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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편지 #정약전 #정약용 #형제 표지에 적힌 ‘숨쉬듯 그리워하는 형제가 있었습니다’라는 문장을 읽고 나에게도 숨 쉬듯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는지 생각해 본다. 선뜻 떠오르는 사람이 없어 어쩐지 두 형제가 부럽다. 『흑산』은 정약전이 동생 정약용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정약전의 유배 생활을 그린 그림책이다. 흑산도와 강진에서 떨어져 지내던 형제는 서로를 그리워한다. 함께 지낼 수 없는 시간에도 편지로 마음을 전하는 두 사람을 보며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란 어떤 것인지 생각하게 된다.
#흑산도 #자산어보 #유배 책을 읽기 전까지 흑산도는 이름만 알던 나와 상관없는 먼 섬이었다. 산과 바다가 푸르다 못해 검게 보여 흑산이라 불렸다는 흑산도에서 약전은 바다 생물을 관찰하고 기록해 『자산어보』를 남겼다. 유배는 그를 육지와 동생에게서 떼어 놓았지만, 공부하려는 마음까지는 막지 못했다. 푸르다 못해 검게 보이던 먼 섬이 이제는 약전의 바다로, 그림책 『흑산』의 바다로 기억된다.
#흑연 #연필화 #고정순 “흑연의 투명함을 표현하고 싶었다."라는 작가의 말이 마음에 남는다. 흑산도로 유배된 정약전에게서 아픈 몸에 갇힌 자신이 겹쳐 보였다는 작가는 정약전이 바다를 탐구했듯 연필이 지닌 아름다움과 특성을 표현하고자 수만 번 연필을 칠하며 흑산을 그렸다. 검은색을 덧입혀 완성한 그림에서 흑연의 투명함을 찾으려 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정약전이 바다 생물을 관찰하고 기록하며 자신의 시간을 채웠다면 작가는 연필로 그리고 또 그리며 흑산도의 풍경을 담아냈다. 이백 년의 시간을 건너 두 사람이 같은 마음으로 한자리에 서 있는 듯하다.
#그림책수업 #역사 * 그림책 속 역사 알아보기: 정약전은 왜 흑산도로 가게 되었을까? 유배 생활 중 『자산어보』를 어떻게 쓰게 되었을까? 정약전에 대해 조사하기 * 그리움 편지 쓰기: 표지의 ‘숨쉬듯 그리워하는’ 문장을 읽고 떠오른 사람에게 편지 쓰기 * 새로 그리는 흑산: 고정순 작가가 연필을 반복해서 칠하며 흑연의 특성을 표현한 것처럼, 한 가지 미술 재료를 골라 여러 번 덧칠하며 재료의 특성이 드러나는 흑산도 풍경 그리기
#고정순그림책 #흑연그림책 #초등추천그림책 #추천그림책 #책잇다 #그림책 #편지그림책 #형제그림책
#흑산 #고정순 #만만한책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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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 #고정순그림책 #만만한책방 #숨쉬듯그리워하는형제가있었습니다. 짙은 검은 색으로 옷을 입은 책- 흑산(숨쉬듯 그리워하는 형제가 있었습니다)이 도착을 했다. 너무나 기다렸고 너무나 기대했던 책이었다. 택배포장지 속 책을 꺼내자마자 검은색 파도위에 달빛에 비춰진듯한 물보라와 파도의 산들이 옅게 날을 세우고 있다. 곧이어 흑산이라는 단단한 서예체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밑에 쓰여진 문장 - 숨쉬듯 그리워하는 형제가 있었습니다. -라는 글까지 책장을 열기전까지 나의 기대감은 점점더 올라가기 시작했다. <흑산> 조선후기 실학자 정약전, 정약용의 우애와 유배지에서 서로를 그리워 하는 마음을 꼭꼭 눌러쓴 편지글들을 엮은 책. 거기에 고정순 작가님의 흑백연필로 그려낸 한장한장의 그림들. 검은색 하나로 명암과 대비를 이용해 살아움직이는 듯한 물고기들을 그려내고, 흑산도의 깊고 거센 파도를 일으키고, 만나지 못하는 형제의 애끓는 추억까지 살려낸다. 고정순 작가님(@ssoon75)의 그림에 흑산이 있다. 수천번의 연필획은 길이 되어 바다에 놓였고 수백번의 연필획은 생명이 되어 물고기를 살게했다. 그림이 없는 자산어보에 생명을 깃들게 한 책 한 권. 흑산도 앞 푸르다 못해 검은 그 바다앞에서 정약전은 아우를 그리워하며 편지를 썼고 그 속에서 살아가며 자신에게는 흑산은 유배지지만 누군가에게는 일상을 살아가는 터전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그리고 자연스레 그들에게 도움이 될 해양 생물학 서적인 자산어보를 만들어나간다. 이 책 속에는 자산어보를 만들어 가는 세세한 과정들은 담겨 있지 않다. 