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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대 올해 읽은 최고의 책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이념, 인종, 성별로 인해 촉발되는 갈등과 증오가 증폭되는 현대에 협력으로 승화시키기 위한 저자의 통찰을 느낄수 있는데 정말 탁월하다. <사고의 품격>은 최근의 치열한 갈등의 양상을 이해하고 그 근원을 파헤치는데 이해를 높여주는 책이다. 최근 박정희 대통령 영부인인 육영수 여사 암살 사건을 소재로 만든 영화가 터무니없는 왜곡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영화를 비난하는 보수진영과 두둔하는 진보진영간 이념 다툼으로까지 번지고 있는데 이 책이 그 다툼의 근원을 이해하는데 좋은 귀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 책에서 저자는 극단적 양극화와 갈등의 심화를 어느 일방의 승리나 보편적 가치의 우열에서 해법을 찾지 않는다. 상대방과 생각이 같아야 갈등이 사라진다고 생각할 수 있는 선입견을 경계하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생각의 숙성과정이 기후, 지리, 역사, 문화인류학, 진화유전학까지 넘나들며 다양한 요인의 개입으로 형성되어져 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일례로 극단적인 기후가 결국 인간의 태도와 나아가 사회규범마저 차이를 두게 만들기도 하며 음식 취향이 정치성향을 결정짓기도 한다. 시민들의 소요사태는 섭씨 27도에서 32도 사이에 집중되어 있다고 하는데 32도를 넘어서면 다시 감소한다고 한다. 밖으로 나가기에는 너무 더운게 원인이라고 한다.
또한 사람들은 홀로 옳기보다 함께 틀리기를 원한다고 한다. 일견 틀려 보여도 진화론적 관점에서는 매우 합리적인 행동이라는 것이다. 집단이 무엇을 밀든지 그 집단에 동의를 표하는 것은 언제나 가장 합리적인 행동 방침이라는 것이다 소속된다는 것은 곧 생존이라는 지적은 상당히 인상깊다.
결국 이 책은 우리가 ‘내 생각’이라고 믿어온 것에는 훨씬 오래된 환경과 역사, 생물학적 조건과 집단 경험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것은 서로 동일시하려고 노력하기 보다 다름과 함께 살아가며 향후 갈등을 넘어 협력으로 나아가기 위해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집단적 사고의 품격’이 필요함을 독자들에게 인식시킨다. 정말 인상깊고 강렬한 인사이트를 담은 책이다. 꼭 읽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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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고의 품격』은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수많은 요인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기후와 지질, 우리가 살아온 역사와 문화, 신체와 유전, 감정과 사회적 압력처럼 얼핏 보면 우리의 '의견'과는 아무 상관이 없어 보이는 요소들까지도 우리의 사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학을 공부해왔던 나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에는 상당 부분 공감하는 바이다. 사람은 사회와 분리되어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며, 성장환경과 교육, 가족, 문화, 또래집단 (사회화집단이라고 일컫는 모든 것)등 자신을 둘러싼 수많은 환경의 영향을 받으면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머리말을 보면서)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사람의 사고가 외부적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과 '그 외부적 요인을 통해 사람의 생각을 설명하고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은 같은 이야기일까?
