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2)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0%
  • 리뷰 총점8 50%
  • 리뷰 총점6 5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0.0
  • 50대 7.0
리뷰 총점
레퀴엠 포 어 킬러
"레퀴엠 포 어 킬러" 내용보기
몇 달 전에 이 영화에 대한 리뷰(아주 심한 혹평)를 쓰려다가, 아직 확신이 안 되는 점 몇가지가 있어 한 번 더 관람한 후로 미룬다는 말을 한 적 있다. 정말 그때로부터 몇 달이 지나 다시 보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그때와는 느낌이 사뭇 또 달라 좀 당혹스럽다. 여튼 이런 영화를 세 번씩이나 거듭 관람할 이유와 시간은 없으므로 지금 감상평을 남기고 치우기로 하겠다. 대규모 인프
"레퀴엠 포 어 킬러" 내용보기

몇 달 전에 이 영화에 대한 리뷰(아주 심한 혹평)를 쓰려다가, 아직 확신이 안 되는 점 몇가지가 있어 한 번 더 관람한 후로 미룬다는 말을 한 적 있다. 정말 그때로부터 몇 달이 지나 다시 보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그때와는 느낌이 사뭇 또 달라 좀 당혹스럽다. 여튼 이런 영화를 세 번씩이나 거듭 관람할 이유와 시간은 없으므로 지금 감상평을 남기고 치우기로 하겠다.

대규모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는 발표가 되는 시점에야 모든 일이 순조롭게 흘러가는 것만 같아도, 막후에서는 기존 이익을 침해 당하는 측, 기득권의 침해는 없어도 라이벌 측에 막대한 세력 우위를 내줘 결과적으로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는 측 등의 이해관계가 아주 첨예하게 엇갈리기 마련이다. 트럼프 같은 사람도 개인으로서는 부자지만 몇 대째 거대한 부와 명성과 권력을 상속받아 온 쪽에서 보면 그냥 '업스타트, 자수성가형'에 지나지 않으며, 사실 이런 이유 때문에 리더십이 순조롭게 형성 못 되는 면이 없지 않다. 아무튼, 뭔가 한 건 단단히 터뜨리려는 진영, 그걸 막아야 입지가 지켜지는 진영이 물 밑에서 치열히 싸울 때, 간단한 해결 방법은 키스톤 하나를 슬쩍 잡아 빼어 전 구조가 도미노처럼 무너지게 하는 것이다. 그 키스톤이 어디에 위치하는지는 알 만한 사람만 알며, 따라서 그의 사망이 먼발치에서 일어나는 구조물의 붕괴와는 무슨 관계인지, 바깥에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이렇게 해서 암살은 그것대로 미궁에 빠지고, 사업은 사업대로 순풍을 타며 항행되는 것이다.

이런 속 깊은 사정은, 수완도 좋고 겉모습이야 그럴싸해도 위계의 최하층 구조에서 결국 졸(卒)로 움직일 뿐인 뤼크레스야 전혀 알 수가 없다. 그녀와 비슷한 처지이나, 활동하는 영역이 빛과 그림자처럼 차이 나는 형사 리코도 마찬가지이나, 다만 공권력 조직에 속해 있기에 그녀보다는 더 높은 평면에서 더 큰 그림을 잡을 수는 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 다 어린 시절 잠시, 혹은 취미로 음악적 기예를 닦은 적 있는데(안 어울리지만 리코는 기타 연주 솜씨가 뛰어나다고 함), 이런 연유로, 한정된 고객들만 모여 즐기는 연례 앙상블에 두 사람은 위장 신분의 알토, 세션맨으로 각각 초빙될 수 있었다.

연출의 의도는 비교적 선명하다. 가장 우아하고 아름다운 외관 속에, 가장 추악하고 비인도적인 악의가 숨겨져 있고, 관객들로 하여금 그 섬뜩한 콘트라스트를 접하게 하여 치를 떨게 하려는 쪽이다. 이런 기법은 <대부 3>에서, 마스카니의 통속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와 실제 교차 암살극을 접합하며 코폴라가 선보인 적 있다. 멜라니 로랑이 늘씬하고 우아한 체형에 얼음처럼 차가운 표정을 지으며 냉혹한 킬러 역과 여신 같은 아우라의 알토 성부를 넘나들며 연기하는 모습에 제작진의 흥행의 포인트를 두었지 싶고, 몇 달 전과는 달리 이번에 감상할 때엔 이런 의도에 제대로 아주 낚여든 것 같았다.