다만 고정순 작가님이 수천 수만번의 획을 긋고 마음을 담아 그림을 완성했듯 그림과 함께 한면마다 담겨있는 편지글에는 아우 정약용에게 자신의 진심을 건네는 감정들이 편지안에 가득 차서 넘쳐흐르는 것 같다, <흑산> 색이 아주 많이 들어간 책들 속에서 마지막 한장을 제외하고 모든 색이 연필로 표현되는 검정색은 형용할 수 없는 많은 생각과 감정이 담겨 있는 듯하다. 자연의 모든 색을 섞으면 검은 색이 된다고 한다. 그러기에 검은 색은 모든 색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흑산도 앞 검은 색 바다는 누구는 그 속에서 초록을 보았을 것이고 누구는 오적어의 검은 색 먹물을 보았을 것이고 누구는 눈부신 소라색 물보라를 보았을 것이고 누구는 날치떼의 반짝이는 별의 색을 보았을 것이다. 마지막 장의 파랑 파도 물결은 무섭기만 했던 흑산에 정이 들고 아이들과 함께 공부를 하며 이제는 그 깊고 어두운 물빛이 더 이상은 싫지 않은 정약전의 마음이 아닐까한다. 어쩌면 형이 행복해지길 바라는 정약용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그 생각도 해본다. 참 좋은 책을 만났다. 참 좋은 글과 그림을 만났다. thank you for @manmani04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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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고정순 그림책 #흑산 #정약전 #만만한 책방 “너와 내가 비록 유배지에 묶인 몸이지만, 정신만은 하늘을 나는 새나, 바다를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경계가 없다고 믿는단다.” 늦가을이다. 청명한 하늘, 비 온 뒤 선명해진 단풍, 연못에 날아든 청둥오리, 낙엽 구르는 소리까지 정겹다. 이 아름다운 계절에 고정순 작가의 그림책 《흑산》을 만났다. 얼마 전까지 생계형 학원 원장으로 살아가는 내게 하루 스물네 시간은 생계라는 유배지와 같았다. 치열한 고독을 견디며 묵묵히 걸어야 했던 시간, 내게 탈출구가 되어 준 것은 사람이 아닌 책이었다. 《흑산》은 흑산도에 유배된 정약전이 강진에 유배 중인 아우 정약용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그림책이다. 형제의 그리움과 고독, 그리고 낯선 곳에서도 배움을 멈추지 않았던 한 사람의 삶이 고정순 작가의 그림으로 깊어진다. 책장을 넘기며 한 문장 한 문장 오래 묵상했다. 마음속에 누름돌로 눌러 두었던 감정이 밀려와 뜨겁고 진한 눈물을 흘렸다. 정약전은 유배지에서도 바다를 관찰하고 사람들에게 배운다. 오징어, 날치, 해파리, 별불가사리, 까치복까지. 연필로 섬세하게 그려 낸 바다 생명체들은 손끝으로 따라 그려 보고 싶을 만큼 아름답다. 그에게 바다는 더 이상 유배의 경계가 아니었다. 세상을 배우는 책이었고, 삶을 견디게 하는 빛이었다. 이름 없는 작은 생명도, 평범한 섬사람들의 지혜도 그에게는 귀한 배움이었다. 오랫동안 아이들을 가르치며 배움은 교과서 안에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낀다. 세상을 자세히 바라보고, 작은 존재의 가치를 발견하며, 끊임없이 질문하는 태도야말로 진정한 공부가 아닐까. 등교하는 학생들과 길을 걷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저마다 자신만의 유배지를 견디며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지금 내가 갇혀 있다고 느끼는 삶의 자리에도 미처 발견하지 못한 빛과 배움이 존재한다는 것을. 몸은 유배지에 묶여 있어도 정신만은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 세상에 하찮은 것은 없으며, 배우려는 마음을 버리지 않는 한 삶은 계속해서 우리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 준다는 것. 《흑산》은 내게 그 사실을 조용하지만 깊게 일깨워 준 그림책이다. <이 책은 만만한책방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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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나처럼 서러움이 잔잔한 물결처럼 일어날 때가 있느냐." 정약전이 유배지에서 동생 정약용에게 보내는 편지글입니다.
1801년 천주교를 박해한 '신유사옥'으로 동생 정약용은 강진으로, 형 정약전은 흑산도로 유배되었습니다. 정약전, 정약용일 때는 닿을 수 없는 활자 속 인물로 감정이 크게 개입되지 않았는데 "약용아"라고 부르는 순간, 너무 개인적으로 다가와 가슴이 툭 떨어집니다.