특히 머리말에서 저자가 사회과학과 행동과학 문헌을 샅샅이 뒤져보면서, 겉으로는 서로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는 요소들 사이에서도 생각보다 많은 상관관계가 나타난다는 이야기를 하는 부분에서부터 나는 조금씩 의문이 생겼다. 예를 들어 38P의 정치적 성향과 성적 태도 사이의 경향성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이 의문이 시작됐다. 진보주의자들이 성적실험에 더 개방적이고 성적 파트너의 수도 더 많은 경향이 있는 반면, 보수주의자들은 성적 만족을 더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 사이에 이런 차이가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 자체가 틀렸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다. 다만 나는 자연스럽게 '이 결과는 어떤 사람들을 대상으로 나온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팔리아에서 나온 연구 결과는 아닐테지만, 궁금해서 책에서 언급된 팔리아 홈페이지에 직접 들어가 회원가입도 하고, 투표에도 참여하고 싶어 개인정보 작성까지 했다. 성별, 출생연도(세대 구분을하기 위함), 정치적 전망, 국가, 종교, 관계 상태, 자녀 유무 등을 입력하게 되어 있었는데, 직접 해보니 또 궁금해졌다. '이 투표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일까?' 온라인으로 쉽게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특정 주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그렇게 모인 사람들이 실제 사회전체를 얼마나 대표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책에 나온 연구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그 결과가 만들어진 과정과 조건도 함께 생각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저자의 주장이 틀렸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 책을 읽으면서 연구 결과를 의심하는 것 역시 사고의 과정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생각이 수많은 외부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면, 그 사람의 생각을 연구하는 과정 역시 완전히 단순할 수는 없을테니까.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실제 사람들을 만나면서 느꼈던 경험도 떠올랐다. 나는 과거 사회학부 대학시절에, 과제를 해오면서. 여러 사람에게 사회적 문제나 제도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물어본 적이 있는데, 내가 에상했던 것과 전혀 다른 답변을 들은 적이 있다. 특히 상당히 연세가 많으신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눴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나는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분이니 당연히 성적 고정관념이다 제도에 대해서도 전통적인 생각을 가지고 계실 것이라고 막연하게 예상했다. 그런데 실제로 이야기를 나눠보니 내 예상과 전혀 달랐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합리적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계셨고, 제도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생각을 가지고 계셨다. 그때 나는 사람이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과 한 사람의 생각을 그 환경만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문제일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 통계적으로 어떤 경향이 나타나는 것과 개별적인 인간을 그 경향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도 다른 문제일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나에게 인간의 생각을 단순하게 설명해주는 책이라기보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인간이 훨씬 복잡한 존재라는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책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책에서 이야기하는 '의견의 불일치가 가진 가치'에도 상당히 공감했다. 우리는 보통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과 논쟁하는 것을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정치나 종교처럼 가치관과 깊게 연결된 문제에서는 상대방을 설득하거나 이기려고 하기 쉽다. 하지만 저자는 서로 다른 생각이 부딪히는 과정 자체가 우리의 생각을 발전시키는 데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나 역시 이 부분을 읽으면서 논쟁은 이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배우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됐다. 사실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주장에 의문을 품었다. 그런데 그렇다고 바로 '틀렸다'고 결론 내리는 것과, '왜 그런 결과가 나왔을까?'라고 질문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궁금하면 질문하고, 근거를 확인하고, 내가 모르는 부분이 있다면 배우고, 필요하다면 내 생각도 다시 돌아보는 것. 어쩌면 이것이 이 책이 말하는 태도를 책 자체에 적용하는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결국 책을 읽기 전 내가 궁금했던 것은 "사람은 왜 그렇게 생각할까?" 