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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터 혹은 폐사지....
듣기에도 낯설고, 왠지 쓸쓸함이 가득 묻어나는 단어이다.
몇년전 나도 진전사지를, 굴산사지를 서성거려본 적이 있다
그리고 가서는 아 좋다~~! 하고 감탄만 했었더랬다
무심히 시간이 흘러
봄이 올듯 말듯 추위가 영 가시지 않고 있을때
이 책을 읽었다.
과연 그곳에 무엇이 있길래 두툼한 책 한 권 가득일까?
책을 읽으면서 내내 나도 따라서 부처님을 만나고,
하늘에 총총히 박혀있는 별들을 만나고,
피어날 듯한 봉오리의 매화를 만나고...
버려져 있는 듯한,
어느 하나 성한 것이 없이 서있는 탑들 사이를
느리게 호흡하면서 나도 함께 천천히 걷는 것만 같았다
고요하기만 할 것 같은 그곳에
얼마나 많은 것들이 숨어있었는지...
아니다,
숨어있던 것이 아니라
보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보이지 않았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책을 읽다가 종종 읽기를 멈춰야만 했다.
그 글들의 아름다움에 취해,
무심히 피어있는 들꽃들의 모습때문에,
나도 이곳이 아닌 그곳에 있고 싶은 맘을 달래야 했기 때문이다.
책을 덮은 지금 이제 한창 봄이 완연하다.
다시 한 번 발걸음을 움직여봐야겠다.
그곳에서 전에 내가 무심히 지나쳤던 것들을 볼 수있기를,
또 그곳에서 나 자신과 만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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