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에서 점으로>라는 독톡한 제목의 이 책은 '지서'로 심볼이나 기호만으로 된 책이네요! 정말 독특해요! 문자가 아니기 때문에 읽을 때마다 충분히 해석이 달라질 수 있어서 더욱 특별하다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든답니다. 그리고 '뇌를 자극하는 소설'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는데, 보면 볼수록 신기하면서도 느낌이 참 독특해서 자꾸만 들여다보게 되는 책이기도 합니다. 목차부터도 심볼과 기호여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할 수 있겠어요~
![]()
이 책에 쓰여진 심볼과 기호는 저자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7년여에 걸쳐서 모은 것으로로, 각국의 2500여 개만으로 지어진 소설로 소개가 됩니다. 기호나 심볼이 주는 독특한 느낌으로 보는 사람에 따라서 해석이 달라지고, 같은 사람이라도 경험이나 기분에 따라서도 정말 만들어볼 수 있는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어서 더욱 재미있어요!
기호와 심볼이 내포하는 의미들, 재미있게 해석하고 또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어서 참 좋네요! 그래서 이 책에서 주로 다루는 샐러리맨의 하루를 따라가보고 인생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정말 특별하더라고요. 이렇게 심볼과 기호로 문장을 만들어서 이야기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가족 모두가 행복하게 소통하고 둘러앉아서 같이 보게 됩니다. 멋진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만들어주는 책이어서 더욱 행복하게 이야기들을 만들어가게 되네요~ |
|
글씨가 한글자도 없는 책입니다. 세상에 이런 책도 의미를 잘 전달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요. 아무래도 그냥 그림책읽듯이 읽는 것이라고 하는게 맞다고 생각해요. 작가인 쉬빙은 사실 서예가이기도 한데요. 한자의 글씨체가 많은것에서 고안하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특히 고어들은 그림과도 같은 느낌이 강하고 표의문자이기도 하니까요. 과연 지서 점에서 점으로는 어떤 책일까요? 일단 가이드라인이 있는것이 독특한 것 같습니다. 책을 무작정 읽는것보다 지서를 읽는 방법을 배워가는 것인데요. 별로 특별한 해석방법은 없고 단지 누군가의 해석이 있을뿐입니다. 우선 지서의 주인공은 Mr. Black 입니다. 주인공 미스터 블랙의 생활에 대해서 적어놓은... 아니 그려놓은... 아니 표현해놓은 책인데요. 뭐라고 찝어서 이야기 하기는 그렇습니다. 아마도 이 책을 읽는 모든사람이 다른 견해를 가질 것이기에 책모임 같은곳에서 다 함께 토론해보기 좋은 주제 같아요. 나는 미스터 블랙에대해서 이러이러하게 해석을 했는데 다른사람은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을수도 있잖아요. 아무튼 하루에 10쪽을 넘어가기 힘든 책은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앞에서 이런이런 해석을 해놓았는데 뒤 내용이랑은 전혀 연결이 안되는 것 같아서 다시 앞으로 넘겨서 전혀 다른 새로운 해석을 하게되도 이상할 일이 아니었거든요. 만일 다음 날 다시 같은 페이지를 읽는다면 또 다른 생각을 가지게 될 것 같습니다.
|
|
학창시절 공책안의 작은 여백에 낙서를 해 본적이 있을 것이다..심심풀이로 그린 작은 그림들 그 그림들 안에는 지금 우리가 말하고 있는 스토리 텔링이 담겨지게 된다..그림안에 작은 스토리를 담아나가면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그려
나가는 것..그당시 드래곤볼이나 타이의 대모험과 같은 만화캐릭터를 많이 그려나갔던 기억이 난다.이 책은 이처럼 누구나 쉽게 그릴 수
있는 그림과 심볼 그리고 기호들이 담겨져 있다..미술 작품이 아닌 지금의 윈도우 아이콘 정도의 크기에 간단한 그림을 그려 나가는
것..그것들이 모여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 |
|
쇼베 동굴 벽화 저자 쉬빙은 설치미술가이자 서예가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중국을 대표하는 존경받는 예술가입니다. 얼마전 신한갤러리[역삼]에서 중국의 중앙미술학원 출신의 젊은 한국 작가들의 작품들을 만날 기회가 있엇는데 그 때 작가들을 통해서 쉬빙의 작품세계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20년전 [천서]에 이어 정말 창의적인 두번째 작품 [지서]를 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작가는 쇼베 동굴의 벽화들을 보면서 문자화되면서 복잡하고 다양해진 언어들을 단순한 그림이나 기호를 통해 전 세계인들이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게 된 듯합니다.
