼마나 베타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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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머물 곳을 만들어온 여성의 여정. “낯선 집”/도서 제공 사계절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안전한 장소home은 누구에게 주어지고 있는가. 코로나 시절 이야기를 되짚어보면 우리나라는 결코 안전하지도, 열려 있지도, 포용적이지도 않습니다. 소속과 정체성이 명확하지 않은 디아스포라에게 한국 사회는 언제나 낯선 집입니다. 이 책은 그 낯선 집을 안전한 장소home으로 만들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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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머물 곳을 만들어온 여성의 여정. “낯선 집”/도서 제공 사계절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안전한 장소home은 누구에게 주어지고 있는가. 코로나 시절 이야기를 되짚어보면 우리나라는 결코 안전하지도, 열려 있지도, 포용적이지도 않습니다. 소속과 정체성이 명확하지 않은 디아스포라에게 한국 사회는 언제나 낯선 집입니다. 이 책은 그 낯선 집을 안전한 장소home으로 만들기 위해 관계를 엮어가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북친들과 함께 읽으면서 home에 대해 각자의 정의가 다른 것에도 흥미로웠지만 한국에 사는 디아스포라 (재외동포. 이주민. 난민)들에게 우리가 얼마나 배타적인지 알게 되어 마음이 아팠습니다. 우리가 역사적으로 겪은 일들을 생각하면 그러면 안 되는 것 같은데 말이죠.


“20대의 반대 의견이 찬성보다 세 배 높았으며, 특히 20대 여성의 반대율이 도드라졌다. 보통 소수자 인권에 공감하는 비율이 높은 20대여성들에게서 유독 난민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분출된 것은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사라 패리스Sara R. Farris는 서구 국가에서 여성의 권리 보호를 명분으로 반이슬람 담론이 확산되는 현상을 페모내셔널리즘femonationalism 이라는 개념으로 분석한다.”


일본의 ‘한류’와 ‘페미니즘’의 역학 관계를 설명하는 부분은 “혐한”과 “여성혐오”에 대응해야 하는 우리가 꼭 읽어야 할 부분입니다. 일본에서 2차 한류 붐 시기 생겨났던“한류에 미친 아줌마들”이라는 표현,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는 이유로 여자 아이돌이 공격받았던 사건같은 일련의 흐름은 결국 앞으로 여성이 돌봄에 인생을 소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남성들의 위기의식이 낳은 결과물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책은 그럼에도 생존하기 위해, 가족을 먹이고 입히고 키우기 위해, 낯선 곳을 집으로 만드는 여성들의 여정을 보여주는 책이었다고 적어 둡니다.

w******y 2026.09.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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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집 - 재일 이주 여성의 자리를 엮다> 조경희, 사계절
"<낯선 집 - 재일 이주 여성의 자리를 엮다> 조경희, 사계절" 내용보기
-<낯선 집 - 재일 이주 여성의 자리를 엮다> 조경희, 사계절🏠 나는 그동안 재일조선인(자이니치)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식민지 시기에 건너간 이들과 그 후손, 일본 사회에 뿌리 깊게 남아 있는 차별 같은 역사적 맥락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알던 것은 어디까지나 멀리서 제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단편적인 역사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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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집 - 재일 이주 여성의 자리를 엮다> 조경희,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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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동안 재일조선인(자이니치)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식민지 시기에 건너간 이들과 그 후손, 일본 사회에 뿌리 깊게 남아 있는 차별 같은 역사적 맥락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알던 것은 어디까지나 멀리서 제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단편적인 역사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국적과 거주지, 시민권과 일상의 정체성이 실제 한 사람의 구체적인 삶 속에서 삐걱거리고 어긋날 때 어떤 균열이 일어날 수 있는지, 그 무게를 단 한 번도 실감해본 적이 없으니 내 지식이 단편적일 수 밖에 없었던 것도 당연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그들의 문제를 조금이나마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되어, 이 책을 읽는 독서 시간이 정말 의미있는 시간으로 다가왔다. 


