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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가끔 어떤 건축물 앞에서 크게 감화되는 경험을 한다. 프랑스에 갔을 때 노트르담 성당은 높이 솟은 공간과 스며드는 빛으로 마음을 숙연하게 했고, 독일 슈투트가르트 시립도서관은 고요하게 열린 흰 공간으로 지식 앞에서 겸손해지게 했으며, 캄보디아 앙코르와트는 켜켜이 쌓인 거대한 석조로 시간의 무게와 인간의 작음을 일깨웠다. 요즘은 불교계에서도 건축상을 받은 탄허기념박물관이나 강릉 인월사 담마센터처럼, 종교의 가르침을 현대적이고 자연친화적으로 풀어내 고요한 위안을 건네는 건물이 큰 인기를 끈다. 사람들은 왜 이런 공간에 마음을 빼앗기는지, 이 책을 읽는 내내 그 질문이 떠나지 않았다.
〈인간을 위한 공간〉은 건축가이자 뇌과학을 건축 설계에 접목해 온 다비데 루촌이 쓴 책이다. 건축 책인데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가 발굴한 책이라고 해서 처음에는 의아했다. 하지만 책을 펼쳐 보니 누구보다 인간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한 책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과학, 인류학, 신경과학, 심리학, 예술, 운동학을 폭넓게 넘나들면서도 모든 이야기가 결국 건축이라는 한곳으로 모인다.
건축사상가 유하니 팔라스마가 쓴 서문은 사실상 이 책의 핵심 메시지라 할 수 있다. 도시와 건물이 사람이 뿌리내리는 터전보다 투자 상품에 가까워지는 동안, 건축가의 역할도 그만큼 좁아졌다는 진단이다. 기술과 효율, 경제의 논리가 앞설수록 정작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뒷전으로 밀려난다는 걱정이기도 하다. 본문은 이 서문이 던진 걱정에 대한 길고 성실한 대답처럼 읽힌다.
2장의 소제목중 하나인 "몸의 경험이 건축의 은유가 된다"는 말에 크게 공감했다. 위와 아래, 앞과 뒤처럼 우리가 쓰는 말에는 몸이 공간을 오르내리고 물러서며 겪은 감각이 스며 있다는 것이다. 말과 생각이 몸에서 시작되었다면 건축이 우리 감정을 움직이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건물이 눈으로 바라보는 대상이 아니라 몸으로 겪는 경험이라는 말이 오래 남았다.
다만 신경과학과 인지과학의 개념이 자주 등장하는 만큼 읽기가 수월하지만은 않을 수 있다. 그럴 때마다 삽화와 그림, 도표가 내용을 눈으로 이해하도록 곁에서 돕는다. 낯선 개념도 그림 한 장을 거치면 훨씬 가까워져서 건축을 잘 모르는 독자도 따라갈 수 있다. 400쪽이 넘는 묵직한 분량이지만 독자를 배려한 구성이다.
책을 덮고 나니 건축이라는 분야도 인간다움을 지키려고 이토록 고군분투하고 있구나 싶었다. 효율과 이익이 앞서는 시대에도 어느 분야에서든 인간다움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사람들이 있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인데, 어쩌면 우리는 그 불완전함까지 사랑하기에 몸과 마음을 위한 공간을 끝내 포기하지 못하는 걸까.
우리가 공간을 만들지만, 완성된 공간은 다시 우리의 습관이 되고 기억이 된다. 감화받았던 건물 앞에서의 그 순간도 어쩌면 공간이 내 몸을 먼저 알아봐 준 시간이었는지 모른다. 〈인간을 위한 공간〉은 그 오래된 감각을 다시 불러 주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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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인간을 위한 공간 》 ㅡ 다비데 루촌 📔 인간의 감정과 행동을 조율하는 공간의 원칙! 📕 인간은 공간을 만들고, 공간은 다시 인간을 만든다 📗 공간은 어떻게 인간의 감정과 행동을 설계하는가? ㅡ 인간의 생존에 꼭 필요한 것 세 가지 의, 식, 주! 건축은 바로 '주' 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간의 생존과 직결되는 아주아주 중요한 학문이다. 건축의 시작은 분명 그러했다. 그러나 인간의 생존으로 시작된 건축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그 목적을 달리하기 시작했다. 이 책은 바로 그 걱정을 안고 시작되었다. 건축과 뇌과학, 심리학이 융합하여 쓰여진 이 책은 건축물과 인간의 관계성에 집중한다. 건축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그로인해 인간의 심리상태와 행동에 어떤 변화가 오는 지 보는 것이다. 인간 세상에 기술이 들어오면서 좋아진 것은 많다. 하지만 도시주변의 숲, 바다, 대기, 토양 등 너무 많은 부분들이 이윤창출의 수단으로 전락했고 인간의 이기적인 목적을 위해 이용하고 관리하는 자원이 되어버렸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기대하는 생명체다. 그런데 과밀한 도시와 인공적인 환경에서 살게 되면서 인간이 그간 형성해 온 기대와 현실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이 차이는 인간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었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극소수의 사람 만이 자신의 진정한 필요에 맞게 설계된 공간에서 살 수 있다.