'곁에 있을 것만 같은 아우야. 너는 강진에서 나는 이곳 흑산에서 유배생활을 하는 탓에 그리움이 하늘에 닿을 듯 하구나. 너를 그리워하며 물끄러미 바라본 흑산의 바다는 내게 뜻밖에 빛이 되어 주었단다. 밤하늘보다 검고 동굴보다 깊게 반짝이던 흑산의 바다에는 많은 생명이 깃들어 산단다. 너도 보았으면 좋았을텐데. 아쉬운 마음을 담아 내가 본 다양한 바다 생명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구나. 호기심 많고 궁금한 것을 참지 못하는 나에게 흑산의 바다는 가장 커다란 책이 아닐까 싶다.' 얼마나 서로 염려되고 그리웠을까요. 한 집안에 형제가 한순간에 유배지로 보내지는 것도 기막힐 일이지만 유배지에서 <자산어보>와 <목민심서>를 집필한 형제라니 요즘 말로 '네 부모님이 누구시니' 할 일입니다.
유배지에서도 백성의 어려운 살림을 염려하고 아이들을 가르치고 각자의 자리에서 <자산어보>와 <목민심서>를 집필한 형제 유폐되었으나 정신까지 유폐시킬 수는 없었군요. 각각 다른 유배지에서 유배생활을 한 형제의 이야기에는 유배생활의 막막함보다 제한된 환경에서도 멈추지 않았던 학자의 모습이 있었습니다. 유배지에서도 서당을 꾸리고 어린 제자들을 염려하는 형제의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고정순) '저는 몸이라는 유배지에 갇힌 사람입니다.' 라고 말한 고정순 작가님의 건강도 늘 염려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정진하시는 모습에 존경감이 입니다. 고정순 작가님이 <자산어보> 를 모티브로 정약전과 정약용 형제의 이야기를 편지글 형식으로 담아낸 그림책 <흑산> 흑산도의 바다 물결처럼 독자의 마음도 검게 일렁입니다. #흑산 #고정순그림책 #만만한책방 @manmani04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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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 #고정순_그림책 #만만한책방 #책잇다 ”숨 쉬듯 그리워하는 형제가 있었습니다.“ ”유배지에서 서로를 숨 쉬듯 그리워하는 형제가 있었습니다. 거센 파도도 깊은 수심도 막을 수 없었던 마음이있었습니다.“ '검은 산'이라는 뜻을 품은 흑산은 거친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삶과 그 안에 쌓인 시간, 아픔과 그리움을 떠올리게 한다. 고정순 작가의 그림책이 지닌 매력은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그림의 분위기와 여백을 통해 독자에게 생각할 시간을 준다는 점이다. 어둠은 반드시 절망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어둠 속에서도 삶은 계속되고, 그 안에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 사랑과 기다림이 존재한다. 이 그림책의 중심에는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전과 정약용 형제의 애틋한 이야기가 있다. 신유사옥으로 인해 흑산도와 강진에 각각 유배된 두 형제는 편지를 통해 서로를 위로하고 학문적 생각을 나눈다. 정약전은 외로운 유배 생활 속에서도 바다 생물을 관찰하고 기록하여 ‘자산어보’를 남긴다. 고정순 작가의 흑백 연필화다. 수많은 선과 명암으로 표현한 검은 바다와 물고기, 뱃사람들의 모습은 정약전의 고독과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함께 느끼게 한다. 화려한 색채가 없어도 오히려 더 깊은 감동을 전한다. 사람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자신만의 흑산을 만난다. 외로움과 시련으로 가득한 시간일지라도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무언가를 배우며, 삶의 의미를 찾아간다면 그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흑산』은 검은 바다보다 깊은 형제의 사랑과 절망 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는 인간의 정신을 담아낸 그림책이다. 삶의 무게를 견디며 살아가는 어른인 나에게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마지막 장의 글이 더 마음이 짠했다. 정약전 형이 먼저 떠나고 정약용이 남긴 글이 이상하리만큼 나의 마음을... “달은 지는데 소식은 없고 뜬구름만 저절로 가고 오네 어느 해에 서울집에 모여 앉아 형제까리 기쁜 얼굴 마주하리 -가을날 약전 형님을 생각하며... 마음에 남기는 한마디 "역사의 어둠은 깊었지만, 그 속에서도 사람들은 살아냈다. 인간의 존엄은 고난이 없는 삶에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고난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으려는 마음에서 빛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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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_
- 몸은 유배지에 머물렀지만, 마음과 배움까지 가둘 수는 없었다. 역사 속 인물의 삶을 들여다보다 보면 때로는 업적보다 그 업적을 만들어 낸 사람의 마음에 더 오래 시선이 머문다. 어떤 시간을 견뎌 냈는지, 누구를 그리워했는지, 무엇을 포기하지 않았는지를 알고 나면 역사책 속 이름은 비로소 한 사람의 얼굴을 갖게 된다. 고정순 작가의 그림책 《흑산》은 정약전과 정약용이라는 역사적 인물을 통해 그런 마음을 들여다보게 하는 책이다. 조선 후기 실학을 대표하는 두 형제가 정치적 격변 속에서 서로 다른 유배지로 흩어지고, 다시 만날 수 없는 거리에서 편지로 마음을 나누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애틋하다. 그러나 이 책이 더욱 깊은 울림을 주는 이유는 고립과 상실 속에서도 인간이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지를 묻고 있기 때문이다. 1801년 신유박해로 정약전은 흑산도로, 정약용은 강진으로 유배되었다. 서로를 아끼고 학문적으로도 깊이 교류했던 형제에게 이별은 세상의 이치를 함께 고민하고 새로운 지식을 나누던 동반자를 잃는 일이었을 것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정약전에게 흑산이라는 이름이 두려움의 대상이었다는 점이다. 낯선 섬과 검은 바다, 육지와 단절된 환경은 유배라는 현실을 더욱 무겁게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에게 바다는 두려움의 공간인 동시에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는 공간으로 변해 간다.
