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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권의 과학 고전 다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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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를 쓴 사람이 서평(또는 독후감)을 써서 올려도 되는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다시 읽었고 책으로 나오기 전에 읽었던 느낌과는 또 다른 느낌이 있으니 써도 되지 않을까 싶다. 27권의 책, 즉 과학 고전을 다루고 있다. 처음 읽을 때부터 궁금했던 것은, 영어 교사인 이 분이 억지로 어쩔 수 없이 지구과학까지도 가르치긴 했었다고 했는데 이 책들을 어찌 다 읽었을까, 하는 것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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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를 쓴 사람이 서평(또는 독후감)을 써서 올려도 되는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다시 읽었고 책으로 나오기 전에 읽었던 느낌과는 또 다른 느낌이 있으니 써도 되지 않을까 싶다. 


27권의 책, 즉 과학 고전을 다루고 있다. 처음 읽을 때부터 궁금했던 것은, 영어 교사인 이 분이 억지로 어쩔 수 없이 지구과학까지도 가르치긴 했었다고 했는데 이 책들을 어찌 다 읽었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냥 주워들은 풍문으로, 혹은 어디서 베껴온 해설로 이런 내용을 쓸 수는 없다(그런 짓을 할 분은 아니란 걸 잘 알고 있기도 하다).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한참의 고투가 필요했을 것이다. 박수와 함께, 엄지척을 드린다. 


이 책에서 겉으로 중요하게 보이는 것을 얘기한다면, 27권의 과학 고전이 어떤 한 분야로 치중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만약 ‘이과의 눈’으로 이런 책을 쓴다면 분명 자신의 전공이 있기에 어느 정도의 편향이 끼어들기 마련이다(종종 그런 경우를 봐왔기에 하는 말이다). 거기에 《프랑켄슈타인》이나 《멋진 신세계》와 같은 고전 SF를 이런 자리에 끼우는 것은 ‘문과의 눈’이기에 가능한 것이란 생각이다. 


좀 더 들여다보면, 과학에 대한 믿음을 읽을 수 있다는 점도, 나로서는 의외였다. 과학을 전공하지 않은 전문가들이 과학을 대하는 태도는 결국엔 우려나 비판, 충고 등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내가 그런 책을 읽는 이유는 나의 편향을 조금이라도 바로 세우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그런데 박균호 선생의 글에는 과학을 세운 이들, 즉 과학자에 대한 존경이 듬뿍 들어 있다. 물론 과학을 무조건 믿고, 과학만이 살 길이다는 식은 절대 아니다. 과학이, 과학 고전이 과연 무엇을 이야기하고, 무엇을 바꾸고, 무엇을 이루어왔는지를 차분히 설명하면서 동시에 무엇을 경계해야 하는지를 덧붙이는 식이다. 


다른 과학 교양서와 차이가 나는 가장 중요한 점은, 그런 과학에 대한 설명과 경계는 나의 삶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각 글 꼭지마다 두 개씩 들어 있는 ‘더 깊이 생각하기’라는 코너를 통해서다. 이것은 과학 교양 수업 등에서 볼 수 있는 퀴즈 같은 것이 아니다. 어떤 것은 과학의 내용을 묻고 있기도 하지만, 과학에서 뻗어나온 유추 같은 것도 있고, 과학과는 전혀 상관없을 듯한 나와 사회에 대한 고민도 있다. 책을 읽는 행위가 단순히 지식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란 것은 박균호 선생의 이전 책에서도 충분히 보여줬는데, 이것을 과학 교양서에서도 보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그 생각거리라는 게, 대체로는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것처럼 보이지만 잘 보면 나와 같은 중년의 과학자, 생활인에게도 충분히 의미 있는, 아니 쉽지 않은 질문인 경우가 많다. 과학이 현대의 교양이라고 외쳐온 나였지만, 과학 교양서를 이렇게 읽게 될 줄은 몰랐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앞에서 모두 27권의 과학 고전이라고 했는데, 정작 소개되고 있는 책은 거기에 4배다. 각 과학 고전마다 더 읽을 책을 ‘더 넓은 과학의 세계로’라는 타이틀로 3권의 책을 덧붙이고 있다. 각 장을 거의 읽을 때마다 궁금했다. 이번 장에서는 추가로 어떤 읽을거리를 덧붙일까. 사실 책의 형태가 아닌 상태로 읽을 때는 유심히 보지 않았던 부분인데, 책으로 다시 읽으면서는 이 부분도 흥미로웠다. 과연 본문의 내용과 관련이 있는 내용의 책인가 싶은 것도 있는데, 이를테면 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의 뒤에다 붙여놓은 호프 자런의 《랩 걸》 같은 경우다. 그런데 이것도 어쩌면 ‘이과의 눈’이 가진 한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넓게 보면 연결되는 것을 굳이 분해해서 서로 다른 분야의, 서로 다른 내용의 책이라 지레 규정해 버리는. 아무튼 흥미로운 선택들에 가끔 놀랐다. 