🪟

재일조선인 3세이자 연구자이자 교수인 저자가 어린 시절부터 외워온 할아버지의 고향 주소를 찾아 경주로 향하다가, 목적지를 코앞에 두고 차를 돌려세웠다는 책 소개 글이 이 책의 문제의식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흔히 디아스포라의 삶을 고난을 겪고 마침내 뿌리를 찾아 돌아오는 여정이라는 단선적인 감동으로 쉽게 소비하곤 한다. 하지만 삶은 그렇게 낭만적인 것만은 아닌게 분명하다. 조상의 땅이라고 해서 자동으로 내 고향이 되는 것도 아니며, 국적이 있다고 해서 공동체의 온전한 일원으로 스며드는 것도 아니기에... 법적으로 한국인이라는 지위와 이 땅에서 실제 한 인간으로 살아가는 경험 사이에는 메우기 힘든 틈이 존재하며, 저자는 바로 그 균열의 자리에서 질문을 시작한다.


🏠 

저자는 "누가 복지와 교육, 의료라는 최소한의 사회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국가와 국제사회시스템에 던지는 듯 했다. 평소 일상을 누리는 이들에게는 공기처럼 느껴지는 제도가, 그 선 바깥으로 밀려난 이들에게는 삶의 조건 전체를 위협하는 가혹한 장벽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책을 통해 더 깊이 알게 되었다. 특히 혐오와 배외주의를 다루는 대목을 읽을 때는 갑갑한 감정을 지울 수가 없었다. 저자는 혐오를 몇몇 악한 개인의 일탈로 설명하지 않는다. 혐오는 사회적 불안과 결합하며 학습되고, 심지어 ‘안전’, ‘상식’, ‘국민의 권리 보호’라는 지극히 합리적인 언어의 탈을 쓴 채 교묘히 살아남는다. 


🪟

한국 사회의 난민과 이주민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부분을 읽을 때는 마음 속에 더욱 불편한 감정이 일었다. 저자의 언어로 일종의 불쾌한 '정동'이 발휘된 순간이었다. 과거의 차별받은 역사적 기억이 오늘날 우리보다 취약한 타자를 배제하지 않을 정당한 면죄부가 되어주지는 못함에도 '우리가 피해자였다'는 기억과 '우리 울타리 밖의 사람을 밀어내겠다'는 냉담함은 한 사회 안에 너무나 태연하게 공존한다는 사실이 불편하면서도, 나 역시 그들과 다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 

평소 우리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쓰는 '우리'라는 말은, 그 자체로 울타리 바깥의 누군가를 만들어낸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집'은 혈통이나 국적으로 고정된 과거의 영토가 아니다. 지금 살아가는 자리에서 관계를 맺고, 서로의 다름을 견뎌내며 머물 자리를 만들어가는 끝없는 협상의 과정을 저자는 '집'의 개념으로 표현하고 있다. 내가 당연하다고 믿어온 기준의 하한선을 조금이나마 흔들어 질문을 남기는 책은 정말 귀하다. 그리고 이 책이 정말 그러했다. 책을 다 읽고 덮은 뒤에도 내가 생각하는 집의 문은 과연 어디까지 열려 있는가라는 물음이 마음에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YES마니아 : 골드 l******7 2026.09.0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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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집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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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리카에게]를 읽고 재일조선인에 대해 생각해보는 경험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조금 더 깊이 다가갈 수 있는 책을 만났다. 「낯선 집」은 재일조선인, 이주, 여성이라는 세 개의 축을 넘나들며 '집'과 '고향'을 묻는 책이다.저자는 재일조선인 3세다.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의 본적지를 통째로 암송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 정도로 또렷하게 새겨둔 이름이었는데, 정작 한국에 처음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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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리카에게]를 읽고 재일조선인에 대해 생각해보는 경험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조금 더 깊이 다가갈 수 있는 책을 만났다. 「낯선 집」은 재일조선인, 이주, 여성이라는 세 개의 축을 넘나들며 '집'과 '고향'을 묻는 책이다.