였는데, 책을 읽고 나서는 질문이 하나 더 생겼다. "그렇다면 나는 내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내 생각에도 내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동시에 나와 다른 사람의 생각에도 내가 알지 못하는 맥락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그러면서도 서로의 생각을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계속 질문하고 근거를 확인하는 것. 나는 그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사고의 품격'에 가까운 태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책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이해하기 어렵거나, 평소 자신의 생각을 한 번쯤 의심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특히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생각수업 #판단의품격 #지적탐사 #생각의지도 #사물을보는시선 #사고의품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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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도서제공O) 같은 일을 겪고도 사람마다 전혀 다른 결론에 이르는 이유는 뭘까요? 사람들은 흔히 서로 간의 의견 차이를 지식의 깊이나 성격의 차이로 설명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저자는 그보다 시야를 더 넓혀서, 한 사람의 생각이 형성되기까지 어떤 조건들이 작용했는지 분석했고, 그 결과가 바로 이 책입니다. 기후와 지리, 오래된 생활 방식, 몸의 반응과 집단에 속하려는 마음까지 살펴보는 접근이 되게 새로웠네요.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신념을 오롯이 개인의 선택으로만 보지 않는 관점이었는데요. 책에서 소개하는 미국 남부의 사례는 토양의 특성이 농업과 경제를 거쳐서 오늘날의 정치성향과도 연결될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평소에 저는 당연히 자연환경과 정치적/사회적 판단이 별개의 영역이라고 여겼었는데, 그 둘이 긴 시간 속에서 맞닿아 있다는 사실이 뜻밖이었어요. 쌀농사와 밀농사처럼 먹고사는 방식의 차이가 사고방식에도 흔적을 남겼다는 설명 역시, 식문화와 관련된 역사를 다시 보게 해주었습니다. 그렇다고 이 책을 환경이 모든 생각을 결정한다는 주장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을 것 같긴 합니다. 오히려 내가 당연하게 여기는 판단에도 미처 의식하지 못한 배경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게 느껴지는 정도였구요. 상대의 의견이 이해되지 않을 때 곧바로 옳고 그름을 가르기보다, 그 생각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한 번 더 질문해보라는 것이 저자의 의도 같습니다. -총평- 의견이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일은 평생을 살아도 어렵겠죠. 사실을 더 많이 제시한다고 해서 서로의 마음이 쉽게 바뀌지도 않고요. 저자가 말하는 품격은 자신의 확신을 돌아보면서 타인의 생각에도 맥락이 있음을 인정하는 자세입니다.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대화가 끝나버리고 혐오가 판을 치는 요즘 시대에, 의미있는 질문을 던지는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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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도서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최근들어 양극화가 심해지는 국내외를 보며 과연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가 걱정했는데, 보수와 진보는 자연태생적인 것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답이 없는 것도 아니다. 어느 한 쪽만 옳다라고 생각하면 다른 쪽은 그른 것이 되므로 제재를 가하고, 폭력을 행사하고, 전쟁을 일으키는 것조차 정의가 되어버린다. 어디에서도 듣지 못했던 새롭고 흥미로운 사실들을 알게해준 책이다. 저자는 가족들이 심취한 특별한 종교문화 속에서 자라왔다. 그러던 중 문득 깨달음을 얻었다.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이라면 알 속에 살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살다 갈 텐데 알을 깨고 나온 것이다.
우리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보편적 가치'라는 기준 조차, 수백 수천 년 동안 조상들이 겪은 경험의 결실일 지 모른다. 시골에서는 정부의 존재감이 훨씬 적기 때문에 그것을 대신하는 자립과 상호 부조의 문화가 자리를 잡고 도시에서는 복지 제공, 치안 유지 등 국가의 역할이 크다. 유목민은 용기를 소중히 여기고 개인주의와 적극성을 배우지만 농민은 영속적 관계에 묶여 있기 때문에 순응성, 성실성, 신중함을 배운다. 우리의 물리적 환경과 먹고사는 방식은 우리가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이다.
불평등을 별로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불평등 문제를 인식조차 하지 못한다. 좌우를 떠나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관계에서도 불편함을 느껴봐야 그 동안 편리하게 이용했다는 것을 알게되는 것과 같다. 사람들은 스스로를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한다고 믿고 있지만 사실은 감정에 우선하고 이성은 사후 합리화에 가깝다.
