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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안다는 건 대체 뭘까? 가족이나 친구, 연인처럼 가까운 사이라고 해서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너무 가까워서 상대의 행동에 제멋대로 이유를 붙이고,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에게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모습을 발견하는 순간 관계는 더 낯설어지지 않는가. 《대부호》는 그 틈에서 시작되는 불안과 긴장을 여덟 편의 이야기로 보여주는 소설집이었다. 수록된 단편이 다 좋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원경」의 신오는 유방암 가족력이 있다는 이유로 연인 원경에게 이별을 통보한다. 그런데 정작 자신이 암에 걸리자 원경을 다시 찾아간다. 원경이 있는 산속 집까지 찾아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행동하는 신오의 모습은 뻔뻔하고 비겁하게 느껴지는데, 동시에 인간이 불행을 피하려 할수록 그 불행에 더 가까워지는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여덟 편을 모두 읽고 나니 처음에는 서로 다른 이야기처럼 보였던 작품들이 조금씩 연결되어 보였다. 누군가는 사라지고,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다시 돌아온다. 그런데 인물들이 정말 원하는 것은 의외로 거창하지 않다. 자신을 이해해주기를 바라거나, 누군가를 이해해보려 하거나, 때로는 그저 더 이상 책임지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싶은 정도다. 문제는 가까운 사이일수록 그 마음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내가 알고 있다고 믿었던 사람의 마음이 사실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을 수 있다. 성혜령은 그런 순간을 과장하지 않고 아주 일상적인 상황에서 끌어낸다. 부동산 임장, 가족의 식사, 간병, 연애, 친구 관계처럼 너무 익숙한 공간에서 어느 순간 설명할 수 없는 균열이 생긴다. 책은 우리는 끝내 타인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 채 어떻게 관계를 이어갈 것인가를 묻는다. 누군가의 선택을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있고,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았으면서도 그 관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할 수 있다. 선과 악, 가해와 피해, 사랑과 미움으로 깔끔하게 나눌 수 없는 마음들이 있다. 사람은 가까이 들여다볼수록 더 잘 보이는 존재가 아니라, 때로는 가까이 갈수록 더 알 수 없어지는 존재이니까. 그리고 그 알 수 없음까지 끌어안고 살아가는 것이 결국 관계인지도 모르겠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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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할 것 없는 일상 속에 이상하고 불편한 장면들이 불쑥 끼어든다. 극우집회에 나가는 엄마, 명품을 입고 쓰레기 집에 사는 사람처럼 겉으로는 쉽게 설명되지 않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런데 이 인물들, 낯설지 않다. 인물들의 속사정이 드러나는 순간, 나만 아는 내가 보인다.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의 이면에는 저마다의 사정이 있다. 남에게 말하지 않는, 말할 수 없는. 평범하게 웃고 있는 얼굴 뒤에 각자의 고통을 숨긴 사람들. 대부호는 그런 우리의 모습을 건조하게 바라본다. 병들어가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를 잘 담아낸 소설집이라고 느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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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패턴과 황금빛 글씨로 장식된 《대부호》의 표지는 이야기 속 대부호의 화려한 삶을 떠올리게 한다. 동시에 그 화려함 뒤에 어떤 감춰진 이야기가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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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장으로 세상을 뒤집는 카드 게임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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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을 내디딜 때마다 조금씩 갈라지는 강 위의 얼음 삶이라는 것은 원래 이렇게 불안하다. 