저자는 재일조선인 3세다.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의 본적지를 통째로 암송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 정도로 또렷하게 새겨둔 이름이었는데, 정작 한국에 처음 와서 그 주소를 향해 택시를 탔을 때는 이상하게도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가야 할 이유가 흐려졌다고 한다. 결국 눈앞에 두고 돌아섰다는 이야기를 읽으며, 고향이란 게 실은 발 딛는 땅이 아니라 마음속에 오래 품어온 어떤 상(像)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완벽한 원래의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 있는 불완전한 자리를 집으로 만들어가는 태도로 디아스포라의 삶을 바라본다. 이 관점이 오래 남았다. 나에게 집은 어디인지, 내가 생각하는 고향은 또 무엇인지 자꾸 되묻게 됐다.

YES마니아 : 로얄 w********s 2026.09.0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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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주류로 사는 사람이 읽어야 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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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집》 | 조경희 지음사계절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세 명의 친구와 함께 읽었다. 책은 총 3부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나는 특히 2, 3부가 평소에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지점을 다루고 있어 재미있게 읽었다.2부에서 여성 정치인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이 인상적이었다. 여성 정치인은 성별 때문에 오히려 더 보수적인 가치나 국방력 강화를 강조하며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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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집》 | 조경희 지음


사계절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세 명의 친구와 함께 읽었다. 책은 총 3부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나는 특히 2, 3부가 평소에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지점을 다루고 있어 재미있게 읽었다.


2부에서 여성 정치인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이 인상적이었다. 여성 정치인은 성별 때문에 오히려 더 보수적인 가치나 국방력 강화를 강조하며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묵직하게 다가왔다. 현재 자민당의 지지 기반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여성 정치인을 전면에 내세우는 선택을 바라보는 저자의 통찰도 날카로웠다.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그 책임마저 여성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대목은 같은 여자로서 씁쓸했다.


3부에서는 일본의 페미니즘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국과 일본은 지리적으로도 가깝지만 여성과 페미니즘을 둘러싼 사회의 분위기는 꽤 다르게 느껴졌다. 일본에서 미투운동이 생각만큼 활발하게 이어지지 못했던 이유와 그런 것에 비해 《82년생 김지영》이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직접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다른 나라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발견하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책이 가진 힘이 아닐까 생각했다.


1부에서는 재일조선인과 이주민, 난민, 외국인의 시민권 문제를 다룬다. 함께 살아간다고 해서 모두가 같은 권리를 갖는 것은 아니라는 현실을 읽으며 ‘어디까지를 우리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오랫동안 한 지역에서 살아온 재일조선인이 주민등록과 행정제도 앞에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야 하고, 재난 상황에서도 국적에 따라 보호받을 수 있는 범위가 달라진다. 한국 사회의 난민 혐오와 일본의 외국인 지방참정권 문제까지 따라가다 보면 내가 이 나라에서 주류로 살아가기 때문에 미처 발견하지도, 관심을 갖지도 않았던 문제들을 마주하며 많이 반성하는 시간이 되었다.


책을 마치며 저자는 할아버지의 고향인 경주군 내남면 이조리를 찾아가려 했던 이야기를 한다. 목적지를 눈앞에 두고 돌아서는 장면을 읽으며 ‘집이란 어디일까’ 생각했다. 태어난 곳일까, 국적을 가진 곳일까, 아니면 오랫동안 살아온 곳일까. 한 사람의 정체성과 기억이 쌓인 곳을 국적이나 주소만으로 규정할 수 있을까. 이 장면을 읽고 나니 《낯선 집》이라는 제목이 다시 생각났다.


*본 리뷰는 사계절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사계절 #사계절출판사 #낯선집 #조경희 #독서모임 

YES마니아 : 로얄 k******4 2026.09.0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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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너무 익숙해서 보지 못했던 경계가 누군가에게는 매일 넘어야 하는 경계일 수도 있다는 것.
"내게 너무 익숙해서 보지 못했던 경계가 누군가에게는 매일 넘어야 하는 경계일 수도 있다는 것." 내용보기
*도서제공📚낯선 집, 조경희, 사계절한국에서 나고 자라고 지금까지 한국에서 살아온 나에게 많은 충격을 준 책이다.고향이란 무엇일까? 나는 자연스럽게 내가 태어난 곳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본의 소도시에서 태어난 재일조선인 3세인 저자에게 고향은 조금 다른 의미인 것 같다. 저자는 아버지의 조부모가 태어난 경주를 찾아가지만, 정작 그곳에 도착해서는 자신이 왜 이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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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낯선 집, 조경희, 사계절


한국에서 나고 자라고 지금까지 한국에서 살아온 나에게 많은 충격을 준 책이다.


