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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서평단> 📚도서명 : 알갱이들 ✏️저자명 : 황보나 🏢출판사 : 사계절 📅출간일 : 2026년 09월 10일 주인공 현비는 가장 가까운 친구였던 정미가 죽은 뒤 깊은 슬픔과 죄책감에 빠진다. 왜 정미는 죽었을까. 나는 왜 정미의 마음을 몰랐을까. 가장 친한 친구였는데 정말 아무것도 몰랐던 걸까. 현비는 계속해서 정미가 죽은 이유를 찾으려 한다. 그러다 보니 정미의 죽음과 자신의 삶을 겹쳐 보기도 하고, 자신 역시 죽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책에서 현비가 ‘죽고 싶은 마음’을 이야기하는 부분들이 특히 기억에 남았다. 거창한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일상의 여러 순간에 그런 마음이 불쑥 찾아온다는 것이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이 책에는 조금 독특한 인물이 등장한다. 누구인지는 꽤 중요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여기서는 A라고 해두려고 한다. A는 현비에게 자신의 ‘죽고 싶은 마음’을 줄 수 있겠느냐고 묻는다. 처음 읽었을 때는 나도 현비처럼 ‘죽고 싶은 마음을 어떻게 준다는 거지?’ 싶었다. 그런데 A는 그런 마음들을 한번 모아보라고 한다. 그 말을 계기로 현비는 자기 안에 있었던 여러 순간의 마음을 하나씩 들여다본다. 현비는 새로운 친구 소윤과 가까워지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마음먹은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던 소윤과도 결국 멀어지게 된다. 그 과정을 지나며 현비는 조금씩 알게 된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고 해도 상대의 마음을 전부 알 수는 없다는 것을. 정미의 언니 유미 역시 현비에게 정미가 왜 죽을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는다. 하지만 현비는 대답하지 못한다. 결국 정미의 죽음에 대해 명확한 하나의 답을 찾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오래 마음에 남았던 단어는 ‘알갱이’였다. 처음에는 그저 작고 사소한 흠집 같은 것을 말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읽을수록 누구에게나 마음속에 쉽게 없어지지 않는 알갱이 하나쯤은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처일 수도 있고, 후회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 미처 하지 못했던 말이나 미안함일 수도 있다. 시간이 흐른다고 그런 감정들이 깨끗하게 없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억지로 없애려고 애쓰기보다는 조금씩 익숙해지고, 가끔 꺼내어 바라보면서 함께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현비가 마지막에 모든 상처를 말끔하게 극복하지 않는다는 점이 좋았다. 정미를 완전히 잊은 것도 아니고, 정미의 죽음을 완벽하게 이해하게 된 것도 아니다. 여전히 현비 안에는 정미가 있고, 여러 감정의 알갱이들이 남아 있다. 하지만 정미의 죽음은 정미의 것이고, 자신의 삶은 자신의 것이라는 사실을 조금씩 받아들이며 다시 살아가려고 한다. 누군가를 잃은 슬픔이나 마음에 깊게 남은 상처를 ‘극복했다’라는 한마디로 끝낼 수 있을까. 어쩌면 정말 괜찮아진다는 건 아무렇지 않게 되는 것이 아니라, 아프고 불편한 알갱이가 내 안에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계속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계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알갱이들 #황보나 #사계절 #사계절출판사 #박지리문학상수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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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대수롭지 않게 넘기던 말인데, 이 소설을 읽고 나니 흠칫 놀라게 되네요. 죽고 싶다는 말, 힘들 때마다 한숨처럼 터져나오는 그 말을 이젠 그냥 넘길 수 없을 것 같아요. 작은 알갱이 하나라도 목에 걸리면 켁켁, 사레가 들리면 빼내기 전까지는 계속 고통스럽고 힘들잖아요. 근데 마음 속에 박힌 알갱이들은 남들 모르게 꽁꽁 숨겨버리니까, 본인은 숨이 막힐 지경인데 아무도 그걸 알 길이 없는 거예요. 