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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촉촉하게 치유시켜주는 마법같은 에세이
"마음을 촉촉하게 치유시켜주는 마법같은 에세이" 내용보기
이 에세이 아주 잘 읽힌다. 술술..... 카페에서도, 지하철에서도, 집에서 누워 뒹굴면서 아주 잘 읽었다. 그렇다고 건성건성 대충 쓴 글이 아니라, 문장 하나하나가 문학적 향기를 머금고 있다. 그러면서도 진솔한 이야기라 마치 나의 과거를 돌아보는 기분으로 읽었다..시인이 60대 중반을 향해서 가다 보니, 나하고도 공유하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나 역시 충청도 어느 시골에서 태
"마음을 촉촉하게 치유시켜주는 마법같은 에세이" 내용보기



이 에세이 아주 잘 읽힌다. 

술술..... 카페에서도, 지하철에서도, 집에서 누워 뒹굴면서 아주 잘 읽었다. 그렇다고 건성건성 대충 쓴 글이 아니라, 문장 하나하나가 문학적 향기를 머금고 있다. 그러면서도 진솔한 이야기라 마치 나의 과거를 돌아보는 기분으로 읽었다..

시인이 60대 중반을 향해서 가다 보니, 나하고도 공유하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나 역시 충청도 어느 시골에서 태어나(아버지 직장관계로), 세살 때 서울 흑석동 언덕배기 판자집에서 자라났다. 그후 계속 이사를 다녔지만, 빈곤한 동네였다. 그 시절에는 다 가난했으므로 창피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시인과 나의 차이는....여러가지 있겠지만, 나는 자라면서 회색빛 건물, 매연, 난개발...빈곤...학교 폭력....이런 환경이다보니 서울이 싫었다. 아니 서울이고 뭐고,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탈출하는 게 꿈이었다. 그러다 보니 한 시절 여행을 했지만...


그런데 조미희 시인은 서울이 좋단다. 서울은 자신을 키워낸 고향 의식을 갖고 있다. 아...이런 것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해졌다. 그렇지...고향을 사랑해야 하는데, 나는 그저 싫다고만 했으니...특히 요즘 들어 서울이 좋아지고 있는 나로서는 이런 글을 읽으며 치유를 받았다. 그래, 그래, 이런 좋은 점이 있는 곳도 서울인데...나는 왜 그토록 내가 살던 곳을 비판적으로, 부정적으로만 바라보았을까?


이책을 읽는 가운데 따스한 기운이 마음 한 가득 차 올랐었다.



1. 엄마가 지게를 버린 날


시인이 태어나기 전에, 어머니는 충청도의 시집 장농의 돈을 훔친 후, 자식 둘을 데리고, 버스를 타고 도망을 친다. 

남편이 일하고 있는 서울을 향해서....


처음부터 사건이 터져서 훅 빨려들어갔다. 그뒤부터는 즐거운 추억이 줄을 잇는다. 넓은 마당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 비오는 날의 낭만, 문학을 좋아하던 오빠의 서재, 서녘 하늘의 풍경, 추운 겨울날 노는 어린 아이들의 모습, 엄마가 만들어주던 술빵의 추억, 어색한 아버지와 61세에 갑작스럽게 돌아가진 아버지... 시청에서 마포까지 큰 병풍을 지고 밤 12시까지 추운 겨울날 걸어온 언니의 이야기...ㅎㅎ...


우리 엄마도 집에서 키우던 진돗개 두마리를 데리고 흑석동에서 한강대교 건너, 마포, 신촌까지 걸어갔던 적이 있었다. 도저히 키우지 못해서...이모와 외삼촌 댁에 준다고...그런데, 그 시절 개는 버스나 택시에 절대 태워주지 않았다. 결국 여섯살, 네살 짜리 형제를 데리고, 진돗개 두마리를 끌고, 어머니는 걸어간 적이 있었다. 지금 기억이 다 난다. ㅎㅎ...그래서 나는 이런 것을 보면 옛날 나의 추억이 떠올라서 웃음도 나고, 가슴도 뭉클해졌다. 그리고 시인답게 어린 시절의 기억을 아주 섬세하게 재현해서 놀랐다. 사실 50년 정도의 시간이 흐르면 잘 기억이 나지 않는 건데...