과학은 중요하다. 과학이 중요하다는 것을 아는 것은 그냥 과학을 안다는 것으로 이어져야 한다. 더 많은 사람이 과학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또 과학을 알게 되는 것으로 이어지는 데 이 책이 중요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책이다. 

YES마니아 : 로얄 n*****m 2026.09.30.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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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책] 문과의 눈으로 보면 과학 고전이 더 재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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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2018년에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이 도입되고 2025년 고교학점제까지 시행되면서 "이제 더 이상 문과와 이과를 나누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하지만 학생들 입장에서는 크게 달라진 것 없이 여전히 고등학교 때부터 진로에 맞춰 문이과를 따지며 선택 수업을 들어야 하는 현실은 예전과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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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2018년에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이 도입되고 2025년 고교학점제까지 시행되면서 "이제 더 이상 문과와 이과를 나누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학생들 입장에서는 크게 달라진 것 없이 여전히 고등학교 때부터 진로에 맞춰 문이과를 따지며 선택 수업을 들어야 하는 현실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는것 같다.

우리 머릿속에 깊게 박힌 '문과', '이과'라는 경계는 여전하다는 것이다.


이런 현실 속에, 30년니나 중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쳐 오신 '찐 문과 출신' 박균호 작가님이 어떻게 과학 고전에 관심을 두게 되었을까? 그리고 어떻게 그 두껍고 악명 높은 벽돌책들을 이토록 흥미롭게 파헤칠 수 있었을까?

독서큐레이터로 활동한다지만 이렇게까지??

그 궁금증을 안고 읽어본 "문과의 눈으로 보면 과학 고전이 더 재밌어진다"는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무려 27권에 달하는 방대한 과학 고전을 습자지보다 얇은 내수준에 맞춰, 마치 친절한 과외 선생님이 옆에서 귓속말을 해주듯 쉽고 명확하게 풀어주니 "과학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즐거울 수도 있구나" 하는 흐믓한 기분이 밀려왔다.

책은 총 4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코페르니쿠스의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부터 도나 해러웨이의 '해러웨이 선언문'까지 무려 460년에 걸친 인류 과학의 거대한 변화를 타고 간다. 코스모스, 종의 기원, 이중나선, 통섭 같은 이름만 들어도 기가 질리는 세기의 명작들은 물론이고, '프랑켄슈타인'이나 '멋진 신세계', '총, 균, 쇠' 같은 문학 및 인문학적 고전들까지 아우르며 과학의 진입장벽을 한없이 낮춰준다.


글을 읽다 보면 "문과의 눈으로 썼다"고 겸손하게 말하지만, 이 책에 담긴 내용들을 소화해 낸 깊이를 보면 과연 이 분이 영어를 가르치던 분이 맞나 싶을 정도로 감탄이 절로 나온다.

처음부터 "왜!"라는 의문이 풀릴때까지 자료를 찾았다던 저자의 말에서 단순한 수박 겉핥기식 요약이나 어디서 주워들은 풍문으로 쓴 해설이 아니라, 복잡하고 딱딱한 과학적 개념들을 완전히 이해하고 분석해 자기 것으로 소화한 뒤에야 쓸 수 있는 진지하고 명확한 설명들이 책 전체에 빽빽하게 가득 차 있다.

책을 읽는 내내 "이 정도 분석력과 통찰이라면 이과로 지원했어야 할 숨은 과학 인재를 놓친 게 아닐까?" 하는 상상과 아쉬움마저 들 정도였다. 자세한건 모르지만 영문과를 지원하고 교직이수를 하셨을텐데 왜 그러셨나요... 공대를 가셔서 삼성이나 현대를 들어가셨다면 내주식이 이렇게 되진 않았을텐데 말이죠 ㅠㅠ


특히 이 책이 다른 과학 교양서들과 차별화되는 가장 큰 매력은 각 챕터 마지막에 배치된 두 가지 코너에 있다.

먼저 생각을 깊게 확장시켜 주는 '더 깊이 생각하기' 코너는 요즘 한참 학교에서 유행중인 '깊이있는 학습'이나 '수행평가'시 도움이 될수 있는 문제라고 해야하나? 주제? 단순한 퀴즈나 지식 확인용 질문이 아닌 논술문제 처럼 나와서, 우리의 삶과 사회, 인간 본질에 대한 날카로운 유추와 고민을 할 여지를 던져준다. 당장이라도 주변 지인들과 독서 모임을 열어 치열하게 토론하고 싶어질 만큼 논제들이 너무나 훌륭하다!!!


여기에 더해, 하나의 과학 고전이 끝날 때마다 '더 넓은 과학의 세계로'라는 타이틀로 연계 도서 3권씩을 덧붙여 주어, 독자가 호기심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고 다음 지적 탐구로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옮길 수 있도록 훌륭한 길잡이 역할을 해준다. 때로는 본문의 주제와 과감하게 결합된 의외의 도서 선택에서 작가만의 독창적인 시선과 깊은 내공이 느껴지기도 한다. 오늘 테슬라에서 로드스타 시연이 있었는데 과학고전의 입장에서 이런 이벤트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지 박균호작가님의 의견을 한번 들어보고 싶다.

