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끝없이 자책하는 화자에게 꼭 얘기해주고 싶다. 이 모든 일은 당신 때문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고. 너무 운이 나쁘게도 그냥 생긴거라고. 결코 당신 잘못이 아니라고. 긴 자책과 원망은 이제 그만 흘려보내고, 계속해서 살아가자고. 이 부부에게 기적이 일어나길 간절히 바라고 기도하고 있다. 진심으로. |
|
만약 사랑하는 사람이 아프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기도하고, 기도하는 수밖에 없을까. 다시 깨어나지 못한다면 과거에 우리가 했던 행동들을 돌아보고, 왜 그런 말을 했을까 후회할지도 모르겠다. 그 사람이 아픈 게 나 때문인 것 같아 괴로울 것도 같다. 깨어난다면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다는 건 빈말이 아니다. 간절하고 또 간절해서 신에게 외치듯 내뱉는 말이다.
독서 모임 플랫폼 ‘그믐’의 SNS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다. 어느 날 모자를 눌러쓴 대표의 사진이 보며 아픈가 보다, 생각했다. 작가와 함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 같아 안타까웠다. 소설 『서성이다』를 읽으며 작가가 하는 모든 말들이 아팠다. 이런 상황이 온다면 누구라도 신에게 호소하고 주변 사람들과 함께 이 시간을 헤쳐가려고 노력할 것이다. 자신을 가리켜 ‘사이코패스’에 가깝다고 표현할 정도로 냉철한 작가가 견뎌야 했을 고통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작가가 경험한 이야기이기도 하며, 약간의 허구를 가미해 한 편의 소설로 펴냈다. 아내가 갑자기 뇌출혈로 중환자실에 입원하며 일어난 일이다. 슬프지만, 당장 해결해야 할 일이 산재해 있었다. 아픈 아내를 둔 사람답지 않게 냉철하게 판단하여 일을 처리하는 모습을 보고 이게 현실이구나 싶었다. 부재 시 아내를 보러 와줄 사람이 필요했고, 도저히 취소하지 못한 일들을 해야 했다. 이사로 인하여 집 매도와 매수의 잔금 입금일이 다가오고 있어 어떻게든 아내의 통장 비밀번호를 알아내야 했다. 이렇게 생각하는 남편을 보고 경악할지 모른다. 언제 깨어날지 모르는 아내가 중환자실에 있는데, 계획적으로 대처하는 남편의 모습이 낯설지 않을까.
말을 알아듣기는 하나 언어로 표현하지 못하는 아내가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3일 동안의 일을 나타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거리에서 울며 서성이는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절대 울지 않는다는 예상과는 달리 눈물을 흘리고 있는 남자는 두려워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자기를 가리켜 사이코패스라고 했지만, 그것이 그 남자의 본심이다.
무서워. 너무 무서워. 못 걷겠어.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말했다. 그는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고개를 숙이고 울면서 서성이고, 서성이며 울었다. 왜 태어나서 다른 사람을 사랑하다 잃고 병에 걸리고 고통을 받고 죽어야 하는가. 인간은 고통을 받으려고 태어나는 걸까. 사람이 뭘 통제할 수 있고 무슨 책임을 질 수 있단 말인가. (213~214페이지)
사람이 무너지는 순간은 아주 찰나일 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사람이 쓰러지는 순간, 내가 아무것도 해줄 수 없을 때 절망하지 않을까. 그저 기다리는 것밖에 할 수 없는 그 순간처럼 두려운 것도 없으리라. 고통은 예고하고 찾아오는 게 아닌 것 같다. 방심하고 있을 때 소리 없이 나타난다. 마치 온몸이 묶인 것처럼 답답한 순간이 올지도 모른다.
산다는 건, 물 위를 걷는 일과 같다. 비교적 평온하게 살아오고 있다고 말하고 싶은데 아슬아슬,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 할 말이 많아 전화기를 두 시간씩 붙잡고 이야기를 하였던 커플이 남편과 아내가 되어 살아가다가 아프게 되면 이렇게 고통스러울 것이다. 소설을 읽는데, 계속 마음이 아팠다. 리뷰를 쓰면서도 그 감정이 나와 자꾸 ‘아프다’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아프다’라는 단어를 지우면서 글이라는 것도 감정대로 움직이는 것 같다. 직접 경험한 일이기에, 우리에게도 다가올 일이기에 그럴지도 모르겠다.
나이가 든 탓일까. 누군가 아프다고 하면 안타깝다. 가족 중에 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있고, 예전 같지 않은 몸에 적응하는 단계라고 할지, 여기저기 아픈 곳이 있어 그런지도 모른다. 좋은 결과가 있기를. 어서 쾌차하기를 바란다. 더불어 우리 모두의 건강을 바란다.