작가는 공항에서 만나게 된 그림 기호를 통해서 이 책을 쓰게 되는 모티브를 찾은듯합니다. 쉬빙의 천재적인 창의성에 감탄하며 [지서]를 보았습니다. 이 책은 읽는다기보다는 본다는 표현이 맞을 듯합니다. 번역이 필요없이 전 세계인들이 함께 볼 수있는 책이 있을까요? 아마 이 책은 책의 형식을 차용한 훌륭한 그림 같았습니다. 물론 기호라는 단순한 그림들이지만 그런 단순한 기호들을 예술로 만들 생각을 한 쉬빙의 창조적인 행위가 너무나 좋았습니다.
[지서]의 내용은 지금 현대를 살아가는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쉽게 공감하고 해석할 수 있는 친숙한 내용이였습니다. 전 세계의 직장인들이라면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단순한 기호를 통해서 그려내고 있습니다. 지하철의 가방들 틈에서 고생했던 기억들등 많은 그림들에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많은 시간을 들이지않고도 볼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 [지서]를 접했을 때는 해석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그건 정말 기우에 지나지않았습니다. 작가는 뜻하고 있는 바는 이 책을 통해서 무언가를 느끼고 알기를 바라는 것은 아닌것같습니다. 작가 쉬빙은 [지서]를 통해서 인류가 함께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고 번역이 필요한 복잡한 문자가 아닌 통역이 필요없는 전 세계를 소통하게 할 수 어떤 새로운 체계를 함께 생각해 보자고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이드 북에서 작가와 작품에 대해서 해설해주고 계신 김성도 교수님의 글을 읽으면서 좀 더 깊이있게 [지서]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단순한 기호들의 조합으로 직장인의 하루를 보여주고 있는 책. [지서]. 하지만 단순한 그림을 통해 인류의 소통을 생각하고 있는 작가 쉬빙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을 기호를 통해서 표현해 본다면 정말 재미있는 작업이 될 듯합니다. 성큼 다가온 가을에 가볍게 읽어보시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헤이북스에서 나온 [지서]를 읽는 시간은 짧았지만 가슴에 남는 여운은 정말 오래 갈것같습니다.
|
|
『지서 地書 - 점에서 점으로』란 이 책은 먼저, 표지가 참 깔끔하고 예쁘다. 두 개의 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본 책과 함께 가이드북이 딸려 있다. 물론, 이 가이드북은 본 책을 읽는데, 도움을 주는 책이지만, 가이드북 없이 바로 본 책을 읽어도 전혀 무리가 없다. 물론, 처음엔 ‘이게 무슨 책이야?’ 하겠지만 말이다.
이보다 더 색다른 책은 아마도 찾기 힘들 것이다. 이 책, 『지서 地書 - 점에서 점으로』는 소설이다. 하지만, 글자가 하나도 없는 소설이다. 그렇기에 어느 언어를 사용하는 독자라도 번역 없이 그래도 읽을 수 있는 소설이기도 하다. 수많은 아이콘, 픽토그램, 이모티콘 등으로 책이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만국 공통으로 이해할 수 있는.
소설의 주인공인 ‘미스터 블랙’(주인공의 아이콘이 검은색 남자 모양이기에)은 사무직 직원이다. 흔히 말하는 화이트칼라. 그런 미스터 블랙의 24시간의 일상을 그린 책이 이 책이다.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을 가는 장면까지, 아이콘 하나하나를 살펴보다보면, 그의 재미난 일상을 엿볼 수 있다.