저자는 건축이 인간과 원활하게 상호작용 해야한다는 것을 강조하며 그 역할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일상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감정적 기대를 공간의 다감각적 지각과 조율하고, 건축이 지닌 서사적 차원을 풍부하게 하며, 행위지원성을 활용해 보행경로나 산책길을 따라 생리적 표지를 형성한다면, 전의식 수준에서 소속감과 주인의식을 길러낼 수 있다" 건축과 인간의 심리를 연결하여 본 것은 처음이었지만 무척 흥미로운 주제였다. 건축으로 완성된 공간은 단지 우리 앞에 놓인 배경으로 머물지 않았다 우리가 만든 공간은 다시 우리의 습관이 되고, 기억이 되고, 관계가 되고, 마침내 삶의 방식이 되고 있었다. 지금 이 시기, 우리를 둘러 싼 여러 공간에 대해 다시 생각하도록 하는 책이다.6 [ 포레스트북스 @forest.kr_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인간을위한공간 #다비데루촌 #포레스트북스 #뇌과학 #건축 #도시 #북스타그램. #서평 #북리뷰. #신간 #책추천 #추천도서. #베스트셀러 #독후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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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인간을 위한 공간 by다비데 루촌 🌱 "도시가 근사해질수록 우리는 왜 더 쉽게 지치는가?” 건축을 인간의 몸과 마음으로 다시 읽는 공간 인문서! 🌱 ~ 건축에 문외한인 나는 지금껏 건축물은 근사하면 되고, 집은 편하면 된다는 정도로만 생각하면 오랜 시간을 살아왔다. 그러나 내게도 공간이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계기가 있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오면서 부터이다. 이 집은 지금까지 내가 산 집 중에서 내가 꿈꾸던 집과 가장 유사한 곳이다. 그래서 이사오기 전부터도 기대가 컸지만 이사하고 3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너무 행복하다. 원래 여행과 나들이를 좋아했는데 지금은 집에 있는 것이 제일 좋다. 굳이 나가지 않아도 집에서 온전히 행복감을 느낀다. 그제서야 알게 되었다. 집이 내게 좋은 공간이라는 것 만으로도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도 이것이다. 공간이라는 것이 인간의 감정과 행동이 어떤 영향을 주는가? 이 책의 저자는 건축디자인 응용뇌과학 교수이다. 좀 낯선 학문이기는 하지만 이해는 된다. 건축과 심리학의 조화를 이야기하였기에 실제로 이 책을 발굴하고 번역하는 데, 우리가 잘 아는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님도 참여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 던지는 질문 중, 유독 눈에 띄는 것이 있다. "도시가 근사해질수록, 우리는 왜 더 쉽게 지치는가?" 멋지고 근사한 공간에 있으면 일단 아름다움을 느낀다. 그러나 그 아름다운 느낌이 편안함은 아니다. 내가 우리 집을 너무 좋아하고 사랑하는 이유가 최고로 멋진 집이어서가 아닌 것처럼 말이다. 서문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거주란 단지 기능적 요건을 충족하는 일을 넘어 인간의 정신적, 심리적 차원을 필수적으로 포함하는 행위다. ~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자신의 삶마저 소비하는 존재가 되어 가고 있고, 그에 따라 거주 역시 정착하고 뿌리내리는 과정이 아니라 소비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 소비로써 집과 건축물을 대하면 자본주의적 가치는 있을지언정, 나에게 편하지 않는 공간이 될 수도 있다. 우리의 몸은 공간을 느끼고 알맞은 공간은 또 긍정적인 행동을 부른다. 내가 지금있는 공간은 나라는 사람의 모든 것을 선순환시키는 힘이 있다. 반면, 적절하지 않은 공간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한다. 설사 그 공간이 가장 비싸고 멋드러진 공간이어도 불편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작게는 내 방, 나의 집이 중요하고 크게는 내가 사는 지역, 도시가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공간이 인간에게 주는 복합적인 의미를 생각해보지 않은 건 아니지만, 이 책을 보며 내가 미처 생각지 못하고 보지 못한 것을 볼 수 있는 인사이트가 생겼다. 그리고 인간에게 좋은 공간을 마련하는 건축가의 역할이 얼마나 큰 지도 알게 되었다. 이제는 눈이 아닌 감각으로 내게 좋은 공간을 아는 능력이 생긴 것 같다.