성혜령의 소설집 <대부호>를 읽다 보니 떠오른 이미지이다. 우리는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간다. 죽음과 질병 그리고 파산 등이 삶의 기반을 무너뜨릴지라도. 이 책의 인물들은 불행을 두려워하면서 자신의 고통이 다른 누구의 고통보다 더 크고 절박하다 느끼며 살아간다. 여덟 편의 단편은 익숙한 풍경에서 시작된다. 나만의 집을 구하기 위해 부동산 임장 모임에 나가고 오래 알고 지낸 언니의 이야기를 들어주다가 감정 쓰레기통이 된 기분을 느낀다. 생계를 위해 입주 간병 일을 시작하는, 우리가 흔히 보는 일상이다. 그러나 평범하게 이어지던 이야기는 어느 순간 뜻밖의 진실을 드러내며 독자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든다. 마치 높은 곳에서 외줄타기를 하는 것처럼 불안하다. 익숙한 관계에서 숨겨진 악의가 표출되고 깊은 단절의 틈에서 드러나는 외로움이 서늘하다. <임장> 부동산 모임의 리더인 민연 언니가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아서 사람들은 직접 그녀의 집으로 찾아간다.. 그런데 전혀 예상 못한 광경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하악> 가족이라는 허울좋은 껍데기 아래 놓인 피로와 갈등이 느껴졌던 단편. 가족이기에 감당해야 하는 책임은 때로 견딜 수 없는 무게로 다가온다. <나방파리> 오래된 친분 속 숨겨져있던 어두운 악의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해받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상대를 이해할 마음의 여유는 없다. <독재자의 오른발> 생계를 위해 입주 간병인으로 일하는 주인공. 새로 맡은 환자는 비교적 수월해 보였다. 그러나 환자가 저지른 악행이 밝혀지면서 이야기는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펼쳐진다. 이외에도 <원경>에서는 주인공 신오의 끔찍한 외로움이 지면을 뚫고 나에게 느껴졌고 <운석>에서는 죽기 전에 이미 돌에 갇혀버린 듯한 한 남자의 절규가 들리는 듯했다. 표제작 <대부호>에서는 가족의 죽음이 남긴 끔찍한 상처.. 내 눈에는 모두들 그 상처가 남긴 고통이라는 바다에서 익사하지 않기 위해 미친 듯이 팔을 휘젓는 것으로 보였다. 이 단편을 읽으면서 우리 인간이란 얼마나 약한 존재인가? 또 한 번 깨닫게 되었다. 내 고통에 몰두하느라 다른 이를 돌아볼 수 없는 게 인간이다. 단편 <베인>에서 아연이가 이렇게 말하는 것처럼. “눈앞에서 누가 총을 맞고 쓰러져도, 종이에 베인 내 손가락 상처가 더 아픈 게 인간이야. 언니는 다를 거라고 착각하지 마.” 소설집 <대부호>의 인물들은 불행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미칠듯한 속도로 도망치거나 회피한다. 그러나 회피하는 자신이 타인에게 어떤 상처를 주는지는 잘 모르는 것 같다. 그 와중에 결국 스스로에게 남는 것도 끔찍한 외로움과 고립감이다. 달콤하게 위로하는 말 하나 없이 아주 서늘한 목소리로 이것이 인간의 본모습이라고 보여주는 듯한 단편소설집 <대부호>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대부호 #성혜령 #문학동네 #한국소설 #단편소설집 #도서협찬 #소설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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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만나게 된 작가님의 단편들은 자연스럽게 읽히다 어느새 감정이 되어 마음을 움직였다. 알게 모르게 따뜻해졌다. 생각 없이 읽어가다 갑자기 따뜻해져 사르륵 빠져들었던 ‘임장’ 가족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던 ‘하악’과 ‘대부호’ 슬픔, 미움, 죄책감, 후회 갖은 복합적인 마음이 기묘한 현상이 되어 그 거리가 훅하고 현실로 다가왔던 ‘운석’ 인간관계에서 오는 흔한 미움이라고 생각했는데, 기묘한 일을 시작으로 오싹함이 밀려들었던 ‘나방파리’ 우리는 타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어쩌면 가장 염원했던 소망의 실현이라고 느껴졌던 ‘독재자의 오른발’ 나만 이런 엔딩을 원한 건 아니겠지? 잠시나마 속이 시원했다. 아주 잠깐. 끝까지 거짓말로 사과하는 신오가 이기적으로 느껴졌던 ‘원경’ 그는 이제야 똑바로 자신의 미래를 바라보게 되었는지도…… 결국 인간은 자신을 향하는 감정 쪽으로 휘어지게 되어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베인’ • 기쁘기도 슬프기도 이기적이기도 한 다채로운 감정들 속에 빠져드는 이야기들로 가득했다. 작가님의 다음 작품이 몹시 기다려진다. 북클럽문학동네 서펑단으로 도서만 지원받아 재밌게 완독 후 남기는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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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혜령의 신간 소설집 <대부호>는 가족이나 친구, 애인과 동료, 나 자신과 가까운 존재와의 관계에서 느낄 수 있는 여러 감정, 기쁨과 슬픔, 희망과 절망, 수치심과 연민 등 소설 속 인물들의 권태로우면서도 누군가를 잃었거나 상대를 떠나거나 버리고 싶어하는 다양한 감정이 담겨있는 소설집이다.