 

어제 리뷰한 <로닌>에서 나타샤 매컬혼이 잘 연기한 디드리와도 여러 모로 대조해 볼 수 있지만, 디드리는 극중 샘의 평가에 따르면 '잘 꾸며 놓으니까 제법 괜찮네?' 같은 평가를 듣는 정도이며, 중늙은이인 샘과 겨우 부부 사이로 오해를 받는 딱한 처지이지만, 여기서 뤼크레스는 누가 봐도 여신이며 언제나 주위의 눈길을 모으며 누구로부터도 최상의 대접을 절로 끌어모으는, 실로 선택 받은 여성이라는 게 차이다. 그냥 남자 하나 잘 물어 평생을 안락하게 보내는 게 더 나은 선택이 아닐까 하는...(바로 이런 생각이, 뤼크레스가 가장 경멸하는 것이겠음)


웃을 때(잘 안 웃지만 결말에 가서 한 번) 아주 교활하고 위선적인 주름이 지는 '죽음의 허브'인 신부는 마치 근세 유럽의 제수이트 에이전트처럼 오로지 큰 그림만 보고 최적의 자원을 알선하여 윗선을 만족시키는 무시무시한 악당이다. 아무리 주도면밀하다곤 하나, 아랫선(말 그대로 직분이 킬러이니 킬러 인스팅트로만 똘똘 뭉친)이, 용도 폐기 시도에 대한 분노, 혹은 자기 생존 도모를 위해 발동하는 필사적인 반격 의지에 마냥 테플론처럼 무적 모드를 지킬 수는 없다. 사실 이 선까지만 처리했어도 구체적 경로를 모르는 '몸통'이 무슨 술수를 부릴 여지는 없었으나(뭐하러 힘들게 불씨를 찾아다니며 일일이 진화하겠음?), 우리의 뤼크레스는 발본색원의 결의로 이 사달의 최상층부를 찾아가 본인이 몸소 끝장을 보고야 만다.

자신의 출생 비밀을 알고 하염없이 눈물 짓는(저 악마 같은 신부가 마지막에 가서 처음 웃듯, 이 여자도 마지막에 가서야 이렇게 눈물 짓는 모습을 처음 보임) 뤼크레스의 자태란, 마치 <오션스 트웰브>에서 캐서린 제타 존스가 연기한 민완 경찰 이사벨 역을 연상케 했다. 여자의 변신은 확실히 무죄라고, 100% 립싱크이겠으나 무대에 올라 열창하는 연기의 기품이란 정말 대단했다.

s****o 2023.04.23.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Requiem for a killer
"Requiem for a killer" 내용보기
몇 달 전에 이 영화에 대한 리뷰(아주 심한 혹평)를 쓰려다가, 아직 확신이 안 되는 점 몇가지가 있어 한 번 더 관람한 후로 미룬다는 말을 한 적 있다. 정말 그때로부터 몇 달이 지나 다시 보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그때와는 느낌이 사뭇 또 달라 좀 당혹스럽다. 여튼 이런 영화를 세 번씩이나 거듭 관람할 이유와 시간은 없으므로 지금 감상평을 남기고 치우기로 하겠다. 대규모 인프
"Requiem for a killer" 내용보기

몇 달 전에 이 영화에 대한 리뷰(아주 심한 혹평)를 쓰려다가, 아직 확신이 안 되는 점 몇가지가 있어 한 번 더 관람한 후로 미룬다는 말을 한 적 있다. 정말 그때로부터 몇 달이 지나 다시 보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그때와는 느낌이 사뭇 또 달라 좀 당혹스럽다. 여튼 이런 영화를 세 번씩이나 거듭 관람할 이유와 시간은 없으므로 지금 감상평을 남기고 치우기로 하겠다.

대규모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는 발표가 되는 시점에야 모든 일이 순조롭게 흘러가는 것만 같아도, 막후에서는 기존 이익을 침해 당하는 측, 기득권의 침해는 없어도 라이벌 측에 막대한 세력 우위를 내줘 결과적으로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는 측 등의 이해관계가 아주 첨예하게 엇갈리기 마련이다. 트럼프 같은 사람도 개인으로서는 부자지만 몇 대째 거대한 부와 명성과 권력을 상속받아 온 쪽에서 보면 그냥 '업스타트, 자수성가형'에 지나지 않으며, 사실 이런 이유 때문에 리더십이 순조롭게 형성 못 되는 면이 없지 않다. 아무튼, 뭔가 한 건 단단히 터뜨리려는 진영, 그걸 막아야 입지가 지켜지는 진영이 물 밑에서 치열히 싸울 때, 간단한 해결 방법은 키스톤 하나를 슬쩍 잡아 빼어 전 구조가 도미노처럼 무너지게 하는 것이다. 그 키스톤이 어디에 위치하는지는 알 만한 사람만 알며, 따라서 그의 사망이 먼발치에서 일어나는 구조물의 붕괴와는 무슨 관계인지, 바깥에서는 전혀 알 수가 없다. 이렇게 해서 암살은 그것대로 미궁에 빠지고, 사업은 사업대로 순풍을 타며 항행되는 것이다.