@forest.kr_ 🔅< 포레스트북스 출판사에서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인간을위한공간 #다비데루촌 #포레스트북스 #공간 #디자인뇌과학 #건축 #서평단 #도서협찬 #추천도서 #책추천 #신간 #베스트셀러 #북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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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_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공간을 지나친다. 눈을 뜨는 집에서 시작해 현관을 나서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길을 걷고, 카페나 사무실에 머물고, 병원이나 학교를 방문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그 공간들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생각해본 적은 많지 않다. 어떤 방에 들어서면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지고 오래 머물고 싶어진다. 반대로 특별히 불편한 이유를 설명하기 어려운데도 빨리 빠져나오고 싶은 장소가 있다. 같은 크기의 공간이라도 천장의 높이, 창으로 들어오는 빛,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 걸어가는 방향과 속도에 따라 전혀 다른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인간을 위한 공간》을 읽으며 흥미로웠던 것은 이 익숙한 경험을 건축의 언어로 다시 바라보게 한다는 점이었다. 건축은 형태와 구조, 아름다운 외관, 효율적인 동선과 같은 시각적인 요소로 이야기된다. 하지만 이 책은 한 걸음 더 들어간다. “그 공간 안에서 인간은 무엇을 느끼고, 어떻게 움직이며, 무엇을 경험하는가?” 건축의 중심에 놓여야 할 것은 건물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이라는 질문이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개념은 ‘행위지원성(affordance)’이었다. 의자를 보면 자연스럽게 ‘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계단을 보면 ‘올라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읽고, 넓게 열린 길을 보면 자연스럽게 그 방향으로 이동한다. 공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끊임없이 행동을 제안한다. 더 흥미로운 것은 그 행동이 움직임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떤 공간에서 걷고, 멈추고, 앉고, 몸을 돌리고, 사람과 마주치는 과정에는 몸의 긴장과 이완, 시야의 변화, 빛의 변화, 심리적인 반응이 함께 따라온다. 그래서 공간에 대한 기억은 그곳에서 내가 어떻게 움직였고 어떤 상태였는가가 함께 기억된다. 생각해보면 기억에 오래 남는 장소들도 그렇다. 어린 시절 살던 집의 좁은 복도, 햇빛이 잘 들어오던 창가, 학교 계단의 냄새, 여행지에서 천천히 걸었던 골목처럼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공간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기도 한다. 공간은 기억을 저장하는 장소이면서 동시에 기억을 만들어내는 조건이기도 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건축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아름다운 건축물을 보면 쉽게 좋은 건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진으로 보기에 아름다운 공간과 실제로 사람이 살아가기 좋은 공간은 반드시 같지는 않다. 멋진 외관을 가지고 있지만 걷기 불편한 건물, 넓고 세련됐지만 이상하게 오래 머물기 힘든 공간, 화려하지만 사람 사이의 관계를 단절시키는 공간도 있을 수 있다. 반대로 아주 평범해 보이는 공간인데도 이상하게 편안하고 오래 머물고 싶은 장소도 있다. 좋은 공간의 기준은 ‘무엇처럼 보이는가’만으로 정할 수 없는 것이다. 책에서 말하는 ‘조율’이라는 개념이 그래서 중요하게 다가왔다. 빛, 형태, 비례, 재료, 동선, 거리, 소리와 같은 각각의 요소가 따로 뛰어난 것이 아니라, 그 공간에서 사람이 경험해야 할 행동과 감정에 맞게 서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병원이라면 진료와 치료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는 것만으로 충분하지는 않을 것이다. 환자에게 필요한 안정과 회복의 경험도 공간 안에 함께 담겨야 한다. 학교 역시 책상과 교실을 배치하는 것만으로 ‘배움’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사무실도 책상을 많이 놓는다고 해서 집중과 협업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공간의 기능과 인간의 경험이 얼마나 잘 맞물리는가. 