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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북》 23호가 나왔다. 이번 호의 특집은 “왜 지금 인류학인가?” 나는 궁금했다. 왜 《서리북》이 이 시점에 인류학 얘기에 관심이 있지? 편집을 맡은 선우훈의 글을 보니, ‘인류학 붐’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시작을 애나 칭의 《세계 끝의 버섯》을 들고 있다. 막 《패치 인류세》의 읽은 다음이라 묘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세계 끝의 버섯》도 읽었다. 알 수 없는 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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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북》 23호가 나왔다. 이번 호의 특집은 “왜 지금 인류학인가?” 나는 궁금했다. 왜 《서리북》이 이 시점에 인류학 얘기에 관심이 있지? 


편집을 맡은 선우훈의 글을 보니, ‘인류학 붐’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시작을 애나 칭의 《세계 끝의 버섯》을 들고 있다. 막 《패치 인류세》의 읽은 다음이라 묘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세계 끝의 버섯》도 읽었다. 알 수 없는 건, 《세계 끝의 버섯》이 어떤 붐을 일으켰다는 분석이다. 그런 정도의 책이었나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면서도 끄덕이게 된 것은, 이게 ‘인류학’의 범주에 넣을 수밖에 없는 책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인류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일종의 스테레오타입과 같은 인식이 있다. 그런데 애나 칭의 책은 인류학이 말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다양할 수 있는지, 또 얼마나 인상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물론 이미 인류학을 하고 있던 이들에게는 절대 새로운 것이 아니었겠지만, 독자들에겐 인류학의 새로운 범주를 깨닫게 하고 그 맛을 느끼게 했을 것 같다. 그리고는 과거의 그런 책을 찾아 읽게 하고, 또 작가들은 그런 책을 쓰게 한 모양이다. 


아무튼 그래서 《서리북》은 인류학 특집을 꾸몄다. 여기의 여섯 꼭지의 글은 학문적인 딱딱한 책은 거의 다루고 있지 않다. 왜 지금 인류학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여기의 리뷰라면 지금 독자들이 읽고 싶어하는 것은 구체적인 사람의 이야기라고 뭉뚱그릴 수 있을 듯하다. 아마 지금은 그런 걸 인류학이라고 하는가 보다. 그리고 인류학은 답을 찾기보다는 질문을 하는 학문으로 재정립이 되어가나 보다. 내 답은 그렇다. 


책을 읽을 때 어떤 책이든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는다. 아마 99%가 그럴 것이다. 그리고 어찌 되었든 거의 끝까지 읽는다. 그런데 《서리북》 23호는 그럴 수가 없었는데, 편집진들의 의도에 따라 일단 특집 리뷰를 다 읽은 후에는 뒤쪽의 <리뷰>로, 그것도 황선엽과 김상욱의 글에 눈이 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읽은 책에 대한 리뷰가 바로 이 둘뿐이었기 때문인데, 《한글, 불편한 진실》과 《빛을 먹는 존재들》이라는 책이다. 《한글, 불편한 진실》에 대한 황선엽의 리뷰는 진실이 아닌 관점의 측면에서 책을 읽고 있고, 김상욱은 자칫 유사 과학으로 취급받을 수도 있는 과학에 관한 책을 읽고 있다. 나는 둘 다 불편하지 않았다. 


문학 에세이는 그저 그랬다. 《두 사람의 인터내셔설》의 소설가 김기태의 글이 더 그랬다. 기대 때문일까? 높이 평가받은 소설집의 소설가가 인터넷에서 자신의 글에 대한 댓글이나 리뷰를 읽어본다는 걸, 독자인 우리가 굳이 궁금해해야 하나 싶다. 왜냐하면 당연한 거 아닌가 싶다. 소설가가 쓰는 소설이나, 그 소설에 대한 평이나(그게 짧든 길든) 누군가에게 닿기를 원하는 글이라는 점에서는 별로 다르지 않은 거 아닌가. 그게 무언가에 대한 글이라면 그 무언가를 쓴 사람에게 닿기를 원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이렇게 썼어도 나는 《서리북》 23호를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책에 대한 관점이라는 측면에서 이 글들을 읽어보면, 그들이 쓰는 책을 읽든 읽지 않든 하나의 관점에 대한 관점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건 책에 관한 리뷰로서가 아니라 온전한 하나의 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서리북》의 대부분의 글은 대체로 그렇다. 

YES마니아 : 로얄 n*****m 2026.09.2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