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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 제공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쉼 : 잠시 멈추는 용기 숨 : 이 순간의 나를 알아차리는 호흡 섬 : 흔들릴 때마다 돌아오는 나만의 중심 자리 [쉼,숨,섬]은 저자 김한수 기자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조선일보>에 '마음을 찾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으로 소개한 25명의 인터뷰를 모아 새롭게 다듬어 옮겨 담은 책이다. 종교, 의학, 예술, 문학, 과학, 스포츠 등 각기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명상이라는 공통분모로 같은 깨달음을 얻고 있는 이들의 경험담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 방법을 알려주고자 출간했다. 우선 책의 제목을 따온 경위가 재미있다. 저자가 가평에 있는 가락재 영성원 마당에 세워진 비석에서 ’쉄‘이라는 글자를 처음 대면하고 너무 작위적이라는 느낌이 들었지만 취재 후 두고두고 이 글자가 떠올랐다고 한다. 국어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이 '쉄'이라는 글자는 영성원의 창립자 정광일 목사가 쉼 숨 섬을 합쳐 만든 것으로 '쉼'은 안식, '숨'은 영적 호흡, '섬'은 홀로 서는 것을 의미하며 이 셋은 서로 이어져 순환한다.(p306) 이 책에 소개된 25가지 각계각층의 사람들 이야기를 읽다 보면 제목이 참 잘 어울린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책 뒤표지에 적힌, "조용한 고통의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열심히 사는 법이 아니라 다시 자기 자신과 만나는 일이다." 라는 문장이 특히 내 마음에 와닿았는데 책을 읽던 중 나훈아의 노래 [갈무리]에 나오는 가사 한 구절이 떠올랐다. "내가 왜 이런지 몰라, 도대체 왜 이런지 몰라. 꼬집어 말할 순 없어도 서러운 맘 나도 몰라." 불안과 번아웃, 외로움과 상실로 표현되는 현대인의 마음을 이 노랫말이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물론 작사가의 의도는 실연의 상처를 다룬 것이겠지만 노래를 듣는 내 입장에선 이렇게 느껴졌다. 이 책의 내용 중 많은 부분에 공감이 되어 고개를 계속 끄덕이며 읽었는데 특히 만화가 이현세 씨의 인터뷰에서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생각났다. 만화가라는 한 가지 직업에 반세기 동안 매진하면서 그는 50분 작업,10분 휴식과 명상이라는 규칙을 정해놓고 평생 실천하고 있다고 한다. 종교적 수행은 아니지만 작업 자체가 수행이었던 것 같다고 말한다. 재능도 중요하지만 결국 사람을 만드는 건 반복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글을 쓰기 위해 마라톤을 한다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루틴처럼 이현세 루틴 역시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게다가 사랑받을 만큼 멋있게 늙어 줄 의무가 있다는 그의 인생철학은 매우 감명 깊었다. 인기란 자신을 좋아했던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아 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 책임지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 역시 잘 늙어가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는 생각을 늘 해왔기 때문에 매우 공감이 갔다.
심리학과 명상을 접목해 온 심리학자 김정호 교수는, '스트레스는 누가 주거나 누구로부터 받는 게 아니라 내가 만드는 것'이라며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명상 훈련이라고 말한다. 명상을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우선 '열 숨 명상'을 루틴으로 삼으라고 권장한다. 시간을 따로 잴 필요 없이 숨을 열 번 쉬는 동안의 명상으로 틈날 때마다 들숨에 '하나', 날숨에 '숨~'이라고 되뇌며 열 번 정도 호흡에 집중하다 보면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잠시 마음의 저울을 0으로 되돌리게 된다며 짧게 하더라도 온전히 몰입하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말한다.(p273) 그런데 명상을 하면 뭐가 달라질까? 내가 이 책을 통해 얻은 가장 현실적이고도 명확한 답은 바로 이것이다. "행복은 모르겠다. 그러나 괴로움은 없다."(p93) 정신과 전문의 전현수 원장의 인터뷰에서 나온 말이다. "명상은 무언가를 얻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데 의미가 있다"(p78) 고 말 한, 메사추세츠대 의대 명예교수인 존 카밧진 박사의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몇 년째 새벽 요가를 꾸준히 하면서 내가 느낀 것은 내 몸의 근육도 단련이 되지만 요가의 필수인 명상을 통해 내 마음의 근육도 조금씩 단단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마음의 근육이 단단해지면 타인의 시선이나 말 따위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그러면 상처 받을일도 없어지고 더불어 괴로움 또한 생겨나지 않는다. 전현수 원장의 말처럼, 행복은 몰라도 최소한 괴로움은 확실히 줄었다. 그래서 아무리 피곤하고 새벽에 일어나기 귀찮아도 요가 수업만큼은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거창한 계획은 실행하기 어렵지만 이렇게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훈련을 꾸준히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것을 나는 믿는다. '10분의 휴식'이 곧 멈춤이요 쉼이다. 때로는 어떤 일에 대한 욕심이 앞서 10분의 휴식마저 포기하기 쉬운데 그럴 때마다 잠시 멈추는 용기를 내어 '열 숨 명상'을 해봐야겠다. 작은 용기와 작은 계획으로 쉬엄쉬엄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우뚝 서 있는 나 자신을 만나게 될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인생의 기로에 서 있는, 이제 막 40대에 들어선 조카에게 선물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