고향이란 무엇일까? 나는 자연스럽게 내가 태어난 곳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본의 소도시에서 태어난 재일조선인 3세인 저자에게 고향은 조금 다른 의미인 것 같다. 저자는 아버지의 조부모가 태어난 경주를 찾아가지만, 정작 그곳에 도착해서는 자신이 왜 이곳에 와야 하는지조차 희미해지는 경험을 한다.


한국인으로 자라온 나에게는 너무 당연했던 ‘고향’이라는 개념이 누군가에게는 평생 찾아 헤매는 것이 될 수도 있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책의 첫 부분에 등장하는 ‘한국어가 다소 서툴다고 해서 국적을 묻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는 문장을 보고 처음에는 ‘그게 뭐가 문제지?’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책을 읽어나갈수록 한국인으로 차별받지 않고 살아온 한국인이 할 수 있는 생각이라는 들면서 부끄러워졌다.


한국어를 얼마나 잘하는지, 어디에서 태어났는지, 부모가 어디에서 왔는지 끊임없이 확인받으면서 내가 한국인인지 일본인지를 검증당하는 기분은 어떤 것일까. 나로서는 감히 상상하기 어려웠다.


일본의 페미니즘과 여성운동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일본에서도 미투 운동이 등장하기 시작했지만 성폭력이라는 문제를 ‘세쿠하라’라는 말로 축소해서 표현하는 경우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일본이나 한국이나 여성에 대한 폭력을 제대로 이야기하기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한국의 페미니즘이 일본으로 건너가고, 『82년생 김지영』 같은 작품이 번역되면서 페미니즘 담론이 퍼져나가는 과정도 흥미로웠다. 국경을 넘어 여성들의 경험과 언어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한편, 그 과정에서 본래의 문제의식이 다른 방식으로 소비되거나 축소되기도 한다는 점도 생각해볼 만했다.


다만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분도 있었다.


2018년 제주도에 난민을 신청하러 온 예멘 출신 남성들의 수용을 반대하는 20대 여성들이 많았다는 사실을 저자가 ‘충격적’이라고 표현한 부분이다.


물론 난민이라는 이유만으로 누군가를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에는 공감할 수 있다. 하지만 여성의 입장에서 보면 이야기가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아무리 소수자 인권에 열려 있는 20대 여성이라고 하더라도, 낯선 다수의 남성 집단을 자신의 안전과 관련된 문제로 받아들이고 경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여성들의 불안과 공포를 먼저 이해하기보다 그 반응 자체를 ‘충격적’이라고 바라보는 시선이 나에게는 오히려 낯설었다.


특히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저자가 여성의 입장보다는 난민이라는 위치에 있는 사람의 입장에 조금 더 이입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난민이라는 이유로 약자의 위치에 놓이는 것과, 그들이 남성이라는 사실에서 비롯되는 여성들의 불안은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여성인 나에게는 난민의 입장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것보다, 그 상황에서 여성들이 왜 불안과 공포를 느꼈는지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이 부분은 책 전체에서 가장 불편하게 읽혔다.


그럼에도 『낯선 집』은 내가 너무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한국인’, ‘고향’, ‘집’, ‘여성’, ‘난민’이라는 단어들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 책이었다.


내게 너무 익숙해서 보지 못했던 경계가 누군가에게는 매일 넘어야 하는 경계일 수도 있다는 것.