확증편향의 희생자가 되지 않고 거기에서 혜택을 얻으려면, 본래의 목적, 즉 논쟁에 사용해야 하고, 논쟁을 싸움으로 생각지 말아야 한다. 서로에 대한 최소한의 선의도 없이 대립할 때 논쟁이 어떻게 변질되는지는 이미 잘 보고 있다.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민주주의에 반대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기 시작했다. 인간 사회는 서로 다른 성향들의 상호작용이 있을 때만 번영한다. 진짜 멋진 정치가란, 논쟁은 치열하게 하고 인간적으로 서로 존중하는 사람이 아닐까. 지금 정치하는 분들 모두가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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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책 좀 읽어본 사람이라면 책을 좀 읽고자 한 사람이라면 꼭 도전하게 되는 대표 인문학 서적 코스모스, 사피엔스, 정의란 무엇인가 ..... 그 중에서도 으뜸은 '총, 균, 쇠'라 처음 책을 접하고 총, 균, 쇠와 도입이 많이 유사하다 느꼈다. 주어진 지리와 환경에 따라 인류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왔는지를 살펴 보는데 총균쇠는 환경 때문에 문명은 어떻게 발전했고, 그로 인해 발생한 불평등으로 문명끼리 지배되고, 지배하는 모습을 설명한다면 사고의 품격은 환경 또는 주어진 유전자, 속한 집단에 따라 개인의 생각과 신념이 어떻게 달라지는 지를 중점으로 본다. 도입은 비슷했으나 내용은 사실 전혀 다른 책이었다. 문제는 늘 그렇듯 이해할 수 없게 번역된 제목인데 원서 제목을 살펴보면 'Why We Think What We Think' 우리는 왜 이렇게 생각하는가? 정도로 해석이 가능한데 이것이 이 책의 핵심내용을 제대로 설명하는 제목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사고의 품격이라니? 이건 너무 다른 것이 아닌가 했는데 역자가 어떤 의미로 이런 제목을 지었을지 생각을 해보니 원서의 제목은 직관적으로 너의 생각은 날씨~ 지리~ 유전자~ 감정~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다! 라고 하며 그 근원을 파헤쳐 보자고 한다면 번역된 제목은 생각이라는 것이 온전히 내 의지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니 타인의 다른 생각을 무작정 비난하지 말고 내 생각의 한계를 인정하는 성숙함을 갖추자 그 성숙한 태도가 바로 사고의 품격이다! 라고 하며 이유가 이러하니 타인을 포용하고 더 지혜롭게 살자!는 것 같다. 뭐 꿈보다 해몽이라고 다 좋은데 원제를 쓰는 게 더 낫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오랜만에 흥미 있게 몰입해서 볼 수 있던 인문학 서적이다. 내 생각은 온전히 나의 것인가? 라는 질문 앞에 나와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지침서라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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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람은 생각의 주인이 아니다. 생각이 우리를 지배하는 주인이다. -카를 융, 『인간과 상징』
오랫동안 우리는 사람이 생각하는 존재라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생각에 관한 복잡한 의심들이 하나둘 생겨났다. 겉으로 보면 생각이라는 게 나의 자유의지 같은데, 실상은 놀랍게도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우리가 외면하려고 해도 카를 융의 말처럼 생각이 우리를 지배하는 주인이라는 사실은 명확하다.
기후와 상관관계를 통해 우리는 환경의 커다란 영향을 받으며 결과적으로 믿음을 형성하는 데 작용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기후 변화 현상이 단순히 자연 환경이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인 기초가 된다는 것이다. 얼마든지 기후 변화의 경험에 따라 도덕적 차이가 결정될 수 있다. 기후가 온화한 지역의 사람들은 자유분방하며 진보적이며 좌파의 경향을 지닌다. 이와 달리 기후가 위험한 지역의 사람들은 권위적으로 보수적이며 우파에 가깝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우리의 생각을 좌우하는 요인으로 기후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기후에 대하여 철학자 미리엄 쇤필드는 ‘신뢰할 수 없는 영향’이라고 말했다. 기후를 포함하여 성격, 지역, 감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인들이 우리의 일상생활을 변화시키고 결정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바로 우리가 합리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우리의 인식을 확장하는 데 있어 이성(理性)의 힘이 커다란 역할을 해왔다. 앞으로도 이성의 중요성은 계속될 것이다. 이성은 우리를 합리적인 존재로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니얼 카너먼 같은 행동심리학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그들은 전망이론(prospect theory)을 통해 우리가 비합리적인 선택을 한다고 주장했다.
많은 사람들은 이와 같은 주장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 물론 우리의 행동이 완벽히 합리적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가 합리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는다. 만약에 우리가 전체적으로 비합리적이라고 하면 더 이상 추론할 필요가 없다. 저자의 주장처럼 우리의 비합리성은 제한적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우리가 인지편향이라는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럼에도 저자는 인지편향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사람들의 부정적인 생각을 바꾸고 있다. 오히려 인지편향이 이성적 사고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역설하고 있다. 단, 한 가지 조건이 있다. 혼자서 하는 추론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인지적 결함 때문에 일반적인 경험이나 상식에 어긋나고 만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추론은 아주 효과적이다.