그 알갱이들이 너를 괴롭히고 있다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니 뭐라도 꼭 할 테니까, 내 앞에서는 숨기지 말라고. 황보나 작가의 장편소설 《알갱이들》은 제6회 박지리문학상 수장작이라고 하네요. 사실 '박지리문학상'의 존재를 이번에 알게 됐는데, 공모전은 제6회(2025년)를 끝으로 종료되었다고 하네요. 박지리문학상은 한국 문단의 천재 작가로 평가받는 고(故) 박지리 작가(1985~2016)의 참신한 소재와 독특한 글쓰기로 인간 본질과 우리 사회를 깊이 천착해 한국 문단에 독보적 발자취를 남긴 작가의 뜻을 잇기 위해 사계절출판사가 2020년에 제정한 문학상이라고 하네요. 스물다섯 살에 첫 작품 <합체>를 세상에 내놓고 서른한 살에 마지막 작품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을 출간한 지 불과 8일 뒤에 세상을 떠난 박지리 작가, 그의 존재와 작품을 그의 이름이 붙은 문학상 수상작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니, 뭔가 싱숭생숭 묘한 기분이 들었네요. 박지리 작가는 데뷔작 <합체>로 2010년 제8회 사계절문학상 대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는데, 이때 심사를 맡은 작가들이 "이미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고 있다"는 말로 심사평을 대신했다고 하네요. 2014년 박지리 작가의 인터뷰에서, 스마트폰은 가져본 적이 없고 2G폰을 쓰지만 전화를 잘 받지 않을뿐더러 컴퓨터도 일하는 기간 빼면 이메일도 잘 쓰지 않는다고, 스스로를 작가라기보다는 백수로 생각한다면서도 누구보다 치열하게 작품을 쓰고 있다는 내용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더라고요. 마치 지금도 어디선가 글을 쓰고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네요. 《알갱이들》이라는 소설 속 주인공 현비는 단짝 친구였던 정미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갔지만 수시로 찾아오는 정미의 친언니 유미, 전학 간 학교에서 새로 사귄 하나뿐인 친구 소윤, 그리고 소윤을 끊임없이 때리고 괴롭히는 김라희, 심하게 간섭하는 할머니와의 관계 속에서 편하지 않은 일상을 보내고 있네요. 정미는 죽기 세 시간 전, 평소와 다를 바 없이 현비와 편의점에 갔고, 삼각김밥을 먹었어요. 굳이 다른점을 찾자면 둘 다 좋아하는 참치마요 삼각김밥이 딱 하나 남아 있었는데, 정미가 먼저 양보했다는 거예요. 현비 입장에선 특별날 게 없는 것이 그전에는 자기가 훨씬 더 많이 양보했으니까, 먼저 말하지 않았다면 그날도 정미에게 줬을 거예요. 어찌됐든 정미는 떠났고, 남겨진 사람들은 정미가 왜 떠났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네요. 남겨진 이들이 감당해야 할 감정들이 여기저기 알갱이들처럼 흩어져 콕콕 찔러대고 있네요. 겉으로 표현하진 못해도, 슬프고 아프고 그리워한다는 걸, 그 마음을 안아주고 싶네요. "··· 내가 침대에서 먹는 게 싫은 게 아니라 뭐라도 흘리는 게 싫은 것이므로 나는 흘리지 않으려고 심혈을 기울였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작은 알갱이, 그러니까 밥에 붙은 깨 같은 것이 떨어질 수도 있기야 하겠지만 나도 모르는 새에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 않을까. 내가 이렇게 말하면 ○○○는 얼굴을 구기며 소리치겠지. 그러니까 애초에 먹지를 말라고! 그래도 먹고 싶은 걸 어떻게 해." (16p) "안쪽 벽을 이루고 있던 오돌토돌한 알갱이들이 부서지듯 흘러내렸다. 내가 흔들릴 때마다, 나아가는 내 걸음걸음마다 알갱이들이 푸수수 나풀거리듯 떨어지고 그 안에서 나부꼈다. 치를 떠는 것처럼." (24p) "나도 알맹이는 아닌 것 같아. 그냥 알갱이." (150p)
#알갱이들#황보나#사계절#사계절출판사#제6회박지리문학상수상작#황보나장편소설#한국소설#소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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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후기는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의견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번에 운 좋게 사계절로부터 책을 받아서 읽어보게 되었는데, 읽으면서 조금은 불편하고 물음표 백만 개 띄운 부분도 있었다. 그런데 그 부분을 곱씹으면서 작가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추론하는 과정이 꽤 재미있었다.