우리는 흔히 학교에서 시험을 치르고 졸업하면 과학과 영원히 안녕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우리의 일상은 매 순간 과학의 원리로 움직이고 작동한다. 시험이 끝났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작가의 말처럼, 과학은 차가운 공식의 암기가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자 거대한 교양 그 자체다.


두껍고 어려운 벽돌책의 압박에 늘 도전했다가 실패만 맛보았던 이들이나, 문과의 감성으로 과학의 깊은 바다를 유쾌하게 건너보고 싶은 이들이라면 이 책은 최고의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무지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세상을 향해 다정한 질문을 던지는 이 친절한 과학 고전 가이드를 통해, 오늘 저녁 당신의 지적 호기심에 기분 좋은 불이 지펴지기를 진심으로 추천한다.







#문과의눈으로보면과학고전이더재밌어진다 #박균호 #지상의책 #과학고전 #과학책추천 #넷플릭스애니지구운동에대하여강추 #리뷰어스클럽

d****s 2026.10.1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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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 읽히는 과학 고전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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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의눈으로보면과학고전이더재밌어진다 #박균호 #지상의책 #과학고전 #추천도서 박균호 [ 문과의 눈으로 보면 과학 고전이 더 재밌어진다 ]어려워 과학 개념부터 뜻밖의 뒷 이야기까지, 술술 익히는 과학 고전 가이드코페르니쿠스의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 (1543년)부터 도나 해러웨이의 <해러웨이 선언문> (2003)까지 460년에 걸친 과학의 변화를 만나다이 책은 굉장히 쉽고 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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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의눈으로보면과학고전이더재밌어진다 #박균호 #지상의책 #과학고전 #추천도서 


박균호 [ 문과의 눈으로 보면 과학 고전이 더 재밌어진다 ]


어려워 과학 개념부터 뜻밖의 뒷 이야기까지, 술술 익히는 과학 고전 가이드

코페르니쿠스의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 (1543년)부터 도나 해러웨이의 <해러웨이 선언문> (2003)까지 460년에 걸친 과학의 변화를 만나다


이 책은 굉장히 쉽고 친절하게 설명이 되어 있다 

30년간 중고등학생들을 가르치고 계신 선생님이 저자이기 때문에 어렵다고 멀리하는 벽돌책의 대표 고전 과학 책들을 쉽고 어렵지 않게 풀이해 주고 있다


<종의 기원> <코스모스> <이중 나선> <통섭> 등 제목 만으로도 감히 엄두가 나지 않던 책들의 핵심을 낮선용어가 아닌 장면을 요약하여 설명하였고, 저자의 삶과 시대 상황까지 담아 내고 있다

과학 고전답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프랑켄슈타인> <멋진 신세계> <총,균,쇠> <거의 모든 것의 역사2.0> 등 까지도 함께 포함하여 과학 고전의 진입장벽을 낮춰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였다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꼭 차례대로 읽을 필요는 없다 

내가 궁금하고 읽고 싶었던 관심분야가 있었다면 그것부터 읽어도 너무 좋다

두꺼운 책으로 시작하기 어렵다면 이 책을 읽고 친숙해진 이후에 원본에 도전해 봐도 좋을 듯 하다

또한 한 권의 설명이 끝나고 더 깊이 생각하기와 각 분야에 추천 도서까지 수록하여 좀 더 폭넓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생각할 거리와 다음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해주어 너무 좋았다


어렵게만 생각했던 두껍고 어려운 벽돌 책들 

이제는 친절한 선생님의 설명이 담긴 

<문과의 눈으로 보면 과학 고전이 더 재밌어진다> 를 통해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길 바란다


-이 책은 @galmaenamu.pub 갈매나무의 서평모집으로 출판사의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d*****l 2026.10.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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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술 읽히는 과학 고전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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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좋아하긴 했지만 그것도 딱 중학교까지였고 과학도 그다지 좋아하지않았으니 나의 진로는 문과일 수밖에 없었다. 대학에 들어가서는 우리나라의 대하장편소설을 모두 읽었는데 그것이 오히려패착이 되어 글을 쓰겠다는 마음을 접었다.다시 생각해도 똥멍청이 생각이었지만.어떤 일이 계기가 되어 수학책을 읽게 되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십여 년간수학, 과학분야 책만 읽던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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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좋아하긴 했지만 그것도 딱 중학교까지였고 과학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으니 나의 진로는 문과일 수밖에 없었다. 

대학에 들어가서는 우리나라의 대하장편소설을 모두 읽었는데 그것이 오히려

패착이 되어 글을 쓰겠다는 마음을 접었다.

다시 생각해도 똥멍청이 생각이었지만.

어떤 일이 계기가 되어 수학책을 읽게 되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십여 년간

수학, 과학분야 책만 읽던 시절이 있었다. 수학과를 나와서

논술을 가르치는 x와 국문과를 나와서 수학을 가르치게 된 나.

전공이 아닌 다른 과목을 가르치는 서로를 신기하게 바라보면서 

그 이유를 너무나도 알 것 같아 누구보다 친했던 사이였다.