우리가 양극화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논쟁하면서 사고의 품격을 높여야 한다. 논쟁은 상대방과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파트너로 여긴다. 이유인즉 논쟁은 현실의 문제에 대한 종합적인 시각이며 다원론적 사고다. 이로인해 우리는 더 나은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수 있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민주주의는 축구 경기가 아니다. 축구 경기는 승패가 갈리는 유한한 게임이지만 민주주의는 승패가 없는 무한 게임이다. 오직 더 많은 민주주의를 위해서 말이다. #생각수업 #판단의품격 #지적탐사 #생각의지도 #사물을보는시선 #사고의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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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추천도서] 《사고의 품격》을 읽고서···.
우리는 자신의 생각과 판단을 스스로 만들어낸다고 믿는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떤 가치와 신념을 지녀야 하는지를 자신의 경험과 이성으로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투리 문테의 《사고의 품격》은 이러한 믿음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나는 왜 이렇게 생각하는가?”
저자는 기후학과 지리학을 비롯해 심리학, 역사학, 진화유전학, 문화인류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넘나들며 인간의 사고가 형성되는 배경을 추적한다.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가치와 신념에는 태어난 지역의 기후와 지형, 조상들이 살아온 방식, 역사와 문화, 유전적·신체적 특성, 감정과 소속 집단 등 수많은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농경 방식의 차이가 동서양의 사고방식에 영향을 미치고, 거주 환경과 사회적 조건이 권위와 규범에 대한 태도와 연결될 수 있다는 설명은 ‘생각’이 순전히 개인적인 산물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우리의 마음은 우리의 얼굴에 영향을 미친다. " 책 154쪽>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저자가 “누가 옳은가”보다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가”를 먼저 묻는다는 점이다. 우리는 의견이 다르면 상대를 무지하거나 비합리적이라고 판단하기 쉽다. 하지만 한 사람의 생각에는 그가 살아온 환경과 경험, 문화와 관계의 맥락이 녹아 있다. 그렇다고 모든 생각을 옳다고 인정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타인의 생각이 형성된 배경을 이해하는 동시에, 자신의 생각 역시 특정한 환경과 경험의 영향을 받은 결과일 수 있음을 인정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책의 제목인 ‘사고의 품격’이 의미 있게 다가온다. 사고의 품격은 단순히 지식이 많거나 논리적으로 상대를 설득하는 능력을 뜻하지 않는다. 자신의 확신을 의심할 수 있는 지적 겸손과 다른 관점의 뿌리를 이해하려는 태도에 가깝다. ‘내가 옳다’는 확신에서 잠시 벗어나 ‘혹시 내 생각에도 내가 미처 알지 못한 조건이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묻는 순간, 사고는 한층 깊어진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저자가 의견의 차이를 없애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생각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자신의 사고가 가진 맹점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건강한 논쟁은 상대를 굴복시키는 경쟁이 아니라 서로의 생각이 어디에서 출발했는지를 이해하면서 자신의 시야까지 넓혀가는 과정이 될 수 있다.
<"사회는 좌파와 우파, 그리고 그 중간이 항상 공존하기 때문에 번영한다. 우리는 종으로서 살아남기 위해 둘 모두가 필요하다." 책 312쪽>
다만 기후와 지리, 유전과 문화 등 다양한 요인을 통해 인간의 사고를 설명하는 만큼, 개별 연구에서 확인된 상관관계를 개인의 판단에 그대로 적용하는 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환경과 문화가 사고에 영향을 미친다고 해서 인간의 생각과 행동이 그것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성향과 결정은 다르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영향을 받지만, 그 영향에 대해 성찰하고 선택할 가능성도 가진 존재다.