『알갱이들』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왜 아무도 현비가 아픈 걸 아무도 모를까?”였다. 죽음과 상처를 둘러싼 여러 인물이 등장하지만, 사건 자체보다 그 사건을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의 모습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특히 정미의 언니는 동생을 잃은 슬픔은 이해하면서도 현비를 매일같이 찾아가 따지듯이 물어보는 모습이 쉽게 이해되지는 않았고, 주변 인물들 역시 각자 무언가 결핍된 채 불안하게 외줄타기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현비 역시 이해하기 어려우면서도 계속 생각하게 되는 인물이었다. 괴롭힘당하는 친구를 방치하면서도 친구가 “나 병신 아니라고 해줘.”라고 했을 때는 “병신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모습이 특히 그랬다. 처음에는 모순적으로 느껴졌지만, 현비 역시 누군가에게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라고 말해주길 바라는 아이였던 것 같다. 죽은 고모부를 보는 장면이나 고모부가 자신을 잃어버린 양말 한 짝에 비유하는 장면도 기억에 남았다. 죽은 사람은 사라졌지만 그 죽음은 남겨진 사람들의 관계와 시선에 계속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가장 불편했던 건 역시 이예준과 현비의 관계였다. 이예준이 현비에게 몸을 보여달라고 하고 이후 성적인 관계로까지 이어지는 부분은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현비가 무엇을 원했던 것인지도 선뜻 답을 내리기 어려웠다. 다만 이 부분을 생각하다 보니 현비가 자기 몸과 삶에 대한 주도권을 점점 잃어가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었다. 자기 몸을 바라보는 장면이나 일회용 플라스틱을 싫어한다는 설정 역시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현비의 모습과 연결해서 생각하게 됐다. “간단히 말하자면 매 순간 나는 죽고 싶었고, 그래서 죽고 싶은 마음을 얇고 길쭉하게 빚어서 도마 위에 올려두고 과도로 총총총, 썰었다.”라는 문장도 인상적이었다. 현비에게 그런 마음은 어느 순간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 매 순간 조금씩 쌓여온 것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은 현비의 상처를 제대로 바라보기보다 죽음의 원인이나 자신의 죄책감, 책임에 더 집중하고 있었다. 그래서 『알갱이들』을 읽고 나서 가장 마음에 남은 건 죽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살아 있는데도 아무도 제대로 바라봐주지 않는 사람의 이야기였다. 현비는 계속 자신의 상처를 보여주고 있었던 것 같은데, 그 누구도 아이가 얼마나 아픈지는 제대로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읽으면서 물음표가 많이 생겼지만, 그 질문들을 계속 곱씹게 된다는 점에서 오히려 오래 생각하게 되는 작품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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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비의 친구 정미는 투신자살을 했다. 정미는 어떤 징조도 없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동생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정미의 언니는 자꾸만 현비를 찾아와 묻는다. "정말 짚이는 데가 없어? 정미가 죽은 이유 말이야. 네가 모르면 누가 아니. 우리 정미의 절친이 너라며. 혹시 모르니까 더 잘 생각해봐.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 이유가 숨어 있을 수도 있잖아. 응? 알았지?" - 10, 11, 14면 친구였다는 이유로 현비를 찾아와 같은 질문을 던지고, 때로는 시비조로 되묻는 언니의 태도가 무척 불편했다. 정미가 죽은 지 일 년이 다 되어간다. '벌써'인지 '겨우'인지 모를 시간이지만 이젠 그만 올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자꾸 스쳤다. 현비에게는 언니의 방문이 죽음처럼 느껴지지 않았을까. 마주하고 싶지 않지만 불현듯 눈앞에 닥치는 불행 같은 죽음... "좀 지치긴 하는 것 같다. 매번 같은 말을 지껄이고 있는 게 그렇다. 주변 사람들이 이렇게 지쳐가잖아, 그러니까 애초에 죽지를 말았어야지!라고 내가 정미에게 소리칠 수 있을까. 그래도 정미는 죽고 싶었던 거겠지. 그만 살고 싶은 걸 어떻게 했겠어." - 17면
친구의 죽음을 겪었음에도 현비는 어쩐지 담담해 보인다. 비싼 미용실의 쿠폰 기한이 마감 직전이어서 아깝다는 할머니의 말에 떠밀려 정미가 죽은 며칠 뒤, 현비는 머리를 했다. 사람들은 소름 끼치는 년이라고 욕을 했다. "모르겠다. 나는 아무 짓이라도 하지 않으면 못 견딜 만큼 정미의 죽음이 실감 나지 않았다. 정미가 죽다니. 그건 정말 믿기 힘든 일이었다. 밥숟가락이 지나간 푸딩처럼 무언가가 내 안을 푹 떠 간 듯했다. 아니 그건 검붉은 흙으로 이루어진 둔덕 같은 건지도 모르겠다. ...... 내가 흔들릴 때마다, 나아가는 내 걸음걸음마다 알갱이들이 푸수수 나풀거리듯 떨어지고 그 안에서 나부꼈다. 치를 떠는 것처럼." - 24면 담담해 보인다는 건 겉모습만 보고 한 오해였다. 현비는 슬픔이 너무 커서 바깥으로 드러나는 감정으로 마음을 표현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속으로는 알갱이들을 푸수수 날리며 치를 떠는 것처럼 무너지고 있었지만 머리를 하고, 평소처럼 학교에 가며 무덤덤해 보이는 방식으로 살 수밖에 없었다.
친구가 죽었는데 머리를 하다니, 가족을 읽었는데 울지 않다니, 장례식에 가면서 검은 옷을 입지 않다니. 나 역시 타인의 슬픔을 함부로 지레짐작하고 단정짓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었다. 소설이 계속 언급하는 '껍질과 알맹이'의 대조는 이러한 선입견과도 연결되는 듯했다. 정미의 언니는 절친이 아니면 누가 아냐며 현비에게 기억을 요구한다. 정작 친언니인 자신도 정미가 죽으리라는 낌새를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 가까운 사이라고 해서 상대의 속을 다 알 순 없다. 우리 역시 스스로의 속마음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걸. 현비의 이야기를 들으며 제목을 내내 곱씹었다. 알맹이도, 껍질도 아닌 알갱이들.