출근하는 여정, 그리고 회사에 출근하여 하는 일들(사실 일은 정말 쥐꼬리만큼 한다. 그리곤 일을 너무 많이 해서 눈이 어질어질하다는 부분은 웃음을 자아내게 된다. 심지어 그렇게 일함에도 사장 이하 임직원들에게 칭찬을 받기도 한다), 그리고 다른 이들과의 관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오직 아이콘들로만 표현하고 있다. 아이콘으로만 표현하기에 소설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은 독자의 풍부한 상상력과 맛깔 나는 표현이 좌우하게 될지도 모른다.
미스터 블랙의 하루 일과는 24시간이 부족할 지경이다. 출근하여 밤사이 도착한 컴퓨터 메일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고, 그들에게 답장도 해줘야 하고 약속을 잡아야 한다(얼마나 버거운 일인가!). 게다가 시간 시간 커피도 마셔야 한다. 또 연애정보사이트에 들어가 맘에 드는 여자와 저녁 약속을 잡아야 한다. 결혼하는 친지의 선물도 사야 한다(정말 많은 일들을 하지 않는가!). 뿐인가! 본업도 충실해야 한다. 사장님의 지시에 의해 프리젠테이션 자료 준비와 발표에 오줌 쌀 시간도 부족하다(사실은 딴 짓 하느라고 그렇지만 말이다). 게다가 스팸 전화도 받아야 하고, 엄마의 안부전화까지 받아야 하니 근무 시간이 금세 지나가 버린다.
퇴근 후에도 할 일이 많다. 병문안도 가야하고, 여자도 만나야 한다(이 여자 만나는 부분에서는 또한 오해로 인해 사건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여자 친구에게 차인 친구를 만나 함께 술도 마셔야 하고, 뻗은 녀석을 집에까지 데려다줘야 한다. 집에 가선 여러 채널을 섭렵하며 tv도 봐야 하고, 오락도 해야 한다. 참, 모기와도 싸워야 한다. 그러니, 하루 24시간으론 너무나도 부족하기만 한, 미스터 블랙의 하루 일상, 얼마나 불쌍한 샐러리맨의 하루인가!^^
이 책은 어쩌면 소설 같지 않은 소설이지만, 그 안에 요즘 직장인들을 향한 풍자와 그들의 애환까지 모두 담겨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콘으로 소설을 읽는다는 색다름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겠다. 그리고 내용도 그 안에 많은 위트가 담겨져 있고 말이다. 몇몇 부분에선 아이콘을 살피다 빵 터지기도 한다.
이 책은 누군가의 일상을 엿보는 변태적(?) 취미가 있으신 분들, 평범한 책은 거부하며 색다른 책을 찾고 계신 분들, 미스터 블랙과 다르게 하루의 시간이 남아도는 분들, 너무 시간이 없어 글자가 많은 책은 읽을 수 없는 분들, 글을 모르는 분들(그런 분들이라면 이 서평도 못 읽겠지만..), 그리고 누군가의 일상을 들여다보며 공감하길 원하시는 분들, 누군가의 노력에 편견 없이 마음을 열 준비가 되신 분들(이게 진짜 중요한 부분이다), 이런 분들이 이 책을 사 보면 좋을 것이다.