결국 《사고의 품격》은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를 가르치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생각하는 나 자신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책을 덮고 나면 타인의 생각을 판단하기에 앞서 자신의 생각부터 돌아보게 된다.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은 정말 나의 판단인가?’ ‘아니면 내가 살아온 환경과 경험이 만들어낸 익숙한 결론인가?’ 이 질문은 생각보다 강력하다. 자신의 생각을 의심하는 순간 사고의 폭이 넓어지고,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려는 순간 관계의 깊이도 달라진다.
지식이 생각의 폭을 넓혀준다면, 자신의 생각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이해하는 일은 생각의 깊이를 더해준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올바르게 생각하는 법’을 넘어 ‘생각을 성찰하는 법’을 보여준다.
자신의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깊이 성찰하고 싶은 독자, 다른 사람과의 의견 차이를 새로운 시각에서 이해하고 싶은 사람, 심리학·역사·문화·진화 과학을 넘나들며 인간의 생각이 형성되는 과정을 탐구하고 싶은 독자에게 권하고 싶다.
#북유럽 #사고의품격 #21세기북스 #투리문테 #기후학 #지리학 #심리학 #역사학 #진화유전학 #문화인류학 #통섭의교양서 #좌파우파 #존재의의미 #토론 #대화 #포용 #무농 #무농의꿈 #나무나루주인 #무농의독서 #감사한삶 #리뷰어클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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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생각을 잘하는 방법이나 논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읽어보니 생각보다 훨씬 흥미롭고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이었다. 무엇보다 완독 후에 어떤 생각이나 결정을 할때마다 내가 평소 당연하게 내 생각이라고 여기고 있던 것들이 정말 온전히 나만의 생각일까라는 질문이 따른다. 우리는 어떤 문제를 바라볼 때 내가 직접 경험하고 판단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우리가 살아온 환경뿐만 아니라 태어난 지역의 기후와 지형 그리고 역사와 문화 농경 방식 같은 다양한 조건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사람들의 생각과 가치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여기에 심리와 생물학적인 특성 그리고 자신이 속한 집단의 영향까지 더해진다는 점이 재미있다. 성적 취향이 내가 사는 곳의 기후와 날씨로 결정된다니 재밌지 않을 수 있는가? ㅋㅋ 이 책을 읽으면서 꽤 유쾌하지만은 않다. 내 자신을 계속 의심하게 된달까? 내가 가지게 된 나의 취향과 취미, 관심분야 같은 모든 요소들이 내가 속한 환경과 문화 속에서 만들어지고 성장했다고 생각하니 나 자신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미궁속으로 빠져들기도 한다. 그동안 나는 내가 선택하고 경험하고 살아온 결과물이라고 생각했는데..쩝 반대로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무조건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이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생각이 다르다는 사실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생각이 만들어진 배경을 살펴보라고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가진 생각을 무조건 버리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 역시 여러 조건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서로 다른 의견을 조금만 이야기해도 쉽게 편을 나누고 상대방의 생각을 틀린 것으로 규정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꼭 그 사람의 의견에 동의한다는 의미는 아닌데도 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방법보다 먼저 나 자신의 생각을 한 발 떨어져 바라보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책처럼 느껴졌다. 결국 내가 느낀 사고의 품격은 무언가를 논리적으로 잘하거나 고급 지식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내 생각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돌아 볼 수 있는 태도와 유연성이 오히려 사고의 품격에 가까울 수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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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과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으로 작성한 내용입니다.