" "알맹이로 지내야 하는 거겠지?" 내 말에 고모가 대답했다. "알맹이라니. 나는 알맹이가 아닌데." 고모가 알맹이가 아닌 줄은 몰랐다. 나도 맞장구를 쳤다. "나도 알맹이는 아닌 것 같아. 그냥 알갱이." 알갱이를 떠올려봤다. 알갱이는 어떻게 보면 작고 또 단단해서 잘 굴러다녔다. 알갱이들을 한데 모아 헝겊으로 묶어놓으면 만질 때마다 기분이 좋아질 수도 있겠지." - 150면 우리는 하나의 덩어리라기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알갱이들의 집합체에 가까웠다. 죽으면 하나의 완결된 이미지나 의미로 남지 않고, 살아 있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다른 모양의 무수한 조각으로 남는다. 남은 자들은 살다가 문득문득 그 기억의 알갱이들을 조금씩 떨구어 낸다. 그리고 깨닫는다.
떠나간 이와 함께 나누었던 순간들이 여전히 삶의 구석구석에서 단단하게 존재하며 굴러다니고 있음을.
친구가 죽었는데 머리를 하고,
나는 정미의 언니에게도 같은 실수를 했다. 하지만 언니는 현비가 걱정되어 ‘껍질’과 ‘알맹이’를 나누는 것 자체가 사람에게는 하나의 알맹이가 있는 것이 아니다. "거울로 보는 건 진짜 얼굴이 아니지 않아? 비친 얼굴이잖아. 본인은 진짜 자기 얼굴을 못 봐. 영원히." - 154면 정말 그렇다. 우리는 온갖 편견과 오해 속에서
어떤 것은 빛을 받아 반짝이고, 빛을 받은 알갱이 하나만 보고 사람은 아마 그런 수많은 알갱이들로 #도서지원 #알갱이들 #황보나 #박지리문학상 #소설추천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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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갱이들 황보나 저 사계절 (이 책은 사계절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읽어보고 솔직하게 쓴 후기입니다.)
주인공 '현비'는 가장 친했던 친구 '정미'를 갑작스럽게 잃는 아픔을 겪습니다. 그러나 정미의 죽음 앞에서 주변 사람들과 세상은 진정한 애도를 나누기보다, 남겨진 이들의 태도와 행동을 저울질하고 잣대를 들이대기 바쁩니다. "친구가 죽었는데 어떻게 저럴 수 있냐"는 식의 수군댐과 폭력적인 시선 속에서, 현비는 자신의 슬픔을 온전히 슬퍼하지도 못한 채 마음의 문을 닫고 일상의 틈새에서 점점 마모되어 갑니다. 어느 날, 현비의 눈앞에 고모부의 유령이 나타나는 기묘한 일이 벌어집니다. 어느 날 문득 눈을 떠보니 남의 집 소파 밑에 있었다는 이 유령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떠돌며 현비의 일상에 스며들고, 현비는 이 기이한 존재와의 교감을 통해 상실감과 외로움을 조금씩 마주하게 됩니다. 소설은 거대한 비극 앞에서도 삶을 멈출 수 없기에 꾸역꾸역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건조하면서도 섬세하게 따라갑니다. 결국 현비가 골목에서 아이들을 향해 던지는 "죽는 거 아프니?"라는 무덤덤하면서도 묵직한 질문은, 세상을 떠난 이에 대한 물음이자 남겨진 자들이 안고 가야 할 삶의 무게와 애도의 본질이 무엇인지 깊은 여운을 남기며 이야기의 막을 내립니다.
"올바른 애도란 무엇이며, 그 기준은 누가 정하는 것인가?" 황보나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자 박지리문학상의 마지막 수상작인 <알갱이들>은 친구의 죽음이라는 거대한 파랑 앞에서 남겨진 이들이 겪는 미묘하고도 서늘한 내면의 궤적을 다룬 작품입니다. 심사위원들로부터 "설명하지 않고 해명하지 않으며 판단하지 않는 알갱이"라는 찬사를 받은 이 소설은, 요란한 슬픔 대신 일상 속에 가라앉는 상실의 감각을 섬세하게 포착해 냅니다.
타인의 죽음을 소비하는 시선 속에서 주인공 현비는 가장 친했던 친구 정미를 잃었습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정미의 죽음 그 자체보다, 슬퍼하는 이들의 태도나 방식을 저울질하는 데 바쁩니다. "정미가 죽었는데 어떻게 머리를 하고 나타날 수 있냐"는 식의 수군댐과 폭력적인 시선 속에서, 현비는 자신의 슬픔을 제대로 표현조차 하지 못한 채 일상의 틈새에서 마모되어 갑니다. 소설은 비극 앞에 재빨리 정답을 내놓으려 하는 사회의 폭력성을 건조하면서도 날카롭게 비춰냅니다.
