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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너무 당연한 이야기 아닌가?” 처음에는 『모두의 창업, 성장의 공식』의 5C가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나하나만 놓고 보면 특별할 것 없는 단어들이다. 하지만 직접 사업을 운영해 보고, 생존이 걸린 순간을 몇 번 경험해 본 사람에게는 이 다섯 단어가 전혀 평범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5C는 단순한 경영 키워드가 아니다. 20년 넘게 창업과 투자 현장을 경험하고, 수많은 스타트업을 직접 만나면서 발견한 성장의 공통 패턴을 하나의 구조로 정리한 것이다. 씨엔티테크를 통해 2만 개 이상의 스타트업을 발굴·보육하고 600개 이상의 기업에 투자했다는 경험이 이 책의 무게감을 더한다. 나에게 이 책이 특별했던 이유는 따로 있다. 나는 얼마 전 8년 동안 경영해 온 회사를 정리했다. 회사를 마무리하던 당시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중 하나가 “왜 잘되던 회사를 굳이 정리하느냐”는 질문이었다. 하지만 사업을 해본 사람이라면 안다. 그래서 회사를 정리한 뒤에는 의사와 심리 상담 선생님의 조언으로 당분간 창업 생각을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불과 몇 개월이 지나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 이상한 일이 생겼다. 출근하는 동안 잠깐 책을 읽어 봐야지 하며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책의 5C에 내가 경험했던 사업을 하나씩 대입하고 있었다. “우리 회사의 진단은 정확했을까?” 결국 끝까지 읽어버렸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성공한 기업의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고 말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저자는 성공 사례뿐 아니라 실패와 시행착오, 투자자로서의 잘못된 판단까지 함께 이야기한다. 실제 사례를 통해 5C가 서로 독립된 체크리스트가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회사를 지탱하는 구조라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키스톤’이라는 표현이 공감됐다. 그리고 책을 읽으며 한 가지는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나는 좋은 팀원들과 함께 했었던 것 같다. 회사를 정리할 때 함께 일했던 팀원들을 그냥 떠나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한 명 한 명 내가 그동안 알고 있는 소위 잘 나가는 파트너이자 지인들께 한명한명을 부탁해 새로운 직장을 찾을 수 있도록 연결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 팀원들에게서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때가 좋았어요. 우리 다시 뭉쳐서 새로운 거 해보면 어때요?” 회사를 만든다는 것은 결국 사업 아이템이나 기술만으로 되는 일이 아닐 것이다. 좋은 사람을 만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어려운 순간을 버티며 쌓은 신뢰가 어쩌면 가장 오래 남는 자산일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책에서 말하는 Collaboration과 Core Value를 읽을 때는 다른 사람의 성공 사례를 읽는 느낌이 아니었다. 내가 지나온 8년을 다시 복기하는 느낌에 가까웠다. 회사를 정리한 지 몇 개월밖에 되지 않았고, 당분간 창업은 생각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하나씩 떠올리고, 그 아이템을 5C에 대입해 보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어쩌면 좋은 창업서는 창업을 부추기는 책이 아니라, 다시 시작한다면 무엇을 다르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책인지도 모르겠다. 창업을 처음 준비하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겠지만, 나처럼 한 번 사업을 해보고 성공과 실패, 성장과 정리를 모두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이 책의 문장들이 조금 다르게 읽힐 것 같다. “그거 당연한 이야기 아닌가?” 맞는 말이다. 어쩌면 모두 당연한 이야기다. 하지만 사업을 직접 해본 사람에게는 그 당연한 한 단어 한 단어가 결코 가볍지 않다. 덕분에 어설프지만 중학생인 아들과 딸도 이번 모두의 창업에 함께 지원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