연말이면 다음 해에 읽을 책들을 추천하는데 누군가 툭하고 던진 과학고전에 모두

동의하고 말았다. 이제는 이런 책을 읽을 때가 되었다고 말이다.

지적 호기심과 지적허영심을 과감 없이 드러내는 이들이 많아서 거부감 없이 수용이 되었을 것이다.

벽돌책을 읽을 동기를 준다면 이런 허영심은 백번도 환영이다.


장르구분 없이 책을 좋아하지만 여전히 과학고전은 어렵다. 내가 과학 고전을 읽었던 방법은

우회하기 방법이었는데 예를 들면 코스모스를 읽기 전 홍승수 교수의 <나의 코스모스,>

윌리엄 파운드스톤이 쓴 <칼 세이건>, 앤 드루얀의 <코스모스>,  사샤 세이건의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을 위하여>를 읽으며 칼 세이건이란 사람에 대해 밑그림을 먼저 그려보는 방식이다.

 <종의 기원>을 읽고 싶다면 장대익 교수의  <다윈의 식탁>, <다윈의 서재>, <다윈의 정원>으로 이어지는 다윈 3부작과 최재천 교수와 공역한 <통섭>등을 먼저 읽어 보면서 워밍업을 하는 것이다. 

고학고전을 읽으면서 깨달은 점은 엄청난 선입견에 사로잡혀있었다는 사실이다. 

지금은 직접 읽기 전까지 섣부른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코스모스>는 천체우주학책이라기보다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묻는 책이었고, <종의 기원>은

다윈의 학술서 3부작의 <서론>에 해당되는 책이었다.

<총, 균, 쇠>에서 김소월 시인의 산유화를 볼 줄이야.


<문과의 눈으로 보면 과학 고전이 더 재밌어진다>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문학을 전공한

현직교사가 쓴 책이다. 자신도 과학책은 어려웠노라고, 과학자들에게는 당연한 설명이겠지만

문과 출신인 자신에게는 중간 단계가 빠진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노라고 고백한다.

이 책은 중간단계인 '왜'라는 질문에 초점을 맞춘다. 문과생이 읽다가 다른 책을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될 만큼 친절한 과학 고전 안내서를 쓰겠다는, 목표로 쓰여진  책이다.


너무나도 유명한 과학 고전 27편이 실려 있다. <프랑켄슈타인>, <멋진 신세계> 같은

문학책도 들어 있다.

분명 읽었는데 내가 뭘 읽은 거지 했던 책이 더글러스 호프스태터의

<괴델, 에셔, 바흐>였는데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번에 알게 되었다.

호프스태터는 '나'라는 감각이 생기는 과정을 설명

하기 위해 GEB의 작품들을 도구로 썼는데 수학, 미술, 음악에서 찾아낸 패턴들에

'이상한 고리'라는 이름을 붙인 인지 과학자다.

인간이 가장 소중하게 여겨온 창의성, 감정, 의식을 평생 연구해 온 저자가 흥미롭지도, 

그저 두렵다는 인공지능에 대한 2023년 인터뷰글이 마음에 남는다.


과학책은 우리에게 모호함을 참아내는 능력과, 

자신의 무지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것 같다.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 중

5%만이 밝혀졌다는 사실이 때로는 허무하게 느껴지지만 그것도 모른 채 죽고 싶지는 않다.


가을에 과학책이나 벽돌책에 도전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 책으로 시작하면 좋을 것 같다.

<더 깊이 생각하기>에 실린 논제들이 너무 좋아서 당장 독서모임 하고 싶은 책,

<문과의 눈으로 보면 과학 고전이 더 재밌어진다>였다.

 




#문과의눈으로보면과학고전이더재밌어진다

#박균호 #지상의책 #자몽커피

#서평제안 #과학고전 #신간

#책추천 #갈매나무 #총균쇠 #이기적유전자 

e*****0 2026.10.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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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인문학이 만나는 흥미로운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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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의눈으로보면과학고전이더재밌어진다 #박균호 #과학고전 #과학교양서 #과학도서추천 #인문학책추천 #솜사탕사랑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후에 솔직한 후기를 작성하였습니다.어렵게만 느껴졌던 과학고전과학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으며, 우리의 일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그럼에도 과학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은 왠지 어렵게 느껴진다. 특히 오래전 쓰인 과학고전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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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의눈으로보면과학고전이더재밌어진다 #박균호 #과학고전 #과학교양서 #과학도서추천 #인문학책추천 #솜사탕사랑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후에 솔직한 후기를 작성하였습니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과학고전

과학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으며, 우리의 일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그럼에도 과학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은 왠지 어렵게 느껴진다. 특히 오래전 쓰인 과학고전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 책은 그런 편견을 내려놓고 과학을 조금 더 친근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저자는 과학교양서를 반드시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가장 호기심이 생기는 부분부터 읽어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과학을 외면하더라도 과학은 언제나 우리 곁에 존재한다. 매일 과학의 원리를 이용하며 살아가고 있으니, 조금 더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27편의 과학고전을 만나다

《종의 기원》, 《이중나선》, 《코스모스》, 《수학의 확실성》, 《객관성의 칼날》, 《과학혁명의 구조》 등.