#서성이다 #장강명 #현대문학 #책추천 #소설추천 #핀소설 #한국문학 #한국소설 #한국소설추천 |
|
'서성이다'라는 동사가 이렇게 가슴을 팍팍하고 서걱서걱하게 만들 줄 몰랐다. 어쩔 수 없는 상황, 신의 바지가랑이 붙들고 싶은 심정( 이 시점에 신이 바지를 입느냐는 농담까지), 미래도 현재도 살고 싶지 않은 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를 살아내야 하는 당혹스러움 가운데 서성이는 작가님, 아니 안시찬! 현실과 소설이 종이 한 장 차이 아니 그보다 더 얇은 눈꽃빙수의 얇게 갈린 얼음 정도의 차이 밖에 없는 투명성 심지어 주소까지 나오는 핍진성, 실존하는 아파트인지 검색해 봤다는 사실은 비밀이다. 그래서 읽고 뭘 남긴다는 것이 아픈 가족 옆에둔 사람에게 위로 전화해서 내 흥미도만 채우려하는 민폐인 같은 느낌이 들었다. 3일간의 이야기다. 온라인 북클럽을 운영하는 아내와 신문기자였다가 작가가 된 남편이 20년 남짓 아이 없이 알콩달콩(물론 여러 다툼은 있었으나) 살다가 어느날 119를 부르게 된다. 낮에 구토를 하고 일찍 들어온 아내는 방에 들어가서 자고, 남편은 걱정이 되어 들어온다. 그때 아내는 일어나서 침대 정리를 하고 있다. 알고 보니 매트에 자다가 구토를 한 것이다. 의식은 몽롱한 듯 보였다. 그렇게 응급실에 실려가고 의료인들의 질문에 아내는 남편이 누군지 대답하지 못하고 가끔은 무슨 달인지도 헷갈리는 증상을 보인다. CT를 찍고 뇌출혈 소견이 보이고 종양을 발견한다. 수술을 하게된다는 소견과 중환자실로의 이송. 장모님과 처제에게 알리고 SNS에 글을 올려 자문을 구하고 일정들을 취소한다. 그와중에 몇 일 뒤에 잔금을 치루기로 한 대출을 걱정하고 처리방안을 고민한다. (비밀번호를 알지 못함) 그 모든 과정 속에 나름 본인을 소시오패스 인가 의심했던 것들이 걷어지고 병원 복도에서 배를 잡고 눈물을 쏟아냄. 슬픔, 두려움, 고통, 무서움, 암담함 들이 다가 온다. 그 모든 감정들을 겪고 후회와 죄책감도 다가온다. 아내를 너무 몰아쳤다는 그 종양이 내게 왔어야 한다고... "슬픔은 밀려 들어온다기보다는 차오르고 있다" 차오르고 차오르다 무섭다. ################# -우리는 밑바닥에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이잖아. (61) -마음 가장 깊은 곳에서는 아무것도 믿지 않는 사람들, 그게 우리잖아.(62) -물론 아무것도 믿지 않는 마음은 허무주의로 향하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그는 이해하고 있었다. (64) -그 순간 그는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왜 슬픔을 느끼지 못하는지 깨달았다. (162) |
|
서성이다 - 장강명 지난해 아내가 갑작스럽게 교모세포종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 뒤에 쓴 이 소설은 저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안시찬이라는 이름의 소설 주인공이 겪은 감정은 상당 부분 제 경험에서 나왔습니다. 그러나 안시찬에게 일어난 사건, 또 안시찬 주변 인물들의 묘사는 많은 부분이 허구입니다. - 장강명 <작가의 말> 중에서 2011년 장편소설 <표백>으로 한겨레 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장강명 작가가 2026년 8월 발표한 소설 '서성이다'는 결혼 20년 차 아내의 갑작스러운 구토와 의식장애, 그로 인한 응급실, 입원, 수술까지 치른 한 남자가 겪은 심리적 압박과 두려움 동시에 그 와중에도 현실적인 일들을 해나가야 하는 자신을 소시오패스라 느끼는 자기혐오 등 3일간의 심리적 감정 변화를 그린 작품이다. 토요일 저녁 일을 마치고 일찍 집으로 들어온 아내가 구토를 시작으로 갑작스럽게 쓰러지는 것으로 시작한다. 독감인 줄 알았던 아내는 검사 결과 뇌종양(신경교종)으로 진단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을 한다. 아내가 응급실에 실려간 후 남편이 겪는 혼란스러움 속에서도 현실에는 해결해야만 하는 중요한 일이 있다. 아내가 맡아서 진행하고 있던 '이사'가 문제였다. 