그 사실을 생각하게 만든 것만으로도 오래 기억에 남을 책이었다.

a************a 2026.08.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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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갈 곳보다 살아갈 곳을 생각하게 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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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디아스포라’라는 단어 때문에 조금 어렵고 멀게 느껴질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읽을수록 오히려 ‘고향은 어디인가’, ‘우리는 누구까지 우리라고 부르는가’처럼 생각보다 가까운 질문을 던지는 책이었다.특히 기억에 남았던 것은 저자가 처음 한국을 찾았을 때 자신의 본적지를 찾아가다가, 도착하기 직전 택시를 돌렸다는 이야기다. 흔히 디아스포라의 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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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디아스포라’라는 단어 때문에 조금 어렵고 멀게 느껴질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읽을수록 오히려 ‘고향은 어디인가’, ‘우리는 누구까지 우리라고 부르는가’처럼 생각보다 가까운 질문을 던지는 책이었다.


특히 기억에 남았던 것은 저자가 처음 한국을 찾았을 때 자신의 본적지를 찾아가다가, 도착하기 직전 택시를 돌렸다는 이야기다. 

흔히 디아스포라의 삶을 떠나온 고향과 언젠가 이루어질 귀환의 이야기로 생각하기 쉬운데, 이 책은 꼭 그곳으로 돌아가야만 이야기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지금 내가 살아가는 낯선 장소에서 관계를 만들고 안전을 만들어가는 과정 역시 ‘집 만들기’가 될 수 있다는 시선이 인상적이었다.


책은 재일조선인의 이야기에서 멈추지 않고 시민권, 난민 혐오, 혐한과 배외주의 등 누군가를 공동체의 안과 밖으로 나누는 여러 문제를 함께 다룬다. 국적이나 출생지,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다는 이유로 누군가는 너무 쉽게 ‘타인’이 된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여성의 삶을 바라보는 부분도 좋았다. 재일여성과 이주여성처럼 여러 경계가 겹치는 자리에 놓인 여성들의 경험을 통해, 혐오와 배제에 맞서는 일이 거창한 구호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서로를 돌보고 관계를 회복하며 안전하게 살아갈 자리를 만드는 것 역시 하나의 실천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루는 주제 자체는 가볍지 않고 생각할 거리도 많아서 술술 넘어가는 책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읽고 나면 ‘디아스포라’라는 말이 이전보다 조금 덜 낯설게 느껴진다. 결국 이 책이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삶은 완전히 먼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읽고 난 뒤 가장 오래 남은 질문은 이것이었다. 

집은 원래부터 존재해서 돌아가는 곳일까, 아니면 낯선 곳에서도 관계를 엮으며 만들어갈 수 있는 곳일까. 

제목인 《낯선 집》을 책을 다 읽은 뒤 다시 보게 되는 이유이기도 했다.



e*****4 2026.08.0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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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니치의 시선에서 본 한국과 일본 사회: <낯선 집>(사계절, 2026)
"자이니치의 시선에서 본 한국과 일본 사회: <낯선 집>(사계절, 2026)" 내용보기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집'은 어디인가 '집'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있다. 정겨움, 그리움, 반가움, 편안함 등. 하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런 이미지의 집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은 계속 집을 찾아 방황한다. 난민, 퀴어, 여성 등은 어딘가에 물리적으로 실재하지만 사회 내 차별로 인해 끊임없이 정체성을 위협받으며 집을 갖기 위해
"자이니치의 시선에서 본 한국과 일본 사회: <낯선 집>(사계절, 2026)" 내용보기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집'은 어디인가


 '집'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있다. 정겨움, 그리움, 반가움, 편안함 등. 하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런 이미지의 집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은 계속 집을 찾아 방황한다. 난민, 퀴어, 여성 등은 어딘가에 물리적으로 실재하지만 사회 내 차별로 인해 끊임없이 정체성을 위협받으며 집을 갖기 위해 분투한다. <낯선 집>(사계절, 2026)은 재한 자이니치인 저자가 일본과 한국 두 사회를 살아낸 경험을 바탕으로 '집'에 대해 탐구한 책이다. 


고향/집은 고정된 기원이 아니며, 정체성은 이동의 궤적 속에서 시간적으로 축적되고 공간적으로 중첩되어 간다. 