제목은 익숙하지만 쉽게 손이 가지 않았던 과학고전들이 등장한다.


저자는 27편의 과학고전을 소개하며 책이 쓰인 배경과 그 안에 담긴 중요한 의미를 독자의 눈높이에서 설명한다.

과학자가 왜 그 책을 쓰게 되었는지,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는지, 그리고 우리가 그 책에서 무엇을 생각해 보아야 하는지를 짚어준다.

특히 각 책의 소개가 끝날 때마다 등장하는 '더 깊이 생각하기', '더 넓은 과학의 세계로'라는 질문은 독자의 생각을 한층 확장해 준다.


단순히 과학적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고전이 지금까지 읽히는 이유와 그 안에 담긴 질문을 함께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다.

오래전 쓰인 레이철 카슨의 《침묵의 봄》을 통해서는 환경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질문에 기업이 여전히 답해야 한다는 점도 생각해 보게 한다.


과학고전이 오래된 지식을 담은 책이 아니라, 지금의 사회에도 질문을 던지는 책이라는 사실이 흥미롭다.






천연은 착하고 합성은 나쁠까?

로얼드 호프만의 《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를 소개하는 부분에서는 평소 궁금했던 이야기가 등장했다.


천연은 착하고 합성은 나쁠까?

천연 비타민C와 합성 비타민C는 무엇이 다를까?

화학적으로 같은 분자라면 우리 몸은 그 둘을 구별하지 않는다. 다만 함께 포함된 다른 성분이나 불순물 등에 따라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천연이라고 해서 무조건 안전한 것도 아니고, 합성이라고 해서 반드시 위험한 것도 아니다.

또한 순수한 물질이라고 해서 모두 안전한 것은 아니다.

무엇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어디에 사용하는지, 누가 사용하는지, 얼마나 노출되는지까지 살펴보아야 한다.


이처럼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문제를 과학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어렵고 복잡한 과학 이론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실생활에 유용한 지식과 상식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책을 읽으며 과학은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누군가의 이론을 바탕으로 새로운 연구가 시작되고, 때로는 기존의 이론을 반박하고 수정하면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그렇게 쌓인 수많은 질문과 연구가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의 토대가 되었다는 사실도 새삼 흥미롭게 다가왔다.





인문학과 과학이 만나는 지점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인문학과 과학이 만나는 장이었다.

아마 지금까지 읽었던 책들이 많이 등장했기 때문일 것이다.

《프랑켄슈타인》, 《멋진 신세계》, 《총, 균, 쇠》.

이미 읽었던 책들이지만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이야기와 작품이 쓰인 시대적 배경,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다른 책들과의 연결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었다.

같은 책을 읽었더라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새로웠다.




이 오래된 고전들이 왜 지금까지 읽히는지에 대한 명확한 해답은 없을 것이다. 

다만 저자는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그 의견에 동의하거나 공감하는 것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둔다.


나 역시 오래전 작가들이 상상했던 미래가 그대로 현실이 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들이 던졌던 문제의식만큼은 지금도 충분히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고 느낀다.


미래를 그린 작품 속에서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모든 것이 획일화되고, 불필요한 대화나 시간의 소모,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마저 사라지는 세상이 등장하기도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이야기들의 끝에서 다시 중요해지는 것은 인간의 감정과 관계, 사소한 일상의 즐거움이다.

우리가 불필요하다고 여겼던 대화와 기다림, 누군가와 함께하는 시간이 오히려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결국 아무리 AI와 과학기술이 발전하는 시대가 오더라도, 인간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인간다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과학을 조금 더 가까이하고 싶어진 시간

최근에는 과학과 인문학을 함께 다루는 책을 읽어본 지 꽤 오래되었다.

그런데 이번 책을 통해 지식의 폭이 조금 더 넓어진 느낌이 들었다.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이야기에서도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고, 어렵게만 여겼던 과학고전에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과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않더라도 책을 통해 조금씩 접하고 이해하는 것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문과의 눈으로 보면 과학 고전이 더 재밌어진다》

는 과학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과학교양서다.

특히 책을 좋아하지만 과학고전에는 

쉽게 손이 가지 않았던 분들이라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어쩌면 이 책을 읽고 나면 그동안 어렵다는 이유로 미뤄두었던 과학고전 한 권을 직접 펼쳐보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다.







p********1 2026.10.1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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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된 지식, 분류되지 않는 호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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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라는 이름은 언제부터 과학을 읽지 않아도 되는 이유가 되었을까. 지식은 수많은 갈래로 나뉘어 각자의 언어와 방법론을 발전시켰다. 그러나 분류는 어느 순간 지식의 질서를 넘어 사유의 가능성을 재단하는 기준이 된다. 문과와 이과라는 익숙한 구분도 그렇다. 학문을 선택하기 위한 편의가 개인의 지적 성향을 규정하고, 아직 경험하지 않은 세계에 대한 호기심마저 미리 제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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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라는 이름은 언제부터 과학을 읽지 않아도 되는 이유가 되었을까. 지식은 수많은 갈래로 나뉘어 각자의 언어와 방법론을 발전시켰다. 그러나 분류는 어느 순간 지식의 질서를 넘어 사유의 가능성을 재단하는 기준이 된다. 문과와 이과라는 익숙한 구분도 그렇다. 학문을 선택하기 위한 편의가 개인의 지적 성향을 규정하고, 아직 경험하지 않은 세계에 대한 호기심마저 미리 제한한다. 과학은 누군가에게 허락된 언어처럼 느껴지고, 문학과 철학은 또 다른 누군가의 전유물로 여겨지기도 한다. 어느새 지식의 경계는 인간이 스스로 그어 놓은 사고의 경계와 겹쳐진다.


