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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랑을 찾아가는 길위에서
"진짜 사랑을 찾아가는 길위에서" 내용보기
날이 화창했던 어느 날, 청계천에 자리를 잡고 앉아 사랑의 재발견을 펼쳤다. 언젠가부터 ‘사랑’이라는 단어는 삶에서 꽤 먼 이야기가 되었고, 딱히 깊게 고민하거나 집착하지도 않으며 지내온 터라 이 책이 건네는 질문들은 묘하게 신선한 환기가 되었다.책의 초반부에서 애착관계와 이상형을 다루는 파트를 읽을 때는 나도 모르게 흠칫하고 찔리듯 멈춰 섰다. 사람들에게 이상형을 물
"진짜 사랑을 찾아가는 길위에서" 내용보기

날이 화창했던 어느 날, 청계천에 자리를 잡고 앉아 사랑의 재발견을 펼쳤다. 언젠가부터 ‘사랑’이라는 단어는 삶에서 꽤 먼 이야기가 되었고, 딱히 깊게 고민하거나 집착하지도 않으며 지내온 터라 이 책이 건네는 질문들은 묘하게 신선한 환기가 되었다.


책의 초반부에서 애착관계와 이상형을 다루는 파트를 읽을 때는 나도 모르게 흠칫하고 찔리듯 멈춰 섰다. 사람들에게 이상형을 물어보면 대개 "딱히 눈이 높은 건 아니야, 저 조건만 아니면 돼"라며 온갖 예외 조항을 늘어놓기 바쁘다. 솔직히 말해 우리 마음속엔 은근히 바라는 조건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지만, 너무 사소하거나 바라는 게 많아 보일까 봐 에둘러 방어하는 것 아닐까. 최근에 다시 역주행 했던 "연애의 조건"이라는 노래 가사에서 "별로 바라는 거 없어요"라며 완벽한 조건을 나열하던 모습이 꼭 내 모습 같아 찔렸다.

반면, 알맞은 이상형을 찾는 방법 중 "자신의 가장 친한 오랜 친구와 잘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인지 상상해 보기"라는 대목은 깊이 공감했다. 대학생 때 봉사활동을 하며 만나 10년 넘게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모임이 있다. 다들 직업도 나이도 다르고, 어떤 친구는 아이를 키우고 어떤 친구는 혼자 오는 등 각자의 자리가 다르다 보니 전 세계에 퍼져 있어 일년에 한두 번 겨우 1박 2일로 모인다. 그래서 누군가를 새로 마주할 때면 '이 사람이 우리 10년지기 친구들 틈에 섞여도 어색하지 않고 잘 어울릴 수 있을까?'를 은근히 먼저 따져보게 된다.

결혼과 이별, 연민과 동정 등 사랑의 여러 단면들을 짚어 나가다 보니, 문득 '내가 왜 요즘 연애를 딱히 하고 싶지 않은지' 그 이유를 어렴풋이 깨닫게 되었다. 누군가를 챙겨주고 챙김을 받고, 끊임없이 마음을 배려하고 맞추는 과정들이 문득 너무나 귀찮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책을 덮고 난 후에는 '이런 귀찮은 짓을 할 바에야 그냥 혼자 편하게 사는 게 최고가 아닐까' 하는 마음이 더 확실하게 피어올랐다.


설렘이나 외로움을 사랑이라 착각하며 겪었던 방황, 그리고 집착과 연민의 경계까지, 이 책은 우리가 친밀한 관계 속에서 마주하는 민낯들을 심리학적 시선으로 차분히 풀어낸다. 꼭 누군가를 뜨겁게 사랑해야만 답을 얻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랑이 아닌 것들을 걷어내고 내 마음의 결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과정 속에서, 지금의 내 삶과 혼자만의 안녕을 더 깊이 긍정하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a******3 2026.09.2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