참, 책 모으는 것이 취미인 비블리오마니아 역시 이 책을 꼭 사길 바란다. 정말 독특한 책이니 말이다. 책도 예쁘고 서고에 꽂아놓으면 예쁠뿐더러 친지들에게 펼쳐보여 주며 대화의 문을 열 수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책에 대한 고정관념이 확고하신 분들은 이 책을 절대 펼치지 마시라. 그냥 모른 척 하시는 것이 저자를 위해서도 출판사를 위해서도 고마운 일이니까.^^
|
|
신생 출판사의 첫 책으로 이런 책을 출간했다는 사실이 놀랍기 짝이 없습니다. 책의 가치야 두말할 나위도 없지만 그래도 첫 책이니 만큼 보통은 대중적으로 쉽고 인기있을 법한 책을 내는 것이 관행(?)이다시피 한데 말이지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심볼,기호,부호들을 모아 그걸로 이야기를 구성해 책으로 냈다는 거, 발상도 독특하고 신선하지만 그 노력이 장난 아니었을 거 같아요. 아는 기호들이 많아 대충 내용을 짐작할 수 있었는데 모르는 기호도 꽤 있어 정확한 해석을 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책 뒷부분이나 부록으로 해석이 있을 줄 알았더니 없더라구요.-_-;; 단어는 뜻을 모를 경우 그냥 검색창에 단어를 쳐넣으면 되는데 이건 기호이다보니 몰라도 검색창에 쳐넣을 수가 없어 모르는 기호는 그냥 모르는 대로 넘어갈 수밖에 없어 무척 갑갑했습니다. 다분히 예술적이지만 첫 책으로 출간하기에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했을 듯한 이런 책을 펴내신 헤이북스 대표님의 용기가 감탄스럽습니다. 2쇄를 찍으시게 되면 전체 해석은 안 해주시더라도 책에 실린 기호들이 무슨 의미인지 알려주는 부록을 덧붙여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모르는 기호들 때문에 답답하기는 했지만 그런대로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창의력 측정도구라고 해야할까..^^아이들은 가르쳐주지 않아도 너무나 쉽게 읽어나간다. 평소에 이모티콘을 많이 쓰지만 막상 읽으려니 더듬더듬. 하나씩 깨우치듯 해석하는 묘미가 재미있는 책! 각자 읽어보고 해석을 맞춰보며 서로의 상상력에 웃게 되는 책!
|
|
지서 : 점에서 점으로
상당히 재미있는 책을 발견했어요! 글씨가 하나도 없는 책이예요. 그런데 아무나 읽을 수 있는책. 아무나 읽지만 해석은 모두 다른 책.
흥미롭지 않나요? 북트레일러로 만나본 책에는 정말 글씨가 하나도 없어요. 그런데 분병 이야기가 있다니! 이런게 책이야 싶기도 하지만 나도 읽어내고야 말겠다는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라는 점이 제가 느낀 이 책의 첫인상이었어요. 중국의 예술가 쉬빙이 전세계의 아이콘, 픽토그램, 이모티콘등을 활용해 만든 글씨없는 책이예요. 예술서인가 소설책인가 경계가 모호한 책이지요. 지서는 본책과 가이드북 두권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아무래도 글씨없는 책이다보니 글씨가 달린 가이드북이 포함되어 구성되어 있네요. 구성보단 저 그림 안에 무슨 내용이 숨겨져있을지 궁금하긴 하지만요~ 목차를 써 놓은 아니, 그려놓은 페이지예요. 저기 밤10시 목차 보이시나요? 술 먹고, 술먹구, 술 먹어 꽐라됬다~ / 는 뜻 같지않나요? 이거보고 완전 빵 터졌는데... ^^;; 본 내용이예요. 목차에서 슬쩍 보았던 것처럼 시간대별로 단락이 나뉘어 있구요. 한 사람의 일상을 그린 내용이예요,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하고.. 하는 그런! 그렇지만 해석하기에 따라 굉장히 재미있는 책이 될수도 있고 지루한 책이 될수도 있어요. 이 책이 굉장히 지루했다면 아마 책읽은 당사자가 굉장히 지루한 사람이라는 뜻이고, 굉장히 재미있었다면 책읽은 당사자가 굉장히 유머러스한 사람이라는 뜻이 될듯 싶어요. 저는요...soso 적당히 지루하고 적당히 재미있게 읽었어요. 무엇보다 이 책을 읽어내고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재미있었달까?