‘사고의 품격’은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생각과 가치관이 정말 온전히 ‘나의 것’인지 질문하는 책이다. 우리는 흔히 다른 사람의 생각이 틀린 이유를 편견이나 무지에서 찾는다. 반면 자신의 생각은 충분히 합리적인 판단의 결과라고 여기기 쉽다. 이 책은 바로 그 익숙한 구분에서 출발해 “우리는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가”를 먼저 살펴보자고 제안한다. 책은 인간의 생각이 형성되는 과정을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기후학, 지리학, 심리학, 역사학, 진화유전학, 문화인류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와 사례를 연결하면서 우리가 가진 신념의 배경을 추적한다. 같은 인간이라도 어떤 환경에서 살아왔는지, 어떤 문화를 물려받았는지, 어떤 방식으로 먹고살았는지, 어떤 집단에 속해 있는지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1부에서는 이러한 관점을 여러 방향에서 살펴본다. 기후가 사회 규범과 권위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야기에서 출발해, 지리와 농경 방식, 유목 생활 등이 사람들의 사고방식에 어떤 차이를 만들어왔는지 살펴본다. 동양과 서양의 사고방식이 서로 다르게 발전한 배경이나 밥과 빵에 얽힌 문화적 차이를 살펴보는 부분도 흥미롭다. 우리가 너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가치와 사고방식에도 오랜 환경과 역사가 스며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한다. 문화와 신체에 관한 이야기도 이어진다. 아시아와 서양의 시각적 사고 차이, 수치심과 죄책감을 받아들이는 방식, 과거를 바라보는 태도 등을 통해 문화가 생각의 기준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살펴본다. 여기에 유전적 특성과 삶의 경험, 감정과 스트레스, 외로움과 불안, 집단에 소속되고 싶은 욕구까지 더해지면서 인간의 판단이 얼마나 복합적인지를 보여준다. 특히 7장에서 다루는 ‘우리는 왜 함께 틀리기를 선택하는가’라는 질문은 책 전체의 문제의식을 잘 보여준다. 사람은 언제나 혼자서 가장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는 존재가 아니라, 소속감을 유지하고 집단 안에서 안전하게 살아가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믿음을 선택하기도 한다. 극단적인 믿음이나 음모론, 외집단에 대한 적대감 역시 개인의 어리석음만으로 설명하기보다 인간의 사회적 본능과 집단의 구조 속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2부에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서로 다른 생각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차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 혼자 완성하는 사고보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대화하고 논쟁하면서 생각을 확장하는 과정을 강조한다. 인간에게 인지적 한계가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다른 사람과 함께 생각해야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는 관점이 인상적이다. 결국 ‘사고의 품격’은 어떤 생각이 옳고 어떤 생각이 틀렸는지를 판정하는 책이라기보다, 자신의 생각을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보게 하는 책이다. 내가 믿는 가치관 역시 내가 살아온 환경과 문화, 경험과 감정의 영향을 받은 결과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바라보는 방식도 조금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서로 다른 생각을 없애기보다 대화와 논쟁을 통해 더 넓은 생각으로 발전시키는 것, 그것이 이 책이 말하는 ‘사고의 품격’에 가까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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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세계적 저널리스트인 저자와 함께 기후학, 지리학, 심리학, 역사학, 진화유전학, 문화인류학을 넘나들며 인간의 생각과 신념이 형성되는 과정을 추적해보는 의미있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자신이 오랫동안 고민해서 내린 결론이고, 그 바탕에는 이전의 경험이나 가치관이 반영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기반으로 한 가치 판단에 있어 상대와 다른 지점이 있을 때에는 불편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 불편함 속에는 나 자신이 상대보다 합리적이고 옳다는 생각 바닥에 깔려있기도 합니다.
우리가 그토록 맹신해 왔던 자신의 판단, 생각이 진정한 자신의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짚어주는 것입니다. 그렇게 이 책은 우리에게 생각의 가치 판단 이전에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를 체크 해보게 합니다.