🔖“호기심이 많고 궁금한 것을 참지 못하는 나에게 흑산의 바다는 가장 커다란 책이 아닐까 싶다.” 이 문장을 읽으며 배움이란 반드시 좋은 환경이나 충분한 기회가 주어져야 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자유롭게 배우고 탐구할 수 있는 환경은 중요하다. 그러나 자신이 처한 현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같은 공간도 감옥이 될 수 있고, 세상으로 향하는 창이 될 수도 있다. 정약전은 자신이 원해서 흑산도에 간 것이 아니었다. 유배는 분명 부당하고 가혹한 현실이었다. 그렇다고 그 시간을 온전히 절망으로만 채우지는 않았다. 그가 바라본 바다. 그 안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은 관찰하고 기록해야 할 지식의 대상이었다. 이 대목에서 환경의 한계와 삶의 가능성을 구분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했다. 우리가 처한 현실을 바꿀 수 없는 순간에도 그 현실을 이해하는 방식까지 완전히 빼앗기는 것은 아닐지 모른다. 정약전은 바다를 통해 자신이 머무는 장소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했고, 그 발견은 훗날 [자산어보]라는 결과물로 이어졌다. 정약전의 [자산어보]는 흑산도 주변의 해양생물을 관찰하고 정리한 책으로 알려져 있다. 이 책의 특별함은 바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경험과 지식을 살피고, 생물의 특징과 쓰임을 관찰하며, 당시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계를 이해하려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흑산》은 이러한 학문적 성취를 딱딱한 역사적 사실로 전달하기보다 한 사람의 일상과 감정을 통해 보여 준다. 정약전은 물고기를 관찰하고, 섬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생물들을 비교한다. 누군가에게는 사소한 호기심으로 보일 수 있는 일이 그에게는 중요한 탐구가 된다.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만으로 세상을 판단하지 않고, 현장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경험에 귀를 기울이는 태도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정약전이 바다 생물의 특징을 알아내는 일이 섬사람들의 생계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대목은 실학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학문이 학문 자체의 권위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삶에 쓰일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여기서 지식의 진정한 가치는 얼마나 많이 아느냐보다 무엇을 이해하고, 그 이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눈앞의 대상을 충분히 관찰하고, 서로 다른 사람의 경험을 듣고, 사실과 소문을 구분하는 태도는 여전히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정약전이 바다를 바라보며 배운 것은 물고기의 생김새와 이름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세계가 얼마나 넓은지, 그리고 그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오래 들여다보아야 하는지도 배웠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산어보]는 지식의 기록인 동시에 한 인간이 절망에 잠식되지 않기 위해 선택한 삶의 방식으로 읽힌다. 《흑산》에서 가장 애틋하게 다가오는 것은 형제 사이에 오가는 마음이다. 정약전과 정약용은 서로를 걱정하고, 일상의 작은 일을 전하고, 학문에 관한 생각을 나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상대가 무엇을 궁금해할지 생각하고, 자신이 발견한 것을 가장 먼저 들려주고 싶어 한다.