22쪽


재일, 이주, 여성의 중첩 차별


 저자는 조선적 자이니치 3세로 현재는 한국에 거주한다. 한국/조선적 자이니치들은 한국, 일본 사회 모두에서 이방인의 위치에 있다. 한국에서는 한국어에 능통하지 않고, 선진국인 일본에서 왔다는 이유로 차별을 경험한다. 국적이 한국임에도 불구하고 복지 혜택과 지방 참정권에서 배제된다. 



 일본 사회에서는 한국의 문화를 공유한다는 이유로, 특별 영주권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혐오의 대상이 된다. 저자는 자이니치 중에서도 '재일여성'이라고 불리는 여성에 초점을 맞춘다. 그들은 자이니치이자 여성으로 중첩된 차별을 받기 때문이다. 


재일여성들의 노동과 가족 경험은 일본의 페미니즘운동에서 공유되지 못했고, 그 반대 또한 마찬가지였다.


254쪽


 재일여성들은 가부장적인 가정 속에서 폭력을 경험했다. 동시에 중산층 일본 여성이 중심이 되었던 페미니즘 운동에서도 소외를 경험했다. 일본의 사회적인 계층화 속에서 먹고살기 바빴던 그들은 페미니즘 운동의 대상이 될 수 없었다. 


민족문제로 여성성을 무화하는 재일남성도, 여성 문제로 민족성을 무화하는 일본여성도, 재일여성에게는 모두 지배와 억압의 가해자다. 


255쪽


중첩된 정체성으로 살아가기


 이렇듯 재일 동포 3세이자, 여성이고, 한국으로 이주해 온 저자는 자신의 겹쳐진 정체성 속에서 그와 마찬가지로 겹겹이 쌓인 차별의 대상이 된 사람들을 바라본다. 우경화, 극단화되는 세계 정치에서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또 당사자들은 어떻게 집을 찾아야 할까. 저자는 동질성이 아닌 파편들에 주목한다. 다양한 사람들을 그 자체로 인정하는 사회적 합의와, 보지도 경험하지도 못한 고향을 지향하는 사고에서 벗어나기를 권한다. 책은 차이가 있는 사람들이 필연적으로 섞이는 사회에서 어떤 태도를 갖춰야 하는지에 대한 단초를 제공한다. 


그런 점에서 디아스포라는 어떤 실체가 아니라 서로 다른 언어와 기억이 충돌하는 경계의 감각을 간직하는 방식에 가깝다.


294쪽

e********m 2026.08.0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낯선 집, 재일 이주 여성의 자리를 엮다
"낯선 집, 재일 이주 여성의 자리를 엮다" 내용보기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낯선 집, 재일 이주 여성의 자리를 엮다조경희 저 │ 사계절재일 조선인 3세로 살아온 삶은 어떤 것일까. 쉽게 상상하거나 가늠할 수 없는 삶이다. 디아스포라의 배경을 가진 사람들의 삶 역시 마찬가지다. 남의 삶을 함부로 이해했다고 말하지 않기 위해, 나는 수없이 고민하고 또 고민하며 이 책을 펼쳤다. 조경희라는 이름을 가진 재일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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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낯선 집, 재일 이주 여성의 자리를 엮다

조경희 저 │ 사계절








재일 조선인 3세로 살아온 삶은 어떤 것일까. 쉽게 상상하거나 가늠할 수 없는 삶이다. 디아스포라의 배경을 가진 사람들의 삶 역시 마찬가지다. 남의 삶을 함부로 이해했다고 말하지 않기 위해, 나는 수없이 고민하고 또 고민하며 이 책을 펼쳤다. 조경희라는 이름을 가진 재일 조선인, 일본에서 나고 자란 연구자의 목소리를 직접 만나 보고 싶었다.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이 책이 누군가를 대신해 말하는 책이 아니라, 오랫동안 경계 위에 놓여 있던 사람들의 목소리를 조심스럽게 연결해 나가는 기록이라는 점이었다.



1부 '시민의 경계'를 읽으며

재일 조선인과 귀환 이주민, 난민 등 국가와 시민권의 경계에 놓인 사람들의 현실에 대해 알게 되었다.


