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가 막막한 엄마, 중3 아이와 함께 읽는
《쓰기는 나의 힘》
글쓰기는 참 어려운 숙제인 것 같아요. 쓰면 쓸수록 더 잘 쓰고 싶다는 마음이 커지더라고요.
중3인 아이가 곧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서술형 평가와 논술이 점점 중요해질 텐데,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그러던 중 《쓰기는 나의 힘》이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고, 좋은 기회로 읽게 되었답니다.
엄마로서도,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도 꼭 읽어 보고 싶은 책이었어요.


이 책이 말하는 것은 '논리적 글쓰기'예요. 저자는 논술이 대학 입시나 취업용 시험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요.
중고등학교 수행평가의 논술형 평가,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의 논쟁, 신문 독자 투고, 회사나 정부에 건의하는 글까지 모두 논리적 글쓰기의 한 형태라는 거예요.
입시만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살면서 계속 필요한 힘이라는 점이 먼저 마음에 와닿았어요. 저 같은 블로거에게도, 곧 수행평가를 치를 아이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였으니까요.
![]()

저자 최훈 교수님은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현재 강원대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고 계세요. 『논리는 나의 힘』 등 논리와 논증을 쉽게 풀어쓴 책들을 펴내셨고, 2024년에는 뛰어난 교양서 집필로 한국 철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열암 철학상을 받으셨다고 해요. 논리를 어렵지 않게 풀어 주는 분이 쓴 책이라는 점이 믿음직스러웠어요.


저는 글을 끝까지 읽지 않고도 4번째 글이 적절하다고 단번에 느꼈는데, 중3인 아이에게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행히 나머지 네 편은 왜 적절하지 않은지 하나하나 친절하게 설명해 줘서, 정답을 고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유까지 이해할 수 있었어요.
그 과정을 거치며 저자는 논리적 글쓰기가 '근거를 갖춰 어떤 주장을 펼치는 것'이라는 점을 자연스럽게 보여 줘요.
주장을 할 때는 이유나 근거를 제시해야 하고, 다른 사람의 주장을 받아들이거나 거부할 때도 그럴 만한 이유가 충분한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거예요.
![]()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논리적 글쓰기를 6단계로 정리한 구조예요.
논제 만들기, 머리말 쓰기, 배경지식 제시하기, 논제 지지 논증 만들기, 가능한 반론에 답변하기, 맺음말 쓰기 순서로 다섯 개의 문단을 완성해 가요. 저자는 조선소에서 커다란 배를 통째로 만들지 않고 각 부분을 블록으로 만들어 이어 붙이듯, 글도 단계별로 작업해서 이어 붙이면 된다고 설명해요. 통글 쓰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저에게도, 아이에게도 큰 위안이 되는 비유였어요.
특히 첫 단계인 논제 만들기가 흥미로웠어요. '학업 성취도 향상을 위해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라는 주장에 스스로 반론을 던져 보면 '수업 시간에는 금지해야 한다'처럼 더 정교한 논제로 다듬어져요.
'동물원을 폐지해야 한다'라는 논제에도 '왜?'를 세 번 던져서 더 깊은 논제를 끌어내 보게 하더라고요.
글을 쓰기 전에 논제부터 갈고닦는다는 발상이 새로웠어요.
배경지식 제시 단계에서는 체크리스트로 내 글을 진단하게 해 줘요. 용어를 정확히 정의했는지, 왜 이 논쟁이 생겼는지 설명했는지, 기존 입장을 공정하게 소개했는지, 내 논제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지를 하나씩 점검해요.
동물 실험을 다룬 나쁜 예문이 한쪽 입장을 비난하는 데서 그치고, 개선된 글에서는 양쪽 근거를 공정하게 소개하는 모습이 한눈에 비교되어 공부가 많이 되었어요.
또 하나 눈여겨본 건 반론을 대하는 태도예요.
반론이 너무 쉽게 나올 만한 논제라면 처음부터 그것을 감안해서 논제를 고쳐야 하고, 예상되는 반론에는 5단계에서 직접 답변해야 한다고 해요.
내 생각만 밀어붙이는 글이 아니라 상대의 생각까지 헤아리는 글이 설득력 있다는 말이죠.
이건 글쓰기를 넘어 아이가 친구들과 의견을 나누고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와도 이어지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무엇보다 읽고 끝나는 책이 아니라 직접 써 보게 하는 책이라 마음에 들었어요.
곳곳에 '실전 연습'이 있어서 '학교 급식이 맛없다' 같은 문장을 좋은 논제로 고쳐 보거나 고등학교 등교 시각 조정에 관한 제시문을 읽고 논제를 만들어 보는 문제를 풀 수 있어요.
저는 먼저 풀어 보고, 아이와 함께 '학교 교복'이나 '인공 지능 기술' 같은 글감으로 찬성, 반대, 절충 논제를 만들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엄마가 먼저 쓰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게 어떤 잔소리보다 낫다고 생각하거든요. :)
서로 쓴 논제를 바꿔 읽으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글쓰기가 숙제가 아니라 대화가 될 수도 있겠다는 기대도 생기고요.
하루에 논제 하나씩만 만들어 보는 작은 습관부터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
이 책으로 엄마인 저도, 곧 고등학생이 될 아이도 글쓰기 실력이 조금씩 자랄 것 같다는 기대가 생겨요.
쓰는 만큼 생각이 자라고, 생각이 자라는 만큼 나도 단단해진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답니다.
글쓰기가 막막한 분, 아이의 서술형·논술 준비가 걱정되는 학부모님께 《쓰기는 나의 힘》을 추천해 드려요.
#책세상맘수다카페 #우리학교 #쓰기는나의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