🔖 그렇다. 우리는 모두 이유가 있다. 이유가 있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도 용서되는 것도 아니지만. (p. 36)
🔖 언제부터 였더라, 그 당연한 마음, 당위를 의심하지 않는 마음이 일종의 압박이고 폭력이 아닐까 의심하기 시작한 건. (p. 42)
🔖 나는 대부호를 할 때만큼은 우리가 텔레비전에 나오는 가족들처럼, 함께 둘러앉아 서로 이야기하며 웃는, 그럴듯한 가족이 된 것 같아 좋았다. 비록 우리가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고, 어떤 이야기들은 너무 일찍 영영 모르게 되었지만, 그래도. 그때 우리는 가족 같았다. 그게 행운인지 저주인지, 흐름을 뒤바꾸어놓은 패인지 순조롭게 만든 패인지, 지금으로서는 전혀 모르겠지만. (p. 84)
8편의 단편이 담긴 <대부호>는 이미 읽었던 단편들도 있고 이번 소설집을 통해 처음 만난 단편들도 있었는데, 어딘가로 향하거나 사라진 누군가를 찾아 나서는 인물들. 가족 사이에도 알 수 없는 심연이 있음을 보여주거나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관계의 단절 속에서 발견되는 실마리. 가족을 잃은 돌이킬 수 없는 관계의 단절에서 오는 상실과 종결된 관계. 인물들 사이의 기묘한 알력을 보여주며 그 안에서 느껴지는 서늘함. 뻔뻔함과 비겁함을 보여주는 인물. 타인의 고통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담긴 이야기까지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인간의 여러 모습과 그 안의 감정들을 들여다보게 하는 이야기들이었다.
🔖 자기는 참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고 언니는 말했다. 그래서 너무 무섭다고 했다. 자기는 이런 일을 견디기만 하다 끝날 것 같다고, 학교까지 새로 다닌 만큼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앞으로도 달라질 게 없을 것 같다고도. (p. 153)
🔖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여러 문제들과 그 사람이 가지고 올 불확실한 미래까지 기꺼이 받아들여야 하는 일이라면, 신오는 지금까지 누구도 사랑해본 적 없었다. 앞으로도 누군가를, 심지어 자기 자신조차 사랑하기란 불가능할 것이었다. (p. 214)
🔖 눈앞에서 누가 총을 맞고 쓰러져도, 종이에 베인 내 손가락 상처가 더 아픈 게 인간이야. 언니는 다를 거라고 착각하지 마. (p. 264)
지금 현실 모습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도 있어 현실감이 느껴지기도 했고, 어떤 이야기는 상상력이 더해진 신비로운 느낌을 주기도,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서늘한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들도 있는 <대부호>의 이야기들은 때로는 연민 어린 시선으로, 대로는 차갑게 직시하는 시선으로, 작가만의 블랙 유머를 담아 인간을 사회를 바라보게 해주었다.