박균호의 『문과의 눈으로 보면 과학 고전이 더 재밌어진다』는 이러한 구분을 제목에 내세운다. 문학을 공부하고 오랫동안 학생들을 가르쳐 온 저자는 과학 고전을 읽으며 겪었던 어려움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과학자에게 익숙한 개념이 처음 읽는 사람에게는 낯선 언어로 다가오고, 한 문장을 이해하기 위해 여러 단계의 설명을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경험. 저자는 그 과정에서 생겨난 의문을 하나씩 풀어내며 460년에 걸친 과학의 역사를 스물일곱 권의 고전으로 엮는다. 문과의 시선이라는 표면적인 구분을 따라 책 속으로 들어가면, 오히려 학문 사이에 놓인 경계의 성격을 다시 살피게 된다.

 

학창 시절 수능 국어의 비문학 지문을 분석하던 기억이 떠오른다. 문학이 언어의 이면에 놓인 의미와 서사의 흐름을 탐색하는 영역이었다면, 비문학은 문장 사이의 인과와 논리적 구조를 해독하는 또 다른 지적 즐거움이었다. 특히 과학 지문 앞에서 유독 난색을 표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문과였던 내게는 그 역시 하나의 텍스트였다. ‘이건 과학이 아니라 국어다.’ 낯선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문장의 관계를 살피고 논증의 순서를 따라가다 보면, 생소한 원리가 어느새 하나의 질서로 모습을 드러낸다. 때로는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뜻밖의 호기심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험은 지식의 영역을 구분하는 방식과 실제로 지식을 이해하는 방식 사이의 간격을 보여 준다. 과학적 개념을 다룬 문장도 언어의 구조와 논리적 관계를 통해 읽을 수 있으며, 익숙한 독해의 방법은 낯선 학문으로 향하는 통로가 된다. 하나의 분야에서 익힌 사고의 기술이 다른 분야를 이해하는 데 활용되는 순간, 학문적 분류는 더 이상 호기심의 범위를 결정하지 못한다. 관찰된 현상에서 아직 발견되지 않은 질서를 추론하는 일과, 언어로 포착되지 않은 인간의 경험을 서술하는 일에는 공통된 지적 움직임이 존재한다. 그것은 익숙한 설명에 의문을 품고, 서로 떨어져 있던 사실들 사이에서 새로운 관계를 발견하려는 움직임이다. 학문마다 사용하는 도구와 검증의 기준은 달라도 인간의 호기심은 그 구획을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과학 고전의 역사는 이러한 사유의 움직임을 구체적으로 보여 준다.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은 지구를 중심으로 우주를 이해하던 오래된 질서를 재구성했고, 다윈의 진화론은 인간을 다른 생명체와 이어진 자연의 역사 속에 위치시켰다. 두 발견은 자연현상을 설명하는 새로운 이론을 제시하는 동시에 인간이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인간은 자신이 세계의 중심에 서 있다는 확신을 수정해야 했고, 자연 속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새롭게 이해해야 했다. 과학이 밝혀낸 사실은 인간의 자기 인식과 분리될 수 없었다. 세계를 설명하는 언어가 달라질 때, 그 세계에 속한 인간의 의미 역시 다시 사유의 대상이 된다. 이러한 관계는 문학과 과학이 교차하는 자리에서 새로운 문제의식으로 이어진다.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은 생명을 창조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서 창조자의 책임을 길어 올리고,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는 과학기술이 인간의 삶을 정교하게 관리하는 사회를 상상한다. 과학적 가능성은 문학의 상상력 속에서 윤리적 문제로 확장된다. 새로운 기술을 실현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기술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까지 결정되지는 않는다. 생명과 자유, 책임과 존엄을 둘러싼 논의에는 자연현상에 대한 이해와 인간의 가치에 대한 성찰이 함께 요구된다. 과학과 인문학은 서로 다른 방법으로 같은 세계의 복잡성을 탐구하며, 어느 한쪽의 언어만으로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마주한다.


이 책에서 더욱 주목할 부분은 과학적 발견의 결과보다 그 결과에 이르는 과정을 설명하는 방식이다. 저자는 완성된 이론을 앞세우기보다 과학자들이 처음 무엇을 궁금해했는지, 어떤 관찰과 추론을 통해 기존의 설명을 수정했는지 살펴본다. 다윈의 망설임과 뉴턴의 연구 환경, 과학자들 사이의 경쟁과 협력은 과학사를 인간의 구체적인 삶 속으로 끌어온다. 교과서에 정리된 법칙은 간결하지만, 그 법칙이 형성되기까지의 시간에는 실패와 우연, 반복되는 검토가 축적되어 있다. 과학적 지식의 권위는 이러한 과정을 지워 버릴 때보다 그 과정을 이해할 때 더욱 분명해진다.