격렬하지 않기에 더욱 아픈 마모의 정서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은 슬픔을 극적으로 포장하거나 감정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주인공들을 둘러싼 환경은 폭력과 타박, "모든 것은 네 탓"이라는 무책임한 비난들로 가득하지만, 인물들은 이에 대해 거칠게 저항하기보다 무기력하게 침전됩니다. 어느 날 눈떠보니 남의 집 소파 밑에 있었다는 고모부의 유령이 현비에게 보이기 시작하고, 그 유령과의 기묘한 거래를 이어가는 과정 등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서 상실감을 환기하는 독특한 문학적 장치로 기능합니다.
살아남은 자들이 건네는 조용한 질문 소설의 말미, 현비가 골목에서 아이들을 향해 던지는 "죽는 거 아프니?"라는 질문은 독자의 가슴을 깊게 파고듭니다. 이는 세상을 떠난 이에 대한 물음이자, 남겨진 채 꾸역꾸역 살아가는 자기 자신을 향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청소년의 죽음이라는 무겁고 아픈 주제를 다루면서도, 작가는 비장한 미화 대신 상실을 짊어진 채 오늘을 견뎌내는 사람들의 모습을 묵묵히 따라갑니다.
p.157 그 자리는 건물과 건물 사이에 난 구멍 같았다. 나는 오줌을 참는 것 같은 기분으로 균형을 잡고 섰다. 발아래가 조금 시끄러웠고 아주 많은 차들이 요령있 게 지나다녔다. 위에서 바라보는 차의 루프들은 교통 신호 때문에 알갱이들이 덩어리가 되었다가 다시 알갱이로 되었다가, 그렇게 변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나는 그 모든 걸 조금 내려다보다가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했다. 정말이지 정미가 보고 싶었다. 나는 진짜 정미를 영원히 볼 수 없을 것이다. 정미가 죽어서가 아니라 정미는 내 안에 있으니까. 알갱이처럼 내 안에 있으므로, 내가 진짜 내 얼굴을 영원히 볼 수 없는 것처럼 나도 정미를 볼 수 없다. 알갱이인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줄곧 내 안을 넘나들고 있던 소리를 들었다. 소리는 소리인데 고요했다. 우리가 태풍의 눈 속에 있어서 고요한 건지 아니면 태풍이 지나간 후에 있어서 고요한 건지 알 수 없었지만, 우리는 일단 있었다. 내 안에 뚫린 건 억겁의 시간이 지나도 둔화되지 않을 테고, 그 안의 알갱이는 영원토록 소리를 내며 고요한 투쟁을 벌일 것이다. 정미이기도 하고 나이기도 하고, 마찬가지로 정미가 아니기도 하고 내가 아니기도 한, 어쨌든 정미와 나는 더 지내보기로 했다. 사라지지 않고 살아지지 않고, 살아가는 게 괜찮은 건가 괜찮지 않은 건가. 그러므로 아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 막히게 더운 공기의 자유를 만끽하려고 노력하며 나아갔다. 내디뎠다.
#알갱이들 #황보나 저 #사계절 #박지리문학상수상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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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안녕하세요. 남루틴입니다. 이번에 집어 든 책이 바로 황보나 작가의 장편소설 『알갱이들』이었습니다. 제6회 박지리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도 눈에 띄었지만 무엇보다 청소년기와 청년기의 경계에서 겪는 죽음의 사유와 애도의 과정을 다루었다는 설명이 마음에 깊이 와닿았습니다.
책을 읽기 전 기대와 첫인상 출처 입력 이 책이 바쁜 직장인의 일상에 어떤 울림을 줄 수 있을까? 혹시 너무 신파조이거나 진부한 슬픔만을 늘어놓지는 않을까 하는 솔직한 의구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표지를 넘기고 첫 장을 읽어나가면서 그런 우려는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사계절 출판사에서 나온 이 책은 문장이 굉장히 단정하면서도 서늘하고 동시에 깊은 울림을 지니고 있더군요. 억지로 눈물을 짜내려 하지 않고 마치 잘 다듬어진 유리 알갱이들이 조용히 서로 부딪히며 내는 소리처럼 서사 전체가 담담하게 흘러갔습니다. 책 소개 및 전체적인 줄거리 출처 입력 『알갱이들』은 갑작스럽게 친구의 죽음을 맞이하게 된 인물들이 그 부재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살아가는지를 다룬 이야기입니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정미’라는 인물의 갑작스러운 부재가 있습니다.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은 친구의 죽음이라는 거대하고 무거운 사건 앞에서 선뜻 눈물을 흘리거나 대성통곡을 하지도 못합니다. 오히려 일상은 너무나 평범하고 무심하게 계속됩니다. 학교에 가고, 머리를 하고, 음식을 먹고, 가족들과 무의미한 대화를 나누는 일상이 이어지죠. 하지만 그 무심한 일상의 표면 아래에는 실금처럼 금이 간 상처와 차마 말로 표현하지 못한 슬픔의 알갱이들이 차곡차곡 쌓여 가고 있었습니다. 누군가의 죽음은 단순히 한 사람의 사라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과 연결되어 있던 주변 사람들의 내면에 메워지지 않는 커다란 빈자리를 남깁니다. 작가는 이 과정을 미화하거나 과장하지 않고 10대 후반에서 20대로 넘어가는 인물들의 무덤덤하면서도 아슬아슬한 시선을 통해 묘사합니다. 박지리문학상 수상작답게 파격적이면서도 매우 절제된 문장으로 애도라는 감정이 가진 복잡다단한 결을 세밀하게 포착해 냅니다.
