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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었다고 갑자기 내 몸을 잘 알게 된 것은 아니다. 다만 오늘 내 몸은 어떤지, 어디가 불편한지, 무엇 때문에 지쳐 있는지 조금 더 들여다보게 되었다. 어쩌면 몸을 돌본다는 것은 단순히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나와 내가 살아온 시간을 돌보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늘 함께 있어서 너무 익숙했던 몸을 잠시 낯설게 바라보게 한 책. 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결국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라는 질문까지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었다. 📖 더퀘스트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한 감상을 담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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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몸을 제대로 들여다본 적 있나요? 매일을 살아가고 있지만, 정작 내 몸에 대해 생각해볼 일은 많지 않죠. 너무나 익숙해서 미처 궁금해하지 않았던 '나'라는 존재를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는 책. 해부학에서 시작해 인간과 삶에 대한 질문으로 나아가는 ≪인생의 해부학≫입니다. 우리 몸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천천히 들여다볼까요? 목차 1.우리는 우리의 몸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2. 몸을 들여다보면 내가 보인다. 3. 몸에는 시간이 있다. 4. "이 기계가 내 인생이고, 투석이 내 인생이에요." 5. 강한 사람과 약한 사람을 나눌 수 있을까 6. 지금의 의학도 언젠가는 과거가 된다. 7. 몸을 해부했더니 삶이 보였다 / 1. 우리는 우리의 몸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다. 너무 당연해서 오히려 생각하지 않은 일이다. 숨을 쉬고, 걷고,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다. 잠들어 있을 때 조차, 내 몸은 한 순간도 멈춰있지 않는다. 대부분의 날에, 우리는 몸을 의식하고 있지 않는다. 심장이 뛰는 것도, 혈액이 흐르는 것도, 뇌가 끊임없이 신호를 주고 받는 것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다 몸에 이상이 생기는 순간, 비로소 '몸'을 의식하기 시작한다. ≪인생의 해부학≫은 바로 그 익숙한 몸을 낯설게 바라보게 만드는 책이다. 해부학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인체의 구조를 설명하는 책은 아니다. 몸을 들여다보면, 그 안에 한 사람의 삶과 시간, 질병과 죽음, 의학의 역사와 인간에 대한 질문이 함께 들어있기 때문이다. / 2. 몸을 들여다보면 내가 보인다. 간호학을 전공한 나에게 이 책이 유독 생생하게 다가온 이유가 있다. 책 속에 등장하는 해부와 부검의 장면들이 오래전 수술실에서 보았던 장면들을 불러냈기 때문이다. 피부를 가르면 나타나는 노란 지방층 그 아래 이어지는 근육과 장기들. 그리고 뇌수술을 직관한 적도 있었다. 단단한 두개골 안에 있는 뇌는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부드럽고 연약해보였다. 단단하게 무장한 뼈 아래에 흡사 물고기 내장처럼 말랑한 뇌가 자리하고 있으며 그 뇌가 나를 지배하고 있다는게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때 처음 알았다. 나는 생각하고 느끼고 판단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그 모든 것은 내 몸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뇌가 신호를 보내고 심장이 피를 보내고 혈액이 산소와 영양분을 운반하고 수많은 세포와 조직이 제 역할을 해낸다. 그 모든 과정이 너무 정확하게 이루어지고 있어서 우리는 오히려 그것을 잊고 살아간다. 몸은 아무 말 없이 매일 나를 살아 있게 만든다. / 3. 몸에는 시간이 있다. 아이의 몸은 성장하고, 어른의 몸은 변화하고, 노인의 몸은 쇠약해진다. 같은 인간의 몸이지만, 그 안에는 각자의 시간이 쌓여 있다. 그리고 그 시간 속에는 한 사람의 기억과 경험, 관계와 감정이 함께 들어있다. 그래서 병든 몸을 단순히 '고장난 몸'이라고 부를 수 없다. 그 몸에는 한 사람의 삶이 함께 있기 때문이다. / 4. "이 기계가 내 인생이고, 투석이 내 인생이에요." 책에서 가장 오래 머물렀던 부분 중 하나는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리사의 이야기였다. 의학에서는 환자의 병력은 대개 일정한 질서를 가진다. 언제 증상이 시작되었고, 어떤 검사를 받았으며 어떤 진단을 받았고, 어떤 치료를 했는지. 질병은 진단과 치료라는 목표를 향해 정리된다. 하지만 환자가 경험하는 질병은 그렇게 반듯하지 않다. 저자는 리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만성질환을 가진 사람은 건강한 사람과 시간의 차원에서도 다르게 살아간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리사가 말한다.
