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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오디세이는 기대감이 정말 컸던 책입니다. 오디세이라는 이름은 예전부터 많이 들어왔지만 막상 원전 느낌의 고전을 읽는다는 건 쉽게 손이 가지 않았습니다. 고전은 왠지 어렵고, 문장도 무겁고, 끝까지 읽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거든요. 그런데 놀란의 오디세이를 보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영화로 먼저 만난 오디세우스의 이야기가 생각보다 강하게 남았습니다. 한 인간이 끝까지 집으로 돌아가려는 이야기. 그 과정에서 겪는 고난과 선택들이 꽤 오래 마음에 남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 초역 오디세이를 기다리는 마음도 자연스럽게 커졌습니다. 오늘 책을 받자마자 거의 순식간에 책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처음에는 고전이라 다소 부담스럽지 않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술술 읽혔습니다. 초역이라는 말처럼 이야기의 흐름이 잘 잡혀 있어서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내용이 가볍게만 다가오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오디세우스가 괴물을 만나고, 유혹을 견디고, 계속 길을 잃으면서도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과정은 단순한 모험담 이상으로 느껴졌습니다. 결국 사람은 자기가 돌아가야 할 자리를 잊지 않아야 하는 것 같아요. 살다 보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갈 때도 있고, 생각보다 먼 길을 돌아가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필요한 건 대단한 말보다 끝까지 버티는 마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오디세우스가 완벽한 영웅이라서 멋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지치고, 흔들리고, 때로는 초라해지는 모습이 있어서 더 사람답게 느껴졌습니다. 대단한 승리의 이야기라기보다 고생 끝에 자기 삶으로 돌아가려는 이야기처럼 다가왔습니다. 그 점이 좋았습니다. 젊을 때 읽었다면 전투나 모험 장면에 더 눈이 갔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집으로 돌아간다는 말, 기다리는 사람을 생각한다는 말,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는 말이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놀란의 오디세이를 보고 받은 감동을 이 책으로 이어갈 수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영화가 먼저 길을 열어줬다면 이 책은 그 이야기를 조금 더 차분하게 따라가게 해줬습니다. 장면으로 봤던 이야기를 글로 다시 만나니 놓쳤던 감정들도 다시 보이는 느낌이었습니다. 초역 오디세이는 고전을 어렵게 느끼는 사람에게도 그 시작이 될 수 있는 책 같습니다. 이야기는 오래됐지만 그 안에 담긴 마음은 지금 읽어도 크게 낯설지 않았습니다. 길을 잃고, 고생하고, 그래도 돌아가려는 사람의 이야기. 그래서 오디세이가 그토록 오랜 시간 동안 읽혀온 것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책은 그 오래된 이야기를 조금 더 가까운 자리에서 만나게 해준 책이었습니다. 기대가 컸는데도 읽고 나서 아쉽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영화를 다시 보고 싶어졌고, 오디세우스라는 인물도 조금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