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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 천선란 작가 신작 산문 <빵, 공원, 농구하는 소녀> 1.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내가 대답하는 이름, 천선란 작가님. <천개의 파랑>으로 입문해서 작가님의 책은 대부분 다 읽은 것 같다. 단순히 내가 좋아하는 장르인 SF소설을 쓰신다는 점을 넘어서, 작가님이 문장 속에서 보여주시는 "세상에 대한 따뜻한 애정" 그 자체가 좋았다. <천개의 파랑>이 전해준 "느려도 괜찮아"라는 메시지가 큰 위로가 되었고, 어느 인터뷰에서 말씀하신 "슬픔이 유별나도 되는 곳으로 가고 싶다", "동식물이 주류가 되고 인간이 비주류가 되는 지구를 꿈꾼다"라는 문장들이 뇌리에 깊게 박혔다. 내 최애 작가님이시지만, 아직도 사람들에게 "세상에 대해 따뜻한 시선을 가진 SF 작가야"라고밖에 설명하지 못하는 내 표현력이 답답할 뿐... 이번에 신작 산문집이 발간되었다는 소식에 망설임 없이 구매했다. 뮌헨에서의 한 달 살기 이후 쓰신 산문집이라고 한다. 2. "나는 그 시간, 새벽 네시에 대해 말하고 싶다. 하루 중 온전히 나로만 존재하는 시간에 대해." 사실... 새벽 네 시에 깨어있을 수 있다는 건 프리랜서나 작가에게만 허락된 특권이 아닐까 생각했다. 나 같은 직장인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니까... 라며 처음엔 살짝 흐린 눈으로 읽었다. 하지만 작가님은 작가가 되고 나서 자정쯤 잠에 들어도 새벽 네 시면 어김없이 깨어난다고 하신다... (작가님, 오해해서 미안해요..!) 3. 작가님은 우리 모두가 세 개의 가면을 돌아가면서 쓴다고 말한다. "사회적 가면", "자식의 가면", 그리고 "나의 가면". 이 셋 중 하나는 보통 등한시되기 마련인데, 작가님은 그동안 '나의 가면'을 쓰게 되는 새벽 네 시의 시간을 소홀히 여겼다고 한다. 하지만 살던 곳을 떠나 보낸 뮌헨에서의 하루하루는 온통 '새벽 네 시'의 시간으로 채워졌다. 그곳에서 새벽 네 시의 자신과 마주하며, 일과 삶,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던 모든 부담을 내려놓고 뮌헨의 공원 속에서 오롯이 "숨 쉬는 덩어리"로서 존재하는 경험을 한 것이다. 작가님은 이 시간을 통해 스스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고, 이제는 한국에서의 새벽 네 시도 두렵지 않다고 말한다. 4. 나는 혼자 여행 가는 것을 참 좋아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특히 나라는 사람은 "학교", "회사", "친구", "가족"이라는 촘촘한 거미줄에 둘러싸여 "나"라는 존재가 타인에 의해 규정되는 느낌을 받곤 한다. 이 굴레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지만, 혼자 떠난 여행에서만큼은 오로지 나의 취향과 기준만이 선택의 이유가 된다. 새로운 장소에서 타인의 거울에 비치지 않은 온전한 나를 바라보고, 내 마음이 이끄는 대로 움직이는 그 귀한 시간. 천선란 작가님 역시 그 소중한 순간을 "새벽 네 시", 그리고 "뮌헨의 공원"에서 발견하신 게 아닐까 싶어 깊이 공감했다. 사회적 가면 아래 눌려 답답했던 요즘의 나에게 큰 위로가 된 대목이다. 5. "외계인"으로서의 삶 "타인을 이해하지 못할 때, 타인에게 이해받지 못할 때 우리가 종족이 다른 외계인이라고 생각하면 언제나 마음이 편안해졌다." - 천선란 <나인> 작가의 말 중 "그랬다.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내가 내 삶에 대해 졸렬했다는 것, 나는 이제 인정한다. 지금부터라도 나는 내 생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살아갈 것이다. 되어 가는 대로 놓아두지 않고 적절한 순간, 내 삶의 방향키를 과감하게 돌릴 것이다." - 양귀자 <모순> 중 새벽 네 시의 나를 오롯이 마주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어쩌면 무거운 가면을 한 껍풀 벗겨내어, 낯설고 어색한 "외계인으로서의 나"를 마주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두려워하지 않고 나라는 외계인을 유심히 관찰하고 마주하는 것. 그것이 내 삶의 방향키를 잡는 첫걸음이라는 것을 이 짧고 따뜻한 산문집을 통해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빵공원농구하는소녀#천선란#천선란작가#천선란산문집#독후감#책리뷰#북스타그램#외계인#새벽4시#혼자여행#직장인일상#에세이추천#나인#양귀자모순#산문집추천#독서기록#새벽네시#사회적가면#외계인#혼여행#나답게살기#생각정리#마음위로#직장인독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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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천선란이라는 작가를 에세이 <아무튼 디지몬>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그 이후 <천 개의 파랑>을 비롯해 다양한 소설도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평소 내가 책을 읽는 습관 때문에 다른 소설은 찾아서 읽지 않게 되었다. <천 개의 파랑>이라는 소설도 전자책으로 구매해서 아이패드 미디에 넣어 놓았지만, 나는 여전히 만화책을 우선해서 읽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나는 그녀의 새로운 에세이 <빵, 공원, 농구하는 소녀>는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이 책은 하루 동안 빠르게 읽는 게 아니라 매일 밤 잠을 자기 전에 조금씩 읽었다. 어떤 날에는 고작 1페이지 어떤 날에는 2~3페이지를 읽다가 오늘은 퇴근 이후 책의 남은 부분을 다 읽어 보았다. 에세이라는 것은 이렇게 책을 조금씩 읽어도 된다는 점이 장점이다. 지난 <아무튼, 디지몬> 또한 디지몬 이야기를 좋아했던 세대이다 보니 피식 웃으면서 읽을 수 있었는데, 이번 에세이는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살아가는 30대로서 꽤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역시 비슷한 세대의 작가의 글을 읽는 건 이런 게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나는 그녀처럼 운동을 좋아하거나 부지런히 뛰는 사람은 아니라고 해도 자주 자주 걸었다. 그리고 어쩌다 새벽에 하는 고민만 아니라 평소 어떤 역할로서 살아가는 고민을 자주 하다 보니 이번 에세이를 더 깊이 읽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가 거주하는 김해에서도 천선란 작가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당시에 들었던 이야기가 이 에세이를 통해서도 읽을 수 있다는 것도 참 좋았다. 소설은 솔직히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다음 에세이도 빠르게 읽게 될 것 같다. 역시 30대는, 특히, 책을 좋아하고 글을 쓰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 비슷하게 살아가는 것 같다. 비록 나는 글 쓰는 직업을 갖지는 못했지만, 출근 전이나 퇴근 이후 매일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기도 하니까. 평소 책을 좋아하고 글을 좋아하는 30대라면 꼭 한번 천선란 작가의 <빵, 공원, 농구하는 소녀>라는 에세이를 읽어보기를 바란다. 분명히 여러분도 마음에 들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