다음 문장은 그 마음을 선명하게 보여 준다. 🔖“신기한 것을 보면 가장 먼저 나에게 보여 주던 너였는데 네가 곁에 없는 지금에서야 그 마음을 이해하겠구나.” 유독 오래 마음에 남는 문장이었다. 좋은 것을 보았을 때, 재미있는 일이 생겼을 때,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올랐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것은 자신의 경험을 함께 나누고 싶은 사람,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해 줄 것 같은 사람을 마음속에 두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정약전에게 동생은 그런 사람이었을 것이다. 함께 성장하고 공부하며 쌓아 온 시간은 서로 다른 유배지에 놓인 뒤에도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함께할 수 없게 된 순간, 일상에서 당연하게 여겼던 관계의 소중함이 더욱 또렷해졌을 것이다. 곁에 있는 사람에게 마음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할 때가 많다. 내일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서, 언젠가는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 같아서,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아서 마음을 뒤로 미룬다. 그러나 삶은 언제나 예상한 방향으로 흘러가지는 않는다. 형제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리움은 함께했던 시간을 소중하게 기억하고 그 사람과 여전히 연결되어 있고 싶은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약전은 편지를 통해 동생에게 자신이 잘 지내고 있다고 알리고, 흑산의 풍경과 바다 생물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 안에는 형으로서 동생을 걱정하는 마음도 있고, 학문을 함께 나누던 동료를 향한 마음도 있다. 자신의 두려움과 외로움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동생을 안심시키려는 태도에서는 애틋함과 함께 인간적인 다정함이 느껴진다. 편지는 떨어져 있는 두 사람을 물리적으로 만나게 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서로의 하루를 알게 하고, 마음속 생각을 나누게 하며,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감각을 되살려 준다. 유배지에서 편지는 두 사람을 이어 주는 작은 다리가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도 그 다리는 이어질 것이다. 수백 년 전에 쓰인 마음을 지금 읽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사람의 처지는 시대에 따라 달라져도 그리움과 외로움, 이해받고 싶은 마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형 정약전은 흑산도에서 바다 생물을 관찰하고 기록했으며, 동생 정약용은 강진에서 학문과 저술을 이어 갔다. 두 사람은 같은 정치적 사건으로 유배되었지만 각자가 마주한 환경과 일상은 달랐다. 그럼에도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자신이 처한 현실 속에서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다는 것이다. 책에 등장하는 섬마을 서당은 특히 의미 있게 다가온다. 정약전은 자신만의 연구에 몰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칠 공간을 마련한다. 정약용 역시 강진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학문을 이어 갔다. 두 사람에게 배움은 자신의 지식을 쌓는 일이면서 다른 사람과 나누는 일이기도 했다. 이 부분을 읽으며 배움이란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았다. 세상에서 인정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늘보다 조금 더 넓게 이해하기 위해 배우는 일, 자신의 지식을 다른 사람과 나누며 함께 성장하는 일도 충분히 의미 있다. 누군가는 배움의 적절한 시기를 놓쳤다고 생각하고, 누군가는 자신이 가진 조건 때문에 새로운 도전을 포기한다. 나 역시 무엇인가를 시작하기에 늦었다고 느끼거나, 지금의 환경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있다. 하지만 정약전과 정약용의 삶을 떠올리면 배움에는 하나의 정해진 장소나 시간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궁궐과 관직에서 멀어졌다고 학문까지 끝난 것은 아니었고, 원하는 곳에 머물 수 없다고 해서 새로운 세계를 발견할 가능성마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부당한 현실은 부당한 현실로 남아 있지만, 그 안에서도 인간은 배우고 관계를 맺으며 자신만의 시간을 살아갈 수 있다는 데 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소중한 가능성이 아닐까. 《흑산》은 정약전의 편지 형식을 통해 이야기를 전하는 동시에 흑백 연필화로 독자를 흑산의 세계에 데려간다. 고정순 작가는 [자산어보]에 기록된 해양생물과 흑산의 풍경을 자신만의 흑백 그림으로 재현했다. 원작의 글에 그림이 없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그림책 《흑산》은 글로 기록된 세계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흑백이라는 표현 방식이 이야기의 정서와 잘 어울린다고 느꼈다. 화려한 색채가 없기에 검은 바다의 깊이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의 움직임, 외로운 섬의 풍경을 천천히 바라보게 만들었다. 검은색은 때로 두려움과 상실을 상징하지만, 이 책에서 흑산의 바다는 수많은 생명이 있고, 어부들의 노동이 있으며, 아이들의 배움이 있고, 정약전의 관찰과 발견이 있다. 처음에는 자신을 가두는 공간처럼 느껴졌던 바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운 지식을 만나는 세계가 된다는 점에서, 바다는 정약전의 내면을 비추는 풍경처럼 읽힌다. 고정순 작가가 정약전의 삶에 주목한 이유도 이 지점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책의 후반부에 실린 작가의 편지는 정약전의 유배와 작가 자신의 삶을 연결한다. 작가는 아픈 몸으로 인해 자유로운 이동과 경험에 제약을 받는 현실을 이야기하며, 책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만나고 배움의 길을 발견했다고 고백한다. 여기서 두 사람의 삶을 동일시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정약전이 겪은 정치적 유배와 작가가 겪는 신체적 제약은 서로 다른 경험이기 때문이다. 다만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한계 앞에서도 배움과 창작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고자 했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삶은 서로를 비추는 듯하다. 정약전은 바다를 관찰하며 글을 썼고, 고정순 작가는 그가 바라보았을 세계를 연필로 그려 낸다. 