어떤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과 그 사실이 왜 타당한지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은 서로 다른 능력이다. 이미 확립된 결론을 기억하는 일에는 정해진 답이 있지만, 그 결론에 이르는 근거를 검토하는 과정에는 끊임없는 판단이 필요하다. 저자가 과학 고전을 읽으며 반복해서 마주했다는 ‘왜?’라는 물음은 그래서 중요하다. 이해하지 못한 문장을 다시 읽고, 생략된 설명을 찾아내고, 낯선 개념을 익숙한 경험에 연결하는 과정은 지식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독서에서 벗어나게 한다. 오렌지와 이쑤시개로 지구 둘레를 측정하는 원리를 설명하고, 만유인력을 우리 곁의 사람 사이에도 작용하는 힘으로 풀어내는 방식에는 추상적인 지식을 구체적인 감각으로 옮기려는 노력이 담겨 있다. 어려운 개념을 쉽게 전달하는 일은 이해의 문턱을 낮추는 동시에 독자가 스스로 사고를 이어 갈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는 작업이다. 설명의 친절함과 지적 엄밀함이 함께할 때, 독자는 이해한 내용을 토대로 새로운 의문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자신의 설명이 수정될 가능성을 인정하는 태도 또한 이러한 탐구를 지속하게 하는 힘이다.


이러한 독서의 태도는 책 밖의 현실에서도 유효하다.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에게 과학 지문이 정답을 찾기 위한 독해의 대상이라면, 시험을 마친 뒤의 삶에서는 과학적 지식이 스스로 판단해야 할 현실의 문제로 다가온다. 성인이 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낯선 정보를 분별하는 능력이 저절로 갖추어지는 것은 아니다. 과학적 권위를 내세운 정보가 일상에 끊임없이 유입되는 시대에, 전문적인 용어와 숫자는 주장에 신뢰감을 부여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건강과 환경, 기술에 관한 정보를 접할 때 중요한 것은 전문가의 결론을 무조건 의심하는 태도보다 그 결론이 어떤 근거와 조건 위에 성립하는지 살피는 능력이다. 과학 고전이 보여 주는 관찰과 검증의 역사는 우리가 정보를 읽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시험에서는 하나의 정답을 선택하면 다음 문제로 넘어갈 수 있지만, 삶에서는 자신의 판단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까지 헤아려야 한다. 지식을 이해하는 경험이 자신의 판단을 구성하는 능력으로 이어질 때, 독서는 현실을 해석하는 실질적인 힘을 갖는다.


책은 스물일곱 권의 과학 고전을 한데 모으면서도 독자가 반드시 정해진 순서를 따르도록 요구하지 않는다. 관심 있는 주제에서 출발해 다른 고전으로 이동할 수 있고, 각 장에 마련된 질문과 추천 도서를 통해 새로운 독서를 계획할 수도 있다. 이러한 구성은 지식의 세계에 진입하는 경로가 하나로 정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누군가는 우주의 역사에서, 누군가는 생명의 구조에서, 또 다른 누군가는 과학기술을 둘러싼 윤리적 논쟁에서 자신의 호기심을 발견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디에서 시작했는가보다 그 호기심이 다음 탐구로 이어질 수 있는가에 있다.


학교 교육과정은 문과와 이과의 구분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오랫동안 익숙했던 학문의 경계가 사람들의 인식에서도 같은 속도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구분이 한 사람의 지적 가능성을 미리 결정할 이유는 없다. 과학 고전의 역사는 인간이 오랫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설명을 수정하며 세계에 대한 이해를 넓혀 온 과정이고, 그 역사를 읽는 일 역시 자신에게 익숙한 사고의 범위를 돌아보게 한다. 『문과의 눈으로 보면 과학 고전이 더 재밌어진다』는 과학을 낯설어하는 독자에게 하나의 통로를 마련한다. 그 통로를 따라가며 발견하게 되는 것은 스물일곱 권의 과학 고전과 더불어, 학문의 경계 앞에서 멈추었던 자신의 호기심을 다시 움직이게 할 가능성이다.


✏️도서출판 갈매나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s******6 2026.10.1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독해의 문제로 다시 읽는 과학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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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수식과 거리를 둔 문과적 시선으로 다시 읽는 과학 고전 가이드북 『문과의 눈으로 보면 과학 고전이 더 재밌어진다』. 과학 고전이라는 장벽 앞에서 주춤하는 이들에게 인문학적 사유라는 새로운 사다리를 놓아주는 해설서입니다.박균호 저자는 30년간 청소년들을 가르쳐 온 교사이자, 어려운 인문 교양서를 쉽고 깊이 있게 소개해 온 북 칼럼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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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수식과 거리를 둔 문과적 시선으로 다시 읽는 과학 고전 가이드북 『문과의 눈으로 보면 과학 고전이 더 재밌어진다』. 과학 고전이라는 장벽 앞에서 주춤하는 이들에게 인문학적 사유라는 새로운 사다리를 놓아주는 해설서입니다.