예술서인가 소설책인가 구붆보라면 저는 예술적 감흥이 가득 담긴 소설책이라고 할래요. 제가보기에는 인문학적으로 가지가 굉장히 높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내용상으론 그다기 평가할게 없을지 몰라도 글을 쓰는 글쟁이나 번역가 같은 글쓰기를 다루는 분들이라면 이 책으로 다양한 번역을 해보면서 연습할 수 있겠다 싶거든요. 여러사람이 함께보고 자신이 해석한 글을 돌려보고 평가해보기도 하다보면 글쓰기 능력 향상에 굉장한 도움을 줄 것 같은!!
가이드북에는 이 책의 내용을 해석한 내용이 담겨있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짜잔~ 책의 배경에 대한 해설과 추천사 그리고 독자의 해석이 담겨있어요. 책의 내용이 아닌 책에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가이드북 이더라구요. 그렇다고 해설서가 진정 없는건 아니예요. 독자 김형은씨가 해석해 놓은 내용이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읽어보지 않는걸 추천하지요. 정말 이책의 해석에 의미가 있다면 출간도리 때 해석을 빼놓았을리가 없잖아요? 나의 해석이 가장 중요하지요.
|
|
설마 글자가 단 한글자도 없을까 했다. 에이, 책인데? 그것도 소설인데? 어디라도 한 글자- 하다못해 어떤 글자라도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글자가 하나도 없는 책'이라는 홍보영상을 봤지만 말이다. 그런데 정말로 진짜로 글자는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단 한 글자도!
사실 호불호가 많이 갈릴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책 자체가 너무 파격적이니까 말이다. 오죽하면 출판사의 대표님이 이 책을 내려고 할 때 주위에서 뜯어 말렸다는 이야기를 직접 하실까. 시기상조였다는 이야기가 왜인지 와 닿는 건 이 책이 많이 낯설어서일테다. 소설책인데 글자가 없는 소설을 본 적이 있는가? 살면서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여기, 그런 책을 보게 됐다.
처음엔 낯설었는데 자꾸 보니 작가의 생각이 참 신선했다. '번역'이 필요없는 소설책이라는 발상, 생각해 본 적도 없었는데 말이다. 각자의 언어로 된 문학은 다른 나라에 알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번역이 필요하다. 소개 될 나라에 같은 의미의 단어가 있다면 상관없겠지만, '작가가 의도한 그대로의 똑같은 단어' 혹은 '작가가 의도한 중의적인 문장' 등을 표현하기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해외의 출판물들은 어쩔 수 없이 번역가의 의도가 포함될 수 밖에 없고, 번역가들은 그것들을 최소화 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 <지서>는 그런 불필요한 작업들이 필요없다.
이 책을 쓴 작가는 중국의 쉬빙이라는 작가이다. 나는 <지서>를 통해 처음 알게 된 작가인데, 그에 대해 아는 것은 아마 아무것도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 책에는 그 흔한 '작가소개'도 없으니 말이다. 다만, 그가 뛰어난 감각의 소유자임에는 틀림없다는 생각을 하긴 했다. 어떻게 이런 발상을 하게 됐을까. '이미지'만으로 소설을 만들어 나가야겠다는 생각. 해외여행 할 때 언어가 가장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만국 공통어인 '바디랭귀지'만 있다면 그다지 문제가 될 일이 없다고 들었다. <지서>는 그런 '바디랭귀지'와 다를 바가 없는 책이다.
책은 친절하게 가이드북도 동봉해뒀지만, 사실 가이드북을 볼 필요도 없다. 그저 이 책을 보고 '자신만의 해석'을 하면 그 뿐인 소설이기 때문이다. 어떠한 문학적인 장치들이 없다. 오히려 '내가 문학적인 장치를 만들어 낼 수가 있다'. <지서>를 보면서 창의적이라는 이야기는 이래서 하는 것이다. 그저 그림 이미지만을 보고 주인공의 하루를 따라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잠깐만 줄거리를 이야기하자면, 미스터 블랙이라 작가가 칭한 이 남자사람의 24시간에 관한 이야기다. 아침에 일어나서 회사에서 있었던 일들과 저녁에 퇴근해서 집에 돌아오기까지의 일, 그리고 잠자면서 일어나는 일까지. 아주 평범하고 소소한 이야기들을 늘어놓은 이미지들에서 읽는 이들에게 '친근함'을 전하고 있다. 미스터 블랙이 혹시 나인가?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이 아주 평범한 이야기다.
