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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던 책이다. 책읽기 자체의 즐거움을 다른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왔던 차에 이번에 읽은 우리시대 스테디셀러의 계보는 책읽기의 즐거움을 몇 배나 강화시켜주는 역할을 했다. 개인으로 보자면 방구석에 콕 박혀 책장을 뒤집는 매우 개인적인 활동이 과연 어떤 문화 사회적인 의미가 있는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속 시원한 설명이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의 것으로 나 외에는 아무도 주목할 만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한 권의 책을 주목한다면 이것은 이미 사회현상으로 이해되어야만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비슷한 종류의 책들이 지속적으로 사랑을 받으며 또 그로 인한 파급효과들이 양산되어 간다면 이제 그것을 주목하는 것은 사회문화적인 관심의 표명이며 인간과 그 사회를 인식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 될 것이다. 즉 스테디셀러에 대한 연구는 우리 시대의 나이테를 살피는 일이 될 것이다.
이 책은 분명하게 우리 시대의 나이테를 드러내 주고 있다. 저자의 감각은 매우 뛰어나다. 그의 붓 끝을 통해서 우리는 가치가 인정된 다양한 책들에 대한 소개와 함께 스테디셀러를 통한 우리시대의 자화상을 읽게 된다. 길지 않은 책이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잊고 지내온 지난 날들 뿐만 아니라 우리의 자화상을 살펴볼 수 있었다.
우리 사회의 모습을 읽는 하나의 도구로 또 좋은 독서생활을 위한 지침으로 전혀 손색없는 귀한 책이다. [인상깊은구절] 비슷한 시기에 나온 "나의 테마는 사람 나의 프로젝트는 세계"에서 김진애는 서울공대 출신 800여명 중 유일하게 여자로 학교를 다녔던 전력을 지닌 성공한 여성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김진애 역시 남자들의 세계에서 성공하기 위해 여성성의 결함을 버릴 것을 주장하는데 여성들이 일의 본질을 내세우기를 주저하는 것, 자신의 능력이 어떠한 것임을 확실하게 얘기하기를 주저하는 것, 자신의 포부가 어떤 한 것임을 밝히기를 주저하는 것, 자신의 주장을 끝까지 내세우기를 주저하는 것 등 이러한 '주저증'을 겸손콤플렉스라 고집으며 이런 결점을 버리라고 말한다. |
| 책을 선정하는데 있어서 '많이 팔린 책'이라는 타이틀은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발휘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출판사들은 자사 도서를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리기 위해 '사재기'도 서슴치 않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 베스테셀러라고 모두 좋은 책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찾은 책들은 그 나름대로의 매력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우리시대에 어떤 책들이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는지 그 이유를 살펴보는 것은 상당한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이 책은 몇가지 분야별(소설, 여성, 아동, 문화, 실용서 등)로 인기를 끌어온 우리시대의 스테디셀러 도서들을 소개하고, 어떤 맥락에서 그 도서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는지 분석을 하였다. 따라서 독자들은 다양한 종류의 스테디셀러들을 접해 볼 수 있으며, 그 책들의 시대상도 함께 맛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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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각 분야의 스테디셀러를 짚어 보는 책이다. 아쉬운 점을 먼저 쓰자. 스테디 셀러의 정의가 막연했다. 책의 주제(!)인데도. 토요일 신문의 [books] 같은 코너에 실릴 책들을 이 책까지 소개할 필요는 없지 않나. 그 곳의 책들이 재미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3개월만 지나도 기억조차 나지 않는 책들이 대부분인 것도 사실이다.
1년이 지나서 그 책의 이름이 어딘가에 보이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가끔 서점을 돌아다니다 구석진 책꽂이에서 한 때 신문들마다 떠들던 책이 쓸쓸히 꽂혀있는 것을 본다. 아, 한 때는 찬란히 타올랐건만..-_-
스테디 셀러란 고전처럼 수 세기간 양서라 칭해지진 않더라도 적어도 위의 과정은 넘어선 책일 것이다. 중학교 때 그 책의 이름을 들어보았고, 고등학교 때 읽어보았고, 대학교 때 그 책을 고르는 고등학생을 본다던가. 이 책이 선정한 [어린 왕자]와 [상실의 시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서양미술사], [무소유],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등이 그에 해당하지 않을런지.
이들은 분석도 잘 되어있었다. 초반에 실린 <성장소설의 한국적 수용>, <교훈보다는 감동을, 진지함보다는 유머를> 등의 글은 성공적이었다. 성장소설의 예시로 데미안과 좀머씨 이야기 등을 제시하며 한국에서 이들 소설은 어떤 공통점이 있는 지,각각은 어떤 특징으로 스테디셀러가 되었는지를 적는다.120 여종이 중복 출간된 어린왕자나 많은 인기를 누렸던 광수생각에 대한 분석도 좋았다.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잠언성 글들이 가득한 두 책은 정말 특별한 사랑을 받았다.[상징과 은유를 통해, 감수성 어린 언어로 뚜렷한 교훈적 메세지를] 이라고 표현되는 성인 동화들의 성공에 대한 분석도 의미 있었다.
하루키의 인기비결이나 일본소설의 진출에 대한 분석도 진지했다. 일본적 특징이나 이데올로기에 연연하지 않는 동시대적인 감각으로 다가오는 그들의 소설이 국내 독자들에게 일으키는 감정적인 공감이 그들의 성공비결이라는 저자의 주장에 공감한다. 그러나 이 책이 선정한 스테디 셀러에는 동의하지 못할 책들이 많다. 저자가 인정하듯이 양서가 아니라 할 수 있는 책들도 있다. (스테디 셀러가 꼭 양서라는 법은 없지만서도.) 예를 들면 [남자처럼 일하고 여자처럼 승리하다] 라는 책.
기본적으로 주장하는 바가 현실을 정확히 지적했는 지는 모르겠으나, 편견에 가득찬 논리가 팽배했고, 출세지향적
태도도 거슬렸었다. 게다가 그 책이 주장하는 [남자처럼 일하고] 에 비해 [여자처럼 승리하라]는 것은 무엇인지 제대로 제시되지 않았었다. 이런 여타의 책들에 의미부여를 하고 글을 쓰자니 글의 깊이나 진지함, 혹은 신뢰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책은 [모든 분야의 스테디 셀러를 살펴보겠다!!] 라는 욕심에 불타서 요리, 건강 분야까지 다룬다. 이 부분에서 글은 단순한 서적의 나열 이상의 의미가 없었고, 책의 선정조차 그다지 눈에 차지 않았다. 아쉽다.
서점에 들어가면 예술부터 과학, 학습서 코너까지 돌아야 마음이 편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봐도 즐거울 듯 하다. [인상깊은구절] 류시화 시인이 사랑받는 이유는 간결하고 리듬감 있는 언어로 독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문학소녀 취향에 어울리는 감성적 표현을 바탕으로 대중적 호소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매스컴, 전화, 독자편지를 일절 사절하고 만들어낸 작가의 신비감이 단단히 한 몫을 한다. 상품화되는 관계에서 도피하고 싶기 때문이라 하지만, 시인이 대중에게 나타나는 순간 독자들은 열광하게 마련이다. (중략) 탁월한 언어감각과 신비주의적 경향 때문이라는 평가 외에도 류시화 시인의 시가 사랑받는 이유가 있다면 바로 라디오 DJ들이 가장 선호하는 시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저작권 협회가 집계한 라디오에서 가장 많이 낭송되는 시가 바로 류시화 시라고 한다 |