태어난 곳의 기후와 지형, 오랜 세월 이어진 농경 방식과 문화,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적 조건, 몸의 반응과 감정, 그리고 내가 속해 있는 집단까지. 내가 주체적이고 나름 체계적으로 쌓아올린 것 같았던 나만의 생각들 뒤에는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것들이 수없이 자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깨달음이 처음에는 사실 조금 불편함을 주었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쌓아온 신념 가운데 무엇이 정말 나의 판단이고, 무엇이 환경이 만들어낸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조금 지나니 그 불편함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으로 느껴졌습니다. 좋은 책은 독자들에게 정답을 건네는 책이 아니라, 너무 익숙해서 의심하지 않았던 자신의 생각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책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인간의 사고를 설명하기 위해 한 가지 학문에 머물지 않습니다. 기후학과 지리학에서 출발해 심리학, 역사학, 진화유전학, 문화인류학까지 스펙트럼을 넓혀갑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동안 생각이라는 것이 머릿속에서 홀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둘러싼 세계 전체와 상호작용하며 만들어지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지게 됩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도 조금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의 생각을 들었을 때, 예전에는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왜'라는 단어부터 먼저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보다 먼저 상대가 지나온 경험과 환경에 대해 궁금해 하게 된 것입니다. 당연히 상대의 생각을 이해한다고 해서 반드시 그 내용에 동의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저자가 말하는 성숙함은 동의와 이해를 구분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대의 생각을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그것이 형성된 배경을 살펴볼 수는 있기 때문입니다. 품격 있는 사고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품격 있는 사고는 단순히 옳은 생각을 하는 능력이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내가 틀릴 가능성을 받아들이고,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만났을 때 상대를 낮춰보지 않는 여유에 가까운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지금처럼 의견이 양극단으로 갈리는 시대에는 이런 마음가짐이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우리는 상대의 주장을 이해하기도 전에 어느 편에 속해 있는지부터 확인하려 합니다. 같은 사실을 보고도 자신이 속한 집단에 유리한 정보는 크게 받아들이고 불편한 정보는 의심부터 하려 합니다. 저자는 이러한 인간의 집단적 본능 역시 개인의 단순한 이성적 오류가 아니라 오랜 진화 과정에서 형성된 생존 전략의 측면으로 바라봅니다. 인간에게 소속은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중요한 조건이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는 인간의 합리성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우리는 스스로는 지극히 이성적인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이성은 처음부터 완벽한 판단을 내리도록 만들어진 능력이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능력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생각의 오류는 제거해야 할 결함이라기보다, 다른 생각과 부딪히면서 보완해야 하는 것으로 받아 들여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비슷한 소재를 다루는 기존의 책들이 더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알려주려고 한다면, 이 책은 그보다 한 걸음 앞에서 질문을 내려 놓습니다. 합리적이라고 믿는 우리의 사고 자체는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판단력을 개선하기 전에 판단하는 주체인 나를 먼저 다시 바라보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질문은 결국 철학적인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내가 선택한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내가 나라고 믿는 가치관 가운데 얼마나 많은 것이 시대와 사회, 가족과 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인지에 대한 질문들입니다. 그리고 결국 이런 질문들의 끝에는 내 생각이 내가 살아온 세계의 결과라면, 다른 사람의 생각 역시 그 사람이 살아온 세계의 결과일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결론은 다른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이 단순히 그 사람의 말을 듣는 일이 아니라, 그 사람이 걸어온 길까지 생각해보게 하는 것이라는 점에 도달하게 됩니다. 물론 모든 생각이 환경의 산물이라고 해서 개인의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어쩌면 반대일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어떤 조건에 영향을 받아 생각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비로소 그 영향에서 한 걸음 떨어져 자신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저자는 우리에게 지식보다 태도와 습관을 남겨주려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의 말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는 습관, 나의 확신을 사실처럼 여기기 전에 그 확신의 뿌리를 살펴보는 습관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리고 결국 우리는 이런 습관을 통해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만났을 때 틀렸다고 단정하기보다 그 생각이 만들어진 맥락을 바라보는 태도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자신의 생각이 늘 합리적이라고 믿는 분들이나, 다른 사람의 가치관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하나의 질문 아래 연결해 읽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도 흥미로운 책이 될 것입니다. 기후와 지리에서 출발해 인간의 몸과 감정, 유전자와 집단 심리까지 연결하는 폭넓은 시선이 이 책의 매력이기 때문입니다. 생각이 깊어진다는 것은 더 많은 것을 확신하는 일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확신하고 있는지 더 정확하게 바라보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생각을 잘하는 법을 가르치는 책이라기보다, 생각하는 나 자신을 한 번 더 되돌아보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사고의 훈련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고의품격 #판단의품격을높여주는아홉번의생각수업 #투리문테 #이영래 #21세기북스 #북유럽 #서평이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