그림들만 있는데 어떻게 이야기가 가능하냐고 묻는다면 '가능하다'고 대답할 것이다. 해석능력이 뛰어나지 않아도 그림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으니 말이다. 작가가 꽤나 열심히 이미지들을 모아서 사용한 탓에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처음만 시간이 걸릴 뿐, 점점 이미지에 익숙해질 수록 앞에서 봤던 이미지가 점층될 수록 이야기를 이해하는 속도는 빨라진다.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서 다음에 '점에서 점으로' 라는 제목이 붙는데, 그 이유는 시작과 끝이 점으로 끝나기 때문일 거라 생각한다. 미스터 블랙으로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 하나의 점에서 시작했고, 이야기가 끝날 때도 하나의 점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볼 때 제목이 참 문학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다 읽어봐야 알 수 있는 건데, 우리 인간들은 하나의 점에 지나지 않는구나..라는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 같다고나 할까. 사람 사는 게 다 똑같지 않냐는 물음도 던지는 것 같다.
말이 없으니 작가의 의도를 알 수 없어지고, 거기에 자꾸 내 생각을 덧씌우게 되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 느낌이 나쁘지만은 않아서 책을 덮을 즈음에는 꽤 즐거운 작업(?)이 되었다. 뭐랄까. 내가 작가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달까.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미스터 블랙의 오후 2시의 풍경이다. 내가 읽은 바로는 '점심을 먹고 돌아와서 컴퓨터를 켜니 3시부터 프레젠테이션을 하라는 사장님(혹은 부장님)의 메일이 와 있는 걸 발견한 미스터 블랙이 열심히 일을 하는 사이에 스팸전화가 왔다. 자꾸 전화가 와서 욕을 한바가지 하고 끊으려는 찰라 들리는 엄마 목소리- 할 일은 어마어마하게 많은데 엄마의 '결혼하라'는 잔소리는 쏟아진다. 낼모레 30인데 왜 여자를 만나지 않느냐며, 28살은 30살이나 같은거라며 시간이 없는데 자꾸 잔소리를 해서 알았다고 여자친구를 찾아보겠다고 얘기하고 전화를 끊었다. 아, 통화로 시간을 허비해서 15분밖에 안남았다!!!!'는 내용이었다. 좀 더 재미있게 구상하는 건 나중으로 미루기로 하고.. 이 페이지를 본 사람들은 어떻게 읽었을지 궁금해지는데-
얼마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로 줄거리는 이런식으로 말하지 않을까 싶다. 미국 사람에게 보여줘도, 멕시코 사람에게 보여줘도, 인도 사람에게 보여줘도. (인도에도 스팸이 있을까 싶다만..;;) 사람 군상이 모두에게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건 이런 걸 보면서 느끼는 것이다.
살짝 경험해 본 <지서>가 굉장히 색다르게 다가오지 않나? 나는 이 책이 참 매력적이다. 어쩌면 작가 공부를 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크리에이티브한 일을 하려는 누군가에게는 재미있는 놀이거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어려울 것 같지만 전혀 어렵지 않은 책. 번역 없이도 전세계 공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책. 책을 읽다보면 국제적인 브랜드들이 등장하는데, 그 브랜드들을 보면서 좀 엉뚱한 생각을 하기도 하는 책. 무엇보다 상상력을 풍부하게 만들어 주는 책. 살을 덧붙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니 이 책을 읽을 땐 줄거리로 한 번 쭉 훑고, 다음번엔 살을 여기 저기 붙여보는 것도 재미있다. 글자가 없는 소설책이 또 나왔으면 하는 바람은 조금 무리수일까? 생각하며 혼자 살을 붙여보고 킥킥 웃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