이런 속 깊은 사정은, 수완도 좋고 겉모습이야 그럴싸해도 위계의 최하층 구조에서 결국 졸(卒)로 움직일 뿐인 뤼크레스야 전혀 알 수가 없다. 그녀와 비슷한 처지이나, 활동하는 영역이 빛과 그림자처럼 차이 나는 형사 리코도 마찬가지이나, 다만 공권력 조직에 속해 있기에 그녀보다는 더 높은 평면에서 더 큰 그림을 잡을 수는 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 다 어린 시절 잠시, 혹은 취미로 음악적 기예를 닦은 적 있는데(안 어울리지만 리코는 기타 연주 솜씨가 뛰어나다고 함), 이런 연유로, 한정된 고객들만 모여 즐기는 연례 앙상블에 두 사람은 위장 신분의 알토, 세션맨으로 각각 초빙될 수 있었다.

연출의 의도는 비교적 선명하다. 가장 우아하고 아름다운 외관 속에, 가장 추악하고 비인도적인 악의가 숨겨져 있고, 관객들로 하여금 그 섬뜩한 콘트라스트를 접하게 하여 치를 떨게 하려는 쪽이다. 이런 기법은 <대부 3>에서, 마스카니의 통속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와 실제 교차 암살극을 접합하며 코폴라가 선보인 적 있다. 멜라니 로랑이 늘씬하고 우아한 체형에 얼음처럼 차가운 표정을 지으며 냉혹한 킬러 역과 여신 같은 아우라의 알토 성부를 넘나들며 연기하는 모습에 제작진의 흥행의 포인트를 두었지 싶고, 몇 달 전과는 달리 이번에 감상할 때엔 이런 의도에 제대로 아주 낚여든 것 같았다.

 

어제 리뷰한 <로닌>에서 나타샤 매컬혼이 잘 연기한 디드리와도 여러 모로 대조해 볼 수 있지만, 디드리는 극중 샘의 평가에 따르면 '잘 꾸며 놓으니까 제법 괜찮네?' 같은 평가를 듣는 정도이며, 중늙은이인 샘과 겨우 부부 사이로 오해를 받는 딱한 처지이지만, 여기서 뤼크레스는 누가 봐도 여신이며 언제나 주위의 눈길을 모으며 누구로부터도 최상의 대접을 절로 끌어모으는, 실로 선택 받은 여성이라는 게 차이다. 그냥 남자 하나 잘 물어 평생을 안락하게 보내는 게 더 나은 선택이 아닐까 하는...(바로 이런 생각이, 뤼크레스가 가장 경멸하는 것이겠음)


웃을 때(잘 안 웃지만 결말에 가서 한 번) 아주 교활하고 위선적인 주름이 지는 '죽음의 허브'인 신부는 마치 근세 유럽의 제수이트 에이전트처럼 오로지 큰 그림만 보고 최적의 자원을 알선하여 윗선을 만족시키는 무시무시한 악당이다. 아무리 주도면밀하다곤 하나, 아랫선(말 그대로 직분이 킬러이니 킬러 인스팅트로만 똘똘 뭉친)이, 용도 폐기 시도에 대한 분노, 혹은 자기 생존 도모를 위해 발동하는 필사적인 반격 의지에 마냥 테플론처럼 무적 모드를 지킬 수는 없다. 사실 이 선까지만 처리했어도 구체적 경로를 모르는 '몸통'이 무슨 술수를 부릴 여지는 없었으나(뭐하러 힘들게 불씨를 찾아다니며 일일이 진화하겠음?), 우리의 뤼크레스는 발본색원의 결의로 이 사달의 최상층부를 찾아가 본인이 몸소 끝장을 보고야 만다.

자신의 출생 비밀을 알고 하염없이 눈물 짓는(저 악마 같은 신부가 마지막에 가서 처음 웃듯, 이 여자도 마지막에 가서야 이렇게 눈물 짓는 모습을 처음 보임) 뤼크레스의 자태란, 마치 <오션스 트웰브>에서 캐서린 제타 존스가 연기한 민완 경찰 이사벨 역을 연상케 했다. 여자의 변신은 확실히 무죄라고, 100% 립싱크이겠으나 무대에 올라 열창하는 연기의 기품이란 정말 대단했다.

s****o 2023.12.0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