매도와 매수 잔금, 은행 대출 등 아내 명의의 통장의 비밀번호를 알아내야 했다. 잔금을 치를 날짜는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그때까지 아내가 회복되지 못할 수도 있으니.. 관련 서류를 찾던 중 아내가 적어둔 '지수의 만트라'를 발견하는데 거기에는 '남편'한테 잘하려는 아내의 다짐이 적혀 있는 것을 보고 그동안 아내를 다그치고 몰아붙인 것을 뼈아프게 후회한다. 일요일.. 월요일.. 아내의 수술... 남편의 통제력과 정체성은 완전히 무너지고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던 신을 갈구하며 아내에게 내려진 고통이 자신에게 내려지기를 기도한다. '서성이다'는 장강명 작가의 아내가 지난해 갑작스럽게 교모세포종 진단을 받고 그 뒤에 쓴 소설이다. 이 소설은 아내도 읽었다고 한다. 그런데 며칠 전 아내가 두 번째 뇌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종교가 있으신 분들은 제 아내 김새섬(김혜정) 그믐 대표를 위해 빌어 주십시오. 염치없게 부탁드립니다.> - 2026년 여름 장강명 남의 일이 아니다. 누구라도 이런 일이 갑자기 닥칠 수 있다. 읽는 동안 함께 아파했지만 아내가 꼭 건강을 회복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꼭 회복되시길 기도드립니다. |
|
저자는 이 책에서 결혼 20년 차 아내가 한밤중 구토하며 쓰러진 뒤 입원과 수술을 치르는 사흘 동안, 기자 출신 소설가인 남편의 내면을 따라가며 세상을 이성으로 통제할 수 있다고 믿던 그는 고통 앞에서 무너지고, 사랑과 죄책감, 책임과 무력감 사이를 서성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
|
오랜만에 만난, 그래서 반가운 책이었지만 스토리 때문에 마음 한편으로는 무거웠습니다. 역시나 강하고 유머러스한 필체는 그대로여서 읽기 쉬었는지만 내용이 내용인지라,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울컥하는 감정들이 끓어올랐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작가님의 서성이는 감정들이 눈에 보인더라구요. 저 또한 소설과 현실에서도 건강하기를 기원했습니다. 부디 완쾌됐다는 좋은 소식이 들려오기를 바랍니다. |
|
작가님은 소설이라 하셨지만 딱히 소설처럼 읽히지는 않았다. 누군가의 고통스러운 독백처럼도 읽혔고 누군가의 고해성사처럼도 읽혔다. 나오면 늘 믿고 보는 작가님 글인지라 설레하면서 기다렸다 펼춰봤는데, 이렇게 신나서 읽을만한 글은 아니었구나 하는 자책이 조금 들었다. 언젠가는 내게도 닥처올 일처럼 느껴졌다. 양쪽 모두. 모든 게 아주 생생했다. |
|
추천받아구매했어요 기대합니다 빠른배송 좋아요 쿠폰받아 구매했어요 추천받아구매했어요 기대합니다 빠른배송 좋아요 쿠폰받아 구매했어요 추천받아구매했어요 기대합니다 빠른배송 좋아요 쿠폰받아 구매했어요 추천받아구매했어요. |
|
이 책은 소설이지만 현실로 읽힌다. 그래서 인지 작가도 작가의 말에 어떤 것이 실제이고 어떤 것이 허구 인지를 구분해 놓았다. 평소 스스로를 이성적이고 지극히 현실적이라고 믿어왔던 한 사람이 아내의 병을 통해 두려워하고 슬퍼하고 절박해지고 무너지는 순간들을 너무도 사실적으로 그려 놓아서, 읽기를 멈출 수 없었다.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다 읽고 말았다. 노년과 질병에 대해 생각이 많아졌던 터라 더욱 와 닿았는지도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읽은 후에 작가에게는 응원을, 스스로에게는 성찰을, 곁에 있는 이들에게는 사랑을. |
|
장강명이 쓴 <서성이다>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의 59번째 작품이다. 갑작스럽게 다가온 아내의 뇌질환을 맞이해야만 하는 안시찬과 당사자 그리고 장모와 처제의 반응과 대처가 그려진다. 아내의 질환에 댓글을 달거나 의견을 내는 주변인들도 나온다. 어쩔 수 없는 아내의 병증을 지켜보는 안시찬의 안타까움과 후회가 마치 내 일인 듯 다가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