인상 깊었던 장면과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 출처 입력 책을 읽으며 유독 마음을 덜컥 내려앉게 만든 구절들이 있었습니다. 직접 책장을 넘기며 하이라이트를 치고 한참 동안 멈춰 서서 되짚어 본 문장들입니다.
"이 놀고 자라는 과정에서 죽는 게임을 하기 마련이니까, 정미도 그랬겠지. 나도 그런 것처럼, 고모부도 그랬겠지. 그렇다고 다음 판에 다시 목숨이 생기는 규칙처럼 내 안에 있는 무언가가 혹은 없는 무언가가 다시 메워질 리는 없었다." 출처 입력 어릴 적 게임을 할 때는 캐릭터가 죽어도 '리셋' 버튼을 누르거나 다음 판으로 넘어가면 다시 목숨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죽음은 그렇지 않죠. 한번 메워지지 않게 된 공백은 영원히 빈자리로 남습니다. 사회에 나와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며 때로는 가까운 이들의 이별을 겪었던 제 경험이 겹쳐지면서 이 문장이 더욱 서늘하게 다가왔습니다. 또 하나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던 장면은 친구 정미가 죽고 난 직후 아무렇지도 않게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하고 온 주인공을 향해 주변 아이들이 수군거리는 대목이었습니다.
"정미가 죽었는데 정미랑 가장 친했으면서 머리를 하고 나타나다니." "모르겠다. 나는 아무 짓이라도 하지 않으면 못 견딜 만큼 정미의 죽음이 실감 나지 않았다." 출처 입력 우리는 흔히 누군가의 죽음이나 불행 앞에서는 마땅히 이러이러한 행동과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사회적 표준'을 강요하곤 합니다. 하지만 정작 커다란 충격과 슬픔에 빠진 당사자는 그 감정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기이할 정도로 평범한 행동을 하거나 오히려 딴청을 피우기도 합니다. 주인공이 미용실 의자에 앉아 머리를 맡긴 채 정미를 생각했던 그 마음. "아무 짓이라도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었다"는 그 고백이야말로 가장 진실된 애도의 방식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삶의 피로와 부재가 겹쳐질 때 찾아오는 무기력함에 대한 묘사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죽고 싶은 마음을 모으는 것은 생각보다 쉬웠다. 미처 몰랐지만 나는 시시때때로 죽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었다." 출처 입력 저 역시 때로는 번아웃과 함께 마음속 깊은 곳에서 거대한 허무함이 밀려올 때가 있습니다. 이 책은 그런 인간의 나약함과 내면의 솔직한 결을 숨기지 않고 덤덤하게 드러내어 줍니다. 남루틴의 생각 : 죽음의 사유, 그리고 남아있는 삶 출처 입력 삶의 반대편에 있는 죽음이라는 존재를 완전히 잊고 살아 오고 있었습니다. 마치 나는 영원히 살 것처럼, 내 주변의 사람들도 늘 그 자리에 있을 것처럼 착각하면서 말입니다. 황보나 작가의 장편소설 『알갱이들』은 저에게 멈춰 서서 내 주변의 관계들을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성장과 성공을 이야기할 때 늘 '더하는 것(+)'만 생각합니다. 더 많은 지식, 더 많은 자산, 더 높은 커리어. 하지만 삶에는 반드시 '빠져나가는 것(-)'이 존재합니다. 그것이 건강이든, 세월이든, 혹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이든 말이죠. 친구의 부재 이후 남아있는 인물들이 겪는 혼란과 서서히 찾아오는 애도의 과정은 결국 "소중한 무언가를 잃어버린 채로도 우리는 어떻게 삶을 지속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잃어버린 파편, 즉 그 마음의 알갱이들을 가슴에 품은 채로 우리는 또다시 오늘을 살아가야 합니다. 내 삶과의 연결 : 일상의 루틴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 출처 입력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제 일상에 작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첫째로, 부모님과 가족들을 대하는 마음가짐입니다. 누군가의 부재는 예고 없이 찾아오고 우리가 나눌 수 있는 온기는 오직 '지금 이 순간'에만 존재한다는 것을 책을 통해 다시금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매일 써 내려가는 저의 라이프로그와 루틴의 의미입니다. 단순히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성과나 스펙 쌓기용 기록이 아니라 내가 오늘 하루를 진심으로 살아냈다는 증거로서의 기록. 