그렇게 한 시대의 학문과 또 다른 시대의 예술이 만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그림은 글만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외로움과 생명력을 함께 전하는 또 하나의 언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부분은 인어에 관한 이야기다. 흑산의 바닷가에는 인어를 보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사람들은 그 이야기에 여러 의미를 덧붙인다. 정약전은 자신이 직접 확인하지 못한 이야기를 사실로 단정하지 않고, 소문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퍼져 나가는지 생각한다. 이 장면은 자연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학자의 태도와 연결된다. 눈앞에 나타난 현상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실제로 관찰한 것과 전해 들은 것을 구분하고,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에 무조건 기대지 않는 자세다. 정약전이 바다 생물을 자세히 살피고 기록했던 것처럼 오늘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받아들이기 전에 그 근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호기심은 새로운 지식을 발견하게 하는 출발점이지만, 호기심이 곧 믿음이 되어서는 안 된다. 관찰과 검증, 그리고 자신이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태도가 함께할 때 비로소 이해는 깊어진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삶을 대신 살아 보는 일과도 닮아 있다. 내가 직접 가 보지 못한 곳의 풍경을 만나고, 살아 보지 못한 시대의 고민을 이해하며,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사람의 생각을 따라가 볼 수 있다. 책은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넓혀 줄 수 있다. 지금의 환경이 내 삶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순간에도 다른 방식으로 살아갈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 줄 수 있다. 정약전이 흑산의 바다에서 새로운 세계를 발견했듯이 고정순 작가는 책을 통해 정약전을 만났고, 그 만남을 다시 그림책으로 만들어 독자에게 건넸다. 그렇게 한 사람의 배움이 다른 사람의 배움으로 이어지고, 한 사람의 기록이 또 다른 사람의 창작을 이끌어 낸다. 이 연결이 참 좋았다. 배움은 혼자 시작할 수 있지만 언제나 혼자만의 것으로 끝나지는 않는다. 내가 알게 된 것을 누군가에게 전하고, 다른 사람이 그것을 새로운 시선으로 받아들이며, 또 다른 이야기가 탄생한다. 우리가 남기는 모든 기록이 업적이 될 필요는 없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한 문장, 자신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 적어 둔 기록, 다른 사람과 나눈 작은 배움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가진 것을 세상과 연결하려는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정약전은 흑산의 바다를 관찰하며 자신의 시간을 채웠지만, 그 바다를 바라보며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은 멀리 떨어진 동생이었다. 새로운 생물을 발견하면 보여 주고 싶었고,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면 함께 웃고 싶었으며, 자신의 생각을 이해해 줄 사람에게 편지를 보내고 싶었다. 그런 마음이 있었기에 그의 기록은 차가운 지식에 머물지 않고 한 인간의 삶을 품은 이야기로 다가온다. 익숙한 일상이라는 이유로 주변의 세계를 무심히 지나치고 있지는 않을까. 곁에 있는 사람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일을 너무 쉽게 미루고 있지는 않을까. 그리고 내가 원하는 환경에 놓이지 못했다는 이유로 지금 할 수 있는 배움까지 포기하고 있지는 않을까. 《흑산》은 지금 내가 서 있는 자리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 때로 삶은 우리를 원하지 않는 곳에 데려다 놓는다. 계획이 어긋나고, 관계가 멀어지고, 몸과 환경이 마음처럼 따라 주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럴 때 잃어버린 것만 바라보느라 지금 곁에 남아 있는 가능성을 놓치기도 한다. 정약전의 삶이 내게 전해준 것은 고난이 사라지지 않는 순간에도 세상을 관찰하고, 배우고,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는 삶은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런 시간들이 쌓여 한 사람만의 기록이 되고, 훗날 다른 사람에게 길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검은 바다라고 해서 그 안에 빛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약전에게 흑산의 바다는 처음부터 친숙한 세계가 아니었다. 두려움과 외로움이 깃든 장소였지만, 그곳을 오래 바라보고 배우는 동안 새로운 생명의 세계가 열렸다. 동생을 향한 그리움은 편지가 되었고, 바다를 향한 호기심은 [자산어보]가 되었으며, 그 기록은 수백 년의 시간을 건너 고정순 작가의 그림책으로 다시 태어났다. 한 사람의 유배가 다른 사람의 배움이 되고, 오래전 형제의 편지가 오늘의 독자에게 위로가 된다는 것. 책이 가진 힘은 어쩌면 이런 데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지금의 삶에서 내가 할 수 없는 일보다 할 수 있는 일을 조금 더 오래 들여다보고 싶다. 당장 상황을 바꾸지 못하더라도 배우는 마음을 놓지 않고, 소중한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을 미루지 않으며, 익숙한 풍경 속에서도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몸이 머무는 곳이 삶의 전부는 아니며, 지금의 한계가 앞으로의 배움까지 가두지는 않는다. 그 사실을 일깨워 준 《흑산》. 검은 바다를 건너온 형제의 그리움은 책을 읽는 독자의 마음속에서 또 다른 길이 되어 흐른다. _ #흑산 #고정순 #만만한책방 #그림책 #어린이문학 #문학 #동화책 #동화책추천 #책육아 #정약용 #정약전 #어린이책추천 #아동도서 #아이책추천 #아이맘 #신간 #책소개 #책추천 #도서추천 #도서리뷰 #서평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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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좋아한다 자처하면서 고정순 작가의 작품을 잘 몰랐다. 2년 전 이맘때 근처 도서관에서 《난독의 계절》 북토크가 열렸다. 작가님의 소탈하고 솔직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난치병으로 고생하며 하루라도 약 없이는 살 수 없지만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일을 이어가는 모습이 오래오래 남았다. 그 뒤로 작가님의 작품만 보면 반가워 사기도 하고 도서관에 주저앉아 울고 웃으며 빠져들곤 했다.