이 문장을 읽으며 질병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졌다. 의사에게 투석은 치료의 한 과정일 수 있다. 하지만 환자에게 투석은 삶의 일부가 아니라 삶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시간이 된다. 질병은 몸에서 시작하지만, 결국 그 사람의 하루와 관계, 계획과 감정까지 건드린다. / 5. 강한 사람과 약한 사람을 나눌 수 있을까 이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또 하나의 문장이 있다.
처음에는 의료 현장에 대한 이야기처럼 읽혔다.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면 이것은 모든 인간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지금 건강한 사람도 언젠가는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할 수 있다. 오늘 누군가를 돌보는 사람이 내일은 돌봄을 받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건강과 질병, 강함과 나약함 사이의 경계는 생각보다 얇다. 그래서 몸을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인간이 얼마나 서로 연결되어 있는 존재인지 알게 된다. / 6. 지금의 의학도 언젠가는 과거가 된다. 책 후반부의 해부학 역사도 흥미롭다. 우리가 지금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의학 지식 역시, 처음부터 당연했던 것은 아니다. 윌리엄 하비는 1616년 심장의 작동 방식을 설명했지만 당시에는 기존의 의학적 믿음과 충돌하는 낯선 주장이었다. 새로운 지식은 언제나 기존의 믿음과 부딪힌다.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 역시 시간이 지나면 다시 질문받을 수 있다. 이 부분이 흥미로운 이유는 해부학의 역사가 단순한 의학의 역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이 얼마나 쉽게 '당연함'에 갇히는지를 보여주는 역사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가 확신하는 것들도 언젠가는 수정될 수 있다. 그래서 지식은 완성된 결과라기보다 끊임없이 의심하고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 가깝다. / 7. 몸을 해부했더니 삶이 보였다 ≪인생의 해부학≫을 읽으며 처음에는 인체를 조금 더 잘 이해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일고 난 뒤 남은 질문은 의외로 해부학과 거리가 멀었다. 나는 무엇으로 이루어진 사람일까. 생각과 감정으로 존재하는 것 같지만 그 모든 것은 결국 몸을 통해 경험한다. 몸이 있어야 사랑할 수 있고 몸이 있어야 기억할 수 있고 몸이 있어야 누군가의 손을 잡을 수 있다. 그리고 언젠가 몸이 생명을 다하면 지금의 '나' 역시 사라진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몸을 너무 당연하게 여기며 살아간다. 아프지 않으면 건강을 생각하지 않고, 잘 움직이면 몸을 잊는다. 하지만 내 몸은 하루도 쉬지 않고 나를 살아 있게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심장이 뛰고 있다는 것. 숨을 쉬고 있다는 것. 오늘도 아무 일 없이 몸이 나를 데리고 하루를 살아냈다는 것. 그 사실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의미가 있었다. ≪인생의 해부학≫은 인체를 설명하는 책에서 시작해 한 인간의 삶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책이다. 몸을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그 안에서 삶이 보인다. 그리고 삶을 들여다볼수록 내가 가진 이 몸이 얼마나 신비롭고 유한한 것인지 알게 된다. 어쩌면 우리는 죽음에 대해 생각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늘 살아 있는 몸을 조금 더 제대로 바라보기 위해 이 책을 읽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https://blog.naver.com/hanthaway/2244168267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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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장기를 하나하나 되짚으며 그 신비와 진실을 시적으로 파헤친다. 