특히 '돌아온 불완전한 동포들'은 '귀환'이라는 단어가 반드시 고향으로 돌아온다는 의미만을 갖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완전히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사람들,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온전한 소속감을 갖기 어려운 현실이 여러 사례를 통해 드러난다. 국적은 있어도 집은 없는 듯한 느낌 아마 저자도 발길을 돌린 이유가 아니었을까??





또 '배반당한 다문화주의 챕터에서는 한국 사회가 다문화를 이야기하면서도 난민과 이주민에게 얼마나 배타적인 시선을 보이는지 다시 한 번 알게 되었다.





2부 '혐오의 거울'은 가장 무겁게 읽은 부분이었다. 일본 사회의 역사수정주의와 혐한 정서, 그리고 혐오가 어떻게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지를 분석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저자가 혐오를 특정 집단만의 문제로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혐오는 사회가 만들어 낸 구조와 감정이 반복되며 정상화되는 과정이라는 설명이 진지하게 느껴졌다.






'우리 안의 역사부정'을 다룬 장에서는 한국 사회 역시 예외일 수 없다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일본 사회를 비판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우리 사회 안의 배제와 혐오까지 함께 성찰하는 저자의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덕분에 이 책은 누군가를 비난하기 위한 책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사회를 만들고 있는지를 함께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부 '사이공간의 페미니즘'에서는 재일 여성이라는 정체성이 어떻게 식민주의와 젠더, 민족이라는 여러 층위와 교차하는지를 이야기한다.

특히 일본의 미투 운동과 재일 여성들의 위안부 운동을 함께 읽어 내려가는 부분 정말 정독했던 부분이다.



페미니즘을 하나의 보편적인 언어로만 설명하지 않고, 각자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디아스포라라는 경험 속에서 다시 해석한다는 점이 새롭게 다가왔다.

무엇보다 '교차성'이라는 개념이 추상적인 이론이 아니라 실제 삶 속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보여 주어 이해하기 쉬웠다.





재일 여성들이 겪는 차별은 단순히 여성이라는 이유만도, 재일 조선인이라는 이유만도 아니라 여러 정체성이 겹쳐질 때 더욱 복합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점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떠올린 단어는 '집'이었다.





이 책에서 집은 단순히 살아가는 공간이 아니다.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장소이자,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는 자리이며, 마음 놓고 '나'라고 말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제목의 이유가 여기 있었다.




학술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만 문장은 비교적 차분하고 논지가 명확하다. 역사와 사회학, 젠더 연구가 함께 어우러져 있어 가볍게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그만큼 여러 번 생각하며 읽게 된다. 한 장을 읽고 잠시 멈춰 메모를 하게 되는 책이었다.





r******7 2026.08.0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낯선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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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재미 교포 이민진의 소설 <파친코>를 통해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건너간 조선인들의 삶이 궁금했다. 소설에서는 일본에서 최하층의 삶을 살며 제대로 된 직업을 구할 수 없었고 파친코 사업으로 큰 돈을 벌어 아이를 교육을 시키고 신분상승을 꾀한다. 이 책은 재일동포 3세가 일본과 한국에 살며 경험하고 고민한 뿌리,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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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재미 교포 이민진의 소설 <파친코>를 통해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건너간 조선인들의 삶이 궁금했다. 소설에서는 일본에서 최하층의 삶을 살며 제대로 된 직업을 구할 수 없었고 파친코 사업으로 큰 돈을 벌어 아이를 교육을 시키고 신분상승을 꾀한다. 이 책은 재일동포 3세가 일본과 한국에 살며 경험하고 고민한 뿌리, 고향, 귀환, 디아스포라, 페미니즘, 인종차별, 혐오의 문제를 12편의 글에 담았다. 저자는 성공회 대학교에서 탈식민주의와 젠더의 관점에서 일본사회, 문화, 재일 조선인, 디아스포라 문제를 연구하고 가르친다. 


