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10.0
  • 40대 0.0
  • 50대 0.0

포토/동영상 (1)

리뷰 총점 종이책
뭉개버릴지라도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
"뭉개버릴지라도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 내용보기
정체성. 나는 누구일까. 다른 사람과 나를 구분지어주는 나만의 어떠한 특징,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하지만 오늘날 정체성은 차이점으로 쓰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혼자서는 약자일 뿐이고, 약자로 살기 싫은 마음이 담긴 것일까. 정체성은 같은 아픔을, 같은 힘듦을 ‘공유’하고 있다고 믿는 어떤 일방적인 의견이 길을 잃고 부유하도 있는 그런 것이 되어버렸다.⠀#빵과우유 (#한은
"뭉개버릴지라도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 내용보기

정체성. 나는 누구일까. 다른 사람과 나를 구분지어주는 나만의 어떠한 특징,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하지만 오늘날 정체성은 차이점으로 쓰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혼자서는 약자일 뿐이고, 약자로 살기 싫은 마음이 담긴 것일까. 정체성은 같은 아픔을, 같은 힘듦을 ‘공유’하고 있다고 믿는 어떤 일방적인 의견이 길을 잃고 부유하도 있는 그런 것이 되어버렸다.

⠀

#빵과우유 (#한은형 지음 #문학동네 출판)은 7편의 서로다른 이야기가 담겨있다. 예술가이자 엄마, 교포이자 외국인, 정체성을 트렌디하게 전시하는 사람과 이용당하다 버려지는 사람, 기억하고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처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한 사람 또는 서로의 이야기들이다.

⠀

정체성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봤다.

정체성도 결국 인간의 본성 아닐까.

본성은 한 사람에게 하나만 허락된 것일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살아가다 어떤 계기로 인해 변할 수 있고 그것은 배신이 아니다.

하지만 공통의 무언가로 본성을 정체성으로 집단으로 규정지어 버리면 자유로운 이동이 힘들어진다.

자유로운 이동이라는 것이 꼭 완전한 결별 및 환승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적절한 균형을 찾기 위해 복수의 정체성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가 규정해버린 정체성은 ‘당연함’을 요구한다. 그 당연함은 당연하게 선택과 희생을 요구한다.

⠀

가장 강렬하게 이런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 표제작인 <빵과 우유>이다. 예술가이가 아이의 엄마라는 복수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미구’. 가장 집중이 잘 되고 정신이 오롯한 아침에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아이의 식사를 챙기는 것이 못마땅하다. 못마땅함은 거부감을 낳고 거부감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서 극단적인 입장을 취하게 만든다.

그런 불편한 심리는 음식을 뭉개버리고 싶게 만들지만, 아이들을 먹여야 한다는 엄마라는 정체성이 그것을 막아선다. 대신 선택한 것은 예술가라는 정체성이 음식을 그리고 그 그림 속 음식을 뭉개는 것이었다.

⠀

‘빵과 우유’라는 제목은 한 여성 예술가의 삶에서 가져온 것이다. 엄마와 예술가 사이에서 고민하다 아이가 먹을 빵과 우유를 차려두고 스스로 생일 마감한 예술가의.

⠀

이런 말하지 않으면 알아채기어려운 속마음들을 저마다의 이야기 속에서 발견해내거나 마주하게 하는 것은 글쓰는 행위이다. 글을 쓰는 인물들, 방송작가, 글쓰기 수업, 절대로 쓰고 싶지 않았던 이야기 등으로 글쓰기는 다양하게 등장한다.

⠀

저자는 쓰는 사람의 의무같은 것을 말하는 것 같다.

타인을 관찰하고 발견해내고 공감하고 풀이하고 해석해서 다른 이들에게 보여주고 전해주는.

이 단순해보이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행위는 누군가의 본성을 자극한다. 본성은 우리에게 익숙하면서 낯설다. 이성적이지 못하고 따라서는 안된다고 사회화된 까닭에 스스로의 본성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지 못하고 사회화된 정체성에 갖혀 끙끙 앓는다.

이런 사람들에게 글은 문제를 제기한다.

다름 아닌 나의 이야기였음을 깨닫게 하고 비로소 생각하게 한다. 그 생각이 마냥 유쾌하지 않을 수 있다. 그만두고 싶지만 그럼에도 계속 떠오를 것이다.

그렇게 피하지 않고 괴로워하면서도 나아가는 사람은 누구보다 삶을,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닐까.

글을 쓰는 사람도 자신을, 타인을, 세상을 사랑하는 사람일 것이다.

⠀

모두가 자신을 비롯한 모든 것을 사랑하고, 그로인해 의미를 부여하고 생각하고 의문을 제기하고 기꺼이 답을 찾기를.

⠀

k********4 2026.10.1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