이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좋은 공간을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라고 느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방부터 나누지 말라’는 관점이었다. 건축을 잘 모르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공간을 설계한다는 것은 먼저 방의 개수를 정하고 각각의 용도를 배치하는 일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순서를 뒤집어 생각하게 한다. 먼저 ‘어떤 경험이 이루어져야 하는가’를 생각하고, 그 경험을 만들어내는 공간을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 루이스 칸의 사례를 바라보면 더욱 흥미롭다. 창고나 화장실, 설비 같은 기능적인 요소를 벽의 두께 안으로 밀어 넣고 남겨진 공간을 방의 집합이 아닌, 경험의 단위로 바라본다는 설명은 건축을 바라보는 시선을 확장시킨다. 공간은 결국 벽으로 나누어진 면적의 합이 아니라 사람이 그 안에서 무엇을 경험하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단면 하나로 감정을 설계해요” 건축에서 평면도는 비교적 익숙하지만, 단면은 사람이 공간을 실제로 이동하면서 경험하는 높이와 깊이, 빛과 시선의 변화를 보여준다. 알바르 알토가 오르막에서 사람이 경험하는 신체적 변화를 여러 공간으로 나누어 단면에 담았다는 사례는 건축이 정적인 형태가 아니라 움직이는 인간을 위한 경험의 시퀀스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걷는 사람의 속도와 호흡, 시야의 변화까지 공간 설계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건축은 음악과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이 한순간의 음만으로 완성되지 않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경험되는 것처럼, 공간 역시 한 장의 사진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그 안을 움직이는 시간 속에서 완성되는 것이 아닐까. 건축물의 내부뿐 아니라 도시의 외부 공간을 이야기하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건물의 외벽이 지나치게 단조롭고 사람과의 접점이 없는 거리에서는 걷는 사람도 주변과 관계를 맺기 어려울 수 있다. 반대로 상점의 입구, 창문, 작은 휴식 공간, 사람의 움직임이 보이는 열린 공간 등이 이어지는 거리는 걷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경험이 된다. 도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만들어내는 공간적 장치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책에서 제시한 도시의 네 가지 요소, 즉 스케일·외관·빈 공간·지상 공간을 통해 도시를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평소에는 도시를 교통이나 부동산, 개발과 같은 관점에서 보는 경우가 많지만, 그 안에서 실제로 걷고 머물고 만나는 사람의 경험 역시 도시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을 위한 공간은 ‘인간을 이해하는 일’에서 시작된다. 🔖“어떤 알고리즘도 건축가의 문화적 소양과 윤리적 판단을 대신할 수 없다.” AI와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지금 읽어서인지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왔다. 건축 역시 앞으로는 데이터를 활용하고, 사람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더욱 정교한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데이터가 알려줄 수 있는 것은 사람의 행동에 대한 수많은 정보일 뿐, 그 공간에서 무엇이 인간에게 바람직한 경험인지까지 자동으로 결정해주는 것은 아니다. 어떤 공간을 만들 것인가에는 사람이 어떤 삶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누구를 배려해야 하는지,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 문장은 건축가의 역할을 강조하는 말이 아니라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판단이 왜 더 중요해지는가에 대한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집에 있는 방 하나도 이전과 똑같이 보이지 않게 된다. 왜 이곳에서는 자꾸 앉게 되는지, 왜 저곳에서는 오래 머물지 않는지, 어느 창으로 들어오는 빛이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지, 가구의 배치가 나의 움직임을 어떻게 바꾸는지 한 번쯤 관찰하게 된다. 더 나아가 내가 살고 있는 동네의 거리와 건물도 새롭게 보인다. 왜 어떤 거리는 걷고 싶고, 어떤 거리는 목적지까지 빨리 지나가고 싶은지. 왜 어떤 광장에서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머물고 대화를 나누는데, 어떤 공간에서는 사람들이 서로를 피해 지나가는지. 공간은 삶을 담는 그릇이면서 동시에 행동과 습관을 만들어내는 환경이다. 