2. 나라는 조각의 시


시인이 점점 시인의 꿈을 키워가는 10대, 20대 시절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단순하게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장면 장면, 사건, 풍경, 생각들이 아주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어서 읽는 이에게 촉촉이 적셔들면서... 내 안에도 깃든 그런 추억을 불러 일으킨다.

좋은 글은, 작가의 이야기만 일방적으로 전하는 것이 아니라...전하되...독자의 마음 속에서 공명을 일으켜, 독자 안의 세계를 일깨우는 것인데, 이 책이 그렇다. 


3. 길도 마음도 서툴러도 괜찮아


 동생의 이야기, 남편의 이야기, 집, 방에 대한 이야기...월셋집, 전세집....갈등, 고민... 그리고 지하방에서 살다가 3층 빌라로 이사한 후, 맞는 평화와 기쁨과 감사.....이런 이야기가 자신의 신세에 대한 한탄, 세상에 대한 원망에 머물렀으면, 공감을 하면서도 우울했을 텐데...시인은 빌라 전세방이지만, 빛이 한 가득 들어오고, 밝고, 글을 쓸 수 있다는 그 작은 행복감에 감사를 한다. 그 감사하는 마음이 읽는 이를 따스하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일상에서 맞고, 보내는 계절에 대한 이야기들...그 평범하고 담담한 이야기들이 시인의 글에 의해서 아름답게 빛난다. 사실, 우리도 모두 곁에 두고 있는 행복들이다. 그걸 정신없이 보내기 때문에 지나칠 뿐이지...그런데 시인의 글을 읽으면서 문득, 내 곁에 있는 행복을 되살펴 보게 된다.


4. 사라지는 구전과 버려진 의자


돌아가신 엄마, 따스한 가족애, 우리가 늘 겪게되는 짐의 문제, 아버지 장례식, 꿈, 이사... 이런 이야기가 담담하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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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고나서 느낀 점....역시 시인이 쓴 에세이는 다르다.

그렇다고 미문의식에 사로잡혀 알쏭달쏭, 멋진 이야기를 쓴 것이 아니고, 진솔하게, 평범한 이야기들을 섬세한 필체로 묘사해서 과거의 기억들이 생생하게 재현되고, 그것이 독자들의 잊혔던 기억을 불러 일으켜서 마음이 따스해진다.


사실, 미루어 짐작컨대 시인의 삶이 전부 이렇게 아름답고, 따스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누구나 그렇듯, 부모님이 돌아가고, 아이들을 키우고, 집 문제 시달리고... 얼마나 힘들겠나. 나도 그랬지만...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진솔하게 하면서도, 이제 시간이 지나서일까? 편안하게 회상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그러니까, 이런 책을 읽으면, 논리로 이렇게, 저렇게 이겨내자 하지 않아도, 숨겨저 있던 자기안의 '따스한 기억'들이 되살아나면서 자연스럽게 자기 안의 상처들도 치유되는 것 같다.


이제 힘들게 중년을 통과하고 있는 이들이 읽으면 많이 공감하고, 치유되고, 마음이 따스해지는 느낌을 받을 것 같다.


그런데 아쉬운 것든...도대체...이 세상에서는 뭔가 깜짝 놀래키거나, 자극적이거나, 무슨 이슈를 잡고 쓰지 않으면 묻힌다는 거다. (나도 종종 경험하는 것이지만...)


그런데 진짜 이 세상의 소중한 것들은 

평범한 곳, 일상, 가족,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혹은 잊혀진 과거의 기억들, 소박한 미래의 꿈에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 세상은 점점 조각나고, 파편화되고, 빠른 속도에 휘말려 정신없어지고 있다. 그걸 탈출하는 방법은 각자 나름대로 모색해야 하겠지만


이런 좋은 책 '나라는 조각의 시'를 사서, 카페에서 읽고, 방구석에서 읽고, 자면서도 읽고... 또 음미하면서 시인처럼, 자신의 속 깊은 곳에 있는 좋은 추억들을 불러내고, 일상의 사소한 것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데서 찾을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r****8 2026.10.2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