박균호 저자는 30년간 청소년들을 가르쳐 온 교사이자, 어려운 인문 교양서를 쉽고 깊이 있게 소개해 온 북 칼럼니스트입니다. 『문과의 눈으로 보면 과학 고전이 더 재밌어진다』에서는 난해한 수식이나 공식을 이해시키려 들지 않습니다. "왜 그런 질문을 던졌는가?"라는 질문을 동력 삼아 과학사의 결정적 순간들을 다채로운 인간적 서사로 재구성합니다.


1543년 코페르니쿠스의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부터 2003년 도나 해러웨이의 『해러웨이 선언문』에 이르기까지 460년에 걸친 27권의 과학 명저를 다루면서, 과학이란 본래 사람의 고민과 시대적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음을 보여줍니다.



과학 고전을 읽는 새로운 틀을 만나는 시간입니다. 첫째, 과학사의 사각지대에 놓였던 인간과 맥락의 재발견입니다. 과학사의 위대한 장면들 뒤편에 존재했던 미완의 과정, 실패 그리고 수많은 협력자들의 존재를 조명합니다. 둘째, 비유와 상상력을 통한 선명한 장면 연출이 매력적입니다. 일상적인 직관과 비유로 개념의 본질을 설명하고 있어 과학적 현상을 비로소 상상할 수 있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문·이과의 경계를 넘어서는 하이브리드적 융합이 돋보입니다. 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책임과 윤리 그리고 인간성에 대한 통찰을 자연스럽게 유도합니다.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에서는 이 책의 위대함이 감정적인 환경 운동에 그친 것이 아니라, 생태계의 균형 감각을 잃지 않으면서 과도한 화학 물질 사용이 가져올 무서운 미래를 근거로 증명해 낸 점에 있음을 짚어줍니다. 한 장의 편지에서 시작된 작은 의문이 인류 전체의 경각심을 깨우는 고전으로 거듭나는 과정은 화학 제품 논쟁과 맞물려 지금도 유효한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는 "방정식을 하나 넣을 때마다 판매가 절반으로 줄 거라는 말을 들었다"라며, 그래서 수식을 거의 걸러냈다고 밝힌 호킹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스티븐 호킹의 대중화 노력은 박균호 저자의 집필 의도와도 일치합니다. 수식을 과감히 배제하고 우주와 시간의 근원을 설명하려 했던 호킹의 태도는 과학이 전문 분야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토머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는 저도 감명 깊게 읽었던 책입니다.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말이 바로 이 책에서 등장했거든요. 일상에서 남발되는 개념인 패러다임의 원류를 추적하며, 과학적 발전이 차곡차곡 벽돌을 쌓듯 선형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극적인 인식의 틀 변화(혁명)를 거친다는 통찰을 짚어줍니다. 과학 고전 한 권이 어떻게 학문의 울타리를 넘어 일상의 언어 구조까지 바꾸어 놓았는지를 보여주는 책이어서 이 주제에 딱 어울립니다.


자크 모노의 『우연과 필연』도 흥미로웠습니다. 분자생물학의 성과를 다룬 서적이 결국 철학적 자아의 근원을 향해 나아간다는 점은 이 책이 추구하는 문과적 독법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우주가 인류의 목적을 위해 설계되지 않았다는 결론에 도달할 때, 과학이 건네는 뜻밖의 인문학적 실존 의식과 마주하게 됩니다.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처럼 SF 소설도 등장합니다. 상상력에서 시작된 SF 문학의 고전이 유전자 변형 식품이나 인공지능 등 최첨단 기술 비판의 핵심 비유로 기능합니다. 더불어 과학 기술의 편의성과 생명공학적 통제가 결합하여 인간의 자유의지와 판단력을 마비시키는 메커니즘을 파헤침으로써, 과학 발전의 목적지가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 역설합니다.



무엇보다 꼭지마다 붙은 질문과 추천 도서 세 권은 한 권의 권위에 기대지 않고 견주어 읽게 합니다. 한 권의 책을 설명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그 책에서 파생된 질문을 던지고, 다시 다른 책으로 연결합니다. 책 마지막에 정리된 시대순 목록은 1543년부터 2020년대 교양서까지 이어지는 지적 흐름을 한눈에 보여줍니다. 인류가 던져온 질문의 스펙트럼이 어떻게 확장되어 왔는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비문학 과학 지문과 논술, 면접을 준비하며 개념의 장면이 떠오르지 않아 애를 먹는 청소년에게 좋은 입문서가 되어줄 『문과의 눈으로 보면 과학 고전이 더 재밌어진다』. 수식 뒤에 숨겨진 과학자들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시대적 맥락을 알면 훨씬 더 술술 잘 읽힙니다. 문과의 눈이란 과학을 얕게 보는 눈이 아니라, 과학이 닿는 곳을 넓게 보는 눈이라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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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5 2026.10.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