얼마 전 정약전 선생과 정약용 선생의 우애가 담긴 작품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설레며 기다렸다. ‘만만한 책방’에서 보내온 책을 받아 들자마자 가슴이 콩닥거렸다. 표지의 새카만 바다를 보니 수년 전 남편과 다녀온 흑산도 바닷길이 떠올랐다. 두 시간은 족히 걸렸던 시간 내내 파도가 얼마나 심한지 멀미약을 먹고도 정신이 혼미했었다. 조선 시대 작은 어선을 타고 떠난 그 길은 얼마나 고되고 길었을까. 다시 못 올 길을 바다를 건너는 그 마음은 오죽했을까.
글을 읽기 전에 고정순 작가의 작품을 하나하나 감상하며 천천히 책을 넘겼다. 까만 바다 그 속에 온갖 생물이 살아 숨 쉬는 곳, 그 생물로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 육지를 그리는 마음들이 오롯이 담겨 있었다.
글은 정약전 선생이 자신을 걱정하는 아우 정약용 선생의 편지를 받고 흑산의 이모저모와 자신의 안녕을 알리며 고마움과 그리움을 전하는 편지 형식으로 되어 있었다.
글과 그림이 어우러져 선생의 두려움과 힘겹게 살아가는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 유배지에서도 새로운 것에 일렁이는 학구열, 그리고 동생을 그리는 마음이 잔잔하게 다가왔다. 그 마음이 모여 《자산어보》가 탄생한 것이리라.
숨 쉬듯 아우를 그리워하는 마음은 도대체 무엇인지 가늠할 수가 없다. 나 살기 바빠 동생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잘 건네지 못하던 날들이 떠올라 미안했다.
표지부터 시작되었던 검은 바다에 새까만 파도가 일렁대던 바다가 마지막 장을 넘길 무렵 희고 푸른 파도로 변해있었다. 그게 선생의 마음이 아닐까 싶어 아프지만 푸근하게 다가왔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필자의 마음껏 쓴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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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 #고정순 그림책 #만만한책방 ‘숨 쉬듯 그리워하는 형제가 있었습니다’ 라는 겉표지의 글에서 형과 동생의 애틋한 마음이 오롯이 드러난다 숨 쉬듯 그리운, 곁에 있는 것만 같은, 신기한 것을 보면 가장 먼저 불러 보고 싶은, 시련 속에서도 즐거움을 찾아내는 ‘아우’라고 부르는 마음에서 동생을 향한 절절한 그리움과 형의 바람을 느낄 수 있다 책을 읽다보면 섬에서 살고 있는 가난한 이들의 도움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자산어보’를 집필한 정약전의 마음을 알 수 있다 섬사람들과 온기를 나누고, 그들과 함께 바다 생물들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과정 속에서 자신의 삶을 지켜나간게 아닐까 싶다 ‘흑산’이라는 이름이 어둡고 무서워 대신 ‘자(玆)’라는 글자를 빌린 형의 마음을 헤아린 동생과 걱정을 끼친게 미안한 형의 마음이 편지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다
흑산도에 유배된 형 정약전이 자신을 걱정하는 아우인 정약용에게 보내는 한 통의 편지가 연필 그림과 만나 먹먹한 감동을 주는 그림책으로, 흑백으로 표현된 바다 그림들은 마치 그 당시 정약전이 보았을 깊은 바닷속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유배지에서 세상을 원망하기보다는 절망을 배움으로 이겨내며 삶에 대한 성찰과 치유를 이어간 마음이 느껴진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시대를 뛰어 넘어 ‘자산어보’라는 한 권의 책을 두고 만난 정약전과 고정순을 읽을 수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고립의 시간을 견디는 이들에게 이 책이 길이 되고 바닷길이 되기를 바란다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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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로 길게 뻗은 판형과 흑백의 강렬한 대비가 인상적인 그림책이다. 정약전과 정약용 형제가 서로 다른 유배지에서 주고받은 편지, 그리고 ‘자산어보’가 탄생하기까지의 시간을 고정순 작가 특유의 깊이 있는 연필화로 담아냈다.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서로를 그리워하며 편지를 주고받는 형제의 모습이 애틋하다. 