내 안의 소중한 감정 알갱이들을 모아가는 과정으로서 독서와 글쓰기를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한층 더 유연해지고 깊어졌음을 느낍니다. 조금 아쉬웠던 점 출처 입력 서사의 전개가 굉장히 차분하고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자극적인 사건이나 극적인 반전을 기대하는 분들에게는 다소 밋밋하거나 가라앉는 느낌을 줄 수 있죠. 감정의 폭발보다는 내면의 미세한 균열을 다루는 작품이다 보니 빠르게 읽히기보다는 문장 하나하나를 천천히 씹어 골라 읽어야 하는 수고로움이 필요합니다. 또한 문맥이나 감정선이 친절하게 설명되지 않고 인물들의 무심한 행동이나 짧은 대사 속에 숨겨져 있어 독자가 스스로 그 행간을 메워가며 읽어야 한다는 점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요소입니다. 추천 대상 출처 입력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다음과 같은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소중한 대상을 잃고 마음속 깊이 애도의 시간이 필요한 분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성과 중심의 일상에 지쳐 내면의 감정을 돌아보고 싶은 직장인 단순한 감동이나 신파가 아닌, 깊이 있는 죽음의 사유와 문학성을 경험하고 싶은 분 한국 현대 소설의 새로운 결을 느끼고 싶은 분 (박지리문학상 수상작의 깊이를 느껴보고 싶으신 분) 총평 및 한줄평 출처 입력 『알갱이들』은 책장을 덮고 난 뒤에도 내 삶 주변에 흩어져 있는 기억과 관계의 조각들을 하나씩 주워 모으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늘 무언가를 쟁취하고 채우려만 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소멸과 부재, 그리고 슬픔을 정직하게 바라보는 시간이 우리를 진짜 어른으로 성장시키는 게 아닐까요. 30대 직장인으로서, 성장을 기록하는 한 사람의 라이프로거로서 참 오랜만에 가슴 서늘한 울림을 준 고마운 책이었습니다. 별점 ★★★★☆ (4.5 / 5.0) 한줄평 흩어진 슬픔의 알갱이들을 가슴에 품은 채, 다시 오늘을 살아갈 용기를 주는 단정한 애도. #알갱이들 #황보나 #사계절 #장편소설 #죽음의사유 #박지리문학상수상작 #애도 #죽음 #소설추천 #한국소설 #책리뷰 #독서노트 #서평 #남루틴 #라이프로그 #직장인독서 #성장기록 #30대직장인 #독서루틴 #책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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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6회 박지리문학상 수상작. 황보나 장편소설 <알갱이들>
"이 소설은 오히려 죽음을 결코 제거할 수 없는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가능성을, 죽음을 품에 안고 어떻게 살 것인가를 사유한다." 차가운 푸른색 색감인데, 햇볕이 내리쬐는 따뜻한 분위기의 표지 그림.. 정미가 죽고 남겨진 이들의 가슴에서 떨어지는 알갱이들 그 작은 흔적을 좇아 누군가의 없음, 끝내 알 수 없음의 상태를 견뎌보려 애쓰는 황보나식 애도 책 뒷면에는 윤경희 평론가, 이기호 소설가, 정소현 소설가, 윤경희 평론가의 글이 일부분 실려있었다.
책을 펼치고 발견한 엽서.. 이뿜.. ♥ 나중에 벽에 붙여야지.. 뒷면에는 작가의 싸인도 있었다 . 조금 부끄럽지만, 박지리문학상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처음 알게 되었는데, 마지막 이라뇨..?! ㅠㅠ 알갱이들.. 정말 정말.. 좋았다.. 완전 내 취향이었던게, 음.. 뭐랄까.. 한국 독립영화를 책으로 읽은 느낌? 설명하지 않아서 더 오래 남는.. 그런 류의 소설이었다. 다른 수상작들도 다음에 읽어봐야지. 특히 박지리 작가의 소설 <맨홀>은 꼭..! 1년 전, 친구 정미의 죽음을 겪은 현비에게 정미의 언니 유미는 죽음의 원인을 찾기 위해 계속 찾아온다. 하지만 현비에게는 해줄 말이 없고, 두 사람은 비슷한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한다. 그러던 중 갑작스럽게 죽은 고모부를 만나게 되고, 고모부에게 '죽고 싶은 마음'을 건네 그가 편히 떠날 수 있도록 한다. 현비는 한 번도 죽고 싶다고 말한 적이 없지만, 정미의 죽음을 겪으며 마음 속에 죽음에 대한 감정을 품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을 고모부에게 건네면서 자신 안에 남아 있던 죽음의 일부도 조금씩 내려놓게 된다.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그렇게 반복되던 유미와의 만남도 어느 순간부터 현비에게는 기다려지는 일이 된다.
본인은 진짜 자기 얼굴을 못 본다. 영원히.