* 문학동네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리딩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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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떤 꿈들을 보관했다 잃어버렸을까. / p.35 전체적으로 나의 모습에 만족하고 있지만, 단 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이 있다. 바로 거울에 비치는 내 모습이다. 태어나자마자 봤다고 해도 한 삼십 년은 넘게 살면서 거울을 본 적이 거의 없는 듯하다. 그만큼 거울 보는 것을 싫어한다. 물론, 외모 체크가 필요한 자리에서 어느 정도 기본적인 부분들을 점검하는 편이다. 어디에서든 거울을 들이민다면 그냥 대충 대답하고 얼른 그 자리를 피해버린다. 이제 조금이라도 익숙해질 때가 된 것 같다. 지금 우리의 현실을 다루는 듯한 느낌을 주었던 이 작품은 성혜령 작가님의 단편소설집이다. 종종 앤솔로지 작품집에서 작가님의 작품을 접했는데,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 있는 소설이 바로 <원경>이었다. 그밖에도 올해 발간된 월급사실주의 앤솔로지 작품집 <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만>에 수록된 <퇴직금 돌려받기>라는 작품도 꽤 재미있게 읽었다. 단편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왔기에 소설집이 기대되었다. 소설집에는 앞서 언급한 <원경>을 비롯해 총 여덟 작품이 수록되었다. 각 소설에 등장하는 이들은 90년대에 태어난 인물들로, 삼십대에서 사십대 전후의 청년층이다. 갑자기 사라진 임장 모임의 구성원을 찾는 두 여자,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다시 어머니와 살게 된 딸, 병상에 누운 환자의 씻을 수 없는 과거를 알게 된 간병인, 암 선고를 듣자마자 이별을 고했던 전 여자 친구에게 연락하는 남성 등의 이야기가 다채롭게 전개되었다. 전반적으로 술술 읽을 수 있는 작품들이었다. 가장 크게 와닿았던 지점은 인물들과 사건에서 익숙함을 느꼈다는 것이다. 물론, <운석>처럼 쉽게 일어나기 힘든 사건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대체로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가장 몰입되었고, 인물들 하나하나에 공감하면서 읽었다. 세계관이 아예 동떨어진 이야기보다는 피부로 느껴지는 이야기를 선호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표제작인 <대부호>라는 작품이 인상적이었다. 주인공은 어린 시절에 오빠가 산재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대학생이 되자마자 가족과 독립하게 된다. 시간이 흘러 예기치 못한 사고로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나자 홀로 계신 어머니와 함께 살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멀리 떨어진 시간만큼이나 어머니와 딸 사이의 벽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특히, 중후반부에 정치 음모론 영상을 봤던 어머니의 이야기가 내내 머릿속을 맴돈다. 소설에 등장하는 이들이 겪는 일들이 마치 우리를 비치는 거울이었다. 누군가는 집안이 온통 쓰레기로 가득했고, 또 누군가는 태극기를 흔들면서 말도 안 되는 음모론을 믿었고, 다른 누군가는 결혼 상대의 암 전력을 이유로 이별을 선언했다. 알고 본다면 그저 소설일 뿐이지만, 모르고 본다면 사실로도 착각할 수 있는 사건의 연속이다. 길거리에서 스치고 지나갔던 많은 이들의 이면이 거울에 비치듯 떠오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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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호’를 읽으며 가장 많이 떠오른 건 죽음과 아픔, 그리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방식이었어요. 누군가는 죽고, 병들고, 관계 속에서 사라지지만 남겨진 사람들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그 시간을 견뎌요. 같은 아픔을 겪었다고 해서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되는 것도 아닐 테죠. 여덟 편의 인물들은 집을 찾아다니다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고, 돌봄 속에서 연민과 폭력의 경계를 넘나들고, 같은 사람을 잃고도 서로 다른 슬픔을 겪어요. 누군가의 고통을 이해한다고 생각했던 마음이 오해였다는 걸 뒤늦게 알기도 하고, 자기 바깥의 고통을 쉽게 외면하기도 하죠. 특히 가장 가까운 사람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 여러 이야기에서 반복됐어요. 