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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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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사람을 설득한다는 말을 들으면 흔히 말 잘하는 사람을 떠올리게 됩니다.논리가 분명하고, 말이 유창하며, 상대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빈틈을 찾아 자신의 주장을 밀어붙이는 사람 말입니다.저 역시 오랫동안 설득을 일종의 말하기 능력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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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람을 설득한다는 말을 들으면 흔히 말 잘하는 사람을 떠올리게 됩니다.

논리가 분명하고, 말이 유창하며, 상대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빈틈을 찾아 자신의 주장을 밀어붙이는 사람 말입니다.

저 역시 오랫동안 설득을 일종의 말하기 능력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설득이라는 단어가 조금 다르게 보였습니다.

설득은 말을 잘하는 기술이라기보다 사람을 이해하는 태도에 더 가까웠습니다.

무엇을 말할 것인가보다 누구에게, 언제, 어떤 마음으로 말할 것인가가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설득의 방법을 현대적인 처세술이나 커뮤니케이션 공식에서 찾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제갈량, 순욱, 장량, 위징을 비롯해 루이 하우, 에드워드 하우스, 알렉산더 해밀턴, 디즈레일리, 그리고 우리 역사 속 을파소와 거칠부, 정도전, 김종직, 박문수에 이르기까지 시대와 공간이 다른 책사들을 한자리에 불러옵니다.

이들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설득이라는 행위가 얼마나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느끼게 됩니다.

누군가는 통찰력으로 설득하고, 누군가는 원칙으로 설득하며, 또 누군가는 기다림과 배려, 실행력과 신뢰로 상대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히 이렇게 말하면 상대가 넘어온다는 식의 기술서와는 결이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설득을 상대를 이기는 행위가 아니라 상대와 현실 사이에서 접점을 만들어내는 일로 바라보게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마음에 남았던 것은 설득의 출발점이 내 주장이 아니라 상대에 대한 이해라는 점이었습니다.

내가 얼마나 옳은지를 증명하는 것과 상대가 내 생각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생각이라도 상대의 마음이 닫혀 있다면 그 생각은 현실에서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결국 설득에는 상대를 바라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상대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때로는 맞는 말을 하는 것보다 맞는 순간을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고, 때로는 정면으로 주장하는 것보다 상대가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한 걸음 물러서는 것이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책 속 책사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말을 잘하는 사람보다 사람을 잘 읽는 사람이 훨씬 강한 설득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좋았던 부분은 설득을 특별한 사람들만의 능력으로 만들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역사 속 책사들의 이야기는 거창하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태도는 의외로 우리의 일상과 가까이 맞닿아 있습니다.

직장에서 자신의 의견을 전달할 때, 가족과 생각이 다를 때, 친구에게 조언을 건넬 때, 누군가와 갈등을 조정할 때도 우리는 끊임없이 상대의 마음을 살피고 있습니다.

결국 설득은 정치가나 경영자에게만 필요한 기술이 아니라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삶의 감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이 책이 설득을 말에서 떼어내 사람 자체의 문제로 확장한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논리적인 말을 하더라도 평소 행동이 그 말을 뒷받침하지 못한다면 신뢰를 얻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말수가 많지 않아도 오랜 시간 쌓아온 신뢰와 일관된 행동이 있다면 한마디가 큰 힘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설득은 순간적인 화술이 아니라 오랜 시간 자신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철학적으로 생각해보면 설득이라는 행위에는 아주 흥미로운 질문이 숨어 있습니다.

'나는 왜 다른 사람에게 내 생각을 받아들이게 하려 하는가?’라는 질문입니다.

설득이 단순히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수단이라면 상대방은 결국 목적을 이루기 위한 도구가 됩니다.

그렇게 되면 설득은 쉽게 조작으로 변질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의 생각과 욕망을 존중하면서 서로 다른 입장 사이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다면 설득은 관계를 파괴하는 기술이 아니라 관계를 만들어가는 능력이 됩니다.


저는 이 지점에서 좋은 설득과 나쁜 설득의 차이가 단순히 방법의 차이가 아니라 목적의 차이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대를 속여 원하는 것을 얻는 것도 표면적으로는 설득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방식으로 얻은 동의는 오래가기 어렵습니다.

진짜 설득은 상대가 자신의 판단으로 선택했다고 느낄 수 있게 하는 데 있지 않을까요.

내가 상대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생각이 만나 이전에는 없던 결론에 도달하는 것.

그런 의미에서 설득은 지배의 기술이 아니라 공존의 기술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설득당한다는 말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설득당하는 것을 종종 자존심이 상하는 일처럼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모든 설득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내가 미처 보지 못했던 것을 다른 사람이 보여주고, 내가 가진 생각의 한계를 깨닫게 해준다면 그것은 오히려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좋은 설득자는 상대를 자신의 생각에 굴복시키는 사람이 아니라 상대가 더 넓은 시야를 갖도록 도와주는 사람일 것입니다.

그리고 좋은 사람은 자신이 틀릴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설득을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일 것입니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동서양의 인물을 함께 배치함으로써 설득의 본질을 한 가지 문화적 방식으로 제한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시대도 다르고 정치적 환경도 다르며 인물의 성격도 제각각이지만, 그들에게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상황을 읽는 힘과 사람을 이해하는 능력,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현실로 옮길 수 있는 신뢰였습니다.

이를 통해 설득에는 정해진 하나의 정답이 없다는 사실도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직언이 필요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기다림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는 논리가 중요하지만 어떤 순간에는 진심과 신뢰가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그래서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설득의 공식을 알려주지 않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여러 인물의 서로 다른 방식을 보여주면서 독자 스스로 자신의 설득법을 생각하게 합니다.

이것은 비슷한 자기계발서와 구별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정해진 몇 가지 문장이나 행동 패턴을 외우는 것보다 훨씬 오래 남는 것은 결국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조직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전달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자신의 아이디어가 좋은데도 자꾸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느끼는 분이라면 나는 상대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했을까라는 질문을 먼저 던져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업을 하거나 고객, 동료, 파트너와 협상해야 하는 분들에게도 유용할 것 같습니다.

물론 자녀와 대화하는 부모님들, 배우자와 의견을 조율해야 하는 분들, 인간관계에서 자꾸 자신의 진심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느끼는 분들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줄 책이 될 것입니다.


좋은 설득은 상대의 마음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마음이 열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단순히 말을 잘하는 법을 가르치는 책이라기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어떻게 좁혀갈 것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책사들의 지략을 읽는 재미도 있지만, 그들의 삶을 통해 결국 발견하게 되는 것은 아주 오래된 인간관계의 진실입니다.

사람은 논리만으로 움직이지 않으며, 신뢰 없는 말은 오래 살아남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사람을 움직여야 하는 순간은 앞으로도 계속 찾아올 것입니다.

그때 필요한 것은 상대를 이길 만큼 날카로운 말이 아니라 상대를 이해할 만큼 깊은 시선일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는 능력보다 함께 옳은 방향을 찾아가는 능력이 더 중요할 때도 많을 것입니다.

이 책이 바로 그 차이를 생각하게 해주기에 의미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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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2026.10.0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