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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길에서 만난 제주인의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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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하면 보통 아름다운 자연이나 관광지, 해녀, 그리고 4·3을 먼저 떠올린다. 그런데  줌인 지역사 제주편 읽으면서 내가 알고 있던 제주가 생각보다 훨씬 넓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를 떠나 다른 지역과 다른 나라에서 살아간 제주 사람들의 이야기도 제주 역사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특히 오사카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책에서는 제주 사람들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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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하면 보통 아름다운 자연이나 관광지, 해녀, 그리고 4·3을 먼저 떠올린다. 그런데  줌인 지역사 제주편 읽으면서 내가 알고 있던 제주가 생각보다 훨씬 넓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를 떠나 다른 지역과 다른 나라에서 살아간 제주 사람들의 이야기도 제주 역사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오사카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책에서는 제주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일본으로 건너가 정착하고, 그곳에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간 과정을 보여 준다. 처음에는 낯선 일본 땅에서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았겠지만, 제주 출신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살면서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음식과 생활문화를 이어 갔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오사카의 시장에서 김치, 장아찌, 불고기, 게장 같은 한국 음식을 쉽게 볼 수 있다는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단순히 한국 음식이 일본에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 자신들의 익숙한 문화를 지켜 온 흔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다 보니 나에게도 오사카와 관련된 개인적인 기억이 떠올랐다. 대학생시절 오사카로 배낭여행을 갔던 적이 있는데, 그때 묵었던 민박집 주인분도 제주 출신이었다. 당시에는 그저 우연히 제주 출신인 분이 운영하는 민박에 묵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오사카에 정착한 제주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나니 그때의 기억이 새롭게 느껴졌다. 여행객으로 잠시 머물렀던 나에게는 낯선 일본의 한 민박집이었지만, 그곳에서 살아가던 주인에게는 오랜 시간 자신의 삶을 만들어 온 생활의 공간이었을 것이다.

특히 책에서 제주 사람들이 일본에서 학교를 세우고 서로 돕는 모습이 소개되는 부분을 보면서, 사람들이 낯선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만든 공동체의 힘을 생각하게 되었다. 같은 고향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서로에게 의지하고, 음식과 언어, 생활문화를 이어 가면서 고향과의 연결을 유지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오사카를 생각하면 맛집이나 관광지, 쇼핑 같은 것부터 떠올렸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니 오사카의 골목과 시장에도 제주 사람들의 삶이 켜켜이 쌓여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예전에 내가 머물렀던 제주 출신 민박집도 이제는 단순한 여행의 추억으로만 느껴지지 않는다. 그곳 역시 제주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한 사람이 자신의 삶을 이어 가며 만들어 낸 작은 공간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책은 제주를 한정된 섬의 역사로만 바라보지 않고, 제주 사람들이 살아온 이동의 길까지 함께 보여 주었다. 역사라는 것이 유명한 사건이나 인물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낯선 곳에서 살아가며 남긴 흔적까지 포함한다는 점도 느꼈다. 특히 오사카의 이야기는 내가 직접 경험했던 여행의 기억과 연결되어 있어서 더욱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앞으로 오사카를 다시 찾게 된다면 관광지만 둘러보기보다 그곳에 남아 있는 제주 사람들의 흔적도 한번 찾아보고 싶다.

YES마니아 : 로얄 e*******3 2026.09.2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