저자의 할아버지처럼 일제 강점기에 일본으로 건너간 민단 재일동포는 일본에 귀화하지 않고 한국적을 유지하기 위해 투쟁했음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고향인 한국에 돌아왔을 때 다른 이민자들이 받는 혜택을 받지 못하는 차별적 위치에 처한다. 외국인이 아니므로 한국어 지원을 받지 못하고, 2015년 이후에야 주민등록증을 받을 수 있었고, 한국 남자와 결혼해도 엄마가 자이니치여서 정부로부터 아이 보육료 지원받지 못하고, 코로나 방역에서도 제외된다. 의도적 배제가 아니라 무지와 무관심때문이며, 내국인 중심주의가 아닌 거주를 바탕으로 한 주민권을 주장한다. 저자는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디아스포라 위치에서 벗어나지 못해 보인다. 


디아스포라는 삶의 터전에서 밀려나 타지로 떠돌게 된 사람들이다. 언뜻 세계 각국에 퍼져 사는 이스라엘 민족이나 내란으로 떠도는 난민을 떠올리지만, 일제강점기에 일본에 정착하고 다시 돌아오지 못한 재일동포들이 있다. 저자는 일본과 한국 양쪽에서 불평등을 맞닥드린다. 그러나, 연대를 통해 하나씩 불합리함을 고쳐가는 힘을 보여준다. 


일본인의 혐오는 생각보다 심각해보인다. 새역모와 일본회의를 중심으로 역사수정주의가 혐오를 조장한다. 기본적으로 종교조직과 정치적 권력이 연결되어 있다. 이들은 역사를 왜곡하여 교과서를 고치고자 하고, 대동아전쟁 긍정론과 일본군 위안부 부정론을 외친다. 역사부정, 국가주의, 도덕적 보수주의, 반페미니즘을 포함하는 신보수주의자 아베의 장기집권 동안 역사인식과 영토문제로 아시아국들과 갈등을 일으킨 것은 잘 아는 사실이다. 혐한에 에너지를 쏟는 정치인과 만화가 하스미 도시코를 비롯한 작가, 언론인들과 넷우익의 헤이트스피치가 존재한다. 생산적이지 않은 일에 에너지를 쏟고 유지하는 이유는 국민의 요구를 만족시켜 줄 수 없기 때문일까.  


우리나라에서도 문제가 되었던 뉴라이트 이영훈의 <반일 종족주의>에 대한 일본의 평가가 우호적이었음은 예상대로다. 안병직 교수의 제자들은 '식민지 근대화론'을 펼치며 일본의 우파와 같은 소리를 낸다. 저자는 왜 전쟁 피해자가 가해자 입장에서 역사를 부정하고 일본 제국주의의 대리인 흉내를 내느냐고 묻는다. 이들이야말로 식민화된 사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일본의 미투운동이 활발하지 못한 것은 처음 저널리스트 이토 시오리가 지국장을 고발했을 때 일본 경찰에 의한 2차 가해와 사법제도의 구조적 문제와 여론에서 전형적인 피해자상에서 벗어난다는 정상적이지 않은 이유다. 저자는 문제를 개인의 수준으로 축소시키고 정치성을 희석시키는 일본의 포스트페미니즘을 비판하고, 감정 표현을 자제하고 남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분위기를 페미니즘이 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임을 설명한다. 그럼에도 한일간에 동시대적 연대는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과 같은 K문학에서 확산되었다. 이 소설은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한국의 앞서가는 페미니즘에 부러워했다고 하니 약한 연대도 점점 힘을 키워나가길 바란다. 


경계를 긋고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타인을 혐오의 대상으로 삼는 배타적인 분위기가 개인에서 사회, 국가로 퍼지고 있다. 한국에 거주하는 재일동포 3세의 날카로운 분석을 통해 그 원인과 연대의 움직임을 알 수 있는 책이다. 각 편의 글은 소논문과 같이 많은 정보와 자료를 참고하였고 비판은 물론 해결책도 제시한다. 더이상 떠돌지 않고 한국에 정착하려는 재일동포의 깊이있는 역사의식을 많은 사람들이 읽고 이해하면 좋을 책이다. 


b*****k 2026.08.0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