사람이 공간을 만들지만, 완성된 공간은 다시 사람을 만든다. 그래서 《인간을 위한 공간》은 내가 어떤 공간에서 편안한지, 어떤 공간에서 긴장하는지, 내가 살아가는 환경이 나의 행동과 관계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특히 건축을 공부하거나 설계하는 사람이라면 공간의 형태와 기능을 넘어 인간의 몸과 감정, 행동과 기억까지 고려하는 시선을 얻는 데 도움이 될 책이라고 느꼈다. 그리고 건축을 전공하지 않은 독자에게도 의미가 있다. 모두 매일 공간을 사용하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집도, 거리도, 회사도, 병원도, 학교도 결국 누군가의 삶이 펼쳐지는 장소다. 그러니 좋은 공간을 만든다는 것은 좋은 건물을 만드는 것의 의미만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경험을 더 나은 방향으로 설계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한동안 주변을 둘러보았다. 지금 내가 앉아 있는 이 공간은 나에게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나는 이 공간에서 어떤 행동을 하고 있고,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그리고 내가 살아가는 공간은 과연 나를 위한 공간인지. 건축을 더 깊이 공부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물론이고, 살아가는 집과 거리와 도시를 ‘사람의 몸과 경험’이라는 관점에서 새롭게 바라보고 싶은 독자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_ #인간을위한공간 #다비데루촌 #김경일 #포레스트북스 #공간 #건축공학 #건축 #신경건축학 #건축설계 #신간 #도서소개 #도서리뷰 #책리뷰 #서평 #서평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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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에는 부동산 시장이 발달하면서 땅이나 집, 건물이란 누군가의 소유로서 남이 빌려쓰고 들르는 존재에 불과하다. 도시화가 진행되고 마음이 황폐해지는 것은 우리 사회생활과 인간관계에 영향을 받아 힘든 것도 있지만, 획일화된 딱딱한 구조물들의 건물과 집 등 다양한 건축물들로 인한 심리적 작용이 우리의 우울증을 더 부추낀다. 이 책에서는 건축을 우리를 담아주는 실내 공간으로만 간주하는 것이 아니라, 뇌과학적으로, 구조적으로, 인간의 움직임에 대한 진화로, 그리고 인간이 전정기관으로 느끼는 공감각의 지배 등 과학적인 것을 종합해 우리가 어떤 건축과 디자인을 해야하는지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단순한 공간이자 궂은 날씨와 밤을 피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던 내 집과 시설들이 사실은 그 너머에 내 심리의 안정이 되어주거나 더 피폐해지게 만들 수 있다는 건 알면서도 이론적으로 접했을 때 놀라운 사실이다. 인간의 움직임, 균형감각까지도 모두 짚고 넘어가며, 지금 현대인들의 심리적 영향은 어디서부터 비롯됐는가 라며 인간의 공간을 담당하는 직업인들에게 일침을 전하고 공간을 함께 꾸려가는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한다. -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약 4,680만 명이 치매 진단을 받고 있으며, 그중 50%~60%는 알츠하이머병 환자다. 2030년에는 약 7,47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알츠하이머병이 차지하는 비율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매년 약 500만 명이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는다. 그렇다면 건축가는 이러한 현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설계로 이러한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 도시는 지금과 같은 방식이 아니라, 인간이 진화 과정에서 발달시켜 온 공간 탐색 기제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조성되어야 한다. 사람들은 실내에서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야외 환경에 더 많이 노출될수록 건강은 더욱 증진될 것이다. 공공의 공간 전반에 걸쳐 인간의 욕구와 조율된 고유수용감각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그래야 다양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그 공간으로 이끌릴 수 있다. 이렇게 사람들을 이끄는 '자기장' 을 만드는 것이 건축가, 조경 디자이너, 그리고 시민과 함께 수행해야 할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서비스 시설과 사회적 상호작용의 기회, 그리고 이 책에서 살펴본 여러 방식의 소통을 촉진하도록 설계한 가구와 공간을 결합해야 한다. _ 2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