흑산의 바다를 관찰하고 생명을 기록하며 ‘자산어보’를 완성해 가는 정약전의 모습에서는 주어진 환경 속에서도 배움을 놓지 않았던 학자의 단단함이 느껴진다. 책을 읽고 작가의 말을 다시 보니 마음이 더욱 뭉클해졌다. 정약전에게 흑산이 유배지였다면, 오랜 시간 아픈 몸으로 살아온 작가에게는 자신의 몸이 그러했다는 이야기. 책이라는 바닷길을 따라 정약전을 만나고, 그가 바라보았을 세계를 연필로 다시 그려낸 작가의 마음이 그림 곳곳에 스며 있다. 형제의 그리움과 정약전의 학문에 대한 열정, 그리고 그 삶을 오늘의 독자에게 전하는 작가의 진심이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다. 역사 속 인물의 삶을 통해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나아갈 힘을 얻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솔직하게 담았습니다. #흑산 #고정순 #만만한책방 #자산어보 #정약전 #정약용 #역사그림책 #그림책추천 #초등추천도서 #어른을위한그림책 #삶의위로 #책잇다서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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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순 작가님의 그림책 <흑산>은 유배지의 척박함 속에서도 배움과 가르침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았던 정약전 선생님의 시선과 형제간의 깊은 그리움을 가슴 뭉클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유배지 흑산의 바다는 아득하고 아픈 공간이다. 밤하늘보다 검고 동굴보다 깊은 바다 앞에 섰을 때, 누구나 절망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정약전은 그 검은 바다 속에서 수많은 생명의 숨소리를 듣는다. 시련에 굴복하기보다 가장 낮은 곳에서 아이들과 이웃을 만나며 삶의 이치를 다시 깨달아간다.
"신기한 것을 보면 가장 먼저 불러 보고 싶은 아우야."라는 문장처럼 책 전반에 흐르는 형제간의 우애와 그리움은 참으로 깊고 아련한다. 강진과 흑산이라는 서로 다른 유배지에 떨어져 있으면서도 바다 생물의 생태를 탐구하고 섬 아이들과 배움을 나누는 유배 생활은 형제에게 슬픔을 견뎌내는 당당한 방식이었다. 몸이 어디에 머물든 공부를 않고 타인에게도 도움이 되고자 했던 그 고결한 마음이 보는 마음을 크게 울린다.
그림책의 판형과 텍스트의 배치에도 눈길이 간다. 세로로 긴 판형이다. 그리고 왼쪽에는 흰 면위에 글자만 있다. 그 글자들도 맨 밑에 깔려 있다. 오른쪽에는 어두운 풍경이 짙게 깔려 있다. 한 번 생각해 본다. 왜 이렇게 하셨을까? 글이 아래쪽에 가라앉듯 낮게 배치된 것은 유배지 흑산이 지닌 시련의 크기, 바다의 깊이, 그리고 인물이 느꼈을 고독과 막막함의 무게를 시각적으로 나타낸 것은 아닐까? 글 위로 넓게 트여 있는 흰 여백은 말을 아끼는 침묵이자 아우에게 편지를 써 내려가며 느꼈을 깊으느 한숨과 그리움의 공간이었을까? 어둠 속에 나직하게 읊조리는 글의 배치가 오른쪽의 어두운 풍경과 만나면서 "가장 낮고 어두운 곳에서도 배움과 희망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편지 속 마음을 더욱 극적으로 대비시켜준다.
정말 영광스럽게도 고정순 작가님의 만남을 파주교육청 주체로 다녀 온 적이 있다. 그 때 작가님께서 몸이 아프시다고 했었다. 책의 뒷표지 작가님의 말씀과도 이어진다. "몸이라는 유배지에 갇힌 사람이 한권의 책을 만났습니다. 책은 길이 되고 바닷길이 되었습니다."라는 말에 가슴이 쿵 울린다. 그 때의 감동이 또 다시 파도처럼 밀려 온다. 삶이 우리를 아무리 어두운 곳을 내몰지라도 우리가 타인을 아끼고 배움과 일상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그곳은 더 이상 절망의 땅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정약전이 흑산의 검은 물결 속에서 발견한 희망처럼, 이 책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지친 마음을 다독이는 다정한 온기와 단단하게 살아갈 용기를 전해준다. #흑산#고정순그림책#만만한책방#배움#가르침#유배#정약전#정약용#자산어보#강진#우애#책잇다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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