그래서 다 읽고 나니 결국 나는 다른 사람의 아픔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남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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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호 #도서협찬 #성혜령 맞다. 우리 모두에게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한 번도 스스로에게 어쩌다 이런 사람이 되었을까, 물어본 적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게 내 문제 아니었을까. 나의 근원적인 문제. 나를 궁금해하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타인을 궁금해할 수 있을까. 내게 있는 것 때문이 아니라 내게 없는 것 때문에. 나는 이토록 오랫동안 주변을 머뭇거릴 뿐 누구하고도 진정으로 부딪쳐보지 못한 것이 아닌가. _34p.<임장> _ 그래도 나는 대부호를 할 때만큼은 우리가 텔레비전에 나오는 가족들처럼, 함께 둘러앉아 서로 이야기하며 웃는, 그럴듯한 가족이 된 것 같아 좋았다. 비록 우리가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고, 어떤 이야기들은 너무 일찍 영영 모르게 되었지만, 그래도. 그때 우리는 가족 같았다. 그게 행운인지 저주인지, 흐름을 뒤바꾸어놓은 패인지 순조롭게 만든 패인지, 지금으로서는 전혀 모르겠지만 나는 엄마의 마음이나 머릿속까지는 어쩔 수 없더라도 엄마의 몸만은 내가 잘 돌보고 있다고 생각하려 했다._83~84p. <대부호> 8편의 단편을 담고 있는 [대부호], 사실 단편에 깊은 내용을 담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시절도 있었고, 읽다 흐름이 끊긴다는 생각에 긴 소설들만 고집했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요즘 소설가들은 정말 글 잘 쓰신다. 성혜령 작가의 작품은 제목만 알고 본격적으로 읽어본 건 이 책이 처음. 표제적인 <대부호>는 생각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지만 소설집의 시작글이었던 <임장>은 홀로 나만의 집을 마련하고 싶은 직장인 여성이 부동산 임장 모임에 가입하게 되면서 롤모델을 만나게 되고 갑작스러운 연락 부재에 모임 인원들과 언니를 찾아 나섰다가 믿을 수 없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조금 충격적이었음.) <하악>, <대부호>는 가족이라도 결코 서로를 온전히 이해하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없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운석>,<나방파리>는 누군가의 죽음, 또는 관계의 단절에서 비롯된 이야기를 하며 우리가 살아가며 감당할 수 있는 비극의 몫은 어디까지 인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독재자의 오른발>은 갑자기 등장한 서스펜스! 간병인 병옥, 환자의 딸 이선, 환자 무언 세 등장인물의 시점으로 짧게 진행되는 시점이 더욱 스릴 있었달까? (이후 조금 더 전개된다면 어떻게 될지도 궁금했던 작품) <원경>은 가족력인 암이 있다는 이유로 원경과 헤어진 신오가 5년 후 어쩌면 치유가 불가능한 암에 걸리고서야 다시 원경을 찾아가는 모습을 그려내는데... 참 뻔뻔하다 싶으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베인>은 타인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작품. 이 작품들 중 좋았던 몇 작품을 꼽자면 <임장>, <나방파리>, 독재자의 오른발>, <베인> 이 되시겠다. 다시 보니 다 좋은 것도 같고!! 놀라운 몰입도로 책장 넘기기를 멈추기 쉽지 않았던 소설, 강렬하고도 흥미진진한 소설들을 만나보시길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우리는 모두 이유가 있다. 이유가 있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도 용서되는 것도 아니지만. _36p.<임장> 언제부터였더라, 당연한 마음, 당위를 의심하지 않는 마음이 일종의 압박이고 폭력이 아닐까 의심하기 시작한 건. _42p. <하악> 언니가 내게 자랑스레 이야기했듯 언니는 진짜 고통을 알게 되었고, 나는 아마 앞으로 영원히 혼자일 것이다. 곁에 누가 오더라도 나는 모를 것이다. 끝내 모르는 척할 것이다. _167p. <나방파리> 집이 없는 몸은 짐이었다. 그동안 병옥은 짐을 부리듯 자신의 몸을 노인네들에게 내주었다. 더러운 것도 하기 싫은 것도 없었다. _173p. <독재자의 오른발>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여러 문제들과 그 사람이 가지고 올 불확실한 미래까지 기꺼이 받아들여야 하는 일이라면, 신오는 지금까지 누구도 사랑해 본 적 없었다. 앞으로도 누군가를, 심지어 자기 자신조차 사랑하기란 불가능할 것이었다._214p.<원경> 눈앞에서 누가 총을 맞고 쓰러져도, 종이에 베인 내 손가락 상처가 더 아픈 게 인간이야. 언니는 다를 거라고 착각하지 마. _264p. <베인> #문학동네 #소설 #추천소설 #단편소설 #book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