어른이 되고 나서는 청소년을 둘러싼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할 일이 거의 없었다. 이 책을 읽을 때도.. 그런데 이 책의 작품 해설을 읽으며 문득 내가 청소년이었던 때와 비교해 지금의 청소년들이 마주한 현실은 오히려 더 무거워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실린 통계 자료를 보면서 청소년 자살 문제가 여전히 심각하고, 여성 청소년의 자살률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렸다. <알갱이>들은 죽음을 극적으로 설명하기보다, 죽음 이후에도 계속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천천히 들여다보는 소설이었다. 떨어진 공을 주워서 던져주는 장면일 뿐이었는데, '죽는 거 아프니'라는 현비의 질문이 자꾸 머릿속에 맴돌았다. <알갱이들> 후기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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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현비는 정미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지만, 정미가 왜 죽음을 선택했는지 알지 못한다. 정미의 언니 역시 마찬가지다. 가족이고 친구라는 이유만으로 한 사람의 마음을 온전히 알 수는 없다는 사실이 정미의 죽음 이후 더욱 선명해진다. 정미가 떠난 뒤 정미의 언니가 현비를 찾아오고, 두 사람은 각자가 기억하는 정미를 통해 서로 다른 모습의 정미를 마주한다. 그 과정에서 현비는 정미의 죽음뿐 아니라 남겨진 사람들의 시선과 판단도 감당해야 한다.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끊임없이 되묻지만, 결국 현비가 붙잡는 것은 ‘내가 잘못한 게 없다고 믿어줄 사람은 나뿐’이라는 단단한 마음이다. 그런 현비 앞에 죽은 고모부가 나타난다. 살고 싶었던 고모부는 죽었고, 죽고 싶었던 정미는 나타나지 않는다. 고모부가 현비에게 ‘죽고 싶은 마음’을 모아 달라고 부탁하는 장면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낯설게 뒤집어 놓는다. 이 장면을 지나며 현비는 정미에게 아무 말도 전하지 말아 달라고 한다. 처음에는 왜 그토록 간절하게 말하지 못하게 하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책을 읽고 나니 그 침묵이 오히려 정미를 향한 마음의 깊이처럼 느껴졌다. 현비는 정미가 왜 죽었는지 알지 못하기에, 자신이 남긴 말 하나가 정미에게 어떤 의미가 될지도 알 수 없다. 나는 그 침묵에서 그리움의 반대가 아니라 그리움의 깊이를 보았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그 사람의 마음을 함부로 해석하지 않고,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까지 끌어안은 채 그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 그것이 현비가 정미를 기억하는 방식이었다. 책 속에서 현비가 자신의 몸을 바라보며 ‘균형이 맞지 않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장면도 인상 깊었다. 나는 그 모습을 단순한 신체 인식에만 머물지 않고, 정미의 죽음 이후 자신 안의 균형까지 흔들리는 현비의 모습과 겹쳐 읽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르러 제목인 ‘알갱이들’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 정미는 현비 앞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지만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다. 함께했던 시간과 말, 이해하지 못했던 마음과 끝내 전하지 못한 감정까지 현비 안에 작은 알갱이처럼 남아 있다. 그래서 마지막의 “정미와 나는 더 지내보기로 했다.”라는 문장이 오래 남았다. 죽음을 극복한다는 말보다 이 문장이 훨씬 더 좋았다. 상실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상실한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것. 끝내 다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을 내 안에 간직한 채 다시 하루를 살아가는 것. 《알갱이들》은 죽음 이후의 우정을 이야기하는 동시에, 한 사람을 완전히 알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가를 묻는 깊이 있는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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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절친 정미의 죽음 이후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이 소설에서 정미는 한 번도 살아 있는 모습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책을 읽는 내내 정미의 존재에 대해 계속 생각했다. 정미는 없었지만 오히려 정미가 가득한 이야기처럼 느껴졌달까. 특히 유미 언니가 계속 현비를 찾아가 “정미가 왜 죽었는지 아냐” 고 묻는 장면이 기억에 남았다. 현비는 계속 모른다고 대답하고, 유미는 또다시 현비를 찾아간다. 처음에는 같은 질문과 만남이 반복되는 게 의아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반복 자체가 애도의 과정처럼 느껴졌다. 답을 찾기 위해서라기보다, 답을 알 수 없는 죽음을 서로 견디기 위해 계속 만나는 것 같았음.. 그래서 두 사람이 정미의 죽음을 완전히 극복했다기보다는 서로의 곁에서 조금씩 견뎌내고 있다고 느껴졌다. 책장을 덮고 나니 죽음은 정말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알갱이처럼 남겨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알갱이들 #황보나 #박지리문학상 #제6회박지리문학상 #한국소설 #한국문학 #문학소설 #소설추천 #책추천 #책리뷰 #책서평 #독서기록 #독서일상 #완독후기 #문학추천 #요즘읽는책 #읽고싶은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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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정제되고 절제된 슬픔이 느껴졌다. 담담하게 풀어가는 이야기가 어쩌면, 체념한 듯한 느낌을 줘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닳고 닳아 결국 감정 느끼기가 어려워진 듯한.. 죽음에 대한 소중한 누군가와의 이별, 그 빈자리를 남겨진 사람들은 어떻게 이겨내야 할까. 저마다 다른 방식과 그에 대한 존중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