중간중간 자신이 경험한 심장질환과 아들의 뇌수술을 언급하며, 여성의 유방, 생식기에 대해 흝으며 비판을 아끼지 않는다. 해부학, 의학 연구에 여성의 몸이 연구된 건 너무 적고 음란하게 인식되어 오히려 남성의 남근은 추대받았다고. 나 또한 공감하는 부분이다. 직접 경험하는 여성조차도 기타 장기 질환에비해 자기 몸에 대한 지식을 쌓아가기 힘들며, 연구의 부재로 여성질환엔 같은 구조를 가진 여성의사가 편하다. 이 책에서도 남성의사가 여성질환을 다룰때 거칠게 다룬다는 이야기를 썼다. 이는 젠더의 문제보다 공감의 문제에 가깝다. 우리는 우리가 가지지 않은 것에 대해 공감하는데 서툴고 한계가 있다. 그렇기에 조금 더 여성의 성과 쾌락에 대해 깊게 연구될 필요가 있다. 가브리엘 웨스턴의 글은 시적이고 눈을 뗄 수 없다. 장기를 드러내는 과정, 수술의 과정, 메스의 움직임에 대한 묘사가 자세한데도 그것이 불쾌하지 않고 집중하게 한다. 필자도 아주 어릴적 의사를 꿈꿨고, 돈을 잘버는지는 몰랐다. 저자처럼 그저 순수하게 인체가 재밌었다. 도서관에서도 남들이 들춰보지 않는 해부학책에 손대곤 했다. 그렇기에 작가의 시적인 순수함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남들이 호감을 가지지 않는 학문에 가감없이 뛰어들고 연구하는 모습이 경이롭다. 사랑하기때문에 표현또한 그러할것이다. - 🔖 그러다 졸업을 앞둔 해에 전환점을 맞았다. 어느 날 저녁 친구네 집에서 몇 명이 어울리고 있었는데, 그 친구의 아버지가 주말을 보내기 위해서 집에 도착했다. 런던의 외과의사였다. 저녁을 억으며 식탁에 둘러앉아 우리는 모두 친구 아버지가 들려주는 병원 생활 이야기에 푹 빠져들었다. 하지만 식탁을 정리하고 다른 친구들은 모두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친구들을 따라 나갈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친구의 아버지가 가방에서 외과학 교과서를 꺼내오겠다고 했다. 그분이 가장 좋아하는 수술 사진이 가득한 책이었다. 나는 그날 밤늦도록 부엌 식탁에 앉아 반들반들한 광택지의 사진을 들여다봤다. 벗겨낸 피부 아래로 근육과 뼈, 종양, 혈관이 드러나 있었다. 내가 해부학을 처음으로 접한 순간이었고, 나는 그 아름다움에 말문이 막혔다. _ 17~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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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인생의 해부학』은 인체를 해부학적 지식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한 사람의 삶과 경험, 존엄성까지 함께 생각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뼈와 피부, 허파, 심장 등 우리 몸을 이루는 기관들을 따라가며 의학과 과학뿐 아니라 예술과 철학, 사회적 시선까지 폭넓게 살펴봅니다. 익숙하게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몸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게 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과학과 이성만으로 몸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지 질문하며, 객관적인 의학 지식과 개인의 경험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보여줍니다. 피부를 통해 내면의 자아와 바깥세상의 관계를 생각하고, 호흡을 통해 자유와 사회적 환경까지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는 몸이 개인적인 존재인 동시에 사회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해부학에 관한 책이지만 전문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몸을 통해 인간을 이해하고 삶의 의미를 생각하게 합니다. 과학과 인문학이 만나는 책을 좋아하는 분, 의학과 인체에 관심 있는 분, 